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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한국 게임은 어째서 2류일 수 밖에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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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1 개
조회: 9709
추천: 67
비공감: 6
2017-01-25 03:14:07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한국 게임 [전체]는 아니겠으나,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1류와 2류...그리고 3류.....이 3가지의 차이는 무엇일까. 
1류는 철학이 있고, 2류는 기술만 있으며, 3류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바로 차이점이다.
어떤 분야든지 간에, 이 내용은 모두 같다.

근래 한국에서 출시된 게임들은 어떨까.
과연 철학이 있을까? 어떤 철학으로 게임시장과 수많은 유저들을 선도하려 하는가.

시대를 관통하고 세계에 충격을 안겨준 게임들은 
모두 독특한 철학과 짜임새가 있었다. 한번 들여다보자.


1. 울티마 온라인 (MMORPG 분야)
   모든 스킬을 다 습득하고 숙달해갈 수 있었던 게임의 완성본. (이전의 게임들은 던전즈&드래곤즈 같은 TRPG를 
   기초로 디자인된 게임들이 대부분이어서 클래스마다 배울 수 있는 스킬이 정해져있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마스터할 수 있는 스킬 갯수가 한정돼있고, 한가지 스킬을 마스터하려면 다른 스킬들이 약화되는 
   반대급부가 있어서 모든 스킬을 완벽히 마스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뛰어난 게임 디자인을 선보였다. 
   (비슷한 스킬 체계를 가지고 있는 마비노기는 결국 올 스킬 마스터가 계속 나오면서 게임이 산으로 가버렸다)

   강력한 PvP, 놀라운 하우징 시스템을 보유하였으며 엄청난 자유도를 보장하는 희대의 MMORPG 완성작.
   심지어 NPC(로드 브리티쉬)를 살해하거나 타인의 물건을 소매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간에 충격을 주었다.

   아이템으로 떡칠을 해도, 강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되 남 위에 군림할 순 없는 훌륭한 밸런스 완성도
   요즘 한국 게임들이 다시 돌아봐야할 장점 중에 최고의 장점. 



2. 하프라이프 시리즈 (FPS 분야)
   FPS라는 장르를 언급하면 3가지 게임을 빼놓을 수 없는데 바로 둠, 레인보우SIX, 그리고 하프라이프다.
   
   이 중에서 둠은 FPS의 원류를 완성했다는 업적, 레인보우SIX는 하이퍼FPS가 주름잡던 시장에서 최초로
   리얼리티 밀리터리 FPS를 흥행시켰다는 브랜드 파워가 있다.

   그런데 어째서 하프라이프가 혁신적인 게임으로 꼽히는가. 이 점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놀라운 몹의 AI : 하프라이프의 스토리를 최대의 강점으로 꼽는 유저들도 있겠지만 나는 몹의 AI를 
                     최고의 장점으로 꼽고 싶다. 소리를 내지 않고 숨어있어도 (설정상) 냄새를 맡고 쫓아오는 
                     몹들은 최고의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내 컴퓨터에선 아무런 냄새도 안난다고!)

   발전된 응용 무기 : 마우스 움직임에 따라 추진 궤도를 바꿀 수 있는 RPG런처, 물건을 들어올려 
                        던질 수 있는 중력건, 냄새를 풍겨 몹들을 유인할 수 있는 미끼용 생체 벌레 등, 
                        당시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참신한 무기 디자인들이 참으로 놀랍다.
                        이외에도 레이저 센서 지뢰, 지연형 스위치 폭탄(내가 버튼 누르면 터져!) 등도 있지만
                        이런 무기는 그 전에 출시된 듀크뉴켐3D에도 있었으므로 패스.

   완성도 높은 스토리 :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프므로 생략한다. 어떻게 FPS 게임 안에 
                          이렇게 흥미로운 스토리를, 그것도 자연스럽게 집어넣을 수 있었던거지?
 
   하프라이프의 MOD 게임인 카운터스트라이크와 팀포트리스도 언급하고 싶으나 너무 길어질거 같아서 제외.
   (참고로 카운터스트라이크와 팀포트리스도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롱런 게임.
    게임 내 능력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스킨만으로도 기가 막힌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아무리 현질을 해도
    유저의 전투 능력을 올려주지 못한다. 한때 명작으로 평가받던 아바가 OP총기 캡슐 뽑기로 망해간다는걸 기억하자)



3. 워크래프트3 - 카오스 유즈맵 (MOBA 분야)
   원작보다 유명해진 유즈맵과 모드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성공을 거둔건 아마 카오스가 아닐까 싶다.
   워크래프트3에서 영웅들의 레벨업과 스킬트리, 템파밍이라는 3대 요소만 쏙 빼온 센스는 
   현재 도타2와 롤의 흥행만으로도 충분히 확인되는 놀라운 디자인이다.

   당시 유행하던 MMORPG 게임들이 오랫기간 노력 투자를 요구했던데 비해, 한 라운드당 30분 내외로 마무리되는 
   스피디한 게임 사이클, 같은 영웅이라도 스킬트리와 템파밍에 따라 성향이 갈리는 전술적인 선택, 스킬 응용은
   기본 센스, 거기에 팀원들과의 협력 전개라는 요소까지, 지금 봐도 훌륭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다만 페이커 같은 
   수준의 상대편을 만나면 뭘해도 진다)
   난 가끔, 롤 같은 MOBA 게임이 한국에서 먼저 개발되어 서비스 됐다면, 페이커도 현질 안하고는 헤비과금러를 
   이길 가능성은 1% 미만이었을꺼라고 상상하긴 하지만, 그냥 상상이라고 해두고. 오직 실력만으로 캐리되는 게임은
   이미 국내에선 너무 찾아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현재 롤과 도타2의 원형인 카오스를 더 높게 치고 싶다.
 
   실시간으로 이렇게 많은 판단을 하며, 거기에 개인적 피지컬 + 팀원 협력까지 요구했던 게임은 처음이라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1도 있지만 대부분 시즌이 1 on 1 경기라서 팀플레이가 약하다는 부분이 존재함)
   그런데 이런 다양한 요소들이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복잡하지 않게 짜여져있다는 것이 놀랍다.



4. 풋볼 매니저 시리즈 (시뮬레이션 분야)
   풋볼 매니저는 위대한 게임의 반열에 올라갈만한 작품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축구 시뮬레이션 엔진으로서
   가지는 뛰어남도 물론 전제되어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어떠한 현질의 요소도 첨가하지 않았다는 
   우직한 고집 때문이다.

   풋볼 매니저든, 베이스볼 매니저든, 발리볼 매니저든, 바스켓볼 매니저든 간에...모든 유저는 최고의 선수를 원한다.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혹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 - 대부분이 세계 정상급이다)들로 팀을 만들어서
   시즌을 진행해보고 싶은 것이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바램일 것이다.

   그러나 풋볼 매니저는 그런 선수들을 단지 [게임내 노력]만으로 얻게 만들어 두었다.
   당신이 현실 세계에서 아브라모비치(첼시 구단주인 세계적인 거부)여서 엄청난 거액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스카우팅할 수 있다 하더라도, 풋볼 매니저의 세계에선 그럴 수 없다. 

   호날두를 영입하기 위한 거액의 이적료를 마련하기 위해, 유저는 앞으로 기량이 꽃필 것이 분명한, 포텐 높은
   팀내 젊은 유망주를 8명씩 팔아치워야할 것이고, 어쩌면 몸값 높은 베테랑들까지 이적시장에 내놓아야할지
   모른다. 소유한 자원 내에서, 당신의 판단에 따라 전술을 짜고 가장 효율성 높은 선수단을 꾸려야한다는 것.
   그것이 풋볼 매니저라는 게임이 10년 넘게 장수할 수 있었던 힘이다.

   참고로 국내 개발사인 한빛소프트에서 개발한 풋볼매니저 짝퉁인 FC(Football Club) 온라인은 결국 망했다.
   (현질만 하면 선수를 계속 뽑고, 아이템 떡칠하면 리그 1위 먹으니. 결국 헬조선식 과금에 망한 한국판 풋볼온.
   하긴 세가에서 퍼블리싱한 풋볼매니저 온라인도 한국에 들어오니 현질 아이템 팔아먹고 결국 망하더라만...)

   뛰어난 시뮬레이션 엔진과 로스터 능력치의 높은 재현율만으로 최고의 게임 반열에 10년 넘게 군림하는 
   풋볼매니저가 시사하는 바는 너무나 거대하다고 할 수 있겠다.
   (패키지 게임이라서 현질 요소 없다고 하지 말자. 패키지 게임이어도 DLC로 "선수 즉시영입권" 같은거 500달러씩에 
    팔아먹었으면 1년에 추가 매출 수십억 정도 올리는거 손쉽다. 그래도 안넣는거 보면 참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그 외에도 너무 많은 게임들이 있다. 온라인이 가능한 (즉, 현질 과금 유도를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게임 중에선
디아블로 시리즈, WoW, 요즘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 증강AR 게임인 포켓몬Go, 


요즘 모바일 게임은 뒤로 하더라도, 일반 온라인 게임들 역시 한국은 현재 2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혁신을 부르짖되 안좋은 방향으로만 과금 혁신하고 있을 뿐인 국내 게임사들이 과연 세계 게임사에 
어떤 족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

내가 기억하기로는, 한국 온라인 게임 중에서, 세계 최초의 그래픽 MUD 게임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바람의 나라]를 제외하면 그 어떤 한국 게임이 혁신적 게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바람의 나라도 기술적인 부분에서 혁신이라는 것이지, 게임 디자인에선 극히 평범한 수준에 불과함)
아니면 그런 게임이 있는데 내가 모르거나 기억을 못하는건가....있으면 좀 알려주길 바란다.

기술만 있고 철학이 없는 게임들만 찍어내서 과금 유도 생각에 눈이 벌겋게 된 2류 회사들만 가득해진 한국 게임 업계.

리니지2 레볼루션이 한달만에 2천억 벌었다며 대서특필되지만, 정작 20년 뒤, 아니 100년뒤 세계 게임백서에 
영구히 남을 기록은
[증강현실 AR을 이용한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처음 각인시켜준 게임은 포켓몬Go!로 2016년에 출시되었으며,
출시 이후 한달만에 전세계 다운로드 1억 3천만건을 기록, 유료 유저의 경우 평균 5달러(약 6천원)정도만 과금하는
넓고 얕은 부분유료화 모델로 한달 2,270억원의 매출을 전세계에서 기록하였다]
일 것이다.

말도 안되는 확률의 가챠와 강화권을 팔아서 한달 20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홍보하는 리니지2 레볼루션과
1인당 겨우 평균 5달러에 불과한 과금체계로 2270억원의 매출을 올린 포켓몬Go. 과연 혁신은 어느 편에 있었을까?
(하긴 이렇게 따지는 것도 리니지2 레볼루션에겐 불리하다. 전세계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
 다시 비교해볼만한 일인 것 같다. 과연 어느 정도의 세계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한 부분이다.
 다만 전세계 다운로드 횟수를 가지고는 앞으로도 포켓몬Go! 를 따라잡는다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리라 보인다.
 런칭 후 한달간 리니지2 레볼루션 가입자는 500만명이므로, 다운로드 횟수는 많아야 1천만 미만이라 추산된다.)

지금처럼 과금 유도 방식만 혁신하고, 랜덤 가챠만 리뉴얼하는 한국 게임 업계가 저런 족적을 남길 수 있을까?
현재로선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본다. 아쉽게도, 또 너무 당연하게도.

Lv85 Cold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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