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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White Out (2)

Hinkel
조회: 644
추천: 3
2019-07-28 23:42:30




소녀전선: White Out (2)

 

 

 

뭐하고 있었어, AN?”

 

.”


나는 얼른 고양이를 등 뒤에 숨겼다.

 

아무것도.”


정말? 그럼 등 뒤의 꼬리는 뭐야?”


“...”

 

어쩔 수 없나, 나는 AK-12에게 고양이를 보여주었다.

 

이 고양이는 얼마 전 지휘관이 지인에게 받아온 고양이였고, 따로 관리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남들 몰래 슬쩍 고양이에게 간식을 갖다 주곤 했다.

 

그녀와 아무리 친하다고 하더라도, 이런 걸 들키는 건 조금 민망했다.

 

어라, 귀여운 고양이네. 이름이 뭐야?”


...에바. 지휘관은 그렇게 불러.”


그래? 흐음, 그 사람이 이런 동물에 관심을 보이다니.”

 

확실히 지휘관은 동물이니 귀여운 것에 관심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인상을 준다.

 

입을 열면 항상 일, 아니면 작전 이야기가 나오고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이나 인형에게

 

사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드물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하지 말아줘...”


?”


내가 고양이를 돌봐준 거...말이야.”

 

싫은데?”

 

으윽, 내가 신음소리를 내자마자 그녀가 씩 웃었다.

 

농담이야. 그래도, 다른 사람들도 알아줬으면 좋겠어.”

 

“...?”


너도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거 말이야.”

 

언젠간, 네가 모두에게 사랑받기를.

 

그녀는 가끔 그런 말을 나지막이 말하곤 했다.

 

나의 빛.

 

나의 소금.

 

나의 신.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오로지, 그녀가 내게 조금의 관심이라도 준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작전 개시로부터 19시간 12분 후.

 

나는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평범하지 않다.’

 

같은 전술 인형에게 기습당했고, 더미는 링크가 되지 않아 쓸 수 없다.

 

거기에 누군가에 의해 모든 종류의 통신이 단절되었으며 이 말도 안 되는

 

눈보라 때문에 바로 코앞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계속 앞으로 전진 했다. 목적지가 없는 마라톤을 하는 기분마저 들었다.

 

“AN, 식량은 얼마나 남았어?”


리더인 네게브가 말했다.

 

아껴도 나흘 분량.”


나흘? 나흘 안에 이 작전이 끝날 거란 기대는 못 하겠는데...”


그녀의 말대로, 지금 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민간인 거주 지역- 이라고는 해도 실제론 언덕과 평야에 민간인들이

 

듬성듬성 모여 사는 것뿐이다. 차량으로 이동해도 끝에서 끝까지 4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다.

 

그런 곳을 맨발로, 거기에 눈보라까지...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 돌아갈 순 없다.

 

그녀가, AK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12시 방향, 건물 발견.”


IWS의 목소리였다, 그녀의 말대로 저 멀리서 흐릿한 그림자가 보였다.

 

좋아, 지금부터 AA가 앞장선다. IWS는 제일 뒤에서 따라오고, 나머진 대열 유지해.”

 

우리는 눈보라를 헤치고 나아가 건물로 들어갔다.

 

이 근방에선 보기 드문 콘크리트 건물이었다, 내부를 둘러보니 오래 전에 버려져

 

방치된 장소 같았다. 3층짜리 건물이었지만 3층으로 가는 계단이 무너져 올라갈 순 없었다.

 

네게브! 여기, 뭔가 있어!”


AA가 외쳤고, 우리는 곧장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향했다.

 

방 안엔 누군가가 머무르고 간 흔적이 있었다.

 

기다려, IED(급조 폭발물)가 있을지도 몰라. 마카로프, 확인 부탁해.”


.”

 

우리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문 뒤에서 대기했다.

 

그리고 20분 정도 지났을 무렵- 마카로프가 문을 열고 나왔다.

 

위험한 건 없어, 그리고 여긴 아마...정예 소대가 머무르고 간 곳 같아.”

 

그럼 바로 확인해야지. AA, AN은 내부를 수색해줘. 나머진 식사를 준비하고.”

 

다들 들었죠?”

 

Ak의 흔적이 있을 것이다, 꼼꼼하게 섬세한 그녀라면 어떤 식으로든 흔적을...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말도 무시하고 그녀의 물건과 흔적을 찾아다녔다.

 

나온 물건의 대부분은 먹고 버린 쓰레기나 탄피 정도였지만- 나는 바닥에

 

그려진 작은 그림을 찾아냈다. 뭐지, 이건?

 

이건...”

 

, 과연. 나는 이것의 정체를 알아냈다, 지도. 이 근처를 나타낸 지도였다.

 

아마 여기서 작전 회의를 했겠지...그렇지만 여러 가지 기호가 그려져 있었고

 

그것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 건물을 중심으로 무언가를...

 

이게 뭐지?

 

창문으로 들어온 눈에 덮여 바로 발견하지 못했다, 나는 눈을 헤집고

 

안에 있던 작은 물건을 꺼냈다. ? 이건 우리 지휘부에서도 사용하는 물건이다.

 

네게브, 이걸 발견했다.”

 

그건...?”

 

그녀가 내게서 칩을 가져와, 통신용 PDA에 넣고 작동시켰다.

 

‘-, 제대로 녹음되는 거 맞나?’

 

이건...정예 소대의 리더, NTW-20의 목소리였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짧게 말하겠다. 이것을 듣고 있는 자는 지금 당장 여기서

 

벗어나라. 상황이 좋지 않다, 우리는 방금 아군에게 공격당했다.’

 

우리처럼 같은 전술 인형에게 공격당했던 것인가?

 

무전 통신은 완전히 단절되었다, 더미도 쓸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민간인들에게

 

식량을 양도받아 버티고 있다. 목격자에 의하면, 이곳에 철혈이 온 것 같다.’

 

역시 철혈이었나, 그렇지만 이해할 수 없어...아군이 우릴 공격한 이유 말이야.”

 

네게브가 무어라 계속 중얼거렸지만, 나는 듣지 않았다.

 

일단 이 사태의 원흉을 찾고 있지만, 뭔가 이상하다. 무어라 설명하긴 어렵지만

 

굉장히...불쾌한 느낌이다. 우리를 구조하러 온 아군이라면, 앞으로 계속 우리의

 

경로를 가르쳐주겠다. 지금부터 북쪽으로 12Km 떨어진 마을로 향하겠다.

 

그리고 아군- 아니, 그들을 만나면 주저하지 마라. 이상.’

 

녹음은 거기서 끝났다.

 

AK? 그녀의 소식이 듣고 싶었다, 하지만 따로 언급되지 않았으니 적어도 이것이

 

녹음된 시점에선 무사했을 거라고 추측할 뿐이다.

 

다들 들었지? 우리 목적지가 정해진 것 같은데.”

 

괜찮겠어? NTW가 도망치라고 말했는데.”


AA가 말했지만 네게브는 듣는 척도 하지 않고 총을 챙겼다.

 

우리 임무를 잊지 마, 이상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정예 소대를 구조한다.

 

지금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는 수밖에 없어.”

 

그렇다, 그녀의 말대로다. AK-12가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다시 짐을 챙긴 뒤, 움직이기 시작했다.

 

 

 

 

 

 

“...I’ve got no strings To hold me down To make me fret Or make me frown...”

 

임무는 완수됐다.

 

“I had strings But now I’m free. There are no strings on me...”


하지만 나는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

 

모조품에게도, 만들어진 인형에게도 자유 의지는 존재하는가?


만일 그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그들을 묶는 실은, 내 손에 있다.

 

그리고 내게서 달아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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