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환자 남친이 여자친구가 성적수치심 느꼈다고 경찰 신고한다고 통보하러 왔습니다.

저는 방사선사입니다.

지금 어이없고 화나서 일도 손에 안 잡히네요.

어제 병원 끝나기 직전에 여자 환자 분이 오셨는데, 제 딴에는 빨리 진료를 보게 해드리려고 빠르게 촬영을 해드렸습니다.

무릎이 아프다는 환자였지요.

그런데 오늘 환자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와서는 어제 여자친구가 성적수치심을 느꼈다면서 경찰에 신고할 거니까 통보하려고 왔다네요.

네????

원인인 즉, 자기가 바지형 치마 같은 걸 입었는데 그게 무릎을 촬영하는 과정에 팬티가 보였을 것 같다면서 수치심을 느꼈다고 합니다.

하.. 아니 일하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누가 환자 팬티 보이나 안 보이나 보고 있습니까 그걸???

환자 남친 왈 :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뭔 생각으로 그랬는지 들어보려고 왔다. 수치심은 상대적인 거니까 그런 걸 느낄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하는 거 아니냐??

라고 하는데 진짜 뭔 생각으로 그러긴 여친 얼굴도 기억 안 나는데 뭘 뭔 생각으로 한다는 건지.. 아니 수치심을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느낄지가 걱정되면 애초에 말을 하던가... 당신이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 일단 옷을 갈아입어라 하나하나 애 시팅하는 거 마냥 알려줘야 합니까?

본인이 수치스러울 것 같으면 먼저 갈아입을 옷이 있는지 물어보는게 상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환자 분이 어떤 옷을 입고 왔는데 어느 정도의 옷차림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지 수치심 등급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찌 압니까?

보통 옷에 장신구가 많아서 보고자 하는 부위에 아티펙트가 생길 것 같을 때 갈아입으라고 하는 편인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이가 없네요.

진짜 병원가서 지가 뭐 불편한게 있으면 미리미리 말을 하세요. 뇌 속에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까지 어떻게 파악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