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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붉은 실이 끊어지는 소리

아이콘 이토카나에 | 댓글: 6 개 | 조회: 2826 | 추천: 2 |

 "그 순간 뭔가가 툭 끊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그 사람을 향한 애정이 거짓말처럼 식어버리는 거 있지? 저기, 신기하지 않아?"

 그렇게 말하며 당신은 커다란 보석 같은 두 눈동자를 내게 향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당신의 전 남자친구에 관한 일이었습니다. 며칠 전 길을 걷다 행인과 어깨를 부딪히는 일이 있었는데, 뒤돌아 순식간에 화를 내는 것을 보고 가지고 있던 애정이 사라졌다는, 그런 흔한 이야기.

 "응, 그러게."

 비슷한 얘기를 들은 것이 벌써 몇 번째일까요. 운이 없다는 생각은 듭니다. 당신에게 버림받은 남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동시에, 부럽기도 합니다.

 "유리의 그 타협하지 않는 점, 나는 좋아해."

 나는 평생 닿을 수 없는 곳에 잠깐뿐이라도 발을 들여놓아 봤으니까요.

 역시 이해해줄 줄 알았어, 당신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컵에 담긴 과일음료를 한 모금 입에 담습니다.

 부드러워 보이는 긴 머리칼이 눈앞에서 스치듯 흔들립니다. 잠시 뒤 당신은 지나가듯 그 대사를 내뱉습니다.

 "저기, 하나는 붉은 실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해?"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물어오는 당신에게,

 "……있었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해."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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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쓰다 막히면...이 패턴은 각설하고.

가끔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듯 생각나는 소재를 ─아주─짧은 소설로 옮기는 작업입니다.

이번에는 '뭔가가 툭 끊어지는 느낌'이라는 문장에서 여기까지 부풀어져왔는데.

어째서 거기서 짝사랑 백합물로 이어졌는지는─언급하지 않았으면 깨닫지 못하신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제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더불어 몇 번 읽어본 적도 없고, 심지어 써내려간 적은 한번도 없던 주제인지라 심리묘사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더군요. 미지의 영역에 대해서는 부족함을 크게 느낍니다. 그러니 이 작업이 도움이 되는 날이 추후에 분명 오겠죠.


여담으로 저번에 적었던 비슷한 짧은 소설인 푸른 하늘을 만드는 방법

/board/powerbbs.php?come_idx=2652&category=%EC%86%8C%EC%84%A4&iskin=imas&l=515330이 제 상상 이상으로 평이 좋았던 터라, 내용을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늘리려니 거의 한 권 분량에 가깝게 머릿속에서 커져서, 끈기 없는 제가 그 많은 글을 적는 것은... 꽤나 나중 일이 될 거 같습니다.


아, 그리고 덤으로 마격주세요! 마격!

Lv74 이토카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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