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앗 뜨거! 앗 차거! "무슨 VR 게임이 이래요?"

리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4개 |

"왜 이걸 만져도 느낌이 없을까?"

아마 VR 게임을 하면서 몰두하다가 이런 느낌을 받았던 적이 한두 번은 있었을 겁니다. 요즘 VR 게임 중에는 하이폴리곤에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꽤나 선명하게 구현한 좀비나 각종 몬스터들이 돌비사운드의 실감나는 소리와 함께 몰려드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종종 그런 게임을 접할 때 시연장에서는 디스플레이를 쓰기 전에는 "그래봐야 뭐"라는 심정이었지만 막상 시연할 때는 시각적, 청각적 효과에 종종 압도되고는 하죠. 그리고는 어느 새 몰두하고는 합니다. 그러다가도 몇 번 맞고 픽픽 쓰러지는 캐릭터를 보면 김이 샐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난 안 맞은 거 같은데 왜 죽어?"라는 억울함은 덤이죠. 맞았다고 이펙트가 뜨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온전히 체감했다고 하기엔 부족하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VR 기기 업계에서도 여러 가지 시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테슬라슈트에서는 촉감을 느낄 수 있는 테슬라슈트 글로브를 공개하기도 했죠. 그리고 국내 스타트업 기업인 테그웨이는 이번 CES 2020에서 온도와 통각을 전달할 수 있는 장비인 '써모 리얼'을 선보였습니다. 게임 내에서 뜨거운 것이나 차가운 것을 만졌을 때, 혹은 무언가에 맞았을 떄 욱씬거리는 느낌을 플렉시블 센서를 통해서 전달하는 장비죠.



▲ HTC 바이브와 문제의 그 기기, 써모 리얼



▲ "정말로 뜨겁고 차가운 게 느껴지나요?" 착용해서 처음 게임에 접속할 때만해도 반신반의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눈싸움 VR 게임으로 차가운 것을 만졌을 때와 뜨거운 것을 만졌을 때, 그리고 눈덩이에 맞았을 때 직접 그 느낌을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앞에서 시연한 태국 기자들이 호들갑스럽게 신음을 내지르면서 자지러지길래 "에이 설마 그렇게까지 확 느낌이 오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착용하고 게임을 시작하면서 눈덩이를 만지자마자 바로 "앗 차거!" 반응이 왔습니다.

착용할 때만 하더라도 그냥 장비가 주렁주렁 달린 벨크로였는데, 바로 눈을 만진 것처럼 차가워져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옆에는 뜨거운 것을 체험하라고 불덩이가 놓여있었는데, 그걸 만지고 나니까 갑자기 뜨거워져서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지를 수밖에 없었죠. 뜨겁고 차가운 게 바로바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걸 만지고 뜨거운 걸 만졌을 때는 온도 변화가 느려지게끔 구현한 것도 나름 인상깊었습니다. 거기다가 상대방이 눈덩이를 던져서 맞을 때마다 욱씬거리는 것처럼 확 달아오르니 "아 진짜 눈싸움하는 느낌 나네"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 나중에는 채 닿기도 전에 "이거 왜 이렇게 차가워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다만 익숙해지고 나니까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일부 통각에는 압각이 어느 정도 동반이 되는데 그것까지는 못 느끼고 열로 대체했다는 느낌이 들었죠. 뿐만 아니라 센서 위치를 종종 놓쳐서 리셋해야 하는 불상사도 있었습니다.

이런 불안정한 요소들이 있긴 하지만, 차갑고 뜨겁다는 느낌을 유저가 확실하게 체감하게 했다는 점에서 써모 리얼은 합격점을 주기엔 충분했습니다. 그냥 VR 게임이었다면 "눈덩이 좀 맞지 뭐"라고 했을 텐데 이번에는 맞아서 화끈거리고 차가워지는 게 싫어서 정말 몰입해서 즐겼으니까요. 지금 당장은 완벽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VR이 좀 더 발전하면 촉각도 좀 더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줄 만한 장비였습니다.



▲ "앗 차거! 앗 뜨거!" 소리를 절로 내뱉다보니 눈길이 끌려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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