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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나에게 천사가 내려왔다! 리뷰: 좋은 작품, 불편한 작품.

아이콘 냥마루
댓글: 4 개
조회: 7360
추천: 12
2019-05-31 13:37:30



 일상물은 <아즈망가 대왕> 이후로 이세계물 만큼이나 각광받고 있는 장르다. 고어하거나 과도한 계몽사상 혹은 과격한 갈등 조장 같은 자극적인 요소에서 벗어나서 가상 인물의 평화로운 한때를 통해 편안한 즐거움을 얻고, 인물끼리 티격태격하는 상황에서 묘한 평안을 찾아낸다. 상업적으로도 거친 동작이 다른 장르에 비해 적으므로 불안정한 작화도 많지 않고, 여러 개성적인 캐릭터 중 한 명만 잘 뽑혀도 무난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실패 확률도 낮다. 물론, 과도한 상업성으로 모에화에 치우쳐져서 미소녀 동물원(개성이 강한 미소녀만 등장하며 노닥거리는 작품을 비꼬는 신조어)의 한 축을 담당하며 비판 대상으로 꼬집히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그럼에도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하나의 안락한 도피처로써 열렬히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일상물은 장르적으로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상물은 기본적으로 비극과 희극, 풍자와 파국, 서스펜스와 아이러니, 삼(사)각관계 같은 자극적인 요소에서 가급적 멀리 떨어져 있다. 인물 간의 갈등 사태가 번져도 사과 몇 마디면 금방 식어버리고, 인물이 곧 내용이기에 죽을 일도, 그런 상황에 놓일 일도 없다. 그러니, 이야기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힘은 약해지고, 개그 요소나 인물이 재미없으면 작품의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며 지루해지는 케바케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만다.

 2019년 1분기에 방영한 <나에게 천사가 내려왔다!(이하, 와타텐)>도 이러한 일상물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일상물로서 변화가 억제된 무난한 흐름 때문에 작품이 전체적으로 따분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시청자가 <와타텐>에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몇몇은 필자의 의견이 생뚱맞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잘 만들었다고 하는데 뭐가 문제냐?” 같이 말이다. 그래서 본 리뷰는 <와타텐>이 지루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상술해보고자 한다. 상세한 스포 요소는 최대한 비껴갈 생각이지만, 인물의 성장에 대해 과감하게 다룰 예정이기에 이후 작품 감상의 재미를 떨굴 수 있다. 그러니, 아직 감상하지 않았다면, 그냥 끄트머리만 살짝 읽어주기를 바란다.





좋은 평가를 받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와타텐>의 문제점을 얘기하기 전에 일단 <와타텐>의 작품성에 대해서 얘기하고 가보려고 한다. 앞서서 <와타텐>이 지루한 작품이라고 거론하였지만, 사실 <와타텐>은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진 좋은 작품이다.

 <와타텐>은 낯가림이 심한 오타쿠 여대생 호시노 미야코와 미야코의 여동생의 친구이자 초등학교 5학년인 시로사키 하나가 진실 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일상물 애니메이션의 한계상 복잡한 스토리 전개는 찾아보기 어렵고, 연출 표현도 감상적 오류와 암시와 은유보다는 인물의 감정을 표정에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단순화했다. 그렇기에 스토리는 부수적인 요소, 가볍게 접근하는 요소이다. 하지만, 가벼운 전개의 연속에서도 <와타텐>은 인물의 성장 과정이 개연성 있게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미야코의 성장과 하나의 태도 변화에서 찾아오는 따스함은 가벼운 스토리라도 잔잔한 여운을 남겨주었다.




▲가벼운  스토리이지만, 미야코의 성장과 하나의 변화는 인상 깊었다.



 플롯이 잘 짜여 졌다고는 하지만, <와타텐>의 묘미는 역시 인물의 개성일 것이다. <와타텐>은 하나를 비롯한 초등학생 인물들의 순진무구한 내면과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내면서 각각 차별화된 어투가 재미나게 표현되었다. 여기에는 <와타텐>의 제작사인 동화공방의 노하우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동화공방은 <미확인으로 진행형>, <유루유리>, <가브릴 드롭아웃> 등 기본적으로 캐릭터 디자인을 둥글둥글하게 그려내는 성향이 있다. 이러한 작화풍은 <와타텐>에도 녹아들어있다. 동화공방은 원작 만화보다도 인물을 아담하고 둥글둥글하게 그려내게 된다. 그리고 이는 인물이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효과를 낳으면서 인물의 개성이 더욱 앙증맞게 담기게 된다.




▲인물의 순진무구한 내면과 어투가 재미있다.





▲동화공방이 제작한 <미확인으로 진행형>과 <가브릴 드롭아웃>이다. 캐릭터 디자인이 둥글둥글하게 그려졌다. 이러한 특징이 <와타텐>에 묻어나면서 인물의 개성을 더욱 귀엽게 꾸며줬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부드럽고 섬세한 움직임이 인물의 앙증맞은 행동을 훨씬 생동감 있게 전해주고, 대부분 맑은 날씨와 파스텔톤의 연한 채색을 통해 따스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입혀주면서 인물의 활발하고 귀여운 면모가 훨씬 도드라지게 그려졌다.



▲놀라우리만치 부드럽고 섬세한 움직임은 인물의 귀여운 면모를 도드라지게 해준다.




▲햇볕이 쨍쨍한 맑은 날과  파스텔톤의 색감과 수채화풍 배경의 조화가
따스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입혀주며 인물을 평화로운 분위기에 녹여낸다.



 직관적인 연출 표현도 인물의 개성을 한껏 드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인물의 감정을 표정에 직접적으로 드러내주면서 인물이 느끼고 있을 감정을 곱씹는 것이 아닌 바로바로 반응할 수 있게 하여 훨씬 유쾌하게 받아들이도록 하였다. 또한, 연출에 따라서 그림체의 변화도 잦은 편이라 이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 그림체나 배경톤이 다양하게 변화하며
인물의 감정을 표현.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해준다.



 <와타텐>은 예고편을 단편으로 꾸민 것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점이다. 보통 애니메이션에서 차회 예고는 다음 화의 장면을 짜집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와타텐>은 짜집기가 아닌, 차회에 일어날 사건의 발단을 단편으로 그려냈다. 덕분에 다음화의 기대감을 훨씬 매력적으로 남겨준다. 이는, 7일의 시간 간격을 두고 있는 TV 애니메이션 특성상 시청자를 붙잡는데 혁신적인 역할을 해냈다.




▲좌측은 차회 예고로 나오는 단편 속 장면이고, 우측은 다음 화에서 나오는 본편 장면이다.
단편을 활용한 차회 예고는 다음 회의 이야기를 훨씬 매력적으로 전달해주었다.




 하지만, 필자가 <와타텐>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와타텐>은 백합 요소가 다소 가미된 작품이다. 여성 캐릭터 간의 신체적 접촉과 정신적 교감이 많으며, 한술 더 떠서 남성 캐릭터가 일절 등장하지 않기에 백합 색깔이 진하게 느껴진다. 백합 요소는 마이너 장르이다. 특정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성 간의 밀접하고 끈덕진 관계는 공감대 형성과 욕구 충족에 큰 악재를 낳는다. 그렇기에 작품의 몰입을 떨구기도 하고, 심할 때는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특히나, <와타텐>처럼 초등학생과 성인이라는 관계성은 도덕적으로 거부감이 들 소지가 컸다.

 하지만, <와타텐>은 ‘친구’라는 목적의식에 걸맞은 건전한 개념으로 접근하여 이를 완화했다. 백합 요소를 친구 사이, 아니면 가족 사이의 친밀감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장치로만 활용된 거다. 때문에 상황에 따른 공감대 형성도, 작품에 대한 접근도 비교적 순탄했고, 불편한 기색도 많지 않았다. 이른바 스스로 제약을 걸 요소를 순한 맛으로 잘 소화해낸 거다. 이해를 돕기 위해 혹시 <울려라 유포니엄>을 감상한 사람이라면, 쿠미코와 레이나 사이에서 느꼈을 설렘을 떠올리면 좋다.




▲마이너 장르인 백합 요소를 친밀감을 나타내는데만 국한하면서
공감대 형성의 장애물을 나름대로 소화해내고 있다.



 <와타텐>은 일상물 애니메이션으로서 선택과 집중이 잘 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물의 개성, 그중에서도 인물의 순수함과 귀여움을 돋보이기 위해서 연출과 작화의 모든 면이 집중되었고, 이는 인물의 중요 개성을 보다 면밀하게 즐기게 해주면서 <와타텐>만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담아냈다. 게다가 <와타텐>은 선택과 집중 사이에서도 다른 부수적인 요소를 잘 가꿨다. 가벼운 스토리에서도 인물의 성장을 명료하게 드러냈고, 결말도 깔끔하게 매듭지었다. 차회 예고를 통해 작품을 볼 원동력을 불어넣어주기도 했다. 단점일 수 있는 백합 요소도 잘 소화해냈다.

 이런 작품이 평가가 안 좋을 수가 있을까? 평가가 후한 이유가 있다. 




▲특히, 로리콘이라면 천장을 뚫을 정도로 후한 평가를 내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너는 도를 넘어섰어!





 본격적으로 <와타텐>의 시청자를 지루하게 하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게 하는 이유를 이야기해보자. 필자가 <와타텐>에서 불호가 심할 거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에는 무엇보다도 주인공, 미야코의 하나를 대할 때 행실에 있다고 생각한다.

 <와타텐>은 미야코가 하나를 첫눈에 보고 마음을 빼앗기게 되며, 하나에게 친구가 되어달라고 제안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백합 장르이니 여성과 여성의 만남은 필연적이고, 앞서서 말했듯이 ‘친구’라는 목적의식을 명백히 인지한 상태이니 마음을 빼앗긴다는 형태라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친구’라면서 행하는 미야코의 행동거지는 엄연히 문제였다. 미야코는 하나에게 싫어하는 코스프레 옷을 억지에 가깝게 입히면서 그걸 사진으로 찍어댄다. 심지어, 사진을 찍을 때 과도하게 셔터를 누르다든지 치마 밑이 보일 듯이 찍으려고 하기도 한다. 물론, 이를 대가로 음식을 대접함으로 일종의 거래가 성립되지만, 그럼에도 이는 명백히 성희롱에 가까운 행위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을 준다고 하더라도, 질색하는 상대로 과도한 집착은 성희롱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미야코의 행실도 일회성으로 활용되었다면 작품적으로 웃고 넘길 수 있을 거다. 실제로, 미야코의 변태적인 성향은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나는 친구가 적다> 등 오타쿠가 등장하는 대다수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설정인 데다가, <와타텐>에서도 하나가 뺨을 때리며 태클을 거는 일종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소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와타텐>에는 다른 애니메이션처럼 재미로 넘기기에는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



▲애니메이션인 <즐겁게 놀아보세> 등 변태적인 설정의 오타쿠는 흔히 찾아볼 수 있기에
사실 그렇게 거부감을 드러낼 만한 요소는 아니기는 하다.



▲미야코의 변태 성향에 위험을 느낀 하나가 태클을 거는 게 일종의 개그 코드이라는 점도 어찌보면 유머로 넘기는 게 맞을 수도 있지만, 미야코의 존재는 다른 애니메이션과 성격이 약간 다르다.



 첫 번째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주인공이란 어떤 존재인가? 시청자가 작품을 접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인물이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야기꾼이다. 때문에 다른 애니메이션보다도 작중 비중이 크고, 변태적인 모습의 노출도가 높아 목도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거다. 게다가 라이트 노벨의 주인공이나 미연시의 주인공처럼 시청자가 대상행동의 주체로 삼으며 동일시하게 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특히나, <와타텐>은 미야코가 오타쿠 계열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시청자의 상황과 성향이 많이 겹친다. 그래서 시청자가 미야코의 감정에 일체감을 가지고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가 되지만, 동시에 미야코의 도를 넘어선 변태적인 성향에 더욱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유가 되기도 하는 거다.




▲<나는 친구가 적다>의 세나나 <내여귀>의 키리노도 변태적인 면모를 보이나, 시청자는 주인공을 통한 관찰자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그다지 개의치는 않는다. 하지만, 시청자의 눈이 되는 미야코는 주인공이기에 무게감이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두 번째는 연령대이다. 초등학생 5학년을 성인이 과도하게 집착하는 행위는 도덕적 관념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심지어 동화공방의 작화풍으로 인해서 등장인물의 연령대가 더욱 어리게 다가온다. 때문에 그 도덕성은 더욱 엄격하게 적용한다. 그리고 이건 칭찬에 가깝지만, 미야코 성우가 연기를 너무 ‘더럽게’ 잘했다는 거다. 숨의 흐트러짐, 콧김을 내뱉는 거친 호흡, 목소리의 악센트 등 변태적인 성향이 훨씬 생동감 있게 전달되니까 굉장히 불쾌했다.




▲거침 숨결, 흥분으로 흐트러진 목소리톤 등 성우의 연기가 너무 출중해서 도리어 독이 된 느낌도 든다.




 세 번째는 개그의 반복이다. 미야코의 변태적인 행실은 시발점이 되어 인물이 경멸하는(독특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와타텐>의 대표적인 개그 코드다. 하지만, 작품에서는 이러한 개그가 너무 반복적으로 이용된다. 처음에는 재미있게 반응하며 웃어넘길 수 있어도, 같은 개그가 반복되다 보니 결국에는 개그에 무감각해지고 미야코의 변태 행각만이 부각되어 환멸감을 느끼게 된다.



▲미야코의 변태적인 행태는 시발점이 되어 코믹한 상황을 연출한다. 허나, 몇 번 접하면 개그에 익숙해져서 코믹한 상황에 무감각해지고 도리어 변태 행각만 부각된다.



 이러니 저러니 했지만, 사실 미야코의 변태적인 행태는 회를 거듭할수록 빈도수가 줄어들며, 미야코의 성장을 드러내주는 요소로 변모한다. 그렇기에 미야코의 변태 성향을 마냥 비판만 하는 건 도리에 맞지 않을 거다. 하지만, 보기 흉한 건 흉한 거다. 변태적인 행실이 아무리 작품적으로 미야코의 성장을 과시하는 장치로 쓰일지라도, 도덕적으로 수긍하기 어려운 기행은 시청자가 작품에 적응하기 어렵게 하고 만다.



▲미야코는 대인공포증으로 인해서 커뮤니케이션 형성에 많이 서툰 모습을 보였고, 하나에게 행하는 과도한 집착은 이러한 성격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변태 행각의 빈도수가 줄어드는 건 미야코의 성장과 직결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서 다른 짤에서 보앗듯 보기 흉했던 것도 사실이다.








꽉 막힌 장소와 비슷한 이야기는 답답합니다.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운 이야기는 언제나 지루하다. 아무리 다른 소재거리를 들먹여도 같은 장소, 같은 반응의 연속이라면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거와 무엇이 다를까?

 <와타텐>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미야코는 대인공포증이 심한 인물이다. 그래서 주된 이야기 장소는 미야코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미야코의 집에 국한. 인물의 개성이 달라지는 일도 없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은 이야기의 패턴이 다소 겹친다는 인상을 심어주어 지루한 감상을 증폭시킨다.

 더불어서 방이라는 폐쇄적인 공간감은 시청자에게 있어서 계절감과 시간의 흐름에서 분리시키고 시간감각을 마비시킨다. 시청자는 <와타텐>에서 꽃이 피고 지는 풍경과 인물의 옷치레의 변화만으로 시간의 흐름을 체감하게 되지만, 변화와는 동떨어진,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방의 존재는 계절의 변화를, 시간의 흐름을 무력화한다. 심지어, 개방적인 공간에서 활동적으로 즐기는 다른 인물과 대비됨으로써 폐쇄적인 분위기는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면서 숨이 턱 막히는 답답함에 휩싸이게 한다.




▲봉선화, 해바라기의 꽃잎 등 디테일한 계절 묘사을 보여주지만, 미야코의 방이 주된 무대 장소이기 때문에 계절 변화를 체감하기는 힘들어진다. 또한, 미야코의 공간과 다른 인물의 개방적인 공간과 대비되면서 답답한 감상을 준다.




 물론,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작품적 시도(일련의 사건)는 있다. 축제에 참가하거나 미니 풀장 같은 계절감을 살린 이벤트가 예다. 하지만, 이는 미야코 본인의 실태로 허무하게 무너진다. 미야코의 변태 행각이 인물의 발전상을 가리고, 계절의 흐름을 느낄 이벤트를 다소 묻히게 하는 거다.




▲계절감을 살린 이벤트에도 미야코의 추태는 계절의 흐름을 다소 가리고 만다.




 이처럼 폐쇄적인 공간감은 시청자를 특정 구역에 가둬두고, 시간의 경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족쇄처럼 답답하게 하는 요소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폐쇄적인 공간감은 곧 인물의 성장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미야코는 하나와 만남을 가지고 더욱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면서 성장한다. 하지만, 미야코의 성장하는 모습은 외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변태적인 행동을 절제하고 빈도수를 줄여도 독백으로 드러나는 변태적인 내면은 그대로이고, 다른 이의 시선을 꺼려 하는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와 노아의 어머니들과의 대화에 말문이 트게 되지만, 이도 사실 결정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시청자가 미야코의 성장을 체감하는 건 작품의 무대가 달라질 때다.

 <와타텐>은 방에서 벗어나지 않는 미야코를 따라서 좁아터진 방에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방구석에서 어린 아이에게도 쩔쩔매며 안절부절 못하는 미야코. 그렇게 시청자는 미야코가 다른 이를 대하는 게 서투르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체감한다.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미야코는 폐쇄적인 방에서 멀어지고 점점 무대 장소를 바깥으로 옮기게 된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과의 대면으로 이른다. 이러한 미야코와 무대의 변화는 답답한 공간에서의 해방감과 함께, 대인공포증에서부터 점점 벗어나며 다른 이와 함께 하는 모습에서 이전보다 행복해 보이는 미야코의 밝은 표정을 통해 성장을 극명하게 드러내주었다.




▲방에서 거리로, 거리에서 가게 안으로, 가게 안에서 이제는 혼자 군중 사이로 점점 달라지는 무대는 미야코의 변화된 모습을 극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시작은 불안하고 답답하며 계기는 불결할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답답한 방 안에서 벗어나려고 한 미야코는 혼자였던 이전 보다도 훨씬 더 행복해 보인다.






비록, 장르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을지라도....




 장르는 애니메이션을 선정할 때 가장 애용되는 기준이다. 러브 코미디, 추리, 전대물 등등 표면적이지만 장르는 특정 재미가 보장되어있고, 비주류 장르의 마이너 요소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장르는 일종의 척도가 되어, 작품의 장점과 단점을 표면적으로 선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와타텐>은 일상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품이다. 인물의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며 피폐해진 감정을 치유하는 게 주된 내용이며, 인물의 개성에 의존도가 높고, 갈등의 깊이는 얄팍하다. 작화와 연출력이 뛰어나서 <와타텐>가 풍기는 분위기를 고양시켜주지만, 스토리 흐름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지엽적인 요소밖에 되지 않는다. 인물의 성장은 소소하고, 갈등은 없는 거와 마찬가지이기에 개성과 관계 구도가 변화하는 일은 없으니, 심하게 말하면, 인물은 평면적이며 행동패턴은 매 회 비슷하다. 그렇기에 <와타텐>은 시청자의 첫인상을 반전시켜줄 지점이 부족하다. 주인공의 변태적인 행태는 불쾌하기도 하고, 폐쇄적인 공간감이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이게 문제라고 지적해도 될까?

 우리는 일상물을 보는데 과도한 액션도, 복잡한 갈등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평화로운 세상에서 평화로운 한때를 맞이하는 인물의 평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는 환경만을 원한다. 소소한 개그 요소나 선정적인 씬은 부차적인 요구일뿐이다.

 그렇기에 <와타텐>은 일상물로써 한계가 뚜렷하게 보였지만, 그만큼 일상물로써 장르가 주는 즐거움에 충실했다. 포근한 분위기와 적당히 늘어진 전개와 성장,  소소한 일상 개그로 우리를 편안한 세계로 인도하고, 인물의 일상을 충분히 만끽하도록 해주었다. 그런데도 다른 장르의 요구 사항을 들먹인 비판은 장르적으로 어페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종종 평가가 후한 작품에 너무 과도한 기대를 거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섣부른 기대감은 장르의 범주를 넘어선 특별함을 찾게 하고,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와타텐>은 그 이상의 바람을 채워줄 만큼 특별한 작품은 아니다. 그렇기에 <와타텐>에 씌인 섣부른 기대감을 한 꺼풀 벗겨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와타텐>의 지루하지만 천진난만한 일상 본연의 재미를 즐겨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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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애게 여러분!! 오랜만에 리뷰로 찾아뵙네요.
 
 와타텐 재미있게 보셨낭요? 사실대로 고하자면, 저도 와타텐을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지루한 작품이었어요. 마츠모토 나오기 전까지 인물 관계 구조가 매 회 같고, 반응도 비슷해서 5화까지는 좀 보기 힘겹더라고요. 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눈살 찌푸렸던 미야코 변태적인 행보를, 동화공방을 즐겨 보신 분들은 와타텐 바로 전 분기 작품인 <우리 메이드가 너무 짜증나>에 비하면 양반 수준이라고 괜찮았다고 하는데.... <우리 메이드가>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대충 알만한 거 같더라고요. 아마 영영 손에 안 잡을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어쨌든, 동화 공방 답게 좋은 작품이었던 지라, 이번 리뷰는 와타텐의 즐거움 속 한계를 파헤쳐봤어요. 재미있었는지요? 뭐, 개인적으로는 리뷰 쓰다가 대충 다른 걸로 주제 정할 걸 하고 엄청 후회했지만요....

 그러면, 부족한 리뷰였지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리뷰 쓰느라 진을 따 빼버려서 퇴고 때 오탈이 잘 안 잡혔더라고요.... 그냥 고치기 귀......힘들어서 넘어갔으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넘어가주세요. ㅠㅠ


 네이버 블로그 링크: https://blog.naver.com/zkdlsk1/221550642685






 그런데 확실히 귀엽기는 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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