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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듀랑고 편지#2

아이콘 쿠콰콰쾅 | 조회: 490 |
곧 끓어 넘치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있는 듯한 용암의 끓는소리
마치 이 세상과 저를 분리시키기 위해 작정을 한 마냥
한치 앞을 구별하기도 힘들정도로 제 시야를 덮어버린
뿌옇게 낀 화산재들
그리고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화산들의 비명소리와
제 발을 잔잔하게 울리는 땅의 진동

그 화산섬의 열기에, 마치 살아있는듯 꿈틀거리는 생명의 움직임에
숨이 멎어갈듯한 답답함을 애써 이겨내며
금방이라도 정신을 놓을 것 같은 당혹감을 애써 억누르며
그 크레이터를 한참이나 멍하니 쳐다보고 있습니다

땅이 숨을 내 뱉을때마다
그 크레이터는 움직이고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미친게 아닙니다
제가 지금 보고있는것이 과장이 아닙니다
제가 다른것을 잘못 보고 있는것이 아닙니다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새빨간 균열이 점점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이게 단순한 화산의 용암의 움직임이 아닌것을
하지만 제가 떠올릴 수 있는 어떠한 것으로도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듀랑고에 떨어졌다는 것 부터가
무언가를 설명할 수 있다는 범주를 넘어 선 것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살면서, 아니 이곳에 지내면서 이런 광경은 본 적이 없습니다
있을 수가, 아니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 살아서 꿈틀거리며 움직이듯
깨끗한 물에 닿은 염료방울 처럼 점점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새빨간 땅의 균열속으로
나무며 풀이며 돌이며 생명체며 모든것이 빨아들여지며
그 기세를 점점 키워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공기의 흐름마저도 그곳을 향해 빠른속도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이 섬 전체가
이 균열에 빨려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만약 이 균열이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커진다면
이 세상 모든것을 빨아들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단순히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단순히 제 생각일 뿐이지만
이것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마치 태초에 작은 점부터 시작했던 빅뱅을 되짚어가듯
그것은 점점 빨아들여 한 점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저것은 자기가 뱉어냈던 모든것을 다시 가져가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로 도망가든 절대로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저의 모든 감각이 말하고 있습니다

이 편지가 단순한 미친놈의 헛소리이길 바랍니다
그러면서도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읽게된다면
최대한 당신이 멀리 도망가기를
그곳에 휘말려 들어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Lv20 쿠콰콰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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