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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잭스X소나 팬픽-가로등과 별 45화

아이콘 강철안개
조회: 1539
추천: 2
2020-03-11 01:11:04


#. 전쟁 학회

 “안색이 안 좋구먼.”
 “…….”

 가면을 쓴 상대에게, 그것도 쳐다보지도 않고 태연하게 저런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어쨌든 맨드레이크는 그럴 수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눈 밑으로 기미가 잔뜩 낀 채 커다란 책상만큼이나 커다란 서류 뭉치들과 씨름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흡사 괴기스럽기까지 했다.

 “그래, 콜민예 의원은 잘 있던가? 붙여준 팔은 아직 잘 붙어 있고?”
 “다행히 정신은 차렸네.”
 “그래, 정신은 차렸고 팔도 잘 붙어있지만 대판 싸웠다 이건가? 하긴 자네들 사이면 권태기가 올 만도 하지.”
 “나와 베사리아는 그런 관계가 아닐세, 맨드레이크.”
 “아무렴, 왜 아니겠나. 자기 목숨도 주변 사람도 한 남자만 바라보며 모조리 걸어버리는 지고지순한 내연녀를 두셨는데.”
 “…….”

 맨드레이크의 이죽거림에 뭐라 대답도 못하고 잭스는 한숨을 푹 쉬었다. 특유의 이죽거림과 대화의 두세 수를 앞질러 보는 듯한 넘겨짚기는 맨드레이크의 전매 특허였다. 그리고 그 넘겨짚기가 대부분 얼추 들어맞는다는 점이 여느 사람들의 신경을 긁는 점이었다. 

 “가뜩이나 협곡 사건으로 바빠 죽겠는데 일거리 더 늘리지 말게.” 맨드레이크가 담배 파이프를 집어 들며 잭스를 노려봤다. “열흘 전 같은 일은 다신 사양일세. 다음에 또 그런 일 있다면 그땐 옛정이고 뭐고 타죽든 말든 내버려 둘 테니 알아서 하게나.”
 “노력하지.”
 “제자나 들이고 말년 편하게 보낼 나이에 세뇌를 당하지 않나, 정신 나간 놈 살리려고 정신 나간 의원 장단에나 맞춰 주질 않나…에잉…….”

 맨드레이크의 짜증을 뒤로 하고 잭스는 손님용 소파에 쓰러지듯 않았다. 

 맨드레이크도 물론 힘들었겠지만 그도 요 열흘 간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죽을 고비를 넘긴 것도 넘긴 것이었지만 그놈의 ‘협곡 사건’과 관련된 경기가 하필 데마시아가 주최한 경기라는 게 문제였다. 그가 데마시아 쪽 병원에서 감금 아닌 감금 같은 치료를 받은 것도 아마 그 때문일 터였다. 

 골골거릴 때야 그의 주변에 있던 여러 사람들의 힘 덕분인지 별다른 간섭이 없었지만, 증세가 호전된 지금에 와선 간섭을 피할 명분이 없었다. 여기에 불려가고 저기에 불려가고, 마치 그가 사건의 주모자라도 된 양 질기게 추궁하는 데마시아 쪽 조사관들의 태도에는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덕분에 이 열흘 간 소나는 물론이고 레오나도 만나지 못했고, 어쨌든 협곡에서 크게 상처를 입혔던 럭스나 베인도 찾아갈 수 없었다. 그것만 해도 짜증이 배는 치솟을 지경인데 베사리아가 겨우 정신을 차린 이 와중에 자르반 4세 왕세자까지 만나야 할 판국이니 안 지칠래야 안 지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그의 마음속에선 가뜩이나 별로 높지도 않은 데마시아에 대한 호감도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좀 쉬고 싶었다. 그는 피곤하고 지쳐 있었다. 요 열흘 간 술 한 방울 입에 대지 않을 정도로.

 “자네랑 콜민예 의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네, 잭스. 대충 상상은 가지만 신경 쓰고 싶지 않아. 내가 오지랖 부린다고 될 일도 아니고 말일세.”

 하지만 맨드레이크는 그가 애써 기억 한편으로 미뤄놓은  생각을 자비 없이 끄집어냈다. 잭스는 못 들은 척 가만히 소파에 파묻혀 있었다. 정말 이럴 때만큼은 표정이 드러나지 않아 고맙게 느껴지는 가면이었다. 물론, 맨드레이크는 그런 걸 신경 쓰는 위인이 아니었다.

 “콜민예 의원이 제 몸 하나 건사 안 하는 것도 백 번 양보해서 그렇다 치겠네. 아무렴 둘이 닮은 꼴인데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번처럼 다른 사람들 목숨까지 거는 건 얘기가 달라.”
 “베사리아는…….”
 “내 비록 전쟁학회 설립 후 들어왔다지만 나도 전쟁학회 설립 전에 여러 어두운 일들이 있었다는 것쯤은 아네. 대륙 각 나라들의 이해가 일치했다고 쳐도 학회 설립까지 너무 순조로웠어. 마치 미리 사전에 방해될 만한 것들은 싹 다 치워놓은 것처럼 말이야. 레지널드 애쉬람은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뛰어난 인물이었네. 하지만 효율성과 도덕은 거리가 멀어. 특히 레지널드 같은 놈들에게 있어선 더욱 더. 그런 놈과 어울렸으니 자네 둘이 헤쳐 왔던 길이 그리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겠지. 그렇지 않은가?”
 “…….”

 레지널드 애쉬람. 지금은 실종된 전쟁학회의 수장. 맨드레이크가 잊힐 법한 그 이름까지 들먹이며 잭스의 상처를 쑤셨다. 그래, 그의 말이 맞았다. 맞긴 했다. 하지만…….

 “난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 믿었었네. 하지만 베사리아는…아마 그때 일을 지금까지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모양이더군.”
 “제길, 운만 띄우지 말고 속 시원히 말이나 좀 해보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콜민예 의원이 그 정도로 망가져버린 건가?”
 맨드레이크는 펜을 놀리는 것조차 잊은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 협곡 사건을 일으킨 그 무리들, 에스트렐 일족의 본거지를 습격한 일이었지.” 잭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게 전쟁학회 설립 전 애쉬람과 했던 마지막 일이었네. 애쉬람은 베사리아에게 지정된 좌표로 불꽃을 쏘라 명령했고, 내겐 도망쳐 나오는 잔당들을 처리하라고 했었네. 베사리아는 몰랐었네. 나도…몰랐었지.”
 “뭘?”
 “그 본거지가 마을이었단 걸 말이야.”

 잭스가 담담하게 말했지만 맨드레이크는 숨을 삼켰다. 설마, 그는 이번만큼은 자신의 예상이 빗나가길 빌었다.

 “지상에 지옥이 있었다면 아마 그때였겠지.” 
 그 목소리엔 깊은 어둠이 느껴졌다. 고통도 슬픔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닳고 닳은 황야처럼, 오래되어 뒤틀린 화상처럼 쓰라린 어둠이었다.

 “애쉬람이 무슨 수를 써둔 건지는 몰랐지만, 베사리아가 날린 마법 하나로 마을 전체가 불바다가 되어 있었네. 그때 베사리아가 왔어. 그녀는 똑똑했으니까, 아마 돌아가는 일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겠지. 난 막으려 했네. 그 광경을 보면 안 됐어.” 
 “…….”
 “난 그때 그녀의 눈빛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걸세.”
 “콜민예 의원을 끌어들인 걸 후회하나?”
 “그렇네. 난…그녀의 인생을 망쳐버렸어. 그녀는 그 사건 이후로 망가져 버렸네. 겉이 아니라 속에서 말이야. 난 과거를 후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네만, 베사리아를 끌어들인 것만큼은 깊게 후회하고 있네. 두 번 다시 그녀를 위험한 일에 끌어들이지 않겠다고 굳게 맹세했건만…….” 잭스가 자조적으로 피식 웃었다. “이번엔 그녀가 그래준 덕분에 목숨을 건졌으니, 참 빌어먹게도 질긴 목숨이야.”

 맨드레이크는 대답 없이 미간을 꾹 눌렀다. 없던 두통이 생기기라도 한 건지 머리가 딱딱 아파왔다. 어쨌든 잭스가 말한 일은 민간인 학살이고, 범죄였다. 분하지만 룬 전쟁 때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기도 했다. 주모자인 레지널드 애쉬람은 행방불명된 지 오래였다. 남은 건 상처투성이의 용병과 과거에 묶여 살아가는 여인뿐이었다.
 
 그러나 누가 이들을 처벌하겠는가? 한 명은 리그의 원로 챔피언이었고, 다른 한 명은 전쟁학회의 실질적인 수장에 해당하는 소환사였다. 전쟁학회는 발로란 대륙의 모든 힘이 집약된 곳. 이곳에서 모든 세력의 힘을 ‘리그’라는 경기로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대륙에 평화가 찾아온 것이었다. 그런 거대한 시스템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대륙의 다른 세력 전부를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위험은 크고 이득은 한없이 작은 그런 일을 도맡아 하려는 세력은 당연히 없었다. 

 그러나 잭스가 말한 그 에스트렐 일족이라면 분명 이들에게 복수할 권리가 있었다. 문제는 그 일족의 복수가 대륙 전체의 평화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

 위선적인 평화인가, 아니면 올바른 혼돈인가. 
 답은 두말할 것도 없이 전자였다.

 “애쉬람은 왜 그 일족을 공격했던 건가? 그들이 뭐라고?”
 “자세한 건 나도 모르네. 그들이 하나의 소수 민족인지, 아니면 단순한 사이비 집단인지는. 하지만 에스트렐 일족이라 칭하는 그들은 분명 룬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는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네. 박살낸 은신처만 수십 군데였지. 특징이라면, 그들은 특이한 힘을 쓴다는 거였네.”
 “그냥 마법이라 하게. 뭘 돌려 말하나?”

 맨드레이크는 시큰둥하게 말했지만 잭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마법은 아니었어. 그들은 ‘소리’로 사람들을 조종했다네. 자네도 당했던 그거 말일세. 뭔가…그러니까 표현이 좀 낯간지러운데, 암시에서 풀린 사람의 말에 따르면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린다더군.”

 잭스는 협곡에서 만났던 카타리나의 말을 떠올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맨드레이크의 미간이 팍 찌그러졌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꼭두각시가 된 채 전쟁학회를 뒤흔든 장본인이 바로 그였으니 좋은 기억이 날 리가 없었다.

 “그거 기분 아주 더럽더군. 분명 그때 난 제정신이었네. 그런데 제정신인 채로 그런 헛소리를 내뱉었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아.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건 그게 암시든 혹은 마법이든 뭐든 간에 대체 내게 그걸 어떻게 걸었냐는 거네. 난 보통 연구실 밖으로 나가지 않거든. 이번에 리그에 나간 것도 이번에 켈러멘다 쪽과 뒤틀린 숲 쪽에 이상 현상이 발생해서 소환사들이 대거 투입되는 바람에…….”

 맨드레이크가 뒷말을 흐리며 뭔가를 중얼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가 소환사용 로브만 입고 있지 않았어도 영락없는 노망난 뒷방 늙은이 꼴이었다. 잭스는 멀거니 그를 바라봤다. 베사리아도 그렇고, 여하튼 이 소환사란 족속들은 머리 하나는 끝내주게 좋은데 자기 세계에 너무 잘 빠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거 너무 타이밍이 좋군.”
 “뭐?”
 “판이 너무 완벽하게 짜였단 말이야.”
 “우연이 겹친 거겠지. 뭘 그걸 가지고 그러나.”

 잭스가 시큰둥하게 말했지만 맨드레이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지. 자네 이셸베다의 법칙도 모르는가?”
 “이셸…뭐?”

 되묻는 잭스를 바라보는 맨드레이크의 눈빛은 흡사 말미잘을 보는 듯한 눈이었다. 일단 잭스는 지은 죄가 있으니 넘어가기로 했다.

 “됐네. 이 건에 대해선 나도 조사를 좀 해보지. 어떻게 나한테 그 암시인지 발싸개인지 하는 걸 걸었는지도 좀 알아보고.”
 “고맙네, 맨드레이크.”
 “고마워 할 필요 없어. 내가 발을 들이미는 이유는 딱 두 개일세. 하나는 어쨌든 그놈들의 복수가 전쟁학회를 향해 있다는 거고, 나머지 하나는 아무 것도 모르고 뒤통수 맞은 채로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라네.” 맨드레이크가 신경질적으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빌어먹게도 자네들이 수치스러워 하는 과거 덕분에 가장 이득을 보는 게 바로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네. 어쨌든 그건 애쉬람의 계획의 일부였고, 뭐가 됐든 전쟁학회를 세우는 단초가 되었을 테니까. 그렇다고 자네들 과거를 용납할 수 있는 건 아닐세. 또 그러길 바라지도 않겠지.”
 “…….”

 잭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바라보는 맨드레이크의 눈빛에 측은함이 깃들었다.

 “하지만 과거를 용서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일세, 잭스. 그러니 콜민예 의원 말처럼 죽을 자리에 제일 먼저 머리 좀 들이밀지 말게나. 살 사람은 살아야지. 어쨌든 자네 말대로 질긴 목숨 끝까진 살아봐야 할 거 아닌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맨드레이크 역시 잭스와 오래된 악연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진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아마 곧 죽어도 인정하지 않을 게 뻔했다. 잭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아직 마음이 복잡하단 뜻이었다. 하긴 말 몇 마디로 풀릴 고뇌였으면 이 지경까지 오지도 않았을 터였다.

 “알아들었음 그만 노닥거리고 가보게. 내일 데마시아 왕세자 놈과 면담이 잡혀 있다 하지 않았나?”
 “청문회 비슷한 걸세. 아무래도 그놈들 입장에서야 내가 제일 수상쩍겠지. 어쨌든 협곡에서 챔피언들을 박살낸 건 나였으니 말이네. 녹서스 쪽이 잠잠한 걸로 봐선 카타리나나 탈론이 옹호를 해 준 것 같은데…글쎄, 데마시아의 높으신 나으리들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내가 알 턱이 있나.”
 “하여간 데마시아 놈들은 그게 문제야. 위선적인 놈들 같으니라고.” 

 맨드레이크가 투덜거리며 뭔가 휘갈겨 쓰더니 잭스에게 날렸다. 그것도 마법인 건지, 날아오던 양피지는 솜씨 좋게 봉투 속으로 들어가더니 밀랍 봉인까지 찍혀 그의 앞에 사뿐히 안착했다.

 “전쟁학회 상임의원인 이 몸께서 친히! 써 주시는 탄원서라네. 없는 것보다야 도움이 될 거야. 어쨌든 전쟁학회란 이름값을 무시할 리는 없을 테니 말이네.”
 “잘 쓰겠네. 별일 없이 끝나길 빌어야지.”

 편지를 품안에 집어넣는 잭스를 향해 갑자기 맨드레이크가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뭐, 아마 나 말고도 탄원을 청하는 이들은 좀 있겠지만 말이야. 안 그런가? 부벨르 공작가의 영애가 그 정도로 자넬 위할 줄은 몰랐네. 솔라리의 태양 전사도 말이야. 늘그막에 여복이 많구먼, 용병 나으리?”
 “놀리지 말게. 레오나는 제자 같은 아이야. 정이 많아서 그런 것뿐이네.”
 “허허, 그 폐쇄적인 솔라리가 데마시아를 핑계 삼아 사제들을 파견한 것만 해도 놀라운데 그 귀하다는 황금 사과까지 가지고 왔다네. 그것도 선심 쓰듯 몇 개가 아니라 자네 간식거리라도 챙겨온 양 한 상자를 말이야. 그래, 그래 단순히 정 때문이라고? 어련하시겠나. 그럼 부벨르 양은 뭐 때문인가? 그 영애도 정 때문이라 말할 셈인가보군?”

 정말 맨드레이크는 말 몇 마디로 듣는 사람의 미간을 팍 찌그러뜨리는 기적과도 같은 재주가 있었다. 잭스는 애써 평정을 가장하며 말했다.

 “…그런 사이 아닐세.”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그 목소리엔 별로 자신이 없었다. 맨드레이크가 그 꼴을 보고 체통 따윈 걷어찬 듯 킬킬거리며 웃었다. 잭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빌어먹을 능구렁이 영감탱이 같으니. 회랑에서 싸울 때 좀 더 세게 때리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었다.

 “그래, 어디로 갈 겐가? 내 친히 배웅해주겠네. 그쪽 이동 마법진도 손볼 겸.”

 잭스에겐 그 말이 꼭 ‘그쪽 담당 소환사 놈들도 조질 겸’처럼 들렸다. 하긴 맨드레이크는 뒤에서 누가 괴팍한 미친 늙은이라고 욕을 해도 그걸 듣고 즐기는 비상식적인 인물이었다. 자연스레 잭스의 말투도 퉁명스러워졌다.

 “데마시아. 부벨르 저택으로 갈 거네.”
 “오호? 하긴 열흘 만에…….”
 “끝까지 듣게.” 잭스가 짜증난다는 투로 딱딱거렸다. “미스 부벨르가 아니라, 부벨르 공작부인께 사과하러 가는 거네.”
 “아.” 맨드레이크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이마를 딱 치며 말했다. “자네 죽다 살아난 그날 밤 때문이구먼. 힘내게. 행운을 비네.”

 제발 뭐라도 터져서 웃겨달라는 말투의 응원이었다. 쾅, 하고 문을 걷어차듯 열고 나가는 잭스 뒤로는 킬킬거리는 노인의 웃음소리가 얄밉게 뒤따르고 있었다.











----------잡담-----------


맨드레이크의 성격은 '괴팍한 미친 늙은이'라는 구절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진짜로요. 잘 표현됐음 좋겠네요.

댓글 및 감상 정말 감사히 받겠습니다.

Lv74 강철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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