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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 좀비 랜드 사가 12화 리뷰 &총평: 고난은 함께 나누고 함께 이겨내야한다.

아이콘 냥마루
댓글: 5 개
조회: 6779
2019-01-04 21:43:03


 <좀비 랜드 사가>는 2018년 4분기 신작 애니메이션으로, 선풍적 인기를 일으킨 작품입니다. 좀비와 아이돌에 상극 같은 소재의 색다른 조합, 입체적이고 재미있는 캐릭터, 치밀하게 구성된 스토리 등 높은 작품성을 보여주었고,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최종화인 12화는 담백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면서 성황리에 막을 내릴 수 있게 해줬습니다.


 하지만, <좀비 랜드 사가> 12화에 대해서만 쓴다면, 그다지 쓸 말은 많지 않습니다. 11화와 12화가 사쿠라의 서사로 연결되는데, 그중 화두라 할 수 있는 사건의 발단과 사쿠라의 과거가 이미 11화에서 다 나왔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사쿠라 에피소드에서 담아내고자 했던 제작진의 메시지나 사쿠라의 아이돌에 대한 꿈의 크기와 꿈을 만류하는 계속된 실패의 상처같이 세밀한 내적 심리 등의 스토리 흐름 미세한 부분까지 전부 다 11화에서 다뤄졌고, 설상가상 12화가 11화까지 다양한 쌓인 떡밥을 회수했던 것도 아니었죠. 12화는 그저 사쿠라의 갈등 해소와 전체적인 스토리의 정리가 끝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쿠라의 깊이 베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주변 인물의 노력로, 역경을 이겨낸 스토리이죠. 하지만, 챙길 것만 챙긴 스토리 전개는 마지막 화의 귀감과도 같았습니다.





병아리가 알을 깰 때 어미닭도 밖에서 함께 쪼아준다.





 <좀비 랜드 사가>는 공동체적인 요소가 많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주인공들은 개인적인 공간이 없고, 언제나 공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잠자는 공간도 같고, 연습하는 연습실 또한 같죠. 갈등 해결할 때조차도 혼자가 아닌, 모두가 힘을 합칩니다. 그렇기에 좀비들이 혼자 있는 장면은 <좀비 랜드 사가>에서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개인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방은 <좀비 랜드 사가>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공간이자 타인을 완벽하게 거부하는 공간.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있는 폐쇄적인 정신 상태를 의미하고 있죠. 따라서 11화에서 거울을 통해 보여준 사쿠라가 방에 갇혀 있다는 묘사는 사쿠라가 다른 인물을 거부하고 있다는 정신 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거였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다른 인물보다도 훨씬 더 중증 상태라는 걸 알려주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사쿠라의 갈등 해결 시발점은 사쿠라를 타인의 생각을 들을 수 있도록 타에가 물리적으로 방에서 끄집어내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갈등 해소는 거울(보이지 않는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할 때였죠.





▲7화 中 준코가 방에 갇혀있을 때, 8화 中 릴리가 방에 있을 때, 9화 中 마리아가 방문이 아닌 창문으로 빠져나간 이유는 공동체 속 타인의 생각을 거부한 인물의 폐쇄적인 감정 상태를 의미한다. 11화 中 거울을 창문처럼 묘사하여, 사쿠라가 방에 혼자 갇힌 것처럼 표현한 이유도 사쿠라의 이런 폐쇄적인 상태를 보여주는 거였다.





▲12화 초반의 사쿠라는 아직 보이지 않는 벽에 갇혀 있는 상태였고, 다른 인물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타에가 문을 부수지 않고, 창문을 깨고 들어간 이유가 여기있다. 사쿠라의 방은 거울로 표현되었고, 사쿠라의 방에 들어가는 방법은 창문을 부시는 거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쿠라를 밖으로 내보내면서 사쿠라가 타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진짜 사쿠라의 갈등 해소는 다음 날에 사쿠라를 비추는 거울에 금이 갈 때다.





 거울의 깨짐은 중의적 표현이 함축돼 있습니다. 거울은 11화에서 나았듯이 사쿠라가 쌓아올린 마음속 벽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울 앞에 다가서는 사쿠라가 자신을 보는 행위는 자신의 벽인 트라우마와 직접 마주는 보는 거였죠. 그리고 이는 벽에 금이 가는 걸로 사쿠라의 트라우마에 대해 암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울에 금이 가는 의미는 다른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자성어 중에는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아리가 알 밖을 나오기 위해 알 안에서 쫄 때 어미 닭도 바깥에서 알을 같이 쫀다는 말이죠. 거울의 깨짐은 병아리 알이 깨지는 현상과도 같습니다. 사쿠라가 춤을 다 춘 다음에 거울의 금이 간 이유는 병아리가 알을 안에서 쪼아되듯이 트라우마를 깨고 나오려는 사쿠라의 내면의 변화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는 트라우마를 지우기에는 약했던 거죠. 그래서 어미닭처럼 사키가 거울을 부수면서 사쿠라 내면의 벽은 부시는데 도움을 줬던 겁니다. 그렇기에 거울의 깨짐은 사쿠라가 타인의 격려와 도움을 통해 자신의 의사로 방 밖, 즉 트라우마에서 빠져나가게 되었다는 의미를 담아내고 있었던 거죠.


 이같이 다른 좀비가 사쿠라를 위한 행동은 <좀비 랜드 사가>가 추구하는 정체성이 개인이 아닌, 함께라는 공동체적인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는 걸 잘 드러내주고 있기도 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사쿠라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부수는데 부족한 힘을 사키가 도와주면서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다. 이는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 가능한 행동이었다. 






 사쿠라 에피소드의 주제를 더욱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건 12화 라이브 부분입니다. 프란슈슈가 공연 중에 무대가 붕괴되고, 다시 한 번 실패를 맛본 사쿠라가 마이크를 놓으려고 하는 갈등 최고조일 때죠. 여기서 사쿠라가 짚고 있는 마이크는 아이돌을 나타내는 도구이며, 곧 사쿠라의 꿈과 희망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걸 놓으려고 하는 건, 사쿠라가 트라우마와 다시 직면하고, 모든 걸 포기하려는 사쿠라의 절망을 암시하는 거였죠.


 그러나 그걸 바꾼 게 바로, 코타로(관중)와 다른 프란슈슈 멤버였습니다. 사쿠라를 향한 질타와 원망 같은 부정적 목소리가 아닌, 격려와 도움, 응원의 목소리를 통해서 실의에 빠진 사쿠라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습니다. 또한, 이 같은 행동은 실패뿐인 사쿠라의 노력을 존중하며, 사쿠라 마음속 상처를 근간부터 치료해주는 거였죠. 이러한 갈등 해결 방식은 실의에 빠진 다른 사람의 노력을 폄하하는 게 아닌, 존중과 응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나타내고 있으며,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라는 주제의식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사쿠라 개인의 노력을 통한 트라우마 극복 같이 막연한 형태가 아닌, 현실적인 환경에서 찾아오는 유기적인 감정 변화을 다루고 있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운을 깊이 드러내게 해주었습니다.




▲사쿠라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사쿠라가 트라우마에 다시 잠겨있겨 버렸다는 걸 암시한다. 그리고 마이크, 즉 희망을 놓게 한다.







▲사쿠라를 향한 격려와 응원에서 트라우마와 싸우는 사쿠라의 갈등 장면은 12화가 말하고자 하는 그 자체이다. 여기서 플래시백으로 비치는 사쿠라 내면에는 타인의 응원이 얼마만큼 사쿠라에게 큰 힘이 되었는지 보여준다.






▲그렇기에 사쿠라는 트라우마를 이겨내고서 일어나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이때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은 3D 그래픽에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라이브의 연출: 사쿠라의 섬세한 표정 변화에 주목하라.​








 <좀비 랜드 사가> 12화에는 앞서 얘기한 거울 연출뿐만 아니라, 라이브가 다가올수록 깨지는 글자 연출과 구름에 가려지는 보름달 연출이 있습니다. 두 연출 표현은 라이브의 불길한 기류를 시각적으로 읽게 해주며, 라이브에서의 사고를 암시해주죠. 그러면서 서사적 긴장감을 제공.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점점 심하게 깨져가는 글자는 라이브에서의 사고를 직감하게 해주며, 상황적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보름달은 사쿠라의 희망과 불안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우측은 거울을 깨트리면서 사쿠라의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임을 보여주지만, 라이브 당일이 다가오자 보름달이 구름에 가려진다. 이는, 사쿠라에게 닥쳐올 불행을 예견하게 한다.






 이처럼 라이브가 열리기 전의 12화 연출은 사쿠라의 감정 상태와 라이브에서 사쿠라에게 다가올 사건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라이브에서 다뤄지는 무대 연출, 장면 구도 등 모든 연출 표현도 마찬가지로 사쿠라의 감정 변화를 적극적으로 비춰주는데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느낌의 연출이 많기에, 대표적이라고 생각되는 것만 꼽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때의 수준급 퀄리티를 보여준 3D 그래픽이 사쿠라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매력적으로 그려주면서 이러한 연출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는 빠른 박자와 급격한 상황 변화로 혼란을 가중시킨 상태였지만, 그래도 3D와 2D의 차원 변화를 위화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건 3D 그래픽의 퀄리티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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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등 뒤에서 장면 구도를 잡아주며 사쿠라와 시선을 공유한다.



 장면 구도를 사쿠라의 등 뒤에서 비추면서 사쿠라와 시선을 공유하는 연출입니다. 이 연출은 사쿠라가 무엇을 보는지 시청자가 인지할 수 있게 해주면서 사쿠라의 감정을 직관하게 해줍니다. 특히, 관객이 들고 있는 형광봉과 사쿠라의 표정을 교차편집하면서 점점 클로즈업되는 이 장면은, 기억을 잃었을 때의 사쿠라가 기억을 더듬어갈 때 떠올리는 단편적인 장면을 다시 활용하면서 현재의 사쿠라가 기억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암시를 줍니다. 덕분에 이후 플래시백 기법 활용에 대해서 시청자에게 암묵적인 정당성을 부여받게 되죠.




▲이 교차편집 이후에 사쿠라의 놀란 표정이 암시를 더욱 뚜렷하게 해준다. 덕분에 이후 플래시백을 거부감 없이 몰입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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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을 잡고 떼는 타이밍을 통해 격한 움직임을 보이는 라이브 속에서도 플래시백을 매끄러운 흐름으로 전개하는 게 가능했다. 




 12화 연출 중에 베스트 중에 베스트라고 손꼽을 수 있는 플래시백 연출입니다. 먼저 이 연출의 대단함은 라이브의 흐름을 일체 흩트려놓지 않았다는 데에 있습니다. 플래시백 기법은 관객을 의도적으로 과거로 돌려보내는 기법입니다. 잘만 사용되면 그 상황 속 캐릭터의 감정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기법이지만, 다르게 말하면, 현재 이야기를 단절시키기 때문에 스토리의 흐름이 끊겨서 도리어 내용이 산만해지고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되는 기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장면 속 플래시백은 손목을 잡고 떼는 그 짧은 순간에 여러 장면을 라이브 박자와 관객의 호응에 맞춰서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라이브의 흐름은 온전히 남고, 사쿠라의 감정은 훨씬 풍성하게 느낄 수 있게 되죠.




▲이 장면이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2화 속 장면과 유사성에 있다. 2화 속 춤 동작과 12화 속 춤 동작이 유사하면서 시청자의 눈에 해당 장면이 익숙해지고 플래시백이 훨씬 매끄럽게 전개되었다. 또 이는, 스토리의 치밀한 구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플래시백 기법의 성공은 이후 사쿠라의 감정을 훨씬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좀비 랜드 사가>의 끝을 고하라, 깔끔한 정리를 보여준 마지막 라이브. 






 <좀비 랜드 사가>는 12화로 끝났고, 라이브를 성공하면서 깔끔한 결말을 맞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좀비 랜드 사가>에는 제작진이 일부로 뿌려 된 떡밥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중에는 유우기리와 바텐더의 관계, 준코와 늙은 기자의 관계, 타에의 밝혀지지 않은 과거, 사쿠라와 코타로의 관계 같은 굵직한 떡밥까지 남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에선 찝찝한 아쉬움은 남지 않았습니다. 어째서일까요?



 먼저 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출현한 대부분의 조연 등장을 첫 번째로 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악조건 속에서 등장하는 많은 조연의 출현은 프란슈슈가 하는 알피노 라이브를 더욱 커다란 무대로 각인시키게 해줍니다. 그래서 사쿠라가 처하게 되는 위기는 지금까지 처한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고비로 비치게 되죠. 이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비장한 긴장감을 제공해주고, 조연과 주연이 함께 해결하면서 느껴지는 희열과 감동은 어느 때보다도 매력적으로 남게 되었죠.




▲악조건 속에서 낯익은 조연의 총출동은 라이브의 비장함을 배로 살려주게 된다.




 그리고 두 번째가 <좀비 랜드 사가>가 계속해서 제시한 의문의 해결입니다. <좀비 랜드 사가>에서 사쿠라의 흐릿한 과거 기억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복선 중 하나였고, 자연스럽게 사쿠라의 과거 기억은 <좀비 랜드 사가>가 완수해야 하는 가장 큰 목표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마지막 에피소드와 함께 조연을 통한 큰 임팩트를 주면서 시원하게 해결된 점이 <좀비 랜드 사가>의 풀리지 않은 무수한 떡밥을 가리고, 완결성을 부여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1화와 7화 中 사쿠라의 기억은 시도 때도 없이 계속 등장하며, 시청자에게 궁금증을 유발하였다. 그래서 사쿠라와 연관된 가장 큰 의문을 해결함으로써 완결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




 또한, 마지막으로 인물 각자의 성장을 마지막 라이브와 조연을 통해 정리해서 보여주었다는 점도 있습니다. 준코 파트 때는 늙은 기자, 릴리 파트 때는 릴리 아버지, 사키 때는 레이코, 아이 때는 아이언 프릴, 유우기리 때는 바텐더, 사쿠라 때는 코타로를 비춰주면서 인물 각자의 성장 과정을 시청자가 직접 정리하게 하고, 여운을 남겨줍니다. 덕분에 스토리를 정리하고 결말을 깔끔하게 매듭지을 수 있게 되죠.





▲인물의 목소리에 맞춰서 연관된 인물을 비춰주며, 성장을 정리하게 해준다. 또한 이 연결은 앞으로 2기에서 두 인물의 관계 구도를 예견하는 끈이 되기도 하는데, 특히 코타로를 클로즈업하면서 사쿠라와 코타로의 관계 구도를 강조한다.





<좀비 랜드 사가> 총평,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이렇게 <좀비 랜드 사가> 12화 리뷰는 끝났습니다. 사실 별로 쓸 내용은 없었는데, 괜스레 주제 정리하다가 오래 걸리고 말았네요. 좋은 작품이었고, 충분히 성공할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예상 최대치가 만 장 정도였었죠. 하지만, <좀비 랜드 사가> 블루레이 판매량은 제가 생각했던 기준치를 크게 웃돌은12,640장을 기록했습니다. 요즘 시대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증가되면서 이 정도까지 성공을 거둘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좀비 랜드 사가>에 대해 분류하면서 총평과 함께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떤 통계나 이런 걸 본 건 아니고, 제 주관적인 관점에 모든 걸 맡긴 견해이기 때문에 맹신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매력적인 조연과 주연의 조화






 <좀비 랜드 사가>은 표면적으로 주연 캐릭터의 개성이 굉장히 평범합니다. 주연 캐릭터는 열혈, 청순, 꼬맹이 등 판에 박힌 듯한 이미지 그대로인 상투적인 캐릭터였었죠. 주연 캐릭터 중에서 유일하게 개성이 강하다고 표현할 만한 캐릭터는, 좀비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난 타에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좀비 랜드 사가>의 가장 큰 특징은 능동적인 조연의 존재감과 주연과의 연계, 즉 밸런스입니다. <좀비 랜드 사가>에서 조연 캐릭터는 일회성 캐릭터가 많습니다. 릴리의 아버지, 레이코와 마리아, 아이언프릴, 래퍼 등. 그리고 이들은 주연에 묶이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조연은 짧은 등장 시간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재미있는 캐릭터성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게 되죠. 하지만, 그 인상의 끝은 철저히 주연을 위하였습니다. 주연보다 존재감은 강하게 드러내지 않지만, 재미있는 캐릭터성을 주연과 묶게 해주면서 주연의 부족한 개성을 입체적으로 탈바꿈시키고 또 다른 개성을 채워줬습니다. 이는, 작품의 전개를 더욱 다채롭게 즐기도록 해주는 <좀비 랜드 사가>의 장점이 되었죠.


 하지만, 이러한 장점도 결국 <좀비 랜드 사가>만의 가장 큰 성공으로 이끈 이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연 캐릭터가 시청자를 유혹할 만큼의 개성을 가지기까지 작품적으로 긴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단점은 뒤이어 얘기할 <좀비 랜드 사가>의 스토리의 단점과 연계되기도 하죠.





▲2화와 12화에서만 등장하는 단역이지만, 행동이 되게 웃겨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다.





▲능동적인 조연은 자신의 캐릭터성을 통해 전개에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주연 캐릭터를 빛내준다.





▲이 부분에서는 <좀비 랜드 사가>의 개성을 강조한 작풍이 큰 도움이 되었다.
 단역조차도 개성이 돋보이는 외모를 지녀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중간에 약간씩 어긋나지만, 자신의 색깔을 찾아낸 스토리.






 <좀비 랜드 사가>의 스토리를 지금에 와서 얘기한다면, 치밀하게 계획된 복선과 에피소드 구성, 공동체의 의미라는 주제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해주는 여러 가지의 주제 의식도 인상을 깊습니다. 라이브의 가사는 등장하는 에피소드 속 주인공의 감정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어서 라이브의 감동과 여운을 더욱 값지게 해주고 있죠.


 스토리에서는 특히, 좀비 아이돌이라는 마니악하고 실험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내고 살려내어 대중성을 보여준 전개 구성이 좋았습니다. 트럭에 치이거나 번개에 맞아도 멀쩡하든가 하는 다른 애니메이션에서 절대 보여줄 수 없는 충격적이지만 우스꽝스러운 전개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강한 인상과 앞으로 전개에 대한 기대감, 무궁무진한 재미를 줬습니다. 여기에 마침표를 찍는 게 12화에서 보여준 말끔한 결말이었죠.


 그렇기에 스토리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많은 장점을 얘기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비 랜드 사가>의 성공 원인을 말한다면, 저는 스토리를 가장 부정적으로 말할 겁니다.


 먼저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리는 스토리의 초반 때문입니다. <좀비 랜드 사가>의 초반은 트럭으로 인한 강렬한 인상을 통해 시청자에게 큰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하지만, 좀비라는 특성을 살려내기 위한 작품 초반의 무지막지한 병맛 요소는 솔직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소였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작품 속 왔다 갔다 정신 사나운 코타로의 개그 코드도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죠. 초반에 상투적인 개성의 캐릭터는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에 힘을 실어주며, <좀비 랜드 사가>에 대한 이른 판단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1화 中 좀비를 처음 맞이할 때 모습이다. 세계관을 설명해야 하는 스토리 초반에 좀비의 병맛을 살려낸 모습은 참신하지만 그냥 병맛 애니메이션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그리고 마지막이자 두 번째가 바로, 균일하지 못한 시나리오 퀄리티입니다. <좀비 랜드 사가>는  무라코시 시게루와 마스모토 타쿠야라는 두 명의 각본가가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이 두 명 중에서 시나리오 담당을 바꿀 때마다 해당 스토리 전개의 질 자체가 확연히 틀려집니다. 무라코시 시게루가 맡으면 재미있고, 마스모토 타쿠야가 맡으면 재미없었죠. 이러한 불균형은 작품의 질과 기대감을 한 단계 낮춰주기 충분했습니다.




▲마스모토 타쿠야가 맡는 시나리오는 3화 中 개그 요소로, <좀비 랜드 사가>만의 참신함을 살려내지 못하였다.







그밖에 다른 건?




 <좀비 랜드 사가>를 얘기한다면, 빠질 수 없는 게 연출일 겁니다. 연출 장면은 몇 화를 봐도 수준급이었죠. 제가 <좀비 랜드 사가> 매 화 리뷰에서 매번 입이 아플 정도로 칭찬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연출은 절대로 성공에 큰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9화 10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아무리 연출 능력이 좋아도,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이나 캐릭터가 산만해질 경우 연출은 그대로 힘을 잃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출은 언제나 주연(스토리, 캐릭터 등)을 빛내주는 조연입니다. 스토리의 흐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가꿔주고, 캐릭터의 감정을 훨씬 매력적으로 드러내주는 조연. 그러니, 연출이 대단했다고 해서 <좀비 랜드 사가>의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없었죠.





▲9화 中 연출 능력이 좋아도, 스토리나 캐릭터가 산만해지면 연출에 오로지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연출은 힘을 잃게 된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좀비 랜드 사가>의 성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좀비 랜드 사가>의 성우는 매 화 굉장히 수준 높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캐릭터의 개성을 훨씬 생동감이 있게 전달해주고, 목소리의 힘만으로 감정에 몰입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렇지만, 이유는 앞서 연출과 마찬가지입니다. 캐릭터와 스토리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성공의 이유는 돼도, 가장 큰 이유로는 꼽을 수 없었습니다.



▲타츠미 코타로 성우분의 연기는 수준급이지만, 캐릭터가 비호감이면 그 매력은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면?





 뭐, 예상하신 분도 있겠지만, <좀비 랜드 사가>가 인기와 성공을 구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에게 작품을 널리 알린 화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좀비 랜드 사가>의 스토리와 캐릭터는 앞서서 얘기했듯이 초반에는 그저 그런 병맛 애니메이션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연출과 성우가 뛰어나고, 작풍이 독특하면서 3D 그래픽 퀄리티가 좋다 정도의 부수적인 장점밖에 없었죠. 본질적인 개그 코드나 스토리 전개 같은 요소는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면서 시청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떨어져 나갔습니다. 1화 속 트럭에 치인다는 충격적인 전개상도 일시적인 점에 지나지 않았죠. 3D 그래픽도 퀄리티는 좋지만, 아무래도 3D라는 선입견은 거부감을 불러오는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좀비 랜드 사가> 방영 초반에는 그냥 사가현 홍보 애니메이션으로 끝나겠구나 싶었던 작품이었죠.


 그런 작품이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었던 건 오로지 7화에서 오토튠과 레이저가 만들어낸 화제성이었습니다. 제작진이 단체로 약 빨았지만, 그만큼 퀄리티 높고 재치 넘치는 영상을 만들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효과를 일으켰습니다. 7화 방영 당시에 유튜브만 가도 7화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 보일 정도로 7화가 뿜어내는 아우성은 엄청났었습니다. 그야말로 성공적이었죠.




▲화제의 무대 장면. 이 무대가 있었기에 <좀비 랜드 사가>는 성공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관심을 믿음으로 바꾼 8화가 성공의 마침표를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8화의 <좀비 랜드 사가>의 색깔을 완벽하게 섞어낸 스토리 전개, 연출, 성우의 연기 등등 모든 게 알맞게 버무려졌고, 이는 한순간의 흥미로 본 사람들에게 믿음과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게 했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화제를 이끈 다음에 완성도 높은 8화를 뽑아내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환호로 바꾸었다.




 화제성이 있다고 해도 앞서서 얘기했던, 스토리나 연출, 캐릭터의 조화 등 높은 작품성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결국 말짱 꽝이죠. 이런 사실은 아마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의외였던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앨리스와 조로쿠>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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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



 이걸로 <좀비 랜드 사가> '1'기 리뷰를 모두 끝마쳤습니다. 난생처음으로 잡았던 매 화 리뷰라서 그런가 감회가 새롭네요. 처음에는 그냥 미소녀를 덕지덕지 발라 붙인 서바이벌 스릴러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고, 매 화 리뷰 연습 삼아서 잡았던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우수한 작품으로 끝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되게 열심히 썼고, 그 탓에 페이스 조절 실패로 컨디션 말아먹은 적도 있었어요. 아마도 이런 추억 덕분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2기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건 그거고, 총평이 제가 원래 생각했던 총평이랑 조금 다르게 끝났네요. 원래는 소감문 같은 느낌으로 끝마칠 생각이었는데..... 이거 왜 저렇게 변질됐지....... 어쨌든, 1월 3일 새벽까지 전체적인 주제와 사쿠라 에피소드의 메시지를 엮어내려다가 결국 포기한 결과물이 저거입니다. ㅠㅠ


 그러면 저는 이제 <좀비 랜드 사가>를 보내고, <뱅드림 2기>와 <5등분의 신부>로 새롭게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이제야 알았지만, <뱅드림 2기>와 <5등분의 신부>가 목, 금으로 방영 요일이 붙어있어서 글은 대충 쓰려고 합니다... 그런데 인벤에 올려야 할까요.....

 네이버 블로그 링크: https://blog.naver.com/zkdlsk1/221433820750

 
▲부족한 리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벤러

Lv78 냥마루

네이버 블로그 운영 중: https://blog.naver.com/zkdls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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