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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MMR을 속이는 짓이 게임을 좀먹는다.

양심
댓글: 89 개
조회: 13846
추천: 136
비공감: 5
2016-10-11 00:47:37
개인이 매치메이킹을 단기적으로 바보로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부캐

대리

그리고 약간 다르지만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핵' 등이 있지.

사실 '버스'도 제대로 된 매치메이킹을 하지 못하도록 MMR 분포를 들쭉날쭉하게 비틀지만 완전히 속이지는 않는다.


어쨌든 저 중에서 부캐는 대놓고 허용된 것이다.

그래서 부캐 양학에 대해서는 양심의 가책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람마다 양심이 다르니, 죄책감을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부캐의 작용 자체는 대리와 크게 다를 게 없음을 알고 인정하는 것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elo 매치메이킹 시스템, MMR 제도는 양질의 매치를 위해 고안된 체계이다.

누구나 실력이 비슷한 상대끼리 치고 받아야 가장 재밌는 게임이 된다는 것은 경험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보통 대전류의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런 시스템을 다소 어설프게라도 채용하는 경우가 많고

자동 매칭 없이 방을 파서 초대하던 예전 게임들조차도 초보만 입장할 수 있는 초보 서버가 따로 존재하는 게 보통.


그런데 기껏 이렇게 급을 나누어 초보를 보호해서 자신이 그 혜택을 누렸을 지라도

어느 정도 자신의 점수가 올라가면 플레이에 부담을 느끼고 맘 편한 양학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당장 인벤에도 브론즈 아이디 구한다는 둥, 오늘 브실골 부캐 돌렸는데 병신들 소굴이라는 둥 하는 글이 매일 올라온다.


특히 한국은 모르긴 해도 사회 전체에 퍼진 과열 경쟁 의식 때문인지 양학 정도도 더 심한 것 같달까.

근데 양학하는데 돈까지 쥐어준다? 그런 수요가 많다? 결국 백칠십 몇 차를 제재해도 대리충은 끝도 없다.


혹자는 현실의 낙오감을 잊기 위해 게임에 과몰입하는 아이들이 많다보니 그런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그렇게 게임조차 남보다 못하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남탓도 나오는 것이고, 여기서 비뚤어지면 트롤이 되는 거라고.



비단 롤 뿐만 아니라 서든 같은 FPS나 대전 액션 장르는 물론이고

심지어 포트리스 비슷한 류의 캐주얼 게임에서도 양학용 부캐를 따로 만들어 양학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러니 롤에도 양학이 번창할 것은 뻔히 예견된 일이었다.

이렇듯 근본적으로 양학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걸 너무나도 당연시하고 합리화하는 무리가 있다.

이들의 주장은 한결 같다.


"어차피 우리 팀이나 상대 팀이나 부캐 유저가 낄 확률은 같은데 뭐가 문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전형적인 결과만능주의적 사고 방식이다.

이런 결과만능주의자들이 대리에 대해서도 무감각한 게 보통이고 

이들 중에 대리충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어차피 우리 팀이나 상대 팀이나 대리 유저가 낄 확률은 같은데 뭐가 문제?"


소름끼치도록 사고 방식이 똑같지 않은가?

어차피 이런 애들은 과정 따윈 관심 없고 자기 티어만 올라가면 장땡이다. 

이미 게임의 본질을 잊은 거지.

여기서 더 나가면 핵 유저가 낄 확률은 피차일반인데 뭐가 문제냐고 하는 거고..


그리고 저러다 말 막히면 이번엔 "어차피 부캐 굴리든 대리 받든 제자리 찾아가는데 뭐가 문제?"고 한다. 

그동안의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사람들이 말하고 있음에도 곧 죽어도 '결과'만 말하는 것이지. 

사고 방식이 아예 저렇게 굳어진 거라 말이 안 통하는 거야.



대리는 어떻게 제재하기 시작했을까?

사실 시즌2까지만 하더라도 제재는 커녕 부정적인 인식조차도 미비했다. 

오히려 대리 기사라고 떠받드는 현상마저 존재했지. 

1년 전쯤에도 저 시절 대리는 가난한 대학생 시절의 추억인 양 떳떳하게 말하던 스카라 등 북미 전 프로가 있었다.


각설하고, 어느 한국 고등학생의 용기 있는 레딧 게시물 덕분에 대리 문제가 화제가 될 수 있었고 

좌시하던 라이엇 본사가 드디어 지시를 내려서 대리 제재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라코는 전세계 모든 게임사 중에서 으뜸으로 대리 제재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


대리를 잡는 이유는 대리는 금전적 인맥적 대가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방치할 경우 반드시 창궐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리는 뛰는 놈이든 받는 놈이든 게임을 병들게 만드는 기생충 같은 존재다. 그래서 제재를 가하는 거고. 

하지만 계속 게임에 들러 붙어서 게임이 병들든 말든 수액을 빨고 있고, 수액이 다 빨리면 미련 없이 갈아타겠지.

애초에 지인 간의 대리는 티를 내지 않는 한 잡을 방법도 없다. 가족 계정은 자기들 소속 프로가 아닌 한 터치도 못한다.

그럼에도 굳이 티를 내서 잡히고 징징대는 애들이 항상 있다.

심지어 거짓으로 "나 대린데?" "이거 내 계정 아닌데?" 이러다 제재 당하고 억울 타령하기도 하지. 

저게 자랑이 아닌데도 자랑인 양 허세 부릴 정도로 대리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박혀 있지가 않다는 거야.


그리고 부캐는 애초에 어느 두 나라처럼 필요 이상으로 개인 정보를 수집하도록 강요하지 않는 이상 막을 수도 없거니와,
(사실 한국 계정도 원래는 동일 명의로 무한 생성이 가능했었지.)

아무리 시간이 남아도는 변태더라도 사업자 등록증까지 내고 작업하는 대리 기사들보다는 덜할 테니 냅두는 것이다.

즉 부캐와 대리는 본질적으로는 다를 게 없지만, 대리 쪽은 대놓고 업으로 삼아 버리기 때문에 막는다는 것.



양학 관련 문제는 다인큐 문제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물론 일방적인 선택권 박탈의 문제가 으뜸이지만,

부캐 대리 버스 등을 이전보다 훨씬 더 조장하고 양학 구도를 굳힌다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애초에 듀오 이상의 큐가 지나치게 MMR을 교란하기 때문에 듀오에 최소한의 티어 격차 제한이 생긴 것인데,

이러면 친구들과 제대로 게임을 할 수가 없으니 부캐나 남의 계정을 빌려서(=대리) 게임을 하게 되는 게 이미 넌센스지.



결정적으로, 양학 문제는 '고작' 게임 재미 저하 따위 수준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양학은 필연적으로 팀내 갈등과 마찰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생각해보자. 누가 자꾸 죽어대. 그럼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1. '라인전 상대가 부캐나 대리인가 보네요. 어쩔 수 없죠 뭐.'

2. '아 그만 좀 뒤져요; 트롤인가;'


대부분 후자일 것이고. 그렇기에 롤 채팅창이 더럽기로 유명하다.

사람은 자기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가까운 쪽에 말을 걸기 마련이다.

상대가 양학 중이든 말든 당장 팀내에서 양학 당하는 인간만 눈에 보이고 까게 된다는 거지.

설령 그게 그 점수대에 맞는 실력이더라도 말이다. (물론 상대가 핵을 대놓고 써도 못 알아보는 애들도 있지..)


애초에 애를 구박한다고 없는 실력이 생길까? 

그저 생산성 없는 화풀이일 뿐이고 우월감 획득을 위한 조롱일 뿐이지. 

그럼에도 그러는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게 현실이다.

저티어가 자기 주제 파악을 못하든 말든 상관 없이, 양학 행위 자체가 문제의 근본적인 원흉인 경우가 많음에도 말이지.


심지어 양학하러 온 놈도 지가 MMR을 속이는 비겁자인 건 자각 못하고 정상적인 양민을 구박하고 조롱한다.

그리고 저렇게 양학 당한 애들이 자기보다 못하는 곳에 가서 양학을 시도하며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매우 흔할 것이다.

끝없는 악순환의 재생산이지..


정말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다면 당연히 일방적인 게임보다는 치열한 게임이 더 자주 나오고,

일방적인 양학 구도로 인해 생기는 구박과 말싸움도 박빙 구도라면 당연히 덜하지 않겠나.


결국 한 줄로 요약하면,

롤의 악명 높은 비매너 풍조의 원인 중 상당 부분이 양학 행위에서 파생된 갈등에 기초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는 것이다.



분명 게임이 늙을 수록 양학 문제도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양학은 게임 노화를 더욱 가속시킨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도태될 게 게임이고 롤이겠지.

그러나 이왕 애정을 가지고 하는 게임.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조금이라도 더 오래 즐기고 싶은 게 정상 아닐까?

적어도 양학을 당연시하고 뻔뻔하게 굴기 보다는,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아는 일말의 양심은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


양학 유저는 자기가 게임에 필요한 잘난 존재라고 착각하면서 양민을 괴롭히고 우월감을 얻지만, 

사실 게임에 필요하긴 커녕 오히려 신규 유입-게임 건강에 해가 되는 불쾌하고 불필요한 존재임을 자각해야 한다.

Lv8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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