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퍼니파우 최재영 CTO, "퀄리티와 게임성... 타협 없는 선택하길"

게임뉴스 | 박범 기자 |


[▲최재영/퍼니파우/CTO]

  • 주제: 일곱개의 대죄 포스트모템
  • 강연자 : 퍼니파우 최재영 / CTO
  • 발표분야 : 포스트모템
  • 강연시간 : 2019.11.14(목) 11:00 ~ 11:40


  • [강연 주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개발진을 대표해 퍼니파우의 최재영 CTO가 게임 개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남기는 자리였습니다. 일곱 개의 대죄 개발에 적용했던 다양한 시스템들과 그에 들어간 개발진의 노력을 소개했고 이를 자체 평가해 잘했던 점과 아쉬웠던 점 역시 공유했습니다. 이를 통해 개발사와 개발자들이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현실적인 타협 등으로 놓쳤던 부분을 상기시키고 경쟁력과 게임성을 두루 갖춘 게임을 개발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도 전달했습니다.

    게임 개발사와 그 안에 소속된 개발자들은 어떤 마음가짐과 목표를 가져야 할까. 이 질문을 열 명에게 한다면 모두가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재미있는 게임성을 갖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현실적인 이유로 개발사나 개발자는 이러한 이상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입장이기도 하다. 목표를 위해 필요한 '좋은 인재'를 등용하는 것도, 또 그를 위한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느껴 높은 경쟁력과 재미있는 게임성 중 하나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퍼니파우의 최재영 CTO도 현실적인 타협을 해야 했던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러한 타협으로는 높은 경쟁력과 좋은 게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을 바꿨다. 다양한 방법을 구상해 현실화하면서 좋은 인재를 영입했고 이를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발판으로 삼았다. 그 결과, 시네마틱 어드벤처 RPG를 표방한 일곱 개의 대죄는 한국과 일본 동시 출시 이후, 양국 앱스토어 동시 매출 1위, 3개월 누적 매출 약 천 억원, 최대 일일 이용자 수 1백 5십여 만명이라는 수치를 기록할 수 있었다.



    ■ 개발 포스트모템 - 경쟁력과 생산성 위한 다양한 개발 시스템 구축

    최재영 CTO는 강연 주제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눴다. 그 첫 번째 주제는 개발 포스트모템이었다. 내부적으로 잘했다 판단한 부분은 경쟁력과 생산력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말했던 최재영 CTO는 가장 먼저 경쟁력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선행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어디까지 만들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치를 설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먼저, 경쟁력은 역치를 넘어서는 그 어느 부분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역치를 넘어선다는 건 '이 정도면 되겠지'와 같은 스스로의 판단이 아닌,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임팩트로 자극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라고 했다. 단순히 타격감이나 화려한 이펙트로는 기존의 것들이 충분히 높은 수준이었기에 일정 수치 이상의 자극을 주기 힘들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경쟁력이라는 건 게임에 영향을 주는 본질에 대한 것이라고도 했다. 적은 개발비용이나 저사양 단말에서도 즐길 수 있는지에 관한 건 서비스 품질과 관련됐을 뿐 게임의 경쟁력과 연관이 있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퍼니파우에서는 일곱 개의 대죄에 대한 경쟁력으로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느꼈던 감성을 유저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쪽으로 결론지었다. 이를 위해서는 캐릭터의 표정이나 움직임, 카메라 구도 등의 디테일과 같은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의 표정은 원작 애니메이션을 적극적으로 참고했다. 확인 결과, 코와 입 주변에 음영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심지어 코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퍼니파우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보텍스 컬러를 적용했다. 특정 마스킹을 통해 음영의 강도 조절이 가능해졌고 처음 시도했던 결과물보다 한층 원작과 비슷한 캐릭터의 표정을 구현할 수 있었다.




    눈썹에 대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실제로 눈썹은 표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매우 큰 축을 담당한다. 개발 과정에서 캐릭터의 눈썹을 노출시켰을 때 감정 변화를 더 두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원작과 마찬가지로 게임 내에서도 눈썹이 머리카락 뒤에 있음에도 그 위로 드러나도록 작업했다. 예외적으로 눈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에는 눈썹 역시 숨겼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Z테스트의 방법을 바꿔서 표현이 가능해지도록 했다.

    애니메이션의 연출적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포스트 이펙트 연출이 필요했고, 색소차 효과를 적용했다. 색소차란 구면 렌즈에서 발생하는 효과의 하나로 색의 각 파장들이 상이해 맺히는 상의 위치가 다른 것을 뜻한다. 일곱 개의 대죄 게임 내에서는 화면 모퉁이 부분에 색소차 효과를 적용해 화면이 어릿어릿하도록 했다. 또한, 과거 회상 씬에는 필름 스크래치 효과를 적용했다. 군중 씬에는 기존 랜더링 방식이 아닌, 인 포스터라는 방식을 채택했다. 실제 3D개체와 이를 인 포스터로 랜더링한 2D 개체가 함께 표현되도록 작업했다.

    퍼니파우는 위에서 소개했던 경쟁력을 높이는 고민 뿐만 아니라 생산력에 대한 고민도 함께 했다. 생산력은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들을 어떻게 하면 빠르고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고, 빠른 개발은 단순한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더 많은 검증과 시도를 통해 높은 수준의 게임의 재미를 만들어내는데 사용했다고 전했다.

    먼저 소개한 부분은 배경 효과에 관한 것이었다. 여기에 퍼니파우는 LUT를 적용해서 실제 밤낮에 대한 표현을 하나의 작업 만으로 가능할 수 있도록 해줬다. 또한, 페이셜 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했다. 이를 개발하기 전에는 볼을 통해 캐릭터의 표정을 바꾸는 형태였는데 유연한 대처에는 미흡했다. 하지만 적용 후에는 유연하고 능동적인 환경에도 대처 가능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여러 개의 페이셜 애니메이션에 적용될 수 있게 됐다.

    룩앳 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기존에는 볼을 통해 캐릭터의 시선을 처리했는데 이처럼 스태틱한 방식으로는 동적인 환경에서 캐릭터의 시선 변화를 표현하기 어려웠다. 또한, 머리만 돌리는 표현 방식에서는 애니메이션과 같은 감성을 전달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퍼니파우는 간단한 ITA와 룩앳 시스템을 적용해서 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가능케 했다.




    또한, BTS라 불리는 비헤이비어 트리 시스템 적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적용 배경으로는 코드의 재사용성이 매우 약화되어 있는 상황이었기에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며 빠른 대응과 피드백이 필요했음을 언급했다.

    BTS는 크게 네 가지 노드의 계층적 연결을 통해 if / else 혹은 switch / case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모델링 방식을 뜻한다. 대표적인 노드로는 셀렉터와 시퀀서, 컨디션, 액션이 있으며 보통 게임 AI에 활용된다. AI의 상태 전환 역시 게임에서의 상태 전환과 동일하다고 판단해 게임 로직에서 이를 활용했다고 전했다. 장점으로는 기존 코드의 수정 없이도 기능 개선이나 기존 형태로의 복귀가 자유롭게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일곱 개의 대죄에서 BTS가 적용된 부분은 튜토리얼이었다. 일반적으로 튜토리얼은 하드 코딩된 케이스가 많은데 퍼니파우는 튜토리얼의 유연하고 빠른 변화를 추구해 BTS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밸런스를 위해서는 머신 러닝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밸런스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형태가 아닌 기존의 것들에 실수가 없는지를 자동으로 잡아내는 걸 뜻했다. 1지역까지 학습된 구간을 통해 2지역에서 4지역까지를 예측한다. 또한, 2지역부터 학습된 구간을 통해서 또 하나의 예측치가 생성된다. 그 결과, 세이프티 존이 형성되며 이를 벗어나는 밸런스 데이터는 잘못되었다고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 개발부와 최적화 - 아쉬웠던 부분 적극적 피드백

    내부적 평가에서 아쉬움을 느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크게 나누어 개발 측면과 최적화였다. 이에 앞서 최재영 CTO는 퍼니파우의 프로그램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모든 개발 조직이 엔진에 직접 접근해서 게임을 개발하는 방식은 초기에 빠르게 개발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후 엔진의 변화나 개발 구조의 규격화에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음을 파악했다.

    이에 퍼니파우는 웨핑 레이어를 둬서 실질적으로 개발자가 엔진에 직접적 접근을 하지 않도록 해 개발의 방법적인 부분들을 통일하고 엔진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기존 개발 방식을 선택했던 이유로는 회사 내부의 사정을 덧붙였다. 당시 퍼니파우는 생존을 위해서 달려왔던 조직이었기에 빠른 결과물이 중간중간 필요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던 이유들로 기존 방식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적화에 대해서는 퍼니파우에서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사안이었지만, 또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최재영 CTO는 최적화를 크게 세 가지 요소로 나눠 설명했다. 첫 번째는 다운로드 용량이었다. 최초 다운로드 용량은 기존 게임들 보다 많지 않다는 내부 판단 하에 1.56GB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판단이라는 걸 출시 이후에 파악했고 다운로드 용량은 적을수록 더 큰 사업적 성과를 낸다고 결론지었다. 실제 게임 출시 이후 지표를 파악한 결과, 다운로드 구간에서 유저 이탈률이 20%에 달했다는 이유였다.

    두 번째는 로딩 속도였다. 여기에는 안드로이드와 iOS가 각기 다른 속도를 보였다. 안드로이드는 파일을 읽고 쓰는 능력이 iOS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유저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는 메모리 사용량을 언급했다. 현재 일곱 개의 대죄는 2기가를 요구하는 게임인데 개발 초기에는 1기가만 사용했다. 내부 판단으로 로딩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출시 직전에 1기가에서 2기가로 메모리 사용량을 변경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유저의 접근 풀을 낮추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에 최재영 CTO는 다운로드 용량과 로딩 속도, 메모리 사용량 모두 '이 정도면 괜찮겠다'는 판단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방향성 포스트모템 - 타협하지 말고 두 마리 토끼 한 번에 잡길

    마지막 강연 주제는 퍼니파우가 추가했던 방향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먼저 잘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명확한 성공 전략을 수립했다는 점을 꼽았다. 역치를 넘어서는 경쟁력 있는 그래픽과 재미있는 게임성 두 가지를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고 실제로 매우 중요한 선택의 문제라고 추후에 판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이 좋은 그래픽과 재미있는 게임성을 두루 갖추면 성공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운을 뗀 최재영 CTO는 실제 개발 과정에 들어서면 많은 이가 이를 동시에 고려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본인 역시 초기에는 두 가지를 모두 선택하지 못했고 타협에 의해 선택지를 스스로 빼앗았다고도 했다. 그래픽 파트에 경쟁력 있는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게임성으로만 승부를 보려 하거나 다른 게임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자신들의 게임에 차용하는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퍼니파우는 점차 타협에 의해 선택지를 좁히지 않고 두 가지를 모두 잡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가장 먼저 행했던 건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지만, 당시엔 현실이 녹록치 않았다. 기존 소울킹이라는 프로젝트로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에 인재 영입을 위한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었던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럼에도 인재 영입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인재 영입을 위해 지분을 주기도 했고 연봉을 맞춰주기 위해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많은 선택을 한 결과, 좋은 인재를 다수 영입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게임 개발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인재 영입은 곧 좋은 결과물로 이어지고 이는 자본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줘 또 다른 인재를 영입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최재영 CTO는 이러한 선택과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성공은 곧 선택의 문제였다는 결론을 냈다고 했다. 앞서 이야기했던 내용들은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실제 이러한 선택을 하고 있는지는 모두 한 번쯤 돌아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또 하나의 긍정적 피드백이 나왔던 부분은 초반 잔존율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게임을 접속하고 7일 차까지 유저들의 약 70%가 일곱 개의 대죄를 여전히 즐겼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7일 차 잔존율은 높으면 50%, 낮으면 10% 정도라고 덧붙인 최재영 CTO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곱 개의 대죄에는 게임의 장점을 초반에 많이 배치하는 전략을 썼다고 말했다.

    소위 '만렙부터 재미있는 게임'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에 일반 유저들은 그 전에 게임을 삭제하고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며, 게임의 첫 인상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곱 개의 대죄의 경우에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시네마틱을 튜토리얼 등 초반 부분에 배치했으며 1.56기가의 다운로드도 튜토리얼 중에 진행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일곱 개의 대죄는 유저들의 초반 이탈율을 크게 줄였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최재영 CTO는 먼저 퀄리티 기준의 지속적인 상승을 꼽았다. 높은 퀄리티를 추구하면서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를 통해 내부적으로 퀄리티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이어졌다. 이는 개발 속도 저하를 초래했다. 업데이트가 반복될수록 외부의 시선도 점차 높아졌다. 실제로 퍼니파우는 포럼 중에 업데이트 내용 중에 새로운 컷 씬이 없어 '배가 불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로 인해 퀄리티 기준을 높일 수밖에 없었기에 개발 속도는 저하되고 개발 비용도 점점 상승했다.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내부적으로 규격화된 퀄리티 기준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전 기준보다 낮게 설정할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최재영 CTO는 많은 개발사와 개발자에 메시지를 전달했다. 게임은 공장에서 기계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인재들이 모여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기를 강조했고 경쟁력 있는 퀄리티와 게임성에 타협 없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다.


    11월 14일부터 11월 15일까지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진행되는 인벤게임컨퍼런스(IGC X G-CON) 취재 기사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IGC X G-CON 2019 뉴스센터: http://bit.ly/33N9v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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