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화재가 발생한 일산의 한 여성전문병원(산부인과)에 입원했던 산모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신속한 대응이 이뤄져 인명피해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을까.
일산 지역 맘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날과 15일 이틀에 걸쳐 화재 당시 해당 병원에 입원했던 산모들의 경험담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한 산모(le****)는 “계단을 이동하다 연기가 꽉 차 앞이 안 보여 잠시 계단에 갇혔었는데, 그때 마스크가 시꺼멓게 될 정도로 연기를 다 마셨다”며 “집에 와서도 기침할 때 입에서 연기 냄새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마침 신생아실에 있어서 물수건으로 아기 얼굴을 가리고 복도로 나왔는데 연기가 자욱해서 앞이 안 보였다”며 “연기 때문에 숨이 안 쉬어져서 질식해 죽는다는 게 이런 거였구나 싶었다”(do****)는 글도 올라와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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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산모(no****)도 “해당 병원에 화재 상황 대처 매뉴얼이 잘 돼있는지 의심했다. 소방서가 바로 옆에 없었다면 정말 대형 참사였을 거다”라며 “아래층에서는 사이렌도 울렸다는데 내가 있던 층에서는 누구 하나 불났다고 외치지 않았고, (대피) 지시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신생아와 환자를 챙기는 책임감 있는 대처는 감사했지만, 화재 비상 훈련을 했나 싶을 정도로 우왕좌왕했다”(sh****), “신생아들은 바로 대피시켜 연기를 거의 흡입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연기흡입 수치가 높아 밤새 산소치료를 했다”(jy****) 등의 글도 있었다.
엄마들의 원성과는 달리 병원 측은 14일 공지사항에서 “환자분들과 직원의 협조, 소방당국의 빠른 대처로 인명피해 없이 화재는 진압됐다”며 “현재 인근 병원의 협력으로 사후대처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