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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북한 핵문제는 어떻게 귀결 될 것인가? - 미국과 트럼프의 전략

퓨란
댓글: 22 개
조회: 5058
추천: 38
2017-09-13 09:36:03

얼마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6차 핵실험을 해서 한동안 언론이 그 문제로 뒤덮였었습니다. 오늘은 유엔의 대북제제 문제가 주요한 기사로 올라와 있더군요. 


국내언론을 보고 있자면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해법을 얻는게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이 근본적으로 잘못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전에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과 중국의 미래'라는 글을 써서 올렸었습니다. 북한 문제를 보는 시각은 그 글에서 처럼 미국과 중국간의 패권전쟁, 그리고 그안에서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전략 측면에서 봐야합니다. 넓은 시각에서 봐야만 해법이 보이는 것입니다. 



1. 스티브 배넌이 흘린 미국의 접근법


얼마전 경질된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이 경질되기전 아메리칸 프로스펙트라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한적이 있습니다. 국내 언론은 스티브 배넌의 인터뷰 내용을 전달하면서 그가 경질되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호도 했습니다. 


그러나 스티브 배넌이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한다면 그가 백악관에 남아있든, 경질되든 아무런 상관없이 그의 발언은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는 것을 당장 눈치챌 것입니다. 




트럼프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웠고, 그의 대부분의 전략을 만들었던 스티브 배넌


ㅇ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군사적 해법은 없다. 그건 잊어버려라"고 말했다배넌은 "누군가 (전쟁 시작) 30분 안에 재래식 무기의 공격으로 서울에 사는 1천만 명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방정식을 풀어서 내게 보여줄 때까지 여기서 군사 해법은 없다"고 거듭 강조, 막대한 인명 피해를 군사 옵션 배제의 이유로 들었다


ㅇ 배넌은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키고 미국은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오른팔 배넌 "北 군사해법은 없다...중국과 경제전쟁중"  2017. 8. 17 연합뉴스



배넌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문제를 군사적으로 푸는 방법은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트럼프는 군사적 옵션도 테이블 위에 있다고 누차 강조했죠. 어느쪽이 진심일까요? 저는 배넌이 말한게 백악관의 속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배넌은 '재래식 무기로 천만명의 목숨이 위협받는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건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응징하기 위해서 '제한적인 군사적 공격'을 북한에 가했을 때를 전제한 발언입니다. 


핵시설이나 공항같은 군사시설을 공격해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식의 군사적인 옵션을 실행할 수 있느냐를 말한 것입니다. 결론은 그것 조차도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전면적인 전쟁을 결심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 아주 제한적인 재래식 공격도 반격으로 인해서 천만명이 죽을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한 아예 고려대상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맞는 말입니다. 일각에서는 스티브 배넌을 '극우인사 또는 미친놈'으로 묘사하는 언론들도 있지만 스티브 배넌은 완전히 제정신입니다. 그리고 트럼프행정부의 철학을 그가 만들었고 강고한 지지층을 이끌어가고 있는 언론인 입니다. 그와 함께 하버드에서 공부했던 사람들의 평가는 '굉장히 똑똑한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배넌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배넌의 사상과 똑같은 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행정부의 정책들은 큰틀에서 바뀌지 않습니다. 각론에서만 조금씩 변화가 있을 뿐입니다. 


배넌이 '북한이 핵을 동결한다면 미국이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내용의 협상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한것은 역시 팩트일겁니다. 인터뷰에서 그는 이 발언뒤에 이 협상 자체는 '요원하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실현가능성이 없다라고 말하고 있는것이 아니라 북-미관계의 개선과 대화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멀었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뉴욕타임즈나 국내언론은 그럴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을 지어버립니다)


그렇다면 왜 백악관은 핵동결과 미군철수를 검토했을까요? 



2. 미국의 두가지 플랜


아주 오래전에 제가 키신저이야기를 하면서 미국은 동북아에 두가지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는 플랜 A로 지금 미국이 하는 것처럼 '한-미-일' 삼각동맹을 활용해서 북한과 중국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지난번에 올려드린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의 일부입니다. 


일본의 고위외교관에게 한미일 삼각동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니 그는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미국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따라가고 있다"라고 말하더군요. 일본은 미국보다 훨씬 강성으로 한반도에서의 전쟁에 집착합니다. 그러므로 미적대는 미국이 맘에 들지 않는 것입니다. 


이유는 다르지만, 한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독자적인 대북정책을 펼치고 싶어도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일 삼각동맹'이라는 플랜 A를 실행하고 있는 한 꼼짝 달싹도 못하고 끌려가게 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5월에 이미 '사드가 배치될 것이고 그건 문재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크게보면 중국포위전략, 동북아로 좁혀보면 '한미일 삼각동맹'의 하위 요소가 사드배치 같은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미국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플랜 A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중국과 한데 묶어서 처리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그 핵을 미국 본토까지 투사할 수 있는 수단인 ICBM을 개발해 버렸던 것입니다. 미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말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아직은 실행하지 않은 플랜 B를 점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플랜 B는 남북을 통일시키고 그 통일된 국가로 하여금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입니다. 


그러한 통일의 과정에서 미국은 당연히 전시작전권등 주권을 돌려주어야하고 주둔했던 미군도 철수시켜야 합니다. 배넌이 이야기했던 '미군철수'이야기는 바로 플랜 B를 미국이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였던 겁니다. 


물론 아직은 간절히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원하는 일본의 막강한 로비에 막혀서 미국이 플랜 A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느순간 플랜 A를 버리고 B로 돌아설 수 밖에 없게 될것입니다. 플랜 A를 고집하면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이 날아올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미국의 전략이 전환되기 위해서는 일본이 큰 손해를 보아야 한다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미국이 플랜 B를 실행해 남북을 통일국가로 승인하고 아직까지 전쟁중인 (휴전중인)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고 외교관계를 수립한다는 이야기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기를 간절히 기대해왔던 일본이 그 모든 야망을 접어야만 한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느쪽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고, 어느쪽이 쉬우냐 하는것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입장에 일본은 '말 잘듣는 개'입니다. 반면에 북한은 '짖어대는 야생견'입니다. 


북한에게 당근을 제시하고 '중국포위전략'이라는 미국의 패권구상을 흐트러뜨리지 않을 수만 있다면 미국은 일본을 설득하는게 더 쉬울 것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당장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은 인상을 쓰고 할때까지 해보다가 정말 안되겠다는 표정을 짓고나서야 일본을 설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탄두와 ICBM을 완성한 시점에서 플랜 A는 플랜 B로 바뀔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혹자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기도합니다. 또 중국을 협박하기 위해서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을 핵무장시키겠다는 말도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실현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가장 큰 대외전략의 축은 '비핵화'입니다. 그들은 남한과 일본에게 절대로 핵무장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ㅇ "우리는 중국과 경제 전쟁을 하는 중",  "중국과의 경제 전쟁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열광적으로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우리가 계속 진다면 5년을 뒤처지게 된다. 내 생각에 10년이면 우리가 결코 회복할 수 없는 변곡점을 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둘(미국과 중국) 중 하나는 25년이나 30년 안에 패권국(hegemon)이 된다. 우리가 이 길에서 쓰러진다면 그들이 패권을 잡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그들(북한)이 우리를 툭툭 치고 있지만 그건 단지 사이드쇼(sideshow)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다시 배넌의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배넌은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경제전쟁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배넌의 사상은 '순환역사관'입니다. 배넌은 이제 곧 세계대전이 일어날 때가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전쟁이 주기적으로 온다고 배넌은 믿습니다. 


그래서 그 대상은 중국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은 곧 다가온다 그러므로 '중국포위전략'에 입각한 사전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경제적인 압력은 큰 전쟁을 위한 밑밥입니다.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을 빌미로 중국을 압박하는것도 본질은 북한정권을 무너뜨리려고 하는것이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는 그 주된 타겟이 '중국 그자체'인 것입니다. 그렇게 봐야합니다. 


아직 미국이 플랜을 전환하지 않았지만, 북한 문제로 중국을 압박하다가 중국과 북한이 결정적으로 틀어지는 순간 미국은 갑자기 북한과 화해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미국이 전략을 극적으로 전환하는 순간입니다. 


중국은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태로 미국의 압박에 끌려갈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면 세컨더리 보이콧같은 경제적인 보복이 몰아칠것이고 북한과의 관계를 청산하면 북한의 반발과 함께 미국의 수에 넘어가게 됩니다. 


북한문제는 단지 사이드쇼(sideshow: 곁가지)에 불과하다고 하는 배넌의 말은 진심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백악관의 진심입니다. 


시간은 남북통일을 바라는 남과 북의 정의로운 시민들의 편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중국의 시진핑정권과 일본의 아베정권입니다. 미국은 국익에 따라서 전략을 바꿀 뿐입니다. 


아마도 그 시점은 당장은 아니고 내년 봄쯤이면 우리들의 피부에도 와닿는 변화가 성큼 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Lv42 퓨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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