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 번 엎어지고 만들어진 '세븐데이즈', 어려움 극복의 메시지를 담다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3개 |


▲버프 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힐링의 메시지를 강조했던 '마이 오아시스'. 버프 스튜디오의 차기작 '세븐데이즈'는 '마이 오아시스'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다루고 있다. 사후세계를 다루는 세븐데이즈에서 플레이어는 이미 가사 상태에 놓여있는 주인공이 되어 다시 살아나기 위해 미션을 진행하게 된다.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2019의 TOP 10에 선정된 '세븐데이즈'는 무려 세 번이나 엎어지는 우여곡절 끝에 완성됐다. 게임의 외적인 것보다는 본질인 '재미'를 고민하고 만들어진 '세븐데이즈' 외에도 각각 다른 색을 가지고 있는 세개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버프 스튜디오. 김도형 대표를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세븐데이즈’가 TOP 20에 선정됐는데, 소감은 어떤지 들어보고 싶다.

‘세븐데이즈’는 정말 고생을 많이 했던 프로젝트다. 시작은 유료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무료게임은 게임의 핵심인 ‘재미’ 외에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인앱 결제나 광고비까지. 게임 외적인 것에 신경을 써야 하다 보니, 게임의 재미만을 생각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유료 패키지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비주얼 노벨 장르를 만들기로 방향성을 잡았다. 관련 개발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소규모 개발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더라. ‘세븐데이즈’는 3인 개발 작품이었으니까. 스토리 기반의 게임 개발은 처음이라, 우여곡절이 많았다. 세 번 정도 갈아엎는 과정을 거쳤는데. 원래 계획은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 정도로 개발 기간을 예상했는데 1년 이상으로 늘어져 버렸다.

그렇게 고생을 많이 했던 프로젝트다 보니 유료 게임 순위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이번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TOP 20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기뻤다.


Q. ‘세븐데이즈’는 이전 ‘마이 오아시스’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와 게임 플레이로 구성되어있는데, 어떤 기획 의도로 개발되었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버프 스튜디오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자’라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기존 히트작에 대한 후속작을 개발하면 물론 리스크는 적겠지만, 그러기보다는 도전적인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너무 높으면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리스크가 있지만,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으로 2개의 프로젝트, 요즘 트랜드에 맞는 게임으로 2개의 프로젝트, 총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븐데이즈’는 그중 리스크가 있을거라 생각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다. 그만큼 독특한 게임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힐링 메시지가 돋보였던 '마이 오아시스'

Q. 전작과 분위기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 구성도 전혀 다른데,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은 없었나.

처음에는 세계관 자체도 전혀 달랐다. 판타지 세계관에 실사풍 게임으로 구상하고 있었으니까. 개발 과정에서 조금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세계관도 판타지에서 사후세계로, 게임 방식도 비주얼 노벨에서 채팅 형식으로 달라졌다. UX도 처음에는 ‘레인즈’와 같이 스와이프해서 선택하는 방식으로 구상했었는데, 스토리 게임과는 맞지 않았고, 결국 선택지를 고르게끔 바뀌게 됐다.


Q. ‘세븐데이즈’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나.

‘세븐데이즈’는 주인공이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는 상태로 게임이 시작된다. 꿈속, 또는 실제일 수 있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스토리가 달라지고,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간다. 게임을 시작하면 미션이 주어지고 그것을 끝내느냐에 부활을 할 수 있느냐가 걸려있다. 미션을 수행하면서 유저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경험하길 바랐다.

총 7일 차로 진행되는 게임인데, 0일 차에서는 심리테스트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유저의 성향을 반영하게 된다. 유저가 주인공에 어느 정도 동화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Q. 모바일 채팅처럼 진행되는 것이 인상적인데, 굳이 이 방식으로 개발한 이유가 있나.

처음에는 비주얼 노벨 형식으로 구상했는데, 모바일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스토리 기반에 아트를 가미한 게임을 구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짧은 호흡으로 긴 텍스트 없이 스토리를 전달할 방법을 찾다 보니 채팅 형태를 채택하게 됐다. 확실히 스토리를 쉽게 전달하면서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더라. 역시,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결정된 부분이었다.




Q. 차기작으로 개발 중인 작품에는 무엇이 있나.

앞서 언급했던 4개의 프로젝트 중 ‘세븐데이즈’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마이 오아시스’, ‘세븐데이즈’와는 또 전혀 다른 게임들로 구성되어있다. 먼저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실시간 패션 대전 게임, ‘갤럭시 아이돌’은 8월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마이 오아시스’의 힐링 테마를 계승하는 작품인 ‘마이 컬러링’도 개발 중에 있다. 복셀 3D 컬러링 게임에 힐링 메시지를 접목한 게임으로, 복셀 디오라마 콘셉트다. 세트장을 이루는 오프젝트를 색칠해서 완성하면 ‘마이 오아시스’와 같이 힐링 메시지를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테마 솔리테어’가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솔리테어는 프리셀 방식이다. 근데 생각보다 프리셀은 규칙이 복잡한 편이고, 이보다 조금 쉬운 룰을 찾다가 트라이 픽스 방식을 채택하게 됐다. 기본적으로 바닥에 깔린 카드를 없애는 방식인데, 정말 쉽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각 콘셉트의 타워을 꾸며나가는 게임이다. 동화 테마 건물을 먼저 만들게 되는데, 라푼젤 층, 백설공주 층,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갈 수 있다.


Q. 버프 스튜디오는 어떤 게임들을 만들고 싶은지, 방향성을 들어보고 싶다.

AAA급 게임부터 인디 게임까지 다양한 규모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인디게임뿐만 아니라, 이후에는 PC, 콘솔에서 규모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 우리나라도 충분히 너티독이나 CDPR같은 회사가 탄생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꼭 ‘위쳐’나 ‘언차티드’같은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

게임의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버프 스튜디오라는 이름에 회사의 철학이 들어가 있다. 버프는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스킬이다. 그런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 ‘마이 오아시스’도 그런 의미에서 만들어진 게임이고. 꼭 힐링이 아니더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툼레이더’를 통해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극복할 힘을 얻었다는 사람들도 있더라. 액션 게임도 충분히 버프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에게 버프를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Q. 현재 버프 스튜디오는 총 몇 명으로 구성되어있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만큼 이전과는 개발 분위기가 조금 다를 것 같은데.

총 15명이다. ‘마이 오아시스’ 팀이 가장 규모가 크고, ‘세븐데이즈’, ‘마이 컬러링’, ‘테마 솔리테어’, ‘갤럭시 아이돌’ 모두 2~3명의 팀으로 구성되어있다.

‘마이 오아시스’는 2017년 6월 28일 출시됐는데, 그땐 정말 힘들 때였다. 7월 급여까지밖에 줄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그래서 ‘마이 오아시스’는 완성되지 못한 채로 출시됐다. 다행히 ‘마이 오아시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면서 회사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다양한 신작을 출시할 수 있게 되어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


Q. 버프 스튜디오가 어떻게 성장하기를 바라는지 물어보고 싶다.

재작년부터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았고, 키워드는 ‘서바이벌’이었다. 올해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극과 극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나라 게임 업계에는 허리층이 없다. 허리층이 두터워야 좋은 게임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 대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맞물려있다. 가장 큰 부분이 이전까지는 규제였고, 지금은 중독 프레임이다. 중국 진출도 불가능하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얽혀있다. 올해는 이미 절반이 지나가 버렸지만, 내년에는 업계의 키워드가 ‘서바이벌’에서 ‘성장’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버프 스튜디오도 그 흐름에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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