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의장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이 우리의 미래를 바꾼다"

게임뉴스 | 윤홍만 기자 | 댓글: 26개 |



최근 몇 년 사이 자율 주행차, 인공지능이 대두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그간이 되는 코딩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앞으로의 미래 산업은 코딩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 거란 얘기들이 나오고 있으며, 빌 게이츠나 저커버그 등의 유명 인사들 또한 저마다 코딩이 곧 미래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며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산업에 대한 얘기만이 아니다. 변화에 민감한 국내 교육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몇 년 사이 코딩이 됐다. 2015년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국무회의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위한 인재 양성 추진계획'을 발표했으며, 세부 내용으로는 2018년부터 초·중 정규과정에 소프트웨어 과정을 추가하고 대학도 실무 중심의 교육으로 개편한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미래 교육의 핵심으로 모두가 코딩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이게 전부일까? 단순히 미래에는 산업 전반에 IT가 접목될 것이기에 코딩을 공부한다는 건 다소 석연치 않은 이유다. 이게 이유라면 공학도를 늘리면 될 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는 금일(23일), 스마일게이트 캠퍼스에 '000교육: 미래를 살아가는 힘'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래 교육의 핵심으로 코딩이 진짜 필요한 이유는 뭘까? 도대체 코딩이 어떤 힘을 가졌길래 이렇게까지 주목받는 걸지 스크래치의 창시자인 미첼 레스닉 교수, 최재천 국립생태원 초대원장, 이욱정 KBS PD, 그리고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의 강연 및 대담을 통해 알아봤다.



■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의장 "창의성을 키우는 즐거운 교육, 우리의 미래를 바꾼다"



▲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의장

코딩을 공부하고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이 왜 중요한 걸까? 이유는 단순하다. 창의성을 키우는 즐거운 교육이 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 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왜 그럴까? 누구나 이 물음에 답을 알고 있다. 아이를 키우기 힘들어서 그렇다. 사회의 모든 게 교육에 연결되어 있으니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다.

아이가 그런 부모 세대를 보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행복한 일이라고 여길까? 그렇지 않으리라 본다. 이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교육만 바꿔도 이런 문제의 상당수를 해결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교육이 사회 전반에 걸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사회 문제 중 하나인 구직난 역시 해결될 수 있으리라 본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단순히 좋은 대학을 나온 인재가 아니다. 기업은 성숙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이런 인재는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을 통해서 나올 수 있다. 이렇게 구직난이 해결되면 결혼이나 육아 문제 역시 지금보다는 더 나아지리라 본다. 교육이 우리의 미래를 바꾼 셈이다.

그러니 오늘 이 자리에서는 형식적인 얘기가 아닌 실질적으로 우리 사회와 아이가 행복해지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 스크래치 개발자 미첼 레즈닉 MIT 교수 "창의성을 키우는 4P 원칙"



▲ 스크래치 개발자 미첼 레즈닉 MIT 교수

앞으로의 미래는 Ai, 머신러닝이 발전함으로써 인해 기계가 사람들이 하는 일상적인 업무의 대부분을 대체하리라 본다. 그렇기에 창의성이 더욱 중요시될 것으로 생각한다. 단순히 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서도 말이다. 그렇기에 오늘날에는 창의적인 사고를 갖추는 게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을까? 아이들은 보통 대부분 호기심을 갖고 있다. 항상 탐험하고 뭔가를 시험하며, 주변 세상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런 창의성은 나이가 들면 코딩을 하거나 음악 등으로 표출된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이런 걸 보고 아이들은 원래 호기심이 많으니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선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학교는 반대로 아이들의 창의성을 해치기만 한다고 덧붙인다.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단순히 놔두는 게 능사는 아니다. 중요한 건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건 환경이다. 우리가 농부라고 해보자. 적절한 양분과 토양을 마련하고 잘 관리해야 질 좋은 작물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MIT에서는 이를 위해 컴퓨터 클럽 하우스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보스턴에서 처음 시작한 이 클럽 하우스는 현재 전 세계 100여 곳으로 늘어났는데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창의적인 두뇌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근데 이런 환경은 단순히 자리만 제공하고 끝이 아니다. 아이들이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가꿔야 한다. 일례로 요르단에는 클럽 하우스와는 별개로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식 스튜디오(Knowledge Studio)가 있었는데 여긴 별로 인기가 없었다. 왜 그런가 하고 알아보니 여긴 클럽 하우스와는 아예 다른 형태였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반적인 교실의 모습이어서 책상이 전부 앞을 향해서 정보를 받는 형태였다. 소통은 아이들과 선생님에 국한되니 아이들끼리 서로 의견을 나누지도 않고 이러니 창의성이 커질 리가 없던 거였다.

환경을 마련하고 이어서 우리는 4P(Projects, Passion, Play, Peers) 원칙을 세워 아이들이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이 4P 원칙에 대해서 하나씩 설명하겠다.

먼저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뭔가를 하도록 한 거였다. 크게 어렵진 않았다. 클럽 하우스에서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하게 됐는데, 이게 바로 프로젝트였다.

열정은 아이들의 문제 해결 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은 무조건 쉬운 걸 원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아니었다.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극복하길 원했다. 이런 부분에서 스크래치는 큰 도움이 됐다. 머릿속에 있는 걸 표출하고자 하는 도구로서 스크래치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고 문제를 만나면 스스로 고민 끝에 해결하니 창의성이 키워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동료 역시 창의성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가장 창의적인 학습 과정은 책상에서 습득하는 게 아니라 친구나 동료들과 함께 있을 때 일어난다. 클럽 하우스에서는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만큼, 서로 얘기를 나누고 스크래치 창작품을 공유함으로써 창의성을 키울 수 있었다.

놀이의 경우 얼핏 노는 걸로만 여길 수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놀이는 기반 학습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놀듯이 학습하는 방식이다. 자유롭게 이것저것 시도하고 뭔가 안 되더라도 실패로 여기는 게 아닌 이를 응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스스로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당장에 4P 원칙을 모든 교육계에 도입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갖추고 성장하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노력이 필요하다. 학부모, 교육자, 정책 입안자 모두의 노력이 말이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앞으로는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니만큼,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질의응답




Q. 앞서 권혁빈 의장님께서 최근 구인난이라고 하셨는데, 요즘 창의성 넘치는 인재들이 게임 업계로 몰리고 있다. 그런데도 왜 구인난이라고 하시는지 듣고 싶다.

먼저 기업에서 인재를 뽑을 때 보는 것 중 하나가 인격이다. 너무 추상적일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다른 사람과 같이 협업하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본다. 여기에 그 사람의 직급이 더 올라갔을 때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지 없는지 역시 인격으로 본다. 사회성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두 번째로는 실행 능력이다. 요즘 인재들은 상식(지식)은 많은데 뭔가 깊게 해본 경험이 없다. 하지만 게임 회사는 산업의 최전방이기에 이것저것 두루 맛본 사람보다는 깊이 있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 더 필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은 다양하지만 얕은 지식만 갖췄다. 요즘 인재들은 창의력을 그리기 힘든 사회와 교육 환경으로 인해 우리 인재들이 사회성과 실행능력을 그리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열정 역시 마찬가지다.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인데, 여기서 말하는 열정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현실적으로 자신이 뭘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열정을 갖춘 사람들은 단순히 돈 때문에 그 일을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그 일을 하고 싶은 이유와 꿈이 있기에 그 일에 자신을 내던진다. 이처럼 열정을 갖춘 사람들이 정말 뛰어난 인재가 되곤 한다. 목표가 있으니까, 좋아하니까 그 목표를 향해 그냥 나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을 갖춘 인재가 회사에 있으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등 회사로서는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요즘 이런 인재들이 없다. 대학에서 인재라고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학점만 높은 사람이다.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한 말이지만 그런 학점만 높은 인재는 별로 필요가 없다. 그래서 사회성을 갖추고 실행 능력이 있으며, 열정도 있는 인재를 찾다 보니 기업으로서는 구인난에 빠지고 학생들은 구직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자그마치 16년을 공부했는데도 이렇다는 건, 뭔가 교육이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


Q. 게임은 집단지성의 산물이랄 수 있다. 그리고 창의성도 중요하다. 기업에서는 창의성은 뭐라고 보고 있나?

기업에서 보는 창의성은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다만, 문화 산업이기도 하다 보니까 단순히 문제 해결 능력만 갖춰선 안 되는 게 사실이다. 남들과 다른 예술적인 부분 역시 갖춰야 한다. 근데 이런 예술적인 부분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고 본인의 경험을 통해 발현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경험을 했고 그걸 토대로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 역시 창의성이다. 하지만 기업에서 강조하는 창의성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 결국은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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