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작 팬에게 주는 또다른 선물!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10개 |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즌3를 원작으로 한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Stranger Things 3: The Game)’이 지난 4일, 드라마 방영과 발맞춰 출시됐습니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은 여러모로 원작 드라마의 특징을 따오려고 노력한 게임입니다. 원작이 던전 앤 드래곤, 음모론, MK 울트라, 초능력 소녀 등 80년대 대중문화를 품은 것처럼 게임 역시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도트 그래픽으로 무장해 어딘지 정취가 느껴집니다.

원작 시즌3를 좋아했다면 구미가 당길 게임이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었죠. 드라마나 영화, 만화 등을 원작으로 한 게임이 드문 것도 아니었고 대부분 원작의 인기에 편승하고자 한 게임이어서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도 그렇지는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원작의 얼굴에 먹칠하지는 않을지 어디 한 번 지켜보겠어’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원작초월이라고 할 정도로 잘 만든 게임은 아닙니다. 원작을 알아야 더 재미있는 게임인 건 분명하죠. 하지만 단순히 인기에 편승한 그저 그런 게임도 아니었습니다. 여러모로 원작을 떠올리게 하면서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놓치지 않고자 노력했음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80년대 대중문화를 품은 원작 드라마
게임으로 그때 그 시절의 정취를 다시 한 번 느끼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의 스토리는 원작 드라마의 플롯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총 8개 챕터로 구성됐는데 이 역시 원작 드라마의 회차와 일치합니다. 챕터별로 다루는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죠. 그렇기에 스토리에 대해선 딱히 좋다 나쁘다 평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원작 팬이라면 게임으로 다시 한 번 스토리를 복습한다는 점이 흥미로울 수 있지만, 원작 팬이 아니라면 설정이나 인과관계를 모르기에 어딘지 어설프다고 느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시즌3를 배경으로 했기에 더 그렇죠.

그럼에도 원작 드라마를 16비트 도트 그래픽으로 잘 살렸다는 점은 칭찬해줘야 할 거 같습니다. 드라마가 80년대 대중문화를 품은 것처럼 게임 역시 그런 정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죠. 이는 단순히 그래픽의 얘기만이 아닙니다. 전체적인 게임의 진행 방식이라던가 선택지 등 여러 부분이 과거 80~90년대 게임을 떠올리게 하죠. 레트로 게임을 좋아한다면 정감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레트로한 정취를 느끼게 하는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이지만, 그렇다고 게임이 구식이란 얘기는 아닙니다. 원작 드라마가 80년대 대중문화를 이것저것 품되 유치하지 않게 완성한 것처럼 게임 역시 당시 여러 게임들의 레트로 감성을 품되 지금 즐겨도 유치하지 않도록 완성했습니다. 16비트 RPG, 텍스트 어드벤처 등 얼핏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요소들을 원작 드라마처럼 훌륭히 포용한 모습입니다.




그렇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게임의 진행 방식 역시 80년대 레트로 게임과 유사하죠.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곁가지로 서브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입니다. 이때 플레이어는 두 명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돌아다닐 수 있는데 각 캐릭터를 조작해 각종 퍼즐을 풀거나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구성해 전투를 치를 수도 있습니다. 한 명이 발판에 올라간 사이 다른 캐릭터로 레버를 내려서 문을 연다든가 한 명은 근접으로 다른 한 명은 원거리 캐릭터로 배치한다든가 하는 식이죠.

여기에 캐릭터마다 특수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어느 캐릭터 하나 버려지지 않고 쓰이게 한 점 역시 눈에 띄었습니다.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어느 캐릭터 하나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개발사의 의지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재밌지만 독립된 게임으로 본다면 아쉬움도 많다
사라지지 않는 팬 서비스 게임이라는 느낌

원작 팬을 대상으로 한다면 나쁘지 않은 게임이지만,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에도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팬 서비스 게임이라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부분일 겁니다. 단순히 인기에 편승하고자 한 게임은 아니라지만 여러모로 원작 드라마와 밀접하게 연관됐기에 독립된 하나의 게임으로 보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서브 스토리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 역시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에 있어서 치명적으로 다가옵니다. 드라마엔 없는 게임만의 요소건만 꼭 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지루하고 단조로운 게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서브 스토리도 전부 다 깨주겠어’하고 호기롭게 나섰지만 금세 질렸을 정도입니다. 스토리가 좋은 것도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니 해야 할 목적을 느끼지 못한 거죠.




아쉬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투 역시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두 명의 캐릭터를 선택해 서로를 보완하는 식으로 전투를 치를 수 있다고 했는데 전반적으로 이러한 구도가 변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전투가 단순하고 이게 계속 반복되니 결국은 질리기 마련이죠. 초반에는 금세 쓰러뜨리기에 느낄 수 없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지루함은 점점 치명적인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안 그래도 원작 드라마의 플롯을 따라가는데 게임으로서의 재미 역시 평범한 축에 속하니 팬이라고 해도 마냥 후한 점수를 주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팬이 아니라면 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저 최근 나온 레트로 감성의 게임 딱 그 정도로 밖에 볼 수 없을 겁니다.

이렇다 보니, 게임을 하면 할수록 아쉬움도 점점 커집니다. 게임만의 요소가 너무 단조롭고 부족하기 때문이죠. 냉정히 생각하면 결국 팬 서비스 게임에 불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칠 정도였습니다.





원작 팬이라면 강추
그렇지 않다면 비추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은 여러모로 흥미로웠던 게임이었습니다. 원작 드라마 방영과 동시에 출시함으로써 원작 팬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음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앞으로 넷플릭스의 행보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전체적으로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은 장단점이 명확한 게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작 팬 입장으로 본다면 어느 정도 기대를 충족시킨 게임이었지만, 원작의 팬이란 점을 떼어놓고 순수 게이머 입장에서 본다면 그저 평범한 레트로 감성의 게임일 뿐이었죠.

그런 면에서 이제 넷플릭스가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건 아닌가 싶습니다. 모처럼 게임산업에 뛰어들었는데 앞으로도 단순히 팬 서비스 차원에서 게임을 내놓을지, 아니면 원작의 팬은 물론이고 일반 게이머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내놓을지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후자를 선택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게이머들의 시선은 누구보다 냉정하니까요. 아무리 훌륭한 IP라고 해도 게임이 재미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죠.

여러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원작 팬들을 중심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더 게임’입니다. 섣불리 추천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원작 드라마를 좋아했으면서 게임도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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