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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건널목 시간 리뷰 : 소재를 매력적으로 담아내다

아이콘 냥마루 | 댓글: 8 개 | 조회: 11041 | 추천: 7 |
 건널목은 이전부터 만남과 애증을 연출하는 대표적인 소재거리였어요. 누군가를 뒤쫓다가 건널목 차단기에 막혀서 발만 동동 구르는 장면이나 차단기로 인한 기다림으로 예기치 못한 만남은 건널목이 지겹게 활용되는 예. 그럼에도 앞을 가로막는 차단기나 경보기의 경보음, 시야를 가로막는 전차와 잇따르는 소음은 지겨운 활용 속에서도 인물의 감정이나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건널목만의 특별하고도 매력적인 묘미였죠.

 <신데렐라 걸즈 극장>의 건널목에서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예기치 않는 만남이나 <초속 5cm>의 건널목에서 두 명 인물이 서로 엇갈리는 장면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이지 않을까 싶어요.

   
▲우측부터 <신데렐라 걸즈 극장>과 <초속 5cm>에 등장하는 건널목이다.


 이번에 리뷰하는 <건널목 시간>은 2018년 2분기 방영된 옴니버스 구성의 12부작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작품의 제목에서부터 드러냈듯이 이 같은 건널목의 특수성을 백번 이용한 작품이에요. 건널목 차단기에 멈춰있는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일상의 다양한 만남과 애증. 

 <건널목 시간>은 그다지 특별한 건 없는, 정말 사소하고도 일상적인 이야기가 건널목과 만나면서 갖게 되는 색다른 변화로 건널목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에요. 

 다만, <학교괴담>에서 등장하는 건널목 괴담 같은 건 없다는 게 아쉬웠지만요. 







<건널목 시간>,
단순하기에 이해하기 편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단편 애니메이션은 짧은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는 게 특징이에요. 그래서 단편 애니메이션은 캐릭터, 세계관 등에 대한 설명이 제한적이고, 그걸 극복하는 감독의 작품을 다가가는 새로운 시각과 역량이 엄청난 영향을 끼치죠. 그렇기에 장편의 작품보다도 월등히 제한적인 설명과 내용은 단편만의 독특한 매력이 되기도 하지만, 관객에게 작품에 대한 이해와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커다란 장애가 되기도 해요. 

 그래서 단편 애니메이션은 그 해결 방안으로 뉴스 기사처럼 제목에 작품의 소재를 그대로 드러내서 직접 알려줘요. 제목으로 제한적 설명을 보충해주고 관객의 몰입과 이해를 조금이라도 도와주려고 하는 거죠.

 우산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파란 우산>, 그녀의 삶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엿보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피곤에 찌든 주인을 위해 강아지가 남몰래 음식을 만들어주는 <오믈렛>, 집주인이자 관리인인 어린 소녀의 일상 얘기가 담긴 <집주인은 사춘기>가 그 예로 들 수 있어요. 

  
  
▲소재를 직접 드러낸 제목은 설명이 제한적인 작품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도와준다.


 <건널목 시간>도 이와 같은 방식을 따르고 있어요. 건널목에서 짧은 기다림이라는 소재를 그대로 드러낸 제목. 작품의 내용을 접하기 전부터 관객에게 작품이 무슨 이야기인지 알려주면서 내용의 배경이나 배경에 관련된 사전 지식을 끄집어내게 해줘요. 

 거기다가 <건널목 시간>은 <파란 우산> 같은 다른 작품처럼 새로운 시각과 상상력으로 제작된 작품이 아니라, 건널목의 클리셰를 이용했다는 점도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지대한 역할을 하게 돼요. 그리고 그 이해를 돕는데 마침표를 찍은 게 바로, 에피소드의 제목! 


▲<SNS남매> 같이 에피소드의 제목도 이해를 도와준다.


 단순한 클리셰를 이용하였기에 각 에피소드의 제목으로도 인물 관계가 어떠한지, 인물의 직업과 이야기의 특징,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쉽게 알아낼 수가 있었어요. 덕분에 매 화마다 인물이 계속 달라지는 옴니버스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에피소드가 이해하기 굉장히 쉬웠죠. 



▲인물의 특징을 잘 잡아낸 작화도 몰입을 도와주고 있다.




<건널목 시간>의 스토리,
소소한 일상으로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다.


 <건널목 시간>은 일상 코미디 장르예요. 그것도 건널목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엮인 옴니버스 구성. 하지만 여타 일상물 애니메이션이 그러하듯이 정해져있는 스토리는 없어요. 그저 건널목에서 전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지는 별의별 에피소드. 

 그렇기에 한 번 잘못 얘기하면, 그대로 스포일러로 다이빙~! 더욱이 이해를 도왔던 클리셰가 그 허들을 낮추는 요소가 되었어요. 

 하지만, 한순간의 언급으로도 스포가 되어버릴 정도로 소소한 일상 이야기는 다시 말하면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었다는 말이기도 해요. 심지어, 단편 애니메이션. 3분밖에 안 되는 짧은 러닝 타임은 12부작을 모두 즐기는데 1시간도 채 소비하지 않기에 그 장점을 극대화했죠.

 그리고 <건널목 시간>의 스토리 진행방식도 인물의 과장되면서 우스꽝스러운 행동이 아닌, 일본 만담처럼 독백이나 대화, 사소한 표정으로 풀어가면서 일상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되었어요.

 게다가 여느 개그 장르처럼 연출로 사소한 표정을 과장되게 표현해내면서 인물의 감정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어느 부분을 재미있게 느껴야 하는지 짚어주며 개그 요소로 승화시킨, 일명 ‘피식’한 재미를 만든 게 좋았네요. 

 다만, 너무 소소한 진행 방식은 아재 개그처럼 왜 웃어야 하는지 모르거나, 아니면 무덤덤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리고 이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것도 큰 아쉬움을 남겼네요. 그래도 12개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짧고 단순한 내용은 무난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줄 거예요! 


▲사소한 표정을 연출로 분위기와 감정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줬다.



<건널목 시간>의 연출.
몰입감과 특색을 살려내다.




 <건널목 시간>은 건널목에서 벌어지는 인물의 일상을 담아내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고, 특히 인물의 유쾌한 감정 표현은 작품의 소소한 재미를 심어주고 있어요. 그러니 <건널목 시간> 자체의 주된 내용은 인물의 일상이에요. 당연히 구도나 연출도 인물의 행동거지를 초점으로 맞춰져있어요.

 하지만, 이 소소한 일상은 다르게 보면, 굳이 건널목에만 국한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었어요. 그래서 인물의 일상적 행동거지는 건널목이라는 작품 본연의 특색을 퇴색시키며, <건널목 시간>만의 강렬한 인상을 없앨 수가 있었어요. 


▲이처럼 소소한 일상은 건널목의 특색을 퇴색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건널목 시간>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작품의 소재가 된 건널목이라는 배경에 시청자를 끊임없이 묶어놓으려는 두 개의 연출이었어요. 

 첫 번째가 바로, 건널목의 경보음을 끊임없이 들려주었던 거예요. 

 <건널목 시간>은 에피소드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시청자에게 건널목의 경보기와 경보음을 직면시키며 소재의 배경을 각인하게 해줘요. 심지어 건널목의 경보음은 작품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BGM이나 인물의 대화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울리며 건널목의 존재를 지워지지 않게 해주죠.

 덕분에 시청자는 건널목이라는 장소에 끊임없이 묶이게 되며, 작품의 특색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돼요.


▲경보기와 경보음은 시청자를 건널목에 인도시킨다.


 두 번째는 건널목의 주요 목적인 전철을 클라이맥스로 이용한 점이에요. 

 사실상 뻔한 얘기이기도 할 거예요. 전철을 이용한 클라이맥스는 다른 작품에서도 종종 사용되는 장치인데다가, <건널목 시간>에서는 건널목이 주요 소재이기 때문에 건널목을 지나가는 전철의 쓰임은 당연한 거니까요. 

 하지만, <건널목 시간>은 단지 전철을 클라이맥스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끝나지 않았어요. 전철을 클라이맥스로 다양한 상황에 쓰였죠. 그 덕분에 건널목이라는 소재 속에서 전철을 더욱 매력적으로 살렸고, 작품에 신선함까지 느끼게 해줬어요.


▲전철을 이용한 매력적인 연출.



▲전철의 여러 방식은 작품에 신선함을 부여해줬다.


 이처럼 <건널목 시간>은 건널목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넣어주면서 작품 본연의 매력을 늘려주었어요. 그리고 <건널목 시간>은 건널목의 요소를 넣어주는 것 외에도 각 에피소드와 인물의 분위기로 연출을 차별화해주며 작품의 매력을 배로 늘려주기도 했어요.


▲남자의 시선처리는 시청자의 시선을 유도하게 만든다.


 제가 건널목의 요소를 제외했을 때 가장 인상 깊게 봤었던 연출 중 하나예요. 처음 남자의 시선처리로 시청자의 시선을 유도하고, 막바지에는 트럭으로 같은 구도인 장면을 서서히 공개해주면서 시청자가 장면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알아낼 수 있도록 유도해낸 연출이죠.

 한눈에 보이는 커다란 변화가 아닌, 집중해야지 알아낼 수 있는 작은 변화를 시청자가 스스로 찾아내도록 유도하면서 이 에피소드 만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시청자에게 여운을 더욱 매력적으로 남겨주게 돼요.


 ▲트럭을 이용해서 서서히 장면을 보여주며 같은 장면에서 변화를 매력적으로 깨닫게 해줬다.

 이런 연출 덕분에 <건널목 시간>의 모든 에피소드는 개별적인 매력을 잘 담아내면서 각 에피소드에 따른 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가 있었어요.
 


간단한 평가 



제목을 이용해서 소재를 직접 드러내며,
인물이 계속해서 달라지는 옴니버스의 구성임에도
시청자가 작품을 간단히 이해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각 인물의 특징을 잘 그려낸 작화는
종종 아쉬운 작붕이 보이기도 했지만, 
가벼운 작품의 분위기 때문인지
그냥 넘길 만한 무난한 수준이었습니다. 


소소한 일상 얘기에는 우스꽝스럽고 과격한 행동이 없이
일본 만담처럼 대화와 독백으로 풀어나갔으며,
덕분에 시청자가 일상에 공감하고,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건널목의 요소를 작품에 자연스럽게 삽입한 연출이
시청자를 건널목이라는 특수한 장소에 잘 묶어주었으며,
작품만의 재미를 느끼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에피소드와 인물마다 차별화된 연출 방식은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인상을 심어주며,
시청자에게 각 에피소드를 신선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줬네요.



다만,


일상의 소소한 재미는
어디서 웃어야 하는지 잘 짚어내도
취향에 맞지 않으면 무덤덤하게 지나칠 수 있네요.





별점 5개 중에
★★★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그냥 무난 그 자체였던 작품이었네요.

게다가 짧은 러닝 타임 탓에
단점을 콕 집어 말하기도 뭐 했어요.

무덤덤한 개그는 너무 짧은 러닝 타임에
지겹다고 느끼기 어려운데다가
연출의 신선함이 단점을 많이 무마해주는 바람에
"이게 단점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12부작의 다양한 에피소드 중에
개그 요소만 있었던 게 아닌지라 더더욱 그랬었죠.

그렇다고 소재를 잘 살린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 치켜세울 만한 장점이 있었던 게 아니라서
그냥, 진짜, 어떻게 말해도
 무난 그 자체였어요.

단점을 얘기해주기 어렵고,
장점도 그다지 특별한 게 아니라서
무난하기에 쓰기 어려운 리뷰였네요. ㅠㅠ


소소한 재미를 바라시는 분에게
적극 추천드립니다.

그냥 시간 죽이기를 바라시는 분에게도
추천드립니다.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그 사태 이후로 네이버 블로그로 터전을 옮겼던 냥마루예요~


생각해보니까 예전에 노래 소개글 올리긴 했지만,
그것도 가끔씩이라서 이딴 인사 무의미하겠네요.


솔직히 마땅히 할 말은 없고........
그냥 가끔씩 애니 리뷰 쓸 때면 종종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미숙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ㅎㅎ


블로그 링크:
https://blog.naver.com/zkdlsk1/22133271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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