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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오타쿠가 바라본 국내 게임 창렬화,양산화

신선한과메기 | 댓글: 23 개 | 조회: 3891 | 추천: 4 | 비공감: 2 |
간추리느라 제목이 좀 이상합니다만, 제가 얘기하고 싶은 건 일본 애니메이션 사업과 국내 게임 사업의 상태가 비슷한 길을 걸을 것 같다는 겁니다.

첫째, 양쪽의 과거와 현재.

국내에서도 인생게임이라던 게임들 많이 나왔었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지금처럼 사행성, 양산형 게임들이 대세가 되어있습니다.
오타쿠 애니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79년도에 건담이 나올 땐 전쟁의 모든 것을 제대로 드러내며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나온 건담 철혈의 오펀스는 감독이 전쟁 공부도 안 하고 야쿠자물을 본따와 패션처럼 취급하는데다 각본가는 저질스럽고 불쾌한 섹드립이나 집어넣고 있죠.

상황을 알았으면 원인을 봐야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첫 번째 원인은 소비자입니다.
국내 게임에서도 게임잡지가 잔뜩 나올 정도로 게임을 깊게, 진지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게임성은 별로 관심없고 '난 이 게임에서 상위권이 되고 싶다. 내 캐릭터=내가 강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면서, 혹은 노력할 시간은 부족한데 상위권이 되고 싶어하면서 현금 소비 위주로 스펙업을 하던 유저들이 다수가 된 것이 그 발단이라고 봅니다. 리니지2 CF에 나오던 대리라던가, 최근 리니지M을 대비하려 적금을 깬 사람처럼요. 물론 이들이 만악의 근원은 아닙니다. 이에 관한 얘기는 두 번째 원인에서 다루겠습니다.
애니메이션도 그러한 소비자가 시대를 지나면서 대다수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진지하게 애니메이션을 통해 생각하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만, 점점 다른 극들(소설 등)과 동급이 아니라 그저 눈요기나 잠깐의 예능으로 생각하고, 작품의 내용에 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말이죠.

그러나 이것뿐이었다면 악순환은 없었겠죠.
두 번째 원인이자 진짜 만악의 근원은 이들이 수입원이라는 걸 알고서, 그것이 사업의 품격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상관하지 않고 본격적으로 그들을 상대로 장사를 시작한 사업체들입니다.
오타쿠들이 캐릭터만을 좋아한다면, 업계 수준을 높이고 싶어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은 '좋아, 기존의 작품성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어떻게 넣을까'라고 생각할 것입니다만, 업계가 수준을 생각하지 않기에 '좋아, 작품성을 버리고 캐릭터 눈요기에만 집중한다'라는 결론이 나와버렸습니다.

국내 게임 산업에서도 온라인게임 운영진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서 돈으로 가능한 스펙업의 범위를 늘려주자. 노력한 사람들만큼 강해지게 해주자.'
유감스럽게도, 업계는 '이들을 위해서 스펙업에 돈이 빠지면 안 되게 해주자. 노력만으로는 어떻게 해도 이들을 따라잡을 수 없도록.'이라는 결론에 다다른 상태죠. 확률형 아이템도 돈으로 스펙업을 하게 해주는 수단이고, 게임의 양산화도 돈으로 극복 못 하는 한계를 극복시켜주려다 보니 더 이상 다양한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결국 돈만이 스펙업의 수단이 되도록 만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업계가 이렇게 돌아선 상황에 결정타. 대다수의 오타쿠들은 눈요기 애니메이션의 DVD/블루레이와 상품을 미친듯이 사줬고, 마찬가지로 우월감을 느끼려고 게임을 하던 사람들이 돈으로 육성하는 게임에 돈을 쥐어줬습니다.

예, 이제 이 현상이 반복되면서 규모가 커집니다. 점점 더 눈요기용 애니의 비중이 늘고, 점점 돈을 바라보는 게임이 늘어갑니다. 소비자가, 소비 규모가 점점 늘어나니까요. 그들에게는 참 좋습니다. 게이머 토론장에서 아무리 상황을 비판해도, 애니메이션이 단순하고 자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와도 어차피 충실한 소비자들이 많고 그들이 더 많은 돈을 주니까 상관없지요. 그러면 문제없지요.

상황이 달라질 이유도 방법도 없습니다. 오타쿠들은 이미 눈요기만을 위해 애니를 보고, 게임을 제대로 하려는 사람보다 그저 강해지려고 게임을 하는 사람이 더 빠르게 늘어나니까요.

그렇지만 여전히 이 상황이 잘못되었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국산게임의 상태를 비판하고,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나 담겨있는 사상의 얕음이나 잘못됨을 꼬집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이 생겨나고, 저 스스로가 그런 사람이 되는 이유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게임(혹은 애니)에는 지금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레이디언트 실버건이라는 슈팅게임은 98년도의 기술력으로 생명에 관한 탐구, 게임에 관한 제작자의 고뇌를 진하게 녹여냈습니다. 언더테일은 고전게임의 형식으로 소통과 책임감이라는 것으로 플레이어의 마음을 크게 때렸고, 93년도의 둠은 순수한 유흥을, 찢고 죽이는 감각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지금은 키보드의 조작감이 더욱 좋아지고 컨트롤러는 실감나고, 둠 때의 스프라이트 붙여넣던 그래픽은 당시의 악마들을 근육 조직까지 고려해서 재현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연출가들은 더욱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지금의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실버건,둠,언더테일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게임들이 보여준 것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소득이 좋지 않아서 버려진다면 아깝기 때문에, 말 그대로 가능성이 죽어버리는 길이기에 저는 국내 게임의 양산화, 수익 추구화와 애니메이션의 상업화가 굉장히 안타깝고 고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할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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