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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장문) 코믹마켓 C92 참전기 & 팁

아이콘 윤하 | 댓글: 49 개 | 조회: 16579 | 추천: 30 |
저번주 목요일부터 어제(8월 9일~14일)까지 5일간, 인류 최대규모의 행사중 하나인 코믹마켓 C92(코미케 C92)이 진행되는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대학 부동아리로 SF 연구회에 들어갔는데, 운좋게 코믹마켓에 참가하게 되어, 얼굴도 비칠 겸 해서 갔네요.
동행인은 같은 동아리 소속 일본인 친구 셋. 전부 1학년이고 칸사이 출신이라 코미케 참전은 다들 처음이었습니다.




대학도 오사카 소재여서 저 또한 오사카 거주중인데, 학생들 주머니 사정때문에 심야버스를 타고갔습니다.
버스 삯은 오사카발 도쿄행이 4800엔, 도쿄발 오사카행이 7500엔이었습니다. 
사실은 3000엔가량 하는 가격이지만, 마침 8월 15일이 일본 추석인 오봉이라 귀경하는 사람들이 많아 저리 비쌌네요.
그래도 평시에도 보통 저가항공이 5000엔 이상, 신칸센이 2만엔을 호가하니 가장 나은 선택이었던 것같네요.




가장 저렴한 버스를 골라서 그런건지, 쾌적하다고 하긴 힘들었습니다. 야간버스는 처음이었는데..
오사카 최고 번화가인 우메다에서 버스를 오후 10시 30분에 탑승, 교토에서 손님을 또 태우고 요코하마를 경유해 오전 6시 55분 도쿄에 도착했습니다.
소요시간은 대략 8시간 반. 휴게소도 자주 들렀네요.
교토-요코하마 간은 완전 소등상태여서 핸드폰 만지며 시간 때우기도 힘들고, 흔들리는 버스에서 3시간정도밖에 자지 못한..
사진은 탑승 직후 모습입니다.





여차저차 해서 도쿄역 승차장에 무사도착. 바로 숙소에 짐을 풀러 갔습니다.
숙소는 코미케 회장(도쿄 빅사이트 東京ビックサイト)가 위치한 아리아케(有明)에서 도보로 약 1시간 반 떨어진 곳에 있는 몬젠나카쵸(門前仲町)
애초부터 전부 첫참가 열의에 넘쳐서 밤샘 철야조를 할 계획이었어서, 1시간 까이꺼 걸어가면 되지, 값도 싸고..
이런 마인드로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네요. 값은 3박4일에 인당 1만엔.. 가격만은 혜자중의 혜자였음





숙소 사진 찍는걸 깜빡했는데, 샤워할때 뜨거운물이 안 나오는거 빼곤 그냥저냥 잘만했던.. 
정말 잠만 잘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예약한 곳이라 ㅋㅋㅋ 
그래서 샤워는 그냥 자기전에 근처 대중목욕탕(센토) 가서 했네요.

미리 호스트분께 아침 일찍 짐만 두고 가겠다고 양해를 받은지라 짐을 풀고 대충 근처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때운뒤 코미케 회장 사전답사를 하러 갔습니다.




애니나 만화에서만 보던 빅사이트의 웅장한 위엄..
사람 하나 없는 아침 10시의 빅사이트, 그야말로 폭풍전야였습니다.
여하간 동관이나 서관 구조를 파악하고 돌아갔네요.






그 뒤 시간을 때우려 숙소 근처에 있던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지브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계승했다고 평가받는 요네바야시 감독의 신작 '메아리와 마녀의 꽃'을 보고 왔는데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던데 전 진짜 재밌게봄..
지브리가 오밀조밀한 그림과 경탄할만한 스토리로 관객을 압도한다면
이 작품은 시원시원한 움직임과 캐릭터들의 표정, 그리고 지브리 못지않은 OST가 인상적이었던..

곧 개봉하는 부산행 광고도 이곳저곳에 크게 해놨던데
부산행 타이틀을 신감염(발음이 しんかんせん으로 신칸센과 같음)으로 바꿔놓은 B급센스에 다른 의미로 감탄..





코미케의 날이 밝았습니다.
오후 7시에 취침하고 1시에 일어나서 준비뒤 2시 출발하려던 계획이었는데, 잠을 설치고 11시 반에 일어난..
더위 대책만 잔뜩 해서 선크림, 모자, 부채, 보디페이퍼, 데오드란트, 제한제(制汗剤) 등등을 짐도 많은데 다 가져갔는데
정작 첫날은 추적추적 비만 왔네요.
3시경 회장에 도착했는데 어디서들 걸어온건지 삼삼오오 심야조가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코미케 참가하는 사람들을 이렇게들 분류하더군요.
철야조 : 徹夜組 그 전날부터 와서 철야하는 근성가이들
막차조 : 終電組 빅사이트 회장으로 향하는 막차(유리카모메, 린카이선)를 타고 와 밤을 새는 사람들
심야조 : 深夜組 막차가 도착하는 12시 반부터 첫차가 도착하는 5시 반 사이에 도보나 택시 등으로 도착하는 사람들
첫차조 : 始発組 첫차를 타고 오는 사람들. 이때부턴 진짜 물밀듯이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도착하는 사람들.. 
크게는 철야 첫차 그 이후로 분류하고(막차 심야 모두 철야조에 들어갑니다), 
첫차조 이후에 오는 사람들은 인기 서클 상품 구입은 포기했다고 봐야..




그리고 이것이 그 위대한 철야조의 모습...
친구한테 보여주니 무슨 난민촌같다고.. 진짜 경찰들이 질서유지하는거 보니 난민촌 소리가 딱 맞았음...
물론 저도 그중 일부였지만(...)

3시 도착 당시 앞에 약 4000명가량이 있는 듯했습니다.
실제 수치는 앞에 15000명 이상이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지만요.

코믹마켓은 스태프에게 선행입장티켓 3매, 서클 참가자에게 2매를 배부하는데
이 티켓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은 개장시각(오전 10시)전인 7시반부터 9시까지 미리 입장이 가능합니다.
스태프나 서클 참가자는 코미케 물품들을 살 수가 없으니 지인들에게 그 티켓을 넘겨 구매를 부탁하게 하는 것이죠.
지인은 그걸로 일찍부터 쾌적한 구입이 가능하고, 스태프나 참가자도 물건을 살 수 있으니 일석이조..
매일 서클로 참가하는 인원이 약 12000명에 스태프도 1000명가량 있다고 하니 이미 회장에 들어간 사람이 10000명은 훌쩍 넘는다고 봐야...
그러니 일찍가는게 중요한겁니다 여러분 ㅠㅠ





어느정도 해가 밝은 뒤의 모습입니다.
해 뜨면 책 읽으려고 4권이나 가져갔는데 비와서 그런거없음.. 애초에 비 안와도 책 읽을 편한한 공간은 결단코 아닙니다..
1000명중에 책 읽는 사람 한명 볼까 말까 할 정도였음. 그냥 폰질하거나 친구랑 얘기하는게 답이었네요.

간의의자는 꼭, 정말 꼭 가져가세요
가져간 물품중 가장 도움됐네요. 저렇게 앉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 도움돼요.
수건도 많이 써요. 땀이 안 날 수가 없는 환경임.. 자기 땀냄새가 심하다 싶은 사람은 냄새제거 스프레이도 가져가세요
다른건 몰라도 간의의자와 수건은 느지막이 올게 아니라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8시 반이 되면 동관 주차장에 몰려든 사람들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저 엄청난 행렬을 보십시오.. 3시에 온거라 절대 늦게 간건 아니었는데 저럼..

사실 1일차는 저도 친구들도 그다지 노리는 물품이 없어서 3시로 비교적 늦게(?) 갔네요.
1일차의 메인장르는 제 기억이 맞다면 동방과 칸코레, 도검난무와 앙상블 스타즈, 이외 각종 게임들이었습니다.
참고로 2일차는 완전히 여성향(오소마츠, 하이큐, 쿠로바스 등등), 이외 건전한 동인지들 위주
진짜 코미케인 3일차에야 남성향 R-18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1일차와 2일차는 그래서 가볍게 즐기러 1시반에 출발한.. 어폐가 있는것같은데(...)




동관 회장 안에 들어온 모습입니다.
그래도 일찍 온지라 개장 전 회장 내 대기는 가능했네요.


이번 코미케는 동 전시동(동관)에 동인 서클들, 서 전시동(서관)에 기업 부스들이 배치되었습니다.
동인이야 말 그대로 동인이고, 서관은 서브컬쳐 관련 각종 기업들이 직접 부스를 내어 공식 굿즈를 팔거나 행사를 하는 곳입니다. 코스프레 광장도 여기에 있어요. 
동관과 서관은 기나긴 통로로 연결되며 이동시간은 약 10분이 걸립니다.
당연히 노리는게 동인굿즈라면 동관 대기열에, 공식굿즈를 노린다면 서관 대기열에 서는 것이죠.
제 일행은 기업 부스 갈 곳이 그다지 없었기때문에 계속 동관으로 갔습니다. 다들 그런지 동관 줄이 서관 줄보다 보통 압도적으로 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동관을 노리는데 늦게 도착한 경우 차라리 서관에 줄을 선 뒤 바로 동관으로 이동해 사는게 더 빠른 경우도 있다고..

동인 서클을 전부 동관에 밀어넣은게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하술하겠지만 이것때문에 역대 최악의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코미케였다는 말도 있더군요..



첫날 행사 시작 이후 회장 내에서 사진찍는걸 잊었네요.
엄청난 규모에 그저 놀라서.. 돌아다니기 바빴던 ㅠㅠ
서코의 약 500배 규모라고 하면 맞으려나..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어쨌던 첫날은 주로 보컬로이드 굿즈 위주로 사왔습니다.
약세로 접어든 보컬로이드 팬덤에 비해 부스가 많아 너무 기뻤네요..

구매한 보컬로이드 굿즈는
'시력검사' '연애재판' '절취선' '토리노코시티' 등으로 유명한 40mP 앨범 3장,
'밤새도록 널 생각해', '너의 색으로 물들어', '사랑의 마법' 등으로 유명한 西沢さんP 앨범 1장,
'보컬로이드들이 그저 외칠 뿐', '보컬로이드들이 그저 텟테테렛테할 뿐'등으로 유명한 코코시아P 앨범 1장.
'여기는 행복안심위원회입니다' '신체찾기', '리얼 술래잡기' 등의 일러를 담당하신 wogura 일러스트집,
미쿠뿐만 아니라 구미 린 루카도 예쁘게 그려주신 しおみづ님 일러스트집,
역대 레이싱미쿠들 + 레이싱 린, 이아, 유카리까지 창작해서 그려주신 AJIGO님 일러스트집...

그 외 구입한 동인굿즈는
미치킹님 동방 성인지... 코이시로 오네쇼타를 이렇게 에로하게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이 사람밖에 없을거야..
케모후레 츠치노코 개그물 정도네요

성인지는 규정 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전부 가려서 올립니다.




이후 1일차는 시간이 남아도니 미리 가놓자고 생각해서 기업부스가 위치한 서관으로 이동해
요즘 빠진 애니인 RWBY의 공식굿즈를 구입하고
픽시브 부스로 이동해 네임드 작가분들이 참가한 '연상여친' '연하여친' 일러스트집을 샀습니다.
사진은 서관으로 이동하는 통로.. 3일차에 찍음




돌아가는 열차 내에서 포착한 빅사이트 모습
저게 사람 그나마 좀 빠졌다는 2시 반경 사진이니
이보다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나 싶었는데 3일차에 그 생각이 깨짐..




이렇게 정신없이 돌아다니다보면 20km는 우습게 상회하며 걸어다니게 됩니다.
코미케는 역시 체력전이더군요.




둘째날도 1시에 일어나 회장으로 걸어갑니다.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도쿄 야경도 구경하며 가다보면 금방임.. 




2일차도 똑같이 3시에 도착했습니다.
이 날은 첫날보다 훨씬 더 비가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앞에는 3000명가량밖에 없던것 같네요.
우비입고 앉아서 7시간을 기다리는데 진짜 처량함.. 청승맞음..ㅠㅠ 
내가 무엇을 위해 이 짓을 하고있나 하는 생각밖에 안듦.. 그나마 8시경에 날이 갰네요.
사진은 서관 2층 대기열 모습입니다. 서관은 확실히 동관보다 대기열이 적지요?




비를 피하러 내부에 들어와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여기또한 난민촌..

서관 2층에는 세븐일레븐이 입점해있어 편리해요. 
동관을 노리시는데 철야를 하신다면 간의의자나 돗자리를 펼쳐두신 뒤 서관으로 이동해 여기서 시간을 때우시는걸 추천합니다.
8시 반까지만 원래 열로 돌아오면 정당하게 간의의자 놓아둔 곳부터 줄 서서 들어갈 수 있어요. 
그 이후로 돌아오면 얄짤없음.. 늦게 와서 경비원한테 잡혀들어가는 불쌍한 철야조들 많이 봤네요.




입장 뒤 회장 내부의 모습입니다.
첫날과는 다르게 확실히 여성 관람객-참가자들이 많았네요. 부녀자들의 힘..

보시면 열의 도중(列の途中)이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당연하지만 인기 서클의 경우 몇십분, 길게는 2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경우 회장 내 질서를 위해 열을 회장 바깥으로 잘라내어 빼놓거나, 열이 회장 내 통로에 잘리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시 이 곳은 열의 도중이지 열의 끝(최후미, 最後尾)이 아니라고 표시중인 겁니다.
대기열에 서고싶으면 열의 도중이 아닌 최후미를 찾아가 서야 하는 거죠.
최후미에 도착하면 앞 사람이 들고있는 피켓을 '들겠습니다 (모치마스, 持ちます)'라고 말하며 들어 자신이 열의 맨 끝이 되면 됩니다. 금방 누군가 와서 들거에요.





가브리엘 드롭아웃 작가인 うかみ(카베서클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님 줄에 서서 찍은 최후미 팻말 사진..
저 멀리 작게 보이는 가브릴 팻말이 최후미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은곳은 줄 선두도 아니고 중간쯤..

이렇게 말도안되게 긴 열이 회장 바깥에서는 생깁니다..ㅠㅠ 사람들 빙빙빙 돌려서 밀착시켜놓은 모습이죠.





이 줄을 세울 공간과 질서 유지를 위해 보통 인기 서클은 회장 안쪽 벽에 붙여 배치합니다.

위에 첨부한 배치도중 보라색 사각형으로 표시한 서클들에 해당하는데, 벽 서클(카베 사쿠루, 壁サークル)이라 불립니다.
벽에 붙인 만큼 그만큼 줄을 세울 공간이 남는거죠.

반면 파란색으로 표시한 서클들은 마치 섬처럼 떨어져있다고 해 섬 서클(시마 사쿠루, 島サークル)이라 불리는데
이 경우 여윳공간이 정말 협소하기 때문에 줄을 세울 공간은 거의 없다시피하죠.
섬 서클은 줄을 안 서고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섬인데도 불구하고 인기가 있어 줄을 서야할 때는 정말 지옥이 펼쳐집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 치이고 밀려서 ㅠㅠ.. 

빨간색으로 표시한 얼마 되지도 않는 서클은 셔터 서클(샷타 사쿠루シャッターサークル)이라고 불립니다.
벽 서클보다 더한 인기를 구가하는 서클들로, 원래 회장의 대형 문으로 이용되는 셔터문 자리에 서클을 놓은거죠.
다른 서클들은 회장 내를 바라보게 되어있지만 셔터 서클은 아예 처음부터 회장 밖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너희들 인기 너무 많아 손님도 많을테니 아예 처음부터 회장 밖에 줄 세워라 이거죠.. 
이 서클들은 극초기가 아닌이상 최소 20분, 최대 2시간 이상은 줄을 선다고 봐야합니다.





그렇게 얻게 된 2일차 전리품들..

걸판, 너의 이름은, RWBY 위주입니다. 
RWBY랑 너의 이름은은 여성향으로 분류된 모양이었고, 걸판은 거의 다 일반 동인지네요. 딱 하나 있는 성인향은 아리스 동인지..

주요 구매한 굿즈는
'변웃고', '여동생만 있으면 돼' 등으로 유명한 칸토쿠님 신 일러스트집, 실로 감명깊었음(...)
'가브릴 드롭아웃' 작가이신 うかみ님 일러스트집, 우카미님은 와서서 직접 배부하셨는데 소문대로 잘생기심..
픽시브의 제왕 荻pote님 일러스트집 등등..

저 세분은 전부 카베나 셔터여서 적어도 30분씩은 줄섰어야하는데, 친구들이랑 분담해서 각자의 몫까지 사와서 다 살 수 있었어요
보통 인기서클은 11시부터 완매되곤하니 인기 서클을 여럿 노린다면 친구나 지인이랑 가는것도 필수..




상술했듯이 나츠코미(여름 코미케)는 일본의 추석인 오봉 기간에 진행됩니다.
그래서 마을 추석 축제(오봉마츠리, お盆祭り)를 구경할 기회도 있었네요. 매년 있는건 아니니 정말 운이 좋았었지만..
저쪽 축제랑 이쪽 축제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같다고 친구가 자조한... 

여하튼 숙소쪽으로 돌아왔더니 축제중이라 노점에서 먹을것 잔뜩 사들고 술도 진탕 마셨더니 3일차는 컨디션이 최악이었습..ㅠㅠ 
그래도 축제 구경은 즐겁습니다. 기회가 되셔서 나츠코미에 참가하게 되신다면, 사전조사를 통해 오봉마츠리가 이뤄지는 곳 근처로 잡는것도 좋을듯하네요.




대망의 3일차입니다.
9시에 골아떨어져서 11시에 일어나 짐을 숙소 근처 지하철역 코인 락커에 맡겨두고
이번에는 심야조가 아닌 막차조로 일찍 출발해 12시경 회장에 도착했는데..
전날보다 3시간은 일찍왔으니 그래도 여유있겠지 싶었는데.. 3일차는 그간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날입니다.
저게 동관도 아니고 너무 길어서 '서관 앞에 세워둔 동관의 줄'... 할말을 잃게 됨




새벽 1시에야 입장하게 된 동관 대기열 모습.. 이미 2만명가량이 운집해있더군요.
앞에는 만명정도가 있는걸로 보였습니다.





이날도 의자를 놓아두고 서관 가서 쉬다왔는데, 정말 그간과는 다른 인파가..
그것도 99.9% 남자 오타쿠들만 모여서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진과 글만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
이날 3일차에만 25만명이 왔다는 기사가 떴고, 야후 베스트댓글에는 역대 최악의 코미케였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편견일 수도 있지만, 정말 코미케때만 집에서 나온다는 오타쿠놈들이 모이는 곳이라 그런지
이날만은 일본은 커녕 한국보다도 못한 일본인들의 매너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기열인 동관 주차장은 해운대를 방불케하는 쓰레기장이 되어있고, 회장 내는 정말 극혼잡상태였네요
동관에 동인서클을 전부 넣은 탓에 회장 내에선 움직이는게 아니라 흘러가는 형태가 되었고, 그 와중에도 빨리 가겠다는 놈들이 있으니 진짜..
팔꿈치로 저 찍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던 일본인 있었는데 지금까지 가져온 이미지가 싹 사라짐 ㅎㅎ;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다 똑같다고 하지만, 동인지 앞에 체면이고 매너고 뭐고 없는건가..
스태프들이 목이 터져라 뛰지 말아주세요 라고 외쳐도 태반이 뛰고있음.. 부딪치고 책이 떨어져서 밟히고.. 전쟁터임.. 
회장 내 사진을 찍을 여유는 물론 없었네요 ㅠㅠ



여하튼 그래서 3일차는 저도 거의 R-18 성인 동인지만 사왔네요.
너무 많아 따로 찍는게 귀찮아서 구입한 동인지들 전체샷으로 대체.. 규정 무서워서 모자이크까지 제대로 함(...)

주요 구매 성인지는
린쨩을 예쁘게 그리는 あるぷ님 신작
환상향낙원화계획으로 유명한 銀曜ハル님 신작.. 이번이 마지막 권이더군요 ㅠㅠㅠ
마호를 자주 그리시고, 섬머 할레이션으로 유명한 abgrund님 신작,
그림체 기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たかやKi님 신작,
제가 여동생물에 눈을 뜨게 해주신 おりょう님 신작,
RWBY 동인지를 그린 유일한 카베서클 むつみまさと님 신작,
그 외 しけー님, alber님, きょくちょ님, スミヤ님 신작 등등.. 이렇게 늘어놓으니 개변태같네요 ㅈㅅ...
성인지를 사고 싶었는데 니트쨩이 대박나버려 그거로 참가하신 アルデヒド님도 있네요




참가하며 알게 된 여러 사실&팁들을 조금 더 정리해보자면..




남자 화장실 소변 줄은 개장 뒤에도 거의 없지만, 대변은 개장 전에 처리하시는게 좋습니다.
저게 새벽 5시에 찍은 남자 대변줄 길이.. 
점심은 아마 참여 뒤 먹게 될텐데, 아침도 많이 드시진 마세요. 
친구중 한명 든든히 먹어두겠다고 먹었다가 배아파서 고생함..
대변 줄은 大라고 쓰여있고, 소변 줄은 小라고 쓰여있어 구별은 간단합니다.


인기 서클을 2곳 이상 노린다면 첫차로도 모자랍니다. 최소 심야, 넉넉하겐 철야조도 각오하셔야해요
첫차조가 역에서 뛰쳐나가는게 일본에서의 코미케 이미지라고 들었는데, 그건 비웃음의 의미라고..;;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사람들이 모인다고 생각하셔야합니다.


코미케 회장에서 빠져나올때 전차를 이용하신다면 괜찮지만,
버스를 이용하신다면 3~40분은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유리카모메 탑승을 권합니다.


카탈로그를 구입하셨다면 회장에 들고가진 마세요
출발 전, 한국이던 일본 호텔이던 목표 서클 목록과 위치, 경로를 다 정리하시고 가는게 좋습니다.
회장에 도착한 뒤 체크해서 찾아 간다는건 어불성설이에요. 


군자금은 넉넉하게 준비하세요. 5만엔 들고갔는데 근처 우체국에서 1만엔 더 인출했네요
결국 그간 알바와 절약으로 조금씩 조금씩 모은 돈 이번에 다 깨짐..ㅠㅠ
사실 이건 구매하실 굿즈의 양에 따라 달라지지만, 충동구매를 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은..


1, 2일차는 세상에서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고
3일차는 1, 2일차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입니다.
1, 2일차는 3일차에 대비한 연습이라고 생각하세요. 
3일차엔 어디를 가기 위해 걸어가는게 아니라 그쪽으로 향하는 흐름을 찾아가 쓸려가야함. 


5000엔 이상 고액 지폐를 내는건 민폐행위로 통합니다.
구입하실 굿즈의 가격을 미리 알아두시고 줄에 서서 낼 준비를 해두세요.
1000엔 지폐와 500엔 주화를 잔뜩 준비해두시면 될거에요.


캐리어를 끌고 오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저는 글쎄... 싶었네요.
물론 동인지를 담고 회장을 빠져나가기엔 최적인 장비지만, 그 크기만큼 사람들 사이에서 기동성이 사라져서..
캐리어를 가져오실 분은 차라리 숙소에 캐리어를 두시고 나중에 정리한 뒤 가져가시는걸 추천드리고싶네요.


부채, 동인지들 담을 에코백(or 장바구니?, 종이가방이나 부직포는 3일차에는 진짜 찢어져요), 간의의자, 수건 여러장, 우천시를 대비한 우산과 우비는 꼭 준비해가세요.
수건이나 부채, 우산과 우비는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지만, 이레귤러한 짐이 발생하는 만큼 운용이 힘들어집니다.


기업부스는 개창렬.. 읍읍


회장 내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전파가 잘 안 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 이동하다보면 터지곤 하는데, 조금 이동하는게 힘든 곳임을 명심하시길..


도난이 많습니다. 회장 곳곳에 경찰이 배치되어있을 정도입니다.
지갑, 핸드폰을 수시로 봐야하는 환경인지라 꼭꼭 넣어두긴 어렵지만, 그래도 신경쓰며 다니세요.


트위터를 하시는 분이라면 열 대기중 노리는 다른 작가들 트윗을 수시로 확인하세요.
다 팔리면 다 팔렸다는 트윗을 아마 할테니, 그걸 보시고 포기하시면 됩니다. 괜히 이동했다가 헛고생 마시길..
저는 순전히 이것때문에 출발 1주일 전 트위터를 개설한...


기본적인 일본어 회화가 되신다면 좋을듯하네요.
최후미나 열의 도중 구별, 개장 시 이동은 언어 몰라도 눈치로 알아들을만한데
간혹 줄서고 있는데 ○○는 완매입니다, ○○는 지금부터 1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등을 스탭이 외치는 경우가 있어서..
전자는 '○○와 칸바이데스'(○○は完売です)、후자는 '○○와 이치겐니 나리마스'○○は一限になります)라고 말하는데
무조건 저렇게 말하는건 아니니..ㅠㅠ 그 외 여러 돌발상황이 생길 수 있고요.


3일차 혼잡시에 동관->서관 이동은 삼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친구가 서관 가서 잠시 합류가 필요해 가봤는데
서관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출구로 나가는 사람들, 코스프레 광장으로 가는 사람들, 편의점&ATM 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반대 경우의 사람들이 모두 섞여서 혼란 그 자체..
3초에 1보 전진도 힘듦


10시 시작할때 코미케 시작을 축하하는 의미로 그 수많은 인원이 단체로 박수를 칩니다
4시 폐장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미케의 또다른 명물이니 꼭 감상&참여해보시길..


제가 위에 써놓은 것들은 전부 다 본격적인 굿즈 구입을 목적으로 갔을 때의 목적입니다.
그냥 나들이 구경 가듯 가실 분은 10시 이후에 도착하셔서 슬슬 보시다가 아 덥네 하고 나오셔도 됨..







어찌됐든 재미있는 경험이였네요. 사실 나중에 또 가게된다면 겨울에 갈듯한..ㅠㅠ
애게분들도 기회 되시면 꼭 참전해보시길 바랍니다!
만반의 준비는 필수입니다..!!

Lv73 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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