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G에 대한 의문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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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RNG에 대한 의문 몇 가지

고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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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감: 1

2017-10-18 14:05:18

대부분의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RNG가 가장 위협적인 팀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RNG에 대한 몇 가지 의문점을 지난 몇 년 LPL 경기를 거의 챙겨 본 입장에서 글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1. EDG는 어떻게 RNG한테 이긴거야?
롤컵 2주차에 EDG가 나름 강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좀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RNG는 스프링때도 우승권이라고 평가를 받았었고, 서머 중반이후 한번 더 진화한 듯 보였습니다.
팬들뿐 아니라 선수들의 카더라에서도 RNG는 어나더레벨이다라는 말이 많았었고요.
리그 후반을 7전 전승의 패황모드로 마쳤고, 4강, 결승도 낙승을 점치는 분위기였지만
4강에서 WE에 많이 고전했고, 결승에선 EDG에 승승패패패 져벼렸습니다. 다전제에선 확실히 리그때와 다르게 오락가락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결승 내용은 RNG 기준으로
1경기 원딜 이즈리얼 뽑고도 라인전도 이기고 낙승.
2경기는 전라인 다 이기고 원사이드 게임 승리.

3경기는 즐겜 양학삘 픽 뽑아서 완패
4경기는 봇을 박살내고 상대 압살하는 분위기에서, X맨 RNG 탑 렛미가 업어키운 EDG 스카웃이 슈퍼하드캐리.
5경기는 대놓고 봇파괴 조합을 뽑았는데 클리어러브의 세주아니 2렙 봇갱 도박 대성공으로 겜 완전꼬이고 우왕좌왕.

우승팀 EDG가 강했다는 느낌보다는 결승전의 RNG가 너무 이상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역시 EDG! 라기보다는
RNG도 아직 보완할 게 많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2. 롤컵전 ESPN 등 해외 평가로는 WE가 중체팀이던데?
스프링에선 WE가 우승했으니 판정승이었지만,
서머에선 성적뿐 아니라 맞대결에서도 현멤버대결(우지는 서머 중간에 부상복귀) 기준으로
5승 2패로 RNG가 우세했고, 특히 스프링 우승의 WE의 힘이었던 '딜 뽑는 기계' 미스틱이 철저히 억제당했습니다.
4강전에서 WE는 5판까지 가는 선전을 했지만, 미스틱만은 주력픽 다 동원하고도 단 한 판도 본인 장기
딜량에서 우지를 이기지 못했고 팀내 딜 비중도 시예에 밀렸습니다.
그런데도
ESPN 팀 랭킹도 WE 4위, RNG가 5위
RNG가 미드 샤오후 1명만 개인랭킹 탑 5안에 들어있는 반면,
WE는 서폿을 제외한 4명이 들었습니다.

이유를 추측해보면
1. 지난 몇년간의 중뽕 랭킹을 반성
2. LCK에 대한 존경

롤컵만 나오면 리그에서 보였던 모습을 상실한 채 쫄보나 싸움 못하는 싸움꾼 등의 스타일로 졸전을
양산하다 돌아간 그 동안의 중국팀들과 달리
올 시즌 두 차례 해외대회에서 WE는 본연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고, 넘사벽으로 느꼈던 당시 세체팀이던
SKT와 호각으로 싸우기까지 했으니
LPL 서머에서의 모습과 관계없이, 일단 해외팀중 최강의 평가를 내렸던 것 같습니다.

3. RNG는 중국인들로만 이뤄졌지만, 한국식 운영을 잘한다?

이게 젤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제가 RNG에 대해 느끼는 것은
얘들 스타일은 예전 중국스타일의 진화형이지, LCK 따라잡기는 아닌 것 같다는 것입니다.

삼성과의 1차전 같은 경기가 RNG의 전형적인 승리 패턴 중 하난데,
LCK 강팀들이나, EDG와도 다른점은 초반전을 그렇게 이겨놓고도 글골차는 계속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강팀이 유리할때 글골차 그래프는 비탈길 모양이라면 RNG는 큼직한 계단 한두개가 있는 형태입니다.

누워있던 삼성도 '얘네들 스노우볼 잘 못굴리네, 라이즈 트위치 투코어 이상 나왔으니 이제 할만한데' 하며 슬슬
나오는 순간 이미 설계들어갔던 RNG에 한타 강제 당하고, 3코어 우지한테 한방에 겜 터지는 장면은
LPL에서 이미 여러번 보여줬던 본인들의 장기랄 수 있습니다.

야금야금 글골을 벌리는 것 보다는 골드 분배에 더 신경쓰고, 상대를 숨도 못쉬게 압박하는 것 보다는
적당히 풀어주고 본인들 주도적인 타이밍에 큰 이득을 노리는 걸 선호합니다.

김동준 해설이 전패중이던 FW에 대해 '차라리 RNG 식으로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라고 말한 것도
RNG가 뭔가 좀 다르다고 말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RNG는 EDG처럼 LCK식 스노우볼 급하게 굴리다 한방에 고꾸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WE에 비하면
더 냉정하고 주도적인 팀이고요.

4. 밍은 향로폿만 잘한다?

밍이란 선수는 2부에서 최고 서포터로 인정받다가, 마타가 떠난 RNG에 영입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지가 겪었던 수많은 서폿 중에 제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로 마타와는 일단 언어 장벽이 있으니까요.

롤컵 전 LPL에서 향로는 대세까진 아니었고, 밍도 향로폿보다는 알리 브라움 등 근접 서폿이 주챔이란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특히 고인 레오나를 종종 픽해서 기가 막힌 플레이들을 보여줬습니다. 근접폿만 잘했던 건 아니고

짤, 딜폿 다 무리없이 잘했었고 또 사실 우지밍은 어떤 픽을 해도 라인전을 이겨내고, 초중반부터 봇똥을 실어나르는

데 장기가 있는 LPL에서 제일 상대하기 싫은 봇듀오일거라 생각합니다. 한편 우지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서브 원딜들과 팀적으로 탑미드에 힘을 실을 수 있게 '적당히 져주는 봇듀오' 역할도 제법 잘 소화했었습니다.

밍은 챔폭도 넓고, 성격도 차분하고, 오더지분도 높을 만큼 게임 이해도도 있는 선수로 알고 있습니다.

5. RNG는 우지만 어찌하면 되는팀이다?

RNG가 강한 이유는 물론 강력한 봇듀오나 다채로운 스타일이 가능해 읽기 힘든 정글러, 중탑 중에는 힘이 센
발전형 탑솔빨도 있지만, 사실 RNG의 샤오후는 조별리그 제이스로 맹활약한 시예보다 훨씬 더 평가가
높은 미드입니다. 예선전엔 조용한 챔프위주로 얌전히 활약하고 하고 있지만, 어쨌든 전체 최소뎃이기도 하고요.

LPL에선 우지 없는 기간에 기복은 있었지만 팀의 에이스역할을 나름 잘 해왔던 샤오후가,
우지 복귀후 갑자기 인생 최악의 경기들을 펼쳐낸게 불과 2달 전입니다. 그 후 팀 내 어떤 피드백이 이뤄졌는지 갑자기 샤오후가 각성해서 LPL 서머 마지막 라운드에 와서는 중체미라는 소리를 다시 듣기 시작했고, 4강 결승까지도 샤오후의 폼은 유지되었습니다.
팀이 크게 말렸을 때, 우지가 아닌 샤오후만 집중적으로 키워서 대역전한 경기가 있을 만큼 샤오후의 팀내 입지도
높은 편이고 실제로 우지 캐리만큼이나 샤오후 캐리 경기도 많았습니다.
향로메타이니 샤오후가 캐리롤은 맡을 일은 적을 수 있겠지만, RNG와의 경기에서 미드차를 느끼게 하는 건 절대로
쉬운일이 아닐 겁니다.
어쨋든  ESPN 라인별 랭킹에, 우지도 MLXG도 없을만큼 저평가된 팀에서 홀로 페이커-BDD에 이은 3위에 올랐다는
건 그만큼 돋보이는 게임이 많았다는 말이겠죠.

PS
미스틱과 아이보이가 꺼냈던 케이틀린 카드는 실은

RNG와의 4강전에 대비해 WE가 꺼냈던 회심의 카드였습니다.
1차전에서 WE의 케틀-알리 카드는  RNG의 바루스-라칸 조합에 스무스하게 라인전을 밀려버리며
픽의 이유가 희미해졌습니다.
그래서 2차전엔 바루스를 밴하고 다시한번 도전했는데
우지의 깜짝 원딜 루시안-쓰레시 조합에 솔킬을 내주는 등 박살이 나버리면서 폐기했던 카드였죠.

추측컨데 RNG의 삼성을 두번이나 잡는 대활약을 보면서
WE도 버렸던 카드를 다시 써봤던 것 같은데 그게 대박을 치는 걸 보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향로메타에선 봇 라인전에서 서폿의 역할이 줄어든다.
LPL은 진작부터 타지역보다 원딜의 봇라인전에서의 비중이 높았다. 그래서
향로 메타에선 중국봇이 라인전에서 유리하다.

LPL 팀들 중 봇라인전이 제일 약했던 EDG도 2주차에서 강력했던 걸 보면서
LPL팀들 상대팀들은 특히 RNG 상대팀은 상성 밀리는 봇 픽을 하면 크게 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RNG가 예선에서 엄청 잘할거란 건 예상을 했었는데 동시에
8강 상대팀이 강하든약하든 그간의 다전제 모습을 고려하면 엄청 고전할 것 같기도 했습니다.
만약 RNG가 예선때와 똑같은 강함으로 프나틱을 쉽게 잡아낸다면 진짜 SKT, 롱주 등도 제대로 긴장해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