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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어떻게 대세가 됐을까?" - 얼음병정의 게임 리뷰

얼음병정
댓글: 9 개
조회: 8109
추천: 4
2016-09-10 11:49:30

       『스타크래프트2』와 『디아블로3』는 필자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게임들이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2』는 배경과 오브젝트 사이의 퀄리티 격차 때문에 시각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고, 캠페인은 매커니즘은 놀라웠지만 스토리가 좋지 않았습니다. 멀티플레이는 시각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고 『스타크래프트1』만큼의 재미를 전달하지 못했죠. 『디아블로3』는 전반적으로 설계가 잘못된 게임이었습니다. 목표는 상실됐고, 무의미한 노가다만 존재했죠. 더욱이 스토리는 『스타크래프트2』 이상으로 엉망이었습니다. 때문에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와 「공허의 유산」 이후로는 완전히 블리자드라는 회사에 대한 기대를 접었었습니다. 두 확장팩 모두 더이상의 기대를 바랄 수 없을 정도로 실망적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오버워치』는 기대가 되지 않는 게임이었습니다. 제가 스토리를 좋아하고 멀티플레이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다보니 스토리도, 싱글플레이도 없는 오버워치는 제게 그냥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의 그래픽과 콘셉트도 전작에서 보여줬던 것들과 『팀포트리스2』의 것에 크게 변화가 없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저는 이 게임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고 제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습니다. 『오버워치』는 발매 이후 얼마 되지도 않아 PC방 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이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오버워치』의 행보는 제게 큰 반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아직 내 눈은 좋은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는구나 하는 자책도 있었구요. 

      어쨌든 『서든어택2』리뷰를 고통 끝에 끝낸 이후 바로 『오버워치』를 구매, 그로부터 한달 하고도 보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간 저는 『오버워치』 플레이타임 55시간, 67레벨, 시즌2 점수 2193점을 기록했습니다. 『서든어택2』의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저는 FPS를 정말 지지리도 못합니다. 그런 제가 이런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은 정말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만큼 대체 이 게임은 어째서 내게 이렇게 다르게 다가오는가를 분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스토리가 없는 FPS는 절대 하지 않는 제가 무려 55시간을 플레이했고, 67레벨까지 올렸고, 비록 중간보다 못한 성적이지만 제 FPS 게임 성적 중에서는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오버워치』는 기존 FPS와는 분명히 다른 무언가를 가진 게임인 것이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여성분들의 『오버워치』에 대한 반응입니다. 여성분들의 FPS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입니다. 대부분 "총싸움은 싫다." "사람을 죽이는 게임을 왜 하느냐"는 반응이 지배적이고, 일부 여성 유저들은 극성일 정도로 FPS를 좋아합니다. 이 여성유저분들은 FPS의 단순한 매커니즘이 게임에 접근하기 좋고, 흥미를 이끌어내기도 좋기 때문에 흥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매커니즘이 복잡한 『배틀필드4』같은 게임에는 좀체 여성유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를 떠나서 FPS라는 장르가 그나마 나은 평을 받는 것일 뿐, 전반적인 게임업계에서 여성유저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오죽하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여성유저를 사로잡아야 성공한다"는 공식까지 세워질 정도일까요. 그런 국내 시장의 상황에 갑자기 『오버워치』는 여성들 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합니다. 정말 많은 여성분들이 이 게임을 즐겨주시고 계십니다. 그에 따라 기존 여성유저들이 타 게임에서 받아야 했던 차별적 시선들이 『오버워치』를 통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버워치』가 아니라 '우리'가 그간 쌓아왔던 편견과 멸시들 말이죠. 이것만 보아도 『오버워치』가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갔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만큼은 "사람을 죽이는 게임"임에도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입니다.

       한편 지금 잘나가는 『오버워치』이지만 그 미래 또한 밝을까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 작품은 얼마나 오래 가고, 얼마나 오래 사랑받을까. 얼마나 성황하여, 얼마나 많은 프로게이머들과 좋은 경기를 양산해내 게임에 대한 시선을 완화시켜주고 게임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이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그럴 역량을 가진 게임일까. 이 모든 것을 이번 리뷰를 통해 총체적으로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오버워치』의 개괄적인 게임 시스템을 살펴봅시다. 본 작품은 두 진영의 대결을 통해 승리조건을 완수하는 쪽이 승리하는 '경쟁'을 중심으로 한 게임입니다. 경쟁은 6:6을 기본으로 자동매칭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가 배치되고 6인은 팀이 되어 각자의 역할을 수행, 승리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승리하게 되면 더 많은 경험치를 얻게 됩니다. 또 승패와 무관하게 팀 기여도에 따라 우수플레이어에게 칭찬카드가 부여됩니다. 칭찬카드는 추가적인 경험치를 제공합니다. 칭찬카드를 판정하는 판정기준에는 각 캐릭터별 고유 기준, 전 캐릭터 포괄 기준 등 다양하게 기준이 있어 무조건 많이 죽이고 적게 죽은 플레이어가 얻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렌덤 아이템 박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을 구할 수 있습니다. 경쟁의 방식에는 세가지, '운송전' · '쟁탈전' · '점령전'이 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할 시 이 세 가지 경쟁방식이 임의로 결정되고 승패를 결정하게 됩니다. 나아가 경쟁 자체를 추구하는 플레이어를 위해 랭크전이 존재합니다. '경쟁전'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플레이어의 수준을 점수와 등급을 통해 배분하며, 실력별 매칭을 통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승리했을 때는 카타르시스를, 패배했을 때는 안타까움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오버워치』 뿐만 아니라 많은 PVP게임들이 위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가 개괄적인 게임 시스템입니다. 이 정보들을 기반으로 오버워치가 "왜 재밌는 게임인가"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는가" "어떻게 여심을 사로잡았나"를 알아봅시다.




      사람이 세상 어느 것을 보던 가장 처음 보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원초적이고 자극적인 감각. 시각 또는 후각 또는 청각이 가장 먼저 도달합니다. 만져보지 않는다면, 먹어보지 않는다면 촉각과 미각은 먼저 올 수 없죠. 시각이나 후각 청각은 의도적으로 닫을래야 닫을 수 없습니다. 인간은 그중 시각에 가장 의존도가 높습니다. 시각은 후각과 청각을 따라오게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회상되곤 합니다만 후각과 청각은 회상할 적에 시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인간에게 있어 가장 큰 자극이자 가장 원초적인 자극이 바로 시각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시각부터 시작하여 후각과 청각, 그리고 상대의 태도 (활물이든 아니든)에 따라 사람은 그 대상에 대한 첫인상을 정합니다. 그리고 첫인상은 생각보다 강렬하여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바꾸려고 한다면 크나큰 노력이 필요하죠. (그래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작품들, 이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을 선택한 작품들이 성공적으로 이를 수행했을 때 고평가 받는 겁니다. 어렵거든요.)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픽 무드와 퀄리티, 디자인, 콘셉트, 1차 목표 설정 매커니즘, 공격 이펙트, 사운드 이펙트, 캐릭터의 외모, 성우들의 연기 등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요소들이 첫 인상을 좌우합니다. 첫 인상이 좋으면 그 게임을 좋게 봅니다.



     이전에 다루었던 『서든어택2』는 이 부분에서 크나큰 오류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눈여겨 볼 것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든어택』리뷰를 참고해주세요) 바로 『서든어택2』가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가입니다. 『서든어택2』는 여성의 몸. 그러니까 성적 매력을 통해 유저들의 호감도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처참하게 끝났죠. 

     나아가 『서든어택2』는 게임 매커니즘도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1차 목표설정도 유야무야한데 2차 목표설정은 아예 되어있지 않은 게임이었죠.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저들에게 목표를 설정해주지 못하면서 게임은 금방 시들해져버렸습니다. 그 외에도 게임성의 문제 때문에 첫인상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유저를 사로잡지 못한 게임들이 있습니다. 『크라이시스』시리즈는 화려한 그래픽과 '나노슈트'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가지고도 십분 활용하지 못하면서 재미없는 FPS 게임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앞서 말한 첫인상의 호감도 때문에 그 콘셉트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그게 바로 접니다.) 좋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은 성적으로 시리즈를 마감합니다. 『어쌔신크리드 유니티』도 마찬가지의 화려한 그래픽과 기존 시리즈의 계승작이라는 이점을 안은 데다 트레일러에서 보여줬던 절륜한 (정확히는 그래 보였던) 게임플레이 매커니즘으로 인해 호감도를 히말라야 정상에 꽂아놓듯 올려놓고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빈약하게 설계된 게임플레이, 밋밋한 이펙트, 온갖 잡다한 버그, 재미보다는 불편함이 많았던 시스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서사가 엉망인 채로 공개되면서 『어쌔신크리드 유니티』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고 맙니다. 또 최근 발매한 『노 맨즈 스카이』는.....

     이렇듯 게임은 첫인상 이후 더 중요한 것이 남아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쉽게 뭉뚱그려 표현하는 '게임성'입니다. '게임성'의 문제는 늘 '게임성이 좋다.' '게임성이 나쁘다'라는 굉장히 추상적인 표현으로 정리되어버립니다만 이번에는 이것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첫인상입니다. 『오버워치』는 첫인상을 좋게 만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게임의 콘셉트에 적절하게 맞아 떨어지도록 애니메이션 무비와 유사한 그래픽을 그려내면서 게임의 무드mood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퀄리티적으로도 결코 낮은 수준의 그래픽이 아닙니다. "와 디테일하다!"라는 말이 나오지는 못할지언정 "와 멋있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그래픽입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이 시네마틱 트레일러와 게임 내 그래픽 리소스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도 호감도를 높이는 데에 한 몫하는 요소입니다. 

     영웅들의 세부적인 이야기가 담긴 트레일러들 또한 『오버워치』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데 일조합니다. 영상들은 서사적으로도 깔끔한 작품들로 한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 무비를 보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제작진은 영상을 통해 인물들의 성격과 캐릭터성, 배경을 설명합니다. 이런 정보들은 영웅들에 대한 친밀도를 높입니다. 위의 영웅들을 매력있다고 느끼게 되면 이들을 게임 내에서 만나기를 기대하게 되고 게임을 한 번은 플레이해볼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가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 고려할 사항이 생깁니다. 그간의 블리자드의 행보를 추적해봅시다. 『워크래프트3』의 흥행 이후 블리자드는 귀추가 주목되는 회사였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세간의 이목에 신뢰를 쌓아줬죠. 이후 『스타크래프트2』와 『디아블로3』는 기존 시리즈의 네임벨과 블리자드의 네임벨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두 작품은 작품의 평가와는 별개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오버워치』는 어땠을까요?

     『오버워치』도 마찬가지로 블리자드의 브랜드를 무시한 채 출시할 수 없었습니다. 블리자드란 이름은 본 작품에 어떤 식으로든 기대를 이끌어내는 데에 기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앞의 두 작품과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오버워치』는 두 작품의 작품성에 대한 평가로 어느정도 기대치가 누그러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스스톤』의 성공이 있었지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대한 대중의 외면도 있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확장팩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했죠. '블리자드'라는 브랜드는 전 만큼의 기대를 못 바라는. 오히려 "이제는 블리자드 다운 게임이 나와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부담으로서의 브랜드를 안고 출발했습니다. 그럼에도 블리자드 게임이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블리자드에서 오랜만에 출시하는 New IP니까요. 또 블리자드에서 처음 도전하는 온라인 FPS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블리자드는 이런 복잡한 상황을 타계해야 했습니다. 

    『오버워치』의 그래픽적 특성과 사운드 이펙트, 가볍게 처리된 인물성은 『오버워치』라는 작품이 가지는 전반적인 톤과 접근성을 가볍게 만드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 결과 그래픽 뿐만 아니라 작품의 전반적인 성격이 애니메이션 무비의 느낌이 들도록 제작되어 있죠. 이는 『팀포트리스2』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서든어택2』가 NO.1 FPS의 자존심이라며 내세웠던 전장과 벗겨놓고 등장하는 여성들로 첫인상을 어필하고자 했던 것과는 상당히 방향이 다릅니다.

     나아가 이런 첫인상 제공 작전은 결과적으로 여성유저들을 끌어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 여성들은 총싸움을 정말 싫어합니다. 유혈이 낭자하고 신체가 훼손되는 잔인성도 한 몫하지만 "현실과 너무 근접하기 때문"이 더 큽니다. 이들은 기존의 남성과는 달리 전쟁과 폭력의 세계에 많이 떨어진 이들입니다. 그래서 폭력에 대한 경각심과 잔인성을 포함한 자극에 대한 경직도가 더 강하죠. 때문에 FPS 게임은 가볍고 단순한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섣불리 다가가기 힘들었습니다. FPS를 즐기는 여성유저의 수가 적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죠. 『테라』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성(포포리)을 내걸었지만 RPG라는 복잡한 게임의 특성 때문에 여성들에게 진입장벽이 생겼던 것과는 다른 행보입니다. 그러나 『오버워치』는 그 FPS가 가지고 있었던 밀리터리적 특성을 지워버립니다. 하이퍼 FPS를 배경으로 설정하고 그 배경의 톤을 현실에 맞닿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화에 맞닿게 합니다. 결과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보듯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FPS를 한다고 하는 부담감을 상당히 덜어주는 것입니다.

     여기에 FPS가 가지는 간략한 매커니즘이 결합하면서 『오버워치』는 남녀 모두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사람이란 처음 소개팅에 나가 첫인상을 좋게 만들었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에 갑자기 실망하게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첫인상을 바꾸기 어렵다가도 한순간에 쉽게 바뀌어버리는 것이 첫인상이죠. 때문에 게임은 반드시 게임성을 확고히 해 놓아야 합니다. 『오버워치』가 큰 인기를 끄는 것은 그 게임성이 출중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오버워치』를 재밌는 게임이게 하는가. 그것이 지금부터 살펴볼 내용입니다. 

    사람이 흥미를 느끼는 놀이에는 4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아곤(경쟁) 일레아(운) 일링크스(어지럼증) 미미크리(흉내). 게임은 이 네가지 형태가 모두 결합되어 있는 장르죠. 가령 『배틀필드4』를 예를 들어 파악하자면 미군 진영과 러시아 진영, 중국 진영 세 진영이 경쟁(아곤)을 벌이고, 시시각각 전장이 무너지고 붕괴하며 포탄이 어지럽히고(일링크스), 그 안에서 유저들은 군인이 되어(미미크리) 진영 간의 전쟁을 진행합니다. 또 박스팩을 받아 레벨을 올리는 데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을 렌덤(일레아)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위의 네 가지 형태는 인간이 놀이를 즐기는 형태이자, 인간이 문명을 이룩하는 데에 가장 모티프가 되는 매커니즘의 기반입니다. 가령 아곤의 놀이 형태에 기반하여 복잡화한 것 중 하나에는 현대 재판이 있습니다. 형사재판의 경우 변호사와 검사의 경합을 통해 유무죄를, 형량을 결정하죠. 민사재판의 경우 원고측과 피고측의 변호사가 경합을 벌여 사건에 판단을 부여합니다. 이렇듯 인간의 생활 방식에는 놀이의 성격이 깊숙히 박혀있습니다. 역으로 돌리자면 현실의 어느 것이든 놀이로 전이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함유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버워치』는 전쟁의 우화입니다. 그 중 전투 내 전술의 모방입니다. 오래 전부터 인간은 전쟁을 놀이로 이용해왔습니다. 세력과 진영 싸움은 '바둑'이라는 이름으로 즐겼고, 한 전투 내에서의 군대 운용 및 전술은 '체스' 또는 '장기'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이용되어 왔죠. 이후 전쟁은 다양한 형태를 거쳐 테이블탑 게임으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디지털 게임의 시대가 도래한 이후 RTS와 FPS가 전쟁을 모방했습니다. RTS는 기존 테이블탑 게임이 계승하고자 했던 전쟁 내에서의 매커니즘을 옮겨가고자 했고, FPS는 전쟁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현장감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후 FPS 내에서도 전쟁 내에서의 매커니즘, 운용과 전술을 이용한 게임을 고심하기 시작했고 『배틀필드』 시리즈는 현대전의 매커니즘을 간략화하여 게임에 옮기는 데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정말 고전적인 전쟁방식. 검과 말을 사용했던 전쟁 매커니즘은 여전히 체스와 장기만이 계승한 상황이었습니다. 체스와 장기의 전쟁 매커니즘을 디지털 게임에서 계승한 것은 RTS에 스포츠적인 성향 (협동성)을 추가시킨 AOS라고 불리는 장르가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오버워치』는 FPS에 고전적인 전쟁 운용방식을 도입한 게임입니다. 총이 전쟁에 사용되기 이전 시대의 전쟁은 크게 경기병, 중기병, 창병, 보병, 궁병으로 조합됩니다. 중기병은 정면에서 적 진영을 부수고, 창병은 정면으로 달려오는 적 기병을 와해시키고, 적 보병의 진군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중기병이 적의 진영을 부수기 위해 달려가는 동안 전쟁의 핵심 병력인 보병이 진군하여 적의 진영에 근접합니다. 이를 원거리에서 저지하기 위해 궁병 및 화기들이 사용됩니다. 두 세력이 근접하여 백병전을 치르게 될 때 이용되는 핵심병력은 보병입니다. 어느 무기를 사용하는가는 국가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검을 사용하는 검병이 대부분입니다. 적의 세력을 후미에서 견제하는 것은 경기병의 역할입니다. 경기병들이 빠른 속도로 후미를 공격하면 적의 화력은 분산되어 세력의 기반을 잃습니다. 공성/수성전에서는 병기들의 역할이 더 강화됩니다. 공성에는 수성 병력에 3배가 있어야 공성으로 승리가 가능합니다. 수성은 적들을 막아 세우는 성벽이 존재하고, 그 성벽을 지키는 병기들이 존재합니다. 이 모든 것은 보급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유명무실합니다. 보급은 병량과 군마, 소모품인 무기와 갑옷들을 유지하는 역할입니다. 『손자병법』에서도 "전쟁은 물자로 하는 것이며 소모전이다. 일어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상책이며 전쟁을 길게 끄는 것은 하책"이라고 합니다. 전쟁이 길어지면 양측 다 물자를 소모하고 물자를 먼저 소모하는 쪽이 병력의 대소와 무관하게 패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대의 보급을 끊는 전략이 고대로부터 늘 유효하게 이용되어 왔습니다. 

      『오버워치』는 위의 매커니즘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RPG의 탱딜힐 관계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돌격 영웅은 중기병과 창병, 수성전에서의 성벽 역할을 합니다. 수비 영웅은 성벽에서의 수비병력과 수성병기 역할을 합니다. 공격 영웅들은 위도우메이커 한조 등이 궁병, 솔져 맥크리 리퍼 등이 보병 역할을 합니다. 전투가 일어났을 때의 핵심 화력 영웅들이죠. 겐지와 트레이서는 경기병입니다. 화력이 강한 대신 파해하기도 쉽습니다. 경기병은 끊임없이 움직여주며 직접 전투가 아닌 적의 후미를 교란하여 적들의 화력을 분산시켜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보급은 지원 영웅들의 역할입니다. 상대의 병력을 상대하는 데에 가장 큰 효과를 발하는 것이 적의 지원가들을 끊어내는 것입니다. 전쟁은 결국 보급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원가를 처리하고 보병을 흔드는 것이 전쟁의 핵심입니다. 이들이 『토탈워』시리즈와 같이 소규모 병력으로 치환되어 구성되어있는 것이 아닌, 상징적 존재로 배치되어 6인을 구성합니다. 『오버워치』를 플레이하는 것은 '체스'를 '체스' 안의 하나의 말의 역할이 되어 진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체스/장기는 군대의 상징을 하나의 말에 대입시켜 운용합니다만 지형은 구현되어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형적 특성에 따른 병력 운용을 익힐 필요가 없습니다. 이러한 체스/장기의 한계를 디지털 게임인 『오버워치』는 뛰어넘었습니다. 『오버워치』에는 지형적인 특성도 구현되어 있습니다. 『손자병법』의 행군편에서 손자는 "산을 넘으면 골짜기 곁에 의지하여 시계는 트이고 위치는 높은 곳을 점거하여야 한다." 라고 합니다. "평지에서는 편리한 곳에 위치를 점거해야 한다. 그리하여 오른편 배후가 높아야 하며, 앞은 험조하고 뒤는 트인 곳이라야 한다"라고 합니다. 또 "강을 건너는 적은 반쯤 상륙하였을 때 공격하라"라고도 합니다. 지형을 잘못 잡으면 그 이후에 좋은 지형이 있더라도 놓치기 쉽고 지형에서의 승패를 모르면 군수품과 병력을 소모하게 되고 일을 그르친다고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오버워치』 내에서도 유효하게 작용합니다. 적보다 높은 위치를 점거함은 적의 위치를 한 눈에 둔다는 뜻입니다. 적보다 높은 위치에 있으나 그곳에 골짜기가 없다 함은 원거리 공격으로부터 병력을 지탱해줄 곳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화물을 운송할 적에 화물이 도착하여 병력이 이동하게 되면 화물이 정지하고 문이 열리는 시간 동안 적 병력은 분산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 경우 분산된 적을 각개격파하게 되면 이후의 화물 운송에는 지장이 생기므로 이는 강을 건너는 적을 반쯤 상륙하였을 때 공격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렇듯 오버워치는 1인칭이라는 특성으로 생기는 정보 제약으로부터 적의 정보를 챙기고 나의 정보를 감추는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전략이 유효한 곳입니다. 적의 동태를 알아도 나의 승패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 『서든어택』과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 6인 대 6인으로 제한된 인원에서 싸우는 『오버워치』이지만 병력 차에 따른 조언. "아군이 적군의 10배가 되면 포위하고 5배가 되면 공격하고, 배가 되면 분산시키고, 상등할때는 결전하고, 보다 적으면 굳게 지키고 대전하지 아니하며, 열세이면 도피한다."라는 격언 또한 유효합니다. 아군이 2명이 끊겨 4명일 경우 또는 3명일 경우 2명일 경우 뭉치지 않고 들어가게 되면 적의 포위와 항전에 끊어지게 되고, 아군이 적군보다 인원상 유리할 경우 포위하거나 응전하여 주도권을 계속 이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전적인 전쟁이 그대로 구현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병법에는 "공성을 함에는 수성의 세 배가 있어야 한다"라는 부분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오버워치』의 경우 수비가 불리하고 수비영웅들보다 공격 영웅들을 이용하여 수비하는 것이 더 효율이 좋으니까요. 또 지휘관이 없다는 것도 그 차이 중에 하나입니다. 군세와 모공, 작전 등의 행위를 할 적에 결국 시계를 열고 판단을 하여 지휘를 하는 지휘관이 있어야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버워치』는 6인이 역할만 분배할 뿐 지휘관을 할 수 있는 인물이 따로 배정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마이크를 이용한 연계, 임의로 설정되는 브리핑이 있지 않으면 팀의 형세는 크게 위축되고, 이로 인해 게임에서 얻는 경험은 마이크를 쓰고 팀을 꾸려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단순히 쏘고 죽이는 것에 마지막 공격을 가한 사람만 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킬에 가담한 모든 인원의 킬수가 올라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상대를 치고 상대를 약화시키는 데에는 혼자만의 공이 아닌 다수의 결집이 필요한 행위이고, 이러한 오버워치의 특성은 1차적으로 적을 상대함에 있어 나의 기여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요소이기 때문에 몰입도를 높이는데 이바지합니다. 또 5개 항목에서의 플레이 성과를 각각 금은동의 메달로 표현하여 나의 팀 기여도를 제공해줌으로서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또 강조함과 동시에 킬뎃 외의 요소에서의 성취감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성격들은 『오버워치』가 전쟁의 모방, 전쟁의 우화를 콘셉트로 설정한 결과에서 가져오는 이점이며, 이것이 기존 FPS에서 오는 경쟁. 결국 누군가는 1킬을 먹고 누군가는 1데스를 먹는다는 제로섬 게임을 킬의 수를 대폭 늘려 누구나 득을 가져갈 수 있는 형태의 곡선을 그릴 수 있는 게임을 변모시키는 것입니다. 1차적으로 적을 죽이는 형태에서 오는 자극적인 재미에 이어, 전쟁의 묘사를 이어나가는 목표 지향적 재미는 『오버워치』를 장기적으로 플레이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 결과 국내 게임 순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치고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한조.... 하지마라...)

    하지만 이 게임에 불안점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필자는 『오버워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오버워치』가 장기적으로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 오버워치는 서버 안정성 문제, 틱레이트문제, 벨런스 문제 등 여러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있어서 좋은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게임을 그만두게 하는 이유가 되진 않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게임을 그만두게 할 정도의 파급력을 가지려면 그 사태가 그만큼 극단적이어야 합니다. 서버가 닫혀서 일주일은 열리지 않는다거나, 틱레이트가 5hz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한조가 너무 좋아서 게임플레이 할 때마다 너도나도 6한조만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거나 위의 문제가 있음에도 블리자드가 "이정도야 뭐" 하면서 문제를 쉬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지 않은 이상 위 요소들로 인한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은 미미합니다. 정말 큰 문제는 게임이 "질려간다"는 것입니다. 

    앞서 얘기했던 것을 돌이켜봅시다. 게임은 '첫 인상' - '몰입과 재미' 순으로 이어진다고 했습니다. 게임에 접근시키고 호감도를 높이는 데에는 첫인상이, 그 이후 게임에 빠지게 만드는 것은 이후의 '몰입과 재미'가 가져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탈몰입'이 남았습니다. "그만해야겠다" "재미없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게임은 언젠가 이 수순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 수순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온라인 게임의 목적이기도 하죠. 게임에 질리다 또는 탈몰입하다라는 현상은 게임을 반복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라면이나 치킨이라도 웬종일 라면만 먹다보면 일주일이 지나면 밥이 그리워지게 되죠. 한달 쯤 되면 이골이 납니다. 이렇듯 같은 경험을 반복하는 것은 결국 새로운 자극과 몰입을 바라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다양한 컨텐츠와 컨텐츠 소모 속도가 중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버워치』의 컨텐츠 소모 속도는 너무나도 빠릅니다. 이것은 첫인상과 몰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10분 정도만 바짝하면 한 판을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집중력 소모가 낮고, 오랫동안 게임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담도 적습니다. 어느정도 플레이하다 끊기도 쉽죠. 이런 빠른 컨텐츠 소모 속도는 『오버워치』가 인기를 끌게 된 요소 중의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게임은 빠른대전은 짧으면 10분, 길면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리고, 경쟁전도 30분 내외에서 끝납니다. 빠른대전도 경쟁전도 앞서 언급한 세 개의 경쟁 구도를 반복시킨 반복 시스템이기 때문에 한 게임을 플레이 한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2~3회의 컨텐츠를 소모시킨 결과인 것이죠. 『리그 오브 레전드』는 짧아도 30분 길면 1시간이 넘는 컨텐츠 소모 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추가된 챔피언과 아이템들로 그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났고 이로 인해 조합의 다양성이 커지면서 오직 한가지 맵을 가지고도 여러가지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컨텐츠 소모 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100시간을 한다고 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는 최대 200번 남짓의 반복을 요구하지만, 『오버워치』는 무려 600번의 반복을 요구하게 됩니다. 『오버워치』의 컨텐츠는 발매 한 달 후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등장할 정도로 빠르게 소모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박을 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컨텐츠가 부족하다면 채워넣으면 될 일입니다. 단 이것은 "컨텐츠 개발 속도가 컨텐츠 소모 속도보다 빠를 때"의 얘기입니다. 컨텐츠 개발은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적어도 일정 시간 이상의 개발기간이 있어야 컨텐츠를 개발할 수 있고 이 때문에 개발사는 DLC를 분할하여 판매하는 꼼수를 부립니다. 발매일에 비해 부족한 개발시간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죠. 『오버워치』는 지금껏 추가한 컨텐츠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아나'와 신규 '감정', 라인하르트 '신규 스킨' 또 중간에 이벤트로 진행했던 '하계스포츠 이벤트', 신규 전장 '아이헨발데'가 전부입니다. 아나는 원래 발매 때에 이미 등장했어야 할 캐릭터가 미뤄진 케이스라 신규 컨텐츠 개발에서 제외한다고 보면 컨텐츠 소모 속도에 비해 상당히 빈약한 상태입니다. 감정은 캐릭터 고유별 감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앉기' '웃기'와 같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감정들을 추가하여 의미없는 컨텐츠 생산이 되었습니다. 라인하르트의 새 스킨은 좋았습니다만 '아이헨발데'에 대한 반응은 그렇지 못합니다. 단순하지만 치명적인 버그들이 발견되고 디자인도 세밀하지 못합니다. 유저가 자주 분포하는 지역은 휑하게 만들어져 있고, 유저가 잘 다니지 않는 지역은 수려하게 되어있습니다. 디자이너의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검토할 시간이 없었던 거죠. 즉 『오버워치』는 컨텐츠 개발 속도보다 컨텐츠 소모 속도가 빠른 케이스인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언젠가는 컨텐츠 소모로 인한 탈몰입을 지연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탈몰입 현상이 일어나면 유저들이 빠져나가는 속도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것이구요. 세간에서 "『오버워치』는 거품게임이다"라는 평가가 마냥 비아냥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탈몰입을 하게 되면 그간 즐겁게 플레이 했던 모든 경험들을 훼손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까 말이죠. 때문에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오버워치』에 있어 유효한 컨텐츠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가령 PVE, 캠페인이나 코옵플레이를 추가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는 경쟁전/빠른대전 유저를 PVE로 옮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컨텐츠는 추가됐지만 유저가 분할되기 때문에 결국 효과적인 컨텐츠 추가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PVE로 넘어간 유저는 PVE에서 컨텐츠를 소모하고 PVP유저는 여전히 PVP내에서 컨텐츠를 소모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둘을 교차시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람은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성향이 있음과 동시에 기존의 것에 안주하려는 성향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PVE든 PVP든 자리잡게 되면 안주하게 됩니다. PVE를 개발한다 하더라도 PVE의 추가적은 컨텐츠 생산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죠.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운송전, 쟁탈전, 점령전 외의 경쟁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맵을 아무리 추가한들 위 세가지 콘셉트의 경쟁 시스템인 이상 유사한 게임 경험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맵이 추가 된들 시스템 자체의 컨텐츠 소모는 막을 수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빠른대전과 경쟁전 두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경쟁구도를 추가하여 4개 ~5개 씩 늘리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이 형태가 무엇이 되었건 경쟁 구도가 달라져야 새로 공부하고 학습하며 반복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생깁니다. 경쟁 구도 컨텐츠가 늘어나면 한 번 게임을 돌릴때 소모되는 컨텐츠의 양도 분배되기 때문에 늘어날수록 컨텐츠 소모속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게임 속도는 유지하더라도 컨텐츠 소모 속도는 줄일 수 있는 방법인 것이죠. PVE가 등장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PVP의 경쟁 구도와 PVE의 경쟁구도를 추가하고, 나아가 매칭을 돌릴 때 본인이 원치 않는 경쟁구도 시스템을 제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하여 제공한다면 유저의 편의성과 유저의 기호, 나아가 컨텐츠 소모 속도까지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쉽지 않은 얘기라는 것이죠. 탁상공론에서나 나올 수 있는 해법이고 이를 블리자드가 모를리가 없습니다. 이들은 영리한 개발사들이니까요. 때문에 어쨌든 『오버워치』의 컨텐츠 소모 속도를 막아보고자 아나, 아이헨발데, 라인하르트 새 스킨, 새 감정, 을 추가한 것이니까요. 그것들이 소모 속도를 막아주는 데 유효했는가 하면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았다"라고 답하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확실한건 "정말 『오버워치』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블리자드는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오버워치』는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점차 활기를 잃어가고 여느 다른 게임들처럼 몇몇 사람들이 즐기다 추억만 논하는 게임이 되고 말 것입니다. 


Lv6 얼음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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