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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럽X 긴글, 무거움 주의) 지진+수능연기 이후 느낀 착잡함에 대해 끄적여봅니다.

Tassadar77
댓글: 5 개
조회: 307
2017-11-17 19:34:53
  네, 우선 저는 전남 광주에서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는 한 대학생 남성입니다. 지진으로 인한 여파는 거의 없었죠. 당일 2시 반에 기숙사에 있던 저는 확실히 지진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녁 8시 경에 뉴스로 수능 연기에 대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때 전 살짝 화를 냈습니다. 수능이 연기되어서가 아닙니다. 지진이 발생한 지 6시간이나 지나서 그 발표를 한 게 마음에 안들어서였습니다.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다른 커뮤니티나 교육청 홈페이지를 보고 저는 정말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글의 작성자는 대부분 수험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이었습니다. 내용은 비슷합니다. 수능에 대비해서 몇일 전부터 식사도 조절하고 수면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연습하고...공부도 수능에서 보는 과목 순서대로 공부하고 그렇게 준비했는데 수능이 연기되는 바람에 우리 애 멘탈이 무너졌다고...이거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예. 뭐...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수능이라는 게 진로에 있어서 큰 영향력이 있는 시험이다보니 민감한 건 당연하겠죠. 그치만... 멘탈이 무너졌다는 그 학부모들의 자녀분들과 집이 무너질 뻔 한 피해지역 주민분들중에 누굴 더 먼저 배려해야 할까요? 저와 그 분들의 사고방식 자체가 다른 걸까요?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당장 지진에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 수능이 연기된 모든 수험생들, 하다못해 지금도 풀려나지 못하고 감금되어 계실 수능 문제 출제위원들까지요. 그치만...시험이 1주일 연기될 뿐인 타지역의 수험생들은 적어도 생명과 일련의 삶에 지장은 없잖아요. 아마 그런 글을 쓰는 사람들은 피해의 직격타를 맞은 지역 사람이 아니겠죠 당연히... 그러니까 그런 말을 함부로 내뱉는 거겠죠. 지금 뉴스만 봐도 포항지역에는 계속 여진이 발생하고 있고, 주민들은 두려움에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분명 그 중에는 수험생도 있겠죠. 그 학생들은 학교는 커녕 집에도 가지 못하고 편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도 없는데... 글쓴 분들은 자기 자녀의 피해를 어떻게 책임질 꺼냐고 물으셨죠. 그건 천재지변을 일으킨 하늘에 문의하세요. 그리고 추가로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셨으면 싶네요. 만에 하나,  수능이 그대로 진행되었다가 큰 사고가 터졌다면 그 죄악감이 대한 책임을 당신은 어떻게 질 것인지, 그리고 그 피해자가 당신의 자녀라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인지요.

  무겁고 긴 글, 죄송합니다. 제가 쓴 표현이나 내용으로 인해 기분이 상하셨다면 또한 사과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럽벤에도 계실 수험생 여러분들 모두 집중력을 잃지 마시고 미뤄진 수능에서 본인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시길 기원합니다. ^^

Lv53 Tassada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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