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덩어리가 된 부품들이 사방에 돌아다니는 넓은 들판.
사방이 탁트인 들판 한가운데에 두건을 쓰고 있는 인형이 서있었다.
그 인형의 옷은 온통 회색으로 뒤덮혀 있었고 그 주위를 날아다니는 권총의 형상이 무언가를 응시하면서 돌아다녔다.
"아직도 말할 생각 없나? VZ61."
자세히보니 두건을 쓴 인형의 앞에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된 인형이 앉아 있었다.
"내가 말할것 같아?!"
상처를 입은 인형은 독기를 뿜어내며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거짓말을 한다고 하더라도 어짜피 밝혀질터인데. 네년이 위치를 알려준다면 은혜를 배풀어 죽은 시체라도 남겨주도록하지."
"하! 그딴 은혜따위는 필요없어!"
상처입은 인형의 외침에도 두건의 인형은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처다보았다.
"그래... 그럼 너에게 한가지 알아주도록 하지. 그년들은 너희를 구하러 오지 않아."
"아니야! M4A1이 구하러 와준다고 했어!"
순간 인형에게서 지나간 표정에 두건의 여인은 악랄한 미소를 지었다.
"바보같으니. 그 말을 믿는 거냐? 그녀들은 엘리트 집단. 너희들에게 신경쓸 이유는 없어."
"아니야! 아니라고!"
상처를 입은 인형이 두 귀를 막는 척을 하자 앞에 서있던 인형은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비웃었다.
"그래. 한번 믿어보거라. 너의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지니까..."
"이야, 벌써 결전의 날이네! 반갑군 S09지역 지휘관."
스크린에 익숙한 울림과 함께 익숙한 홀로그렘이 올라오면서 S11지역의 지휘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반갑습니다. S11지역 지휘관, 오늘은 또 무슨 일이신 겁니까?"
지휘관의 질문에 그는 비열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웃었다.
"후후...그런 딱딱한 소리 말라고."
지휘관은 작업중이던 서류를 내려놓고 홀로그렘을 처다보았다.
"그래서. 무슨일이기에 연락을 하신겁니까?"
"정말로 모르겠나? 이거 실망인데?"
"용건만 말하십시오."
지휘관의 말에 그는 어깨를 들썩거렸다.
"알았어, 내 용건은....그때의 내기는 기억하고 있겠지? S09지역 지휘관"
"물론입니다. S11지역 지휘관."
"좋아. 그럼 작전이 끝나고 보도록 하지."
그 말을 남기고 S11지역의 지휘관의 홀로그렘이 사라졌다.
한동안 상념에 잡혀 있던 지휘관은 깊게 숨을 내쉬고는 옆에 놓여진 이어셋을 착용하였다.
"나강, 준비되었습니까?"
지휘관의 목소리에 익숙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그렇다네 지휘관동지.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작전을 시작하도록 하죠."
"저기...나강?"
"왜 그런가 P38동지?"
S09지역의 1제대 대장인 나강은 작전지역인 마을의 폐허를 처다보던중 P38의 부름에 뒤를 돌아보았다.
"S11지역 지휘관의 부대는 이미 출발하였는데...왜 저희는 출발하지 않는 거죠?"
같은 대대원인 P38의 질문에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전술인형들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말일세...지휘관의 명령이 한제대가 더 올때까지 대기하라는 명령이었네."
나강의 말에 전술인형들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다른 제대요?"
"우리에게 다른 제대가 있었나?"
"있을리가 없잖아요? 에초에 우리를 제외하고는 스텐 밖에 없는걸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리 대답하셨다네."
그렇게 서로 과연 누가 올까 하는 의견을 주고받고 있을 때, 익숙한 헬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 이제 온 모양이구먼."
헬기소리는 서서히 크게 들려왔고 그들의 시야에 익숙한 헬기가 들어왔고 이내 내려오던 헬기는 공터에 착륙했다.
헬기의 문이 열리고 두사람이 걸어나오자 전술인형들은 모두 수근거렸다.
한사람은 자신들도 예상하였던 스텐이었고 다른사람은.....
"지...지휘관?!"
"나강리볼버. 반갑습니다."
자신들의 지휘관인 로니아 루나틱이었으니까.
화선암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