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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데우스 엑스 마키나 - 3

Caterina
조회: 782
2018-01-22 22:43:35


헌터의 공격을 격퇴한지 3일째.  드디어 이삿짐의 끝이 다가왔다.  인형들은 징글징글한 이삿짐을 옮기느라 코어가 빠질뻔 했다는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남은 짐들을 옮겨실었다.  그러던 와중, 모두의 시선이 한 점에 멈추었다.  전투중 연락이 두절된 404소대원들이 초췌한 표정과 말끔한 모습으로 복귀하고 있었다.  지휘관은 남은일을 부관에게 위임하곤 그들에게 다가갔다.  인형들은 소곤소곤 이야기하다, 당직부관의 명령에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
"404소대, 복귀했습니다.  이건 제레&데레의 정비료 청구서 입니다."
"수고했다.  나한테 보고는 할 필요 없다만, 혹시 여기 짐 남아있다면 챙겨라.  주피터덕에 박살나서, 기지를 옮기고 있다"
경례하고 기지로 들어가는 404소대를 뒤로, M16이 지휘관에게 씩 웃어보였다.  물론 404소대가 한 일은 기밀이지만, 짐작한다는 표정이었다.

전투때 지휘관이 말한 두번째 조커카드는 당연히 기적도, 포탄이 동난것도, 포신의 과열도 아니었다.  그렇게 보이도록 하는것이, 404명령이었다.
[404명령을 내리겠다.  철혈의 헬기를 타고가서 주피터를 무력화하라.  질문있나?]
[철혈측 지휘관은 확인되었습니까?]
[헌터다.  다른 질문없다면 보고없이 교신종료하도록]
UMP45는 지휘관의 말이 끝나자마자 교신을 끊어버렸다.  그리고는 소대원들의 지휘계통을 수정하고, 마지막 헬기를 파괴하려던 자신의 동생을 저지하였다.  이건 404명령이었다.  임무수행에 수단적 제한을 두지않지만, 그 결과에도 제한을 두지않는 명령이었다.  UMP45는 우선 제압해둔 철혈의 조종사를 끌어내렸다(어짜피 헬기를 폭파할때 알아서 파괴될테니 부수진 않았던 상태였다).  그리곤 조종술에 대한 메뉴얼만 뽑아내고는 그 핵심회로에 대고 총탄을 박아넣었다.  파괴된 조종사의 목부분이 튀어나가고, 45는 무표정으로 헬기에 올라탔다.  자신의 동생을 시작으로, 404소대원들이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헬기에 탑승하였다.  45는 지휘관의 명령을 전달하곤, 헬기를 이륙시켰다.

45입장에선 행운이라면, 철혈측 통신망이 상당히 혼잡하여 헬기가 탈취된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는 점 이었다.  설마 헬기를 파괴가 아닌 탈취할 생각은 그리폰의 요정들도 못 했는지 수차례 요정들의 공대공 폭격(지연신관을 활용하여 폭탄을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작전이었다.  공대공 전투가 불가능한 요정의 발악이지만, 그 발악에 제법많은 철혈의 헬기가 격추되었다)시도가 있었지만, 다른 철혈측 헬기들이 엄호해주어 별 문제는 없었다.  다만, 진짜 문제라면 자신들이 가는곳 그 자체였다.  이대로 철혈의 지휘부에 들어가면 순순히 자백하는 꼴이나 다름없었다.  45는 적당한 언덕위의 숲으로 이동하여 헬기를 호버링 상태로 정지하고는 그대로 소대원들과 함께 강하하였다.  헬기는 잠깐 균형을 잡겠지만 연료부족, 균형붕괴, 엔진과열등 다양한 원인으로 추락할것이 분명했다.  철혈의 지휘부로 발을 옮기는 와중에 416이 입을 열었다.  자신의 유탄은 곡사가 가능하니, 45와 9이 고지대를 장악하여 정찰을 해 주면 자신이 유탄으로 지휘부를 타격하겠다.  11은 옆에서 엄호를 해 주면 할만하지 않느냐는 내용이었고, 45는 잠깐 생각하다 그렇게 하자고 하였다.  단, 타격대상은 지휘부가 아니라 주피터의 통제실이었다.

주피터의 통제실을 찾고, 무력화 하는건 어렵지 않았다.  딱 봐도 지휘본부가 아니면서 대규모 전력망과 통신망을 갖춘곳은 하나밖에 없었고, 그곳에 EMP탄을 쏴버리자 주피터들이 침묵하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다행히도 헌터는 404소대에게 흥미가 없는지 깔끔하게 물러났지만, 반대로 헌터를 제외한 남아있던 모든 철혈의 병사들이 404에게 죽음을 안겨주기 위해 득달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어쩌면 남은 탄약보다 다가오는 철혈병사가 더 많았다.  다행인건 UMP자매가 가져온 수류탄은 충분했고, 416의 유탄은 퇴로를 뚫기에 적당한 화력을 보장하였다는 점이다.

"...뭐, 대충 이정도였겠지?"
"비슷하네.  하지만 M16, 그 이상 입을 나불거리면 널 기억소거 시킬수밖에 없어"
"워워, 나였으면 그랬단 얘기야.  애초에 이건 상상이지, 경험도 아니잖아? 뭐 도와줄거 있어? 더미의 은인인데 도울건 도와줘야지!"
"없어.  내가 고양이 손을 빌리는 한이 있어도 네 손가락은 죽어도 안 빌려.  잘라버린다면 또 모를까"
M16은 어쩔수 없단 표정과 어깨를 으쓱하는 제스쳐와 함께 깨끗이 물러났다.  어짜피 여기에 더 머무를 이유도 없었다.  M16은 마지막 짐을 챙겨서 수송차량에 올랐다.  운전사는 힐끔하고 파괴된 건물을 보더니, 이윽고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지휘관은 본부를 옮기고, 다섯 인형들을 불러들였다.  어떻게 보면 신규소대 편성이었고, 어떻게 보면 지휘관 근위대 편성이었다.  소대장 G36을 시작으로 G36C, G41, T-5000, 컨텐더까지 모아두자, 반응이 글자 그대로 중구난방이었다.  처음부터 병참전문이니 받아들이는 G36자매, 주인님과 같이 지낸다 하니 좋아하는 41, 명령이라면야 하는 T-5000과 명령철회를 요구하는 컨텐더까지.  이쯤이면 지휘관 본인조차 이 편성을 잘 한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건 한가지.  철혈이 자신의 목을 노리기 시작한다면, 이 대원들로도 힘들수 있었다.  가장 믿음직했던 AR팀은 붕괴중이고, 톰슨&마카로프와 404소대는 여전히 지휘관의 부하들이 아니며, 팔레트는 본 임무에 투입할만한 애들이 아니었다.  철혈들이 그러하듯, 지휘관도 남은 인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해야만 했다.

그 뒤로 한동안은 철혈과의 전쟁이 한적해졌다.  S09전역은 탈환되었으며, 지휘관의 명령하에 철혈 병참기지들이 파괴되었고, 공장이 파괴되고, 철혈이라는 풍선은 조금씩 공기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비록 그 와중에 M16이 실종되어 남은 AR팀원을 급파해서 전력의 공백이 있긴 했지만, 철혈의 공백보단 훨씬 작았다.  다만, 철혈이 무슨 계획을 짜는 중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다면, 알아보는것이 우선이었다.
"하암, 안녕 지휘관.  실제 만나는건, 처음인가?"
"IOP에 올 일이 있어야 말이지.  안녕, 페르시카...잠깐, 16Lab은 어쩌고?"
"네가 온다는데 내가 나가야지.  아키텍트의 심문요청이라...원하는대로 준비는 끝났으니, 들어가도 좋아.  하지만, 전자기기는 반납해줘.  해킹우려가 있거든"
"뭐, 그렇다면야.  아, 나도 커피한잔 부탁해"
응 도 아니고 웅 이라고 하며 사라진 페르시카를 보며, 지휘관은 힘차게 문을 열었다.  방 안에는 철혈공조의 마크가 찍혀있는 모델명 SPzh3000 - 코드네임 아키텍트 - 가 앉아있었다.
"안녕, 지휘관! 처음 만나네?"
"별로 안녕이랄것도 없다.  엘더브레인에 대해 아는대로 말해"
"엘더브레인? 아! 엘리사님 말이구나? 당연히 이전에 말했지.  보고서에 다 적었을텐데?"
"그거말고.  네가 말했지? 엘리사'님' 이라고.  너흰 기계고, 엘더브레인도 기계다.  기계에게 그런 극존칭을 쓰는 이유가 뭐지?"
"아하! 이야, 지휘관.  확실히 예리하네.  근데 그건 간단한 문제야.  그러는 너도 어렸을적 스승에겐 선생'님' 이라고 했을거니깐!"
"인간은 존경의 표현중 하나로 존칭을 쓰는거다.  너희도 그렇단 말인가? 그렇다면 왜 너희의 창조주인 인간을 공격하지?"
"글쎄? 난 그저 엘리사님의 명령에 따를뿐이고, 안타깝게도 내 창조주는 엘리사님이거든.  인간이 내 창조주가 아니란 말이야"
"마치 종교같군"
"종교? 미안한데 난 그게 뭔지 몰라서...근데 지휘관, 우리 친분이니 말해주자면, 여기서 벗어나는게 신상에 좋을꺼야"
"무슨..."
[지휘관님? 큰일입니다.  IOP외곽에서 다수의 철혈신호 포착! IOP를 향하여 진격중입니다!]
[전 대원에게 알린다.  IOP를 사수해야 한다]
"그렇게 노려보지마 지휘관.  널 추적한게 아니라, 날 추적한거야.  생포될때 나한테 추적기를 달아놓았지.  이거야"
싱긋이 웃으면서 입고있던 상의의 단추를 하나 떼어놓는 아키텍트.  단추이자, 추적기였다.  추적기를 밟아서 부순 지휘관은 곧바로 취조실을 나오자, 페르시카가 여전히 졸린 표정으로 있었다.  여긴 자체적으로 생산한 인형들이 있으니 방호력은 있다고.  하지만, 부족하니 도와달라고 하고는 주의점을 알려주었다.

본래 인형들의 쾌속수복은 글자 그대로 수복이 아니라, 파손된 부분을 떼어내고 기존에 만들어놓은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인형과 부품의 조정공정이 추가되는데, 이때 추가되는 비용을 쾌속수복권이란 티켓으로 지불하는 것 이었다.  전투중 쾌속수복은 여기에 위험수당을 더해서 가격이 비싸지는 원리인데, 지금은 그 수복을 진행할 곳이 공격받는중이다.  즉, 현재 모든 인형들의 쾌속수복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다행인점은, 철혈이 정말로 아키텍트만 추적했는지, 공세의 규모가 훨씬 소규모로, 기껏해야 IOP수비대를 제압할 규모였다.  그리고 그 측면에서, 그리폰의 원군이 움직이고 있었다.

전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IOP수비대만 있었어도 막았을 규모인데, 그리폰까지 합세하자 철혈들은 후퇴하거나, 끼여버린채 궤멸되었다.  그 와중에 전투가 너무 신속히 종료되어 철혈측 지휘관이 누구인지는 전혀 파악하지 못했으며, 비록 아키텍트는 여전히 결박된 상태였지만, 위치가 노출된 이상 다른곳으로 호송은 불가피했다.  다만, 지휘관이 머리아파할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M16구조에 나섰던 AR팀은 소득없이 복귀 - 말이좋아 소득이 없지, M16이 철혈의 수중에 떨어진건 가정사실이었다 - 하였고, 비록 M4가 깨어나긴 했지만, 마인드맵은 상당수가 훼손되고, 뒤섞이고, 불안정했다.  SOP2는 대단히 지쳤는지 보고하고 바로 숙소로 들어갔으며, RO와 M4는 할 이야기가 있는가 자릴 비키겠다고 하였다.  1차보고서에 이어 종합보고서를 제출한 뒤 시간을 확인하자 어느센가 자정에 가까웠다.  지휘관은 시간도 시간이니 당직부관 교대나 보고 쉬려고 통제실에 들어갔다.  당직부관의 인사를 덤덤히 받고는, 커피는 거절하였다.
"교대 직전까지 보고할마한 특이사항은 없었나?"
"철혈측 움직임도 조용하고, 이전 정기보고 이후에는 없습니다"
"그런가.  난 이만 좀 쉬어야겠......지진인가?"
통제실을 살며시 흔드는 진동파.  그러나, 지진계는 조용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순간, 네트워크 알람이 울려퍼졌다.  바이러스 침투였다.
"철혈측 네트워크 바이러스입니다.  이전에 보여준 철혈의 '우산' 바이러스와 패턴이 흡사합니다"
"피해없이 방어가 가능한가?"
"문제없습니다.  몇몇 인형들은 정면으로 닿겠지만, 살짝 기분나쁜 수준만 있을겁니다.  우리 인간에겐 무해합니...SOP?"
보고하다 말고 부관이 얼어붙은 표정으로 통제실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곳으로 시선을 돌리자...SOP2가 지휘관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그것도, 자고있는 표정으로.
"SOP, 정신차려! 지휘관님께 무슨 짓이냐!"
당직부관의 일갈에 번쩍 눈을뜬 SOP2.  그러고는...통제실 천장, 지휘관의 바로 머리위를 향하여 탄환이 날아갔다.  그 직후 SOP2는 오른손으로 총을 던져버리더니, 왼손이 그 총을 쫓아가는 이질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는, 알람 여러개가 한꺼번에 울려퍼졌다.
"지휘관님! 철혈측 헬기의 저고도 접근입니다!"
"위치는? 어디서 울리는건가?"
"바로...여깁니다"
"무슨소리야? 여기라...윽!"
통제컴퓨터를 향하던 지휘관의 몸이 크게 흔들렸지만 넘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최소 2곳에서 폭발음이 울리고 추가적인 폭발이 이어졌다.  통제실의 인형이 절규에 가깝게 외쳤다.  격납고, 주 출입구에 폭발발생.  환풍구, 격납고, 출입구에 철혈측 병사감지.  방공레이더에 철혈측 헬기 다수포착.  대포병레이더 철혈측 주피터포 발견.  격납고 내부로 철혈의 진입감지.  지휘관은 즉시 모든 무전통신을 개방하였다.  기지 전역, 그리폰 본부와 인접 지휘부, IOP등으로 지휘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전 청취자에게 알린다.  S09기지 내부에 철혈이 침투하였다.  반복한다, 코드 알파를 발령한다! 현 시간부로 모든 인형들은, 우리의 새 본부를 사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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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카-전술지휘관의 관계는 페르시카가 반말쓴다는건 참조하여 친구관계로 설정했습니다
적 지휘부 점거, 인질구출, 보급로 확보에 이어 전역전투중 쾌속수복 불가가 나오면 재밌겠네요(앞으로도 이런 신규 임무목표는 몇개 더 나옵니다)

썸네일이 소폭 수정되었습니다.  기존 기본제공형 썸네일에 제목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적어넣었습니다

Lv75 Cater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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