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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오버워치 단편] 동정은 감출수 없다.

kundi
댓글: 5 개
조회: 3948
추천: 14
2017-12-12 11:29:54



여자가 많은척 카톡 친구를 인증해도 밤꽃 향기를 감출수 없고,특별히 쎈척 행동한다 해도 
그 어색함은 드러나기 마련이며,최신 유행 스타일로 꾸며 봤자 그 덜익은 사과 같은 풋내는 감출수 없다.

당연하게도 세상 모든 경험 많은 남자들은 동정을 부러워 하지 않는다.
다만 그리워 할뿐,누구에게나 그런 풋풋한 시절은 있었고 
여자의 손길 한번 숨결 한번에 버티지 못하고 주저 앉았을 그 시절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오버워치 대표 영웅 겐지는 띠동갑도 넘는 연하 소녀를 짝사랑 했고,
그것은 심지어 겐지에게 첫사랑 이었다.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흔한말처럼 겐지와 소녀가 그 어떤 의미가 될수 없다는건 지나가는 바스티온도 이해할만큼 단순한 명제였지만 겐지는 그저 누군가를 좋아 한다는 행위 자체가 좋았다.

매일 훈련에 나가면 소녀를 만날수 있었고,비록 단둘아 아니긴 했지만
가끔 운이 좋은날은 소녀가 자신의 연습봇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수도 있었다.
팀원들은 겐지에게 대체 왜 메카 자폭도 피하지 못하냐며 타박 했지만
겐지는 화염폭풍에 전신이 박살나는 순간에도 소녀가 셀카를 찍으며 지어보이는 미소가 너무 좋았다.

롤챔스가 하는날이면 인기 게임인 오버워치라 할지라도 시청자수가 반토막이 나기 일쑤였다.
겐지는 그래도 소녀를 생각하며 방송을 틀었다.
사람 들이 혼모노 겐지의 애니송 소개 방송을 볼리는 만무했다.
오버워치 팬들이 이 시간에 딱히 볼만한 방송이 있는 것도 아니였지만 
그럼에도 들어오는 숫자보다 나가는 숫자가 더 많았다.

롤챔스가 끝나갈때쯤 이리 저리 흩어졌던 오버워치 유저 들은 
"난민받아라" 를 채팅창에 적어 가며 
하나둘 겐지의 방에 들어오기 시작 했다. 늘어난 시청자에 신이난 겐지는 애니송을 불러 가며 춤을 추었다. 그 정신 없는 와중에도 한마리 매처럼 채팅창에 쉴새 없이 올라 가는 아이디들 속에서 행여나 소녀가 있지는 않았을까? 행복한 꿈을 꾸었다.

-어?송하나 방송 켰네 난 저격 하러 가야지

시청자중 한명이 말했다.

"씨발 새끼 ..."

저도 모르게 욕이 나오는 겐지 였다.
안타깝게도 그녀를 지켜줄 용기도 실력도 없었기에 
그저 저격질을 한다는 사람 에게 냉혹한 강퇴를 선사했다.
조금은 마음이 나아진 겐지는 
방송을 끄고 바로 하나의 방송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겁이 많은 겐지에게는 어떠한 구실이 필요 했다.
다행히 방금 욕설 덕분에 채팅창에는 

"?" 
"미친거 아냐?"
"방금 욕한거 맞지?"
"사과해라!"

와 같은 비난의 목소리가 파도 치고 있었다. 
항상 1등으로 들어 갔던 하나의 방송 이었는데...
겐지는 그 어떤 피드백 대신 "미나상 고멘(코찡긋)" 을 외치며 서둘러 방송을 껏다.

즐겨찾기를 해놓을수도 있었지만 
겐지는 늘 디바라는 글씨를 꼭 검색창에 쳐서 하나의 방에 들어갔다.
마치..문을 노크해서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평소처럼 하나는 귀여운 콧소리를 내가며 적 딜러을 괴롭히고 있었다.
겐지는 익숙한 그녀의 음성에 신이나 '좋니' 를 흥얼거리며 후원액을 입력 했다. 
일찍 오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평소보다 0을 하나 더 적었다.

-용이 내가 된다 님이 1000000원을 후원 하셨습니다. 송하(송하나 하이라는 뜻) 디바 화이팅!

"어머 겐지야~ 너무 고마워어~잘쓸게~"

소녀가 제 이름을 불렀다. 하나의 목소리에 겐지는 얼굴이 화끈 거리고 가슴이 뛰었다.
평소처럼 채팅이 아닌...목소리로 대답해 주었다. 어마어마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마치 누워 있듯 의자에 간신히 걸쳐 있던 겐지는 돌연 제 뺨을 후려 친다.

"찰싹"

두 볼을 타고, 갈색 오일이 흘러 내려 찌그러진 철판에 고이다 흘러 내린다. 겐지 35세 소녀에게 크나큰 죄를 지었다. 
이런자세는 하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겐지는 얼른 자세를 고쳐 반듯하게 의자에 앉았다. 
매니저 이외에는 허락되지 않는 것이지만, 겐지는 확신 한다. 내 닉네임이 아닌 이름을 불러준 소녀. 
녀는 분명 내게 '관심' 이 있다.
자신감이 생긴 겐지는 키보드를 두들기며 하나에게 귓속말을 보낸다. 

-저기 오버워치 리그 관련해서 의논도 좀 할게 있어서 그런데 카톡 아이디좀 알수 있을까? 아니면 방송 끝나고 만나서 이야기 할까?(찡긋)

지금도 물론 행복하다.
그녀의 방송에 찾아가 달콤한 그녀의 콧소리를 듣는것도 
이따금씩 올라오는 그녀의 사진들도 
전장에서 메카가 터질때면 흐릿한 시야 사이로 들어 오는 그녀의 깜찍한 포즈도 
그 모든것이 늘 겐지를 행복하게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겐지에게 작은 욕심들이 생겨버렸다.
소녀를 좀더 알고 싶었다.
하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거나 존재가 되고 싶은것은 아니었다.
그냥 정말 단순히 궁금했다.
어떤 음식을 좋아 하는지..방송을 안할때는 뭘 하는지..애니는 어떤걸 제일 좋아 하는지..알파뱃은 S가 좋은지 M이 좋은지 따위를 말이다.

텅빈 본진에서 하나의 메카가 한참이나 우두커니 서 있다.
틀림 없다. 하나는 지금 답장을 하는것이 분명했다.

겐지는 심장이 터질듯이 뛰어 제대로 화면을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오만가지 상상을 하며 신이난 겐지는 방을 뛰어 다니며 미친놈 처럼 웃었다.

"하나짜응 다이스키이~혼또니 다이스키이~"

그 순간 하나의 메카가 발진 하며 황급히 전장을 향해 나아 갔다.

겐지는 먼발치에서 선뜻다가오지 못하고 모니터 화면을 바라 보았는데 핑크빛 글자들이 보였다.
요시! 답변이 온 것이다.
벌써 다 지나버린 2017년. 올해 중 오늘이 가장 좋았다.
겐지는 쿵쾅 거리는 가슴을 가까스로 진정시켜가며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컴퓨터로 다가갔다.

-니 내 만만해 보이나? 이새끼가 지금 누구한테 껄떡대나? 끄지라 마!

겐지는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방송 화면을 응시 했다.

"님덜 지송한데. 오늘 께임은 여까지 하께예. 도저히 껨할 기분이 아니네예. 미안합니더~"

오버워치의 아이돌,여신. 그랬던 하나가 한번도 쓰지 않던 사투리로 거친 단어들을 내뱉고 있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하나는 키보드를 내려치고는 매니저를 불렀다.

"이.이럴 리가..하나짱이..이럴리가 없는데..."

정신이 반쯤 나간 겐지는 넋두리 처럼 같은 말만을 중얼 거렸다.
돌연 검게 변한 화면 한가운데 하얀 박스안에 쓰여진 글귀가 눈에 들어 오는 순간 겐지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매니저에 의해 강제 퇴장 조치 되었습니다.

조금은 늦었지만 

겐지는 눈가에 오일을 닦기로 했다.











이미지 출처 https://www.pixiv.net/member_illust.php?mode=medium&illust_id=62398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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