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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북쪽 폐허 -Prologue-

세오닌
댓글: 2 개
조회: 1159
추천: 1
2015-07-11 17:37:51

[......가서 램페이지에게 전해라.]

 

[후회하실 겁니다, 치프틴 님.]

 

순순히 물러가지 않고 사족을 붙이는 상대에게, 치프틴은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그에게서 뿜어지는 위압감에 하얀 로브를 입은 상대는 고개를 조아렸다.

 

[그럼, 물러가보겠습니다.]

 

상대가 멀어지자 치프틴은 한 숨을 내쉬었다. 치프틴. 콜헨 마을의 북쪽에 있는 폐허의 유적에 자리잡은 놀들의 우두머리.

흔치않은 붉은 털을 소유한 그를, 그의 적들은 '크림슨 레이지'라고 부르곤 했다. 거대한 배틀 해머를 사용하여 앞길을 막아서는 것들을 거침없이 쳐부수는 그는 놀이 마족이었던 과거, 인간들에게 악명높은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의 치프틴은 그 때와는 전혀 달랐다. 그는 여전히 마족의 편에 서고자 하는 동족들과는 달리 더 이상 놀이 전쟁에 끼어들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를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지금의 폐허에 정착한 것이다. 근래에 들어서는 콜헨 마을과 거래에 가까운 교류도 가지던 참이었다. 그랬기에 방금 찾아온 상대가 가져온 동족의 '제안'은 치프틴에게 전혀 매력적인 것이 아니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램페이지와 스카드 블랙이 이대로 물러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어느새 그의 곁으로 다가온 검은 털을 가진 놀이 치프틴에게 말했다. 치프틴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다, 울프테일. 그들을 내버려 두면 또다시 마족에 동참하여 인간들을 공격하겠지.]

 

[그렇다면......]

 

말을 잇던 검은 털의 놀, 울프테일은 치프틴이 몸을 일으키자 말을 멈췄다. 치프틴은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시선이 유적의 기둥에 비스듬히 기대어져 있는 자신의 배틀 해머에 잠깐 닿았다.

이윽고, 그의 입에서 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모두를 모아라. 성역으로 가서 램페이지와 스카드 블랙을 막는다.]

 

 

 

긴 흑발을 뒤로 깔끔하게 넘긴 기사는 젊었다. 화려하게 장식된 그의 갑옷에는 법황청의 마법사들이 새겨넣은 온갖 보호의 주문으로 가득했다. 기사는 자신의 검을 어깨에 걸치고 좌우로 나열한 부관들 사이를 지나 자신의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기사가 자신의 검을 내려놓자 철컹,하는 쇳소리가 방을 가득 메웠다. 방금 전까지 수많은 마족을 베었지만 그의 검에는 핏자국 하나 남지 않았다. 검을 내려놓고 의자에 자리한 기사는 지친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하지만 이내 고개를 털어 지친 기색을 지운 그는 시선을 부관들에게 옮겼다. 왕국기사단장. 그러한 직책의 무게는 기사에게 지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역대 기사단장을 통틀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되는 그였기에 그가 받는 기대는 더더욱 컸다. -카단. 마족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것이라 기대되는 기사의 이름은 카단이었다.

 

"보고하도록, 드윈."

 

담담한 어조로 카단이 말하자, 부관들 중에서 가장 앞에 서있던 여기사가 카단의 앞으로 나섰다. 드윈이었다. 본래 왕국 기사단 사관학교의 교관을 지내던 그녀를 부관으로 발탁한 것은 카단이었다. 원칙에 입각하여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그녀의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다.

 

"포벨로 평원에 세워진 마족들의 전진기지에 대한 공격은 지지부진 합니다. 카단 님께서 직접 출정하신 곳은 대승을 거두었지만 다른 곳에서 샤칼이 이끄는 오거들의 정예부대에 의해 병력이 괴멸된 전선이 다수입니다."

 

"......오르텔 영주의 지원이 참으로 아쉽군."

 

"오르텔 성은 현재 힐더 숲의 트롤들과 대치 중이라 함부로 병력을 움직일 수가 없다고 합니다."

 

"알고 있다. 가용한 병력 내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지. 일단은 전군에게 추스를 시간을 주도록. 다른 특이 사항은 없나?"

 

카단의 물음에 드윈은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 그 모습에 카단은 고개를 갸웃했다. 저 드윈이 무언가를 망설이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뭔가 있나?"

 

"아, 네. 큰일은 아닙니다만, 콜헨 마을에서 사건이 있었습니다. 마을에 주둔중인 칼브람 용병단이 조치후, 보고서를 보내두었는데 읽어드립니까?"

 

드윈의 말에 카단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도 그럴것이, 기사단장 카단은 콜헨 출신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색은 금새 지워졌다. 사적인 감정을 드러내서는 기사단장이라 할 수 없었다.

 

"......따로 보고서를 받도록 하지. 그 외에 다른 보고사항은?"

 

"없습니다."

 

"그렇군. 그럼 이것으로 해산하도록 하지. 경계부대를 제외하고 각급 부대에게 충분한 휴식과 식사를 제공하도록. 오늘의 전투는 길었다."

 

카단의 말을 끝으로 부관회의는 마무리되었다. 사실 회의라기 보다는 카단이 전투에 출정한 동안 일어난 일은 보고하는 간략한 보고의 자리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카단의 집무실에 남은 것은 드윈뿐이었다.

 

"보고하도록. 콜헨의 일."

 

"네. 마을의 수호거미인 벤샤르트가 난동을 부리며 기물을 파손하고, 종탑으로 도주한 것을 칼브람 용병단이 추격하여.....제압했습니다."

 

드윈은 말의 끝에 잠깐 망설였다. 살해, 라고 하는 것이 옳았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미 제압이라는 말을 내뱉은 후였다.

드윈은 카단의 기색을 살폈다. 카단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카단이 나지막히 물었다.

 

"벤샤르트는......죽었나?"

 

"......네."

 

"콜헨의 무녀는 무사한가?"

 

"네."

 

"그렇다면 되었군. 무녀의 신변에 이상이 없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보고는 이만하도록 하지."

 

그렇게 말하는 카단의 목소리는 어딘가 떨리고 있었지만, 그것에 대해 의문을 떠올리기도 전에 카단은 손짓으로 드윈을 물렸다. 드윈은 예를 올리고 카단의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어딘가 모르게 처지는 발을 이끌고 자신의 집무실로 향하는 그녀의 앞을 한 사제가 막아섰다.

 

"당신이 드윈입니까?"

 

"......그렇습니다만, 사제님께서는....?"

 

그렇게 되물으며 드윈은 사제를 위아래로 살폈다. 어딜가나 있을 법한 흔한 얼굴의 사제는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타메인이라고 합니다. 미숙하지만 여신을 모시는 사제의 몸이지요. 지금은 대성당에서 여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사제의 소개를 들은 드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타메인. 이 사제는 꽤나 오래전부터 로체스트와 콜헨, 아율른을 아우르는 교구의 업무를 보고 있었던 사내였다. 로체스트 대성당을 이끄는 길레스피 대주교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딜가나 있을 법한 흔한 얼굴 탓에 타메인이라는 이름의 사제는 이름은 널리 알려졌지만 얼굴은 알려지지 못한 경우였다. 꽤나 오랜 기간 로체스트의 사관학교에 있었던 드윈조차 모를 정도였던 것이다.

 

"아, 타메인 사제님의 이름은 익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드윈의 물음에 타메인은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이윽고 결심한 듯한 표정을 한 타메인이 드윈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길레스피 대주교께서 당신을 찾으십니다."

 

 

 

 

 

 

Lv25 세오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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