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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05-

세오닌
조회: 958
2015-06-26 22:38:30

리시타의 외침과 거의 동시에 화살이 일행을 향해 날아들었다. 리시타는 빠르게 양 허리에서 검을 뽑아 날아드는 화살을 쳐냈다. 이런 것쯤, 전에 본 그의 화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한 바탕 화살이 쏟아지고 난 뒤, 리시타는 숨을 고르고 일행들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칫, 하고 혀를 찼다.

쓰러진 이는 두 명, 아이단과 마렉. 각자 어깨에 화살을 한 대씩 허용한 모습이었다. 아이단은 일행의 전방에 있느라 미처 화살을 피하지 못한 모양이었고 마렉은 피오나와 함께 티이를 보호하려다 화살을 맞은 모양이었다. 덕분에 티이는 무사했다. 피오나 역시 방패로 화살을 막아내서 인지 멀쩡한 모습이었다.

 

"단장님, 마렉, 둘다 무사합니까?"

"크윽.....이 정도 쯤은....."

"나도 괜찮다."

 

일행들의 안위를 확인한 뒤 리시타는 시선을 화살을 쏜 범인들에게 돌렸다. 다음 순간, 그의 입에서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놀? 어째서?"

 

리시타의 말대로 화살을 쏜 범인은 바로 놀이었다. 놀. 개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 종족이었다. 하지만, 놀은 마족이 아니다. 인간과 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대하는 입장도 아니었다. 거기다, 왜 놀이 지금 종탑에 있단 말인가?

 

"......크르르르....."

"하,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은 없어 보이는군."

 

일행을 노려보며 이를 드러내는 놀들을 보며 리시타는 검을 잡은 양손에 힘을 주었다. 그리곤 시선은 놀들에게 고정한채 마렉을 향해 말했다.

 

"어이, 마렉. 단장님을 데리고 물러나. 티이는 나와......피오나가 꼭대기로 데려간다."

 

잠시 피오나의 이름을 떠올리지 못해 말을 끌었지만 어쨌든, 확실하게 의사를 전달한 리시타는 반 걸음 정도 앞으로 나섰다. 뒤에서 마렉과 아이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알겠어. 맡긴다, 리시타. 티이가 털끝이라도 다치면 가만 안둘줄 알아!"

"끝나고 술이나 한 잔 사라구. 걱정은 붙들어 메고."

 

마렉의 으름장을 간단하게 받아친 리시타는 피식 웃었다. 등 뒤로 종탑의 문이 여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마렉과 아이단이 밖으로 나간 모양이었다.

 

"리시타라고 했지. 어쩔 생각이야?"

 

등 뒤에서 피오나가 물었다. 리시타는 다시 반 걸음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내 뒤로는 보내지 않을거야. 하지만, 혹시라도 놓친다면 부탁한다고."

"그게 계획이야?"

"아니, 이건 내 결심이야!"

 

그렇게 대답하고 리시타는 빠르게 앞으로 파고들었다. 놀들이 마주 달려들었다. 조잡한 쇳조각이 박힌 클럽을 휘두르는 맨 앞의 놀의 공격을 왼손의 검으로 가볍게 흘린 리시타는 빠르게 오른손의 검을 찔렀다. 가슴팍에 검이 박힌 놀은 캥, 하는 소리와 함께 절명했다. 그것을 확인하자 마자 리시타는 곧바로 놀의 가슴팍에서 검을 뺐다. 쓰러지는 놀을 지나쳐 리시타는 다음 놀을 향해 달려들었다.

 

"......굉장해."

 

피오나는 멍하니 리시타가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리시타의 검술에는 형(形)이 없었다. 피오나가 수없이 보아왔던 틀에박힌 검술이 아니었다. 마치, 바람처럼.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부는 듯한 검술이었다. 리시타가 싸우는 모습에서 놀들의 모습을 뺀다면, 마치 그것은 한 판의 검무(劍舞)였다.

 

리시타는 순식간에 두 번째 놀도 베었다. 왼발을 내딛고 그것을 축으로 한바퀴 회전하면서 놀의 옆으로 빠져나가는 동시에 검으로 놀의 옆구리를 깊게 그었다. 놀은 내장을 쏟으며 쓰러졌다. 나머지 놀 두마리는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동료들이 허망하게 당하는 모습에 겁을 먹은 모양이었다. 두 마리의 놀은 동시에 클럽을 내리쳤다. 그것을 리시타는 미끄러지듯 뒤로 물러나며 가볍게 피해냈다. 갈 곳을 잃은 공격에 놀들은 휘청였다. 리시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다시 앞으로 달려들며 양손의 검을 교차하며 수평으로 휘둘렀다. 강하게 발을 내딛어 충분한 힘이 실린 검격이었다. 놀들은 허리를 기준으로 몸이 분리된채 쓰러졌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정말 순식간이었지만, 그것을 지켜본 피오나는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꼈다.

 

"아....!"

 

그러나 그러한 감상을 오래 끌 수는 없었다. 맨 처음 리시타가 쓰러뜨린 놀이 갑자기 벌떡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가슴을 그렇게 관통당하고도 놀은 아직 살아있었다. 놀은 괴성을 지르며 피오나와 티이를 향해, 정확히는 티이만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꺄악.....!"

"크윽!"

 

뒤늦게 리시타가 다시금 놀을 향해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지만, 놀의 행동이 워낙 갑작스러운 것이라 리시타의 검은 놀의 등을 얕게 베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이제 놀과 티이의 사이에는 피오나만이 있었다.

 

"크앙!"

 

놀은 다시금 괴성을 지르며 거칠게 클럽을 휘둘렀다. 그것과 마주한 피오나는 순간 긴장했다. -웃기게도, 이것은 피오나의 첫 실전이었던 것이다. 수없이 해왔던 대련과는 다르다. 이곳은 전장-순간의 실수는 목숨을 앗아간다. 게다가, 등 뒤에는 지켜야할 이도 있지 않은가? 피오나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왼손의 방패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놀의 클럽이 방패에 닿는 그 찰나의 순간에 방패의 각도를 비틀어 놀의 공격을 흘려냈다. 클럽과 방패가 미끄러지듯 긁히며 불꽃이 일었다.

공격이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자 달려들던 놀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그 순간을 피오나는 놓치지 않았다. 피오나는 강하게 한 걸음을 내딛으며 방패를 휘둘렀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놀의 몸이 마치 실이 끊어진 연처럼 하늘거리며 멀리 날아갔다. 놀의 목은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있었다. 피오나의 강력한 방패 공격에 단숨에 목이 부러져버린 것이었다.

 

"......역시 대단하군. 라인스터의 방패술."

 

멍하게 그것을 지켜보던 리시타가 한 말이었다. 그 말에 피오나는 다시 정신이 들었다. 방금은 몸이 저절로 움직인 느낌이었다. 마치 본능이랄까, 지금까지 익혀온 것이 몸을 움직인 듯한.......그것을 깨닫자 뭔가 피로감이 느껴졌다. 피오나는 허리를 숙이고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하아....."

"처음이었지?"

 

머리 위에서 리시타의 목소리가 들렸다. 피오나는 고개를 들어 리시타를 올려다보았다. 리시타는 옅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 모습에 피오나는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다. 뭔가, 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리시타는 피식 웃었다. 지금의 피오나는 마치 예전의 자신을 보는 듯 했다.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나쁜 기억도 아닌, 그 때의 리시타를.

하지만 리시타는 그러한 생각을 길게 하지 않았다. 티이, 티이는 무사한가?

 

"티이.....어라."

 

다급히 피오나의 뒤쪽을 살핀 리시타는 살짝 힘빠진 소리를 냈다. 티이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숨소리가 들리고 몸이 숨에 맞추어 들썩이고 있는 걸 보아하니 단지 기절한 모양이었다. 티이는 이러한 싸움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피가 튀고, 내장이 흘러내리고, 누군가가 죽어가는 싸움. 게다가, 티이라는 이 무녀는 누군가 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두를 지키고 싶어하고, 싸움을 멈추고 싶어하는 그런 여인이었다.

그 자신이, 여신의 증거라는 무녀이면서. 모든 마족을 멸절해야만 강림한다는 여신의 무녀인 주제에, 이 티이라는 무녀는 할 수만 있다면 마족조차 구하고 싶어하는 여인이었다.

 

"......후."

 

리시타는 살짝 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피오나를 돌아보았다.

 

"업을 수 있겠어?"

"......그렇게 해서라도 올려보내고 싶은거야?"

 

피오나는 그렇게 물어왔다. 리시타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호한 그 모습에 피오나는 살짝 한숨을 내쉬고 쓰러져 있는 티이를 업었다. 그것을 확인한 리시타는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 때, 굉음과 함께 종탑이 크게 흔들렸다. 그에 리시타의 표정이 잔뜩 굳었다.

 

"벤샤르트......시간이 별로 없어. 가자."

 

 

 

하얀 거미의 이름은 벤샤르트였다. 거대 거미는 고대 부터 존재해온 고귀한 종족이었다. 그 중에서도 하얀 거미들은 역사의 한켠에서 인간을 도와왔다. 설령, 지금의 인간들이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무녀를 지켜다오.'

 

기사단은 그렇게 벤샤르트에게 부탁했다. 그 이후로 벤샤르트는 무녀의 곁에 머물렀다. 무녀는 특별했다. 마법을 사용해야만 벤샤르트와 소통할 수 있었던 기사단과는 달리, 무녀는 아무런 도움 없이 벤샤르트와 이야기할 수 있었다. 아니-벤샤르트 뿐만 아니라, 무녀는 모든 생명과 대화할 수 있었다. 그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무녀, 티이를 벤샤르트는 지켰다. 그녀의 마을인 콜헨을 지켰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수호신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무녀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과도 친해졌다. 그렇게, 살아왔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데, 왜 지금 나는 이러고 있는 거지?

 

"벤샤르트!"

 

무녀가, 무녀가 부르고 있었다. 무녀의 목소리가 벤샤르트를 어둠 속에서 건져올렸다.

간신히 시야가 트이고, 세 명의 인간이 보였다. 자신의 지켜야 하는 무녀. 그 무녀를 수호할 별을 타고난 사내. 그리고, 처음보는 여인. 하지만, 여인의 느낌은 익숙한 것이었다. 이 느낌은.....

 

[그렇군. 수호의 별이로군. 너도.]

 

거친 음성으로 벤샤르트는 중얼거렸다. 그렇다고는 해도, 알아듣는 것은 무녀뿐일 것이다.

 

"벤샤르트, 괜찮아?"

 

무녀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벤샤르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괜찮을리가, 지금 당장이라도 몸에 새겨진 저주스러운 낙인에 의해 정신을 잃어버릴 것만 같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무녀를 갈가리 찢어버리고 말 것이다.

 

[티이. 리시타에게 전해다오.]

 

벤샤르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사내, 리시타를 보았다. 리시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벤샤르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드는 인간이었다. 무녀를 지킬 운명을 타고난 사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폭풍과도 같은 기세를 안에 숨긴 용사.

 

-저 정도의 사내라면 무녀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온갖 위험으로 부터, 나로부터.

 

생각을 정리한 벤샤르트는 티이를 향해 말했다.

 

[나를 베어다오. 리시타.]

 

그 말에 티이의 눈이 커졌다.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이내 그것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니야, 벤샤르트. 누가, 누가 이런거야. 응? 누가?"

 

[......베어다오.]

 

티이는 그것을 리시타에게 전하지 않았다. 그저 벤샤르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묻고 울먹일 뿐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리시타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티이의 어깨를 잡고 부드럽게, 그러나 힘을 주어 티이를 벤샤르트로 부터 떼어냈다.

 

"피오나, 티이를 부탁한다."

"리시타! 안 돼요. 리시타!"

"......"

 

피오나는 말없이 티이를 붙잡았다. 리시타는 앞으로 나서며 검을 뽑았다. 그 모습에 벤샤르트는 머리가 깨어질 것 같은 와중에도 속으로 웃었다.

 

-좋다. 그것이 너의 운명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녀를 지켜내라.

 

마지막으로, 벤샤르트는 티이를 보았다.

 

[울지마라. 이 모든 것이 모리안의 뜻일지니. 너의 곁에는 이미 검과 방패가 있음을 기억해라.]

 

"벤샤르트...! 벤샤르트!"

 

티이는 몸부림쳤지만 피오나의 손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그 동안 고마웠다. 벤샤르트. 이제, 가라."

 

리시타의 입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말과 동시에 벤샤르트는 낙인이 불타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주술이 재촉하고 있었다.

 

-죽여라, 죽여라! 무녀를 죽여라! 무녀는 모두 죽여라!

 

"으아아아아아아!"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리시타의 모습, 그의 목소리. 그것이 하얀 거미 벤샤르트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벤샤르트가 죽었다."

"그렇군."

 

금발을 단정히 뒤로 빗어넘긴 창백한 인상의 청년은 투명한 용기에 든 액체를 들여다보며 대답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청년이 말했다.

 

"고대 종족마저도 부릴 수 있는 술법이라니, 흥미롭군."

 

청년의 말에 회색 로브를 입은 사내가 혀를 찼다.

 

"그 술법이 무녀를 위태롭게 했다. 그리고 우리는 위대한 종족, 위대한 친구를 잃은 것이다."

"웃기는군. 애초에 거미를 드러나게 한건 너희 쪽이 아닌가? 무녀를 가리기 위해서. 이제와서 미끼에게 애도라도 표할 작정인가? 너희답지 않군."

 

청년은 사내를 향해 눈길조차 주지 않은채 말했다. 사내는 그에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후 사내가 말했다.

 

"진심이다. 거미는 우리의 오랜 친구였다."

"......진심이라."

 

청년은 용기를 내려놓으며 책상 위의 한 지점을 응시했다. 청년의 시선 끝에는 금발의 무녀가 화사하게 웃고 있는 초상화가 담긴 액자가 있었다. 청년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사내는 액자를 보고 표정을 굳혔다.

 

"아직도 무녀에게 마음이 있는 건가."

"그녀를 지킬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래야 할 거다. 다시 문을 열게 되면, 진짜로 죽을 거다."

 

사내의 말에 청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을 끝으로, 집 안에는 애매한 침묵이 맴돌았다.

 

 

"아직 마족제어술을 완전히 익힌 건 아닌 것 같군."

"아직은 미숙합니다. 게다가, 거미는 고대 종족이니까요."

 

당당한 키의 사내는 하얀 사제복을 입고 있었다. 사내는 완고해보이는 인상이었는데, 어딘가 야비한 느낌도 풍기고 있었다. 사내의 곁에는 작은 체구의 로브인이 서 있었다. 후드를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로브인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빨리 완벽하게 익히는게 좋을거다."

"노력하겠습니다."

"좋아."

 

사내는 그렇게 말하고 몸을 돌렸다. 그대로 걸음을 옮기려던 사내는 문득 자리에 멈추고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개들이 몇 마리 돌아다니던데 무슨 속셈인지는 몰라도, 경거망동하지 마라."

"......명심하겠습니다."

 

로브인의 대답을 들은 사내는 망설임없이 걸음을 옮겼다. 멀어져가는 사내를 보며 로브인은 으르렁거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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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프롤로그가 끝났습니다.

 

다음 부터 본 스토리가 시작되겠네요!

Lv25 세오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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