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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상병때 중대장 썰.

스티븐승준유
댓글: 19 개
조회: 6059
2020-10-28 09:45:05


출처는 본인

우리 중대장은 좀 찐따 스타일이었다.
옆중대장들은 근육질에 키도 크고 목소리도 멋있고 그런데 우리 중대장은 허여멀건한 얼굴에 오동통하고 키도작고 안경 쓴 찐따 딱 그 자체였음. 
(대대 체육대회 때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로 보통 중대장들이 뛰는데 1등으로 달렸으나 다 따라잡혔던 것 또한 레전드..) 
그렇다보니 동년배의 중사나 상사들도 좀 무시하는 느낌이 대놓고 보였음.

뭐 그러려니하며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점호 직전에 위병소 근무를 마치고 들어온 선임이 지금 위병소에서 난리가 났다고 하더니 지금 중대장이 술먹고 위병소 앞에서 근무자들한테 난동을 피우고 있다고.. 자기는 그 와중에 발차기에 얻어맞았다고 함. 

하필이면 그 날 대대 당직사령이 우리 부중대장이었는데 이 부중대장이 또 문제인게 박력도 없고 실실 웃으며 다니는 너무 순해빠진 사람이었음..찐따는 아니고 사람은 착함.. 그런데 자기 상관이 술먹고 저 난리를 치니 조치를 취하기도 뭐하니 그대로 쉬쉬하며 묻어버린 듯.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나.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중대원들은 모두 생활관에서 볼펜을 준비하고 대기하라고 함.
그러더니 대대 주임원사가 들어오더니, 중대장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적으라며 종이를 나눠 줌.

그래서 나는 물론이고, 아는대로 그 날 사건을 포함하여 평소 행실에 대해 모든 중대원들이 다 종이에 적음.
이걸 우리는 '마음의 편지'라고 불렀지만, 이 마음의 편지를 이렇게 가감없이 솔직히 다 적은 적은 처음이었음.

다 적으니 주임원사가 단호한 표정으로 직접 다 걷어서 가지고 나감.

그 일이 있고나서 다시 며칠이 지남.

갑자기 오늘 중대장님 퇴임한다고 통보받음. 사실상 불명예 전역.
단독군장 차림으로 연병장에 나가서 중대장 전역식 진행했는데 우리 소대원만 있는거임.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우리 부소대장이 마지막 가는 길이라고 우리 소대라도 참여해서 전역식 해준거 같음. 

전역식이 대충 끝나고, 부소대장과 악수하며 눈시울이 붉어진 찐따 중대장을 보며 좀 안타까웠음.

나중에 듣기로는 중대장 전역날 중대 간부들과 저녁식사자리에서 우리 부소대장 붙잡고 미안하다고 울었다고 함.

..성수형 잘지내?






그 이후 서울대 ROTC 출신 중대장이 오게되었고, 또 레전드를 찍게 되는 사건이 생기게 되는데...

Lv74 스티븐승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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