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BDR] 이런 게임도 있었어? 직접 체험한 5가지 인디 보드게임

게임뉴스 | 안슬기 기자 | 댓글: 4개 |
부산 보드게임 디자인 라운드 테이블(이하 부산 BDR)의 행사 첫날에는 부산 지역 보드게임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가족 또는 친구 단위로 방문한 분들이 곳곳에 있는 도우미들의 안내를 받아 하나둘 테이블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보드게임 중 눈에 띈 것은 개인 개발자들이 제작한 보드게임 체험 코너였습니다. 다양한 게임을 즐겨보고 직접 규칙을 고안했기에, 게임을 체험하러 온 분들에게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세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분위기에 휩쓸려 잠깐만 즐기자는 생각으로 체험 코너에 들어갔는데, 어느새 수많은 보드게임을 플레이하고 나왔습니다.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개인 개발자들의 보드게임, 파티 게임부터 일꾼 놓기까지 직접 체험한 5가지를 소개합니다.





1. 화이트잭
특수 카드가 추가된 변형 블랙잭

- 플레이 타임 : 15~20분
- 적정 인원 : 3~5인


'화이트잭'은 포커 카드로 즐기는 게임 중 하나인 '블랙잭'의 변형 게임입니다. 모든 플레이어는 카드 5장을 뽑고, 매 턴 카드를 한 장씩 뒤집고 동시에 공개합니다. 카드를 공개한 후에는 높은 수를 낸 플레이어부터 카드를 쌓고 카드 뭉치에서 1장씩 카드를 뽑아 손패 5장을 유지합니다. 화이트잭에서는 빨강과 파랑 두 가지 카드 색이 존재합니다. 각 카드는 같은 색 카드 위에만 얹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빨간 카드 위에 파란 카드를 얹는 행동은 할 수 없습니다.

카드를 쌓다 보면 누적된 숫자의 합이 21을 넘는 순간이 오는데요. 이때 카드를 얹은 플레이어는 모든 카드를 '벌점'으로 가져갑니다. 그러나 카드에 적힌 숫자 합계가 정확히 21이 되면, 카드를 얹은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벌점 카드를 넘겨줍니다. 덕분에 숫자가 낮은 카드는 우선순위에서 밀리지만, 정확하게 21을 노려 상대를 견제할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는 특수 카드가 존재하는데요. 우선순위가 가장 높고 지금까지 쌓아온 누적 숫자를 0으로 만드는 '커즈드 잭', 상황에 따라 1 또는 11로 사용 가능한 양면 카드, 카드를 냈을 때 합계가 21 이하인 경우 블랙잭과 같은 효과를 보이는 '화이트잭' 카드 등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게임은 카드 뭉치와 손패에서 모든 카드가 소모되는 순간 종료됩니다. 이때 벌점 카드 수가 가장 적은 플레이어가 승리하는데요. 블랙잭을 상징하는 숫자 '21'만 알고 있다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2. 4 Seasons
사계절을 테마로 한 게임

- 플레이 타임 : 15~40분
- 적정 인원 : 2~4인(추천 4인)


사계절을 테마로 한 점수 수집 게임입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선 플레이어가 계절을 상징하는 네 가지 색의 주사위 8개를 굴립니다. 이렇게 나온 주사위 눈은 그 라운드에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을 뜻하는데요. 주사위는 2개 가져가되, 합계 비용이 10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미션 카드가 2장 공개됩니다. 이 카드에 적힌 조건에 따라 모든 플레이어는 게임 종료 후 점수를 얻거나 잃게 됩니다.

가져온 주사위로 얻은 비용은 중앙에 놓인 계절 카드를 구매하거나, 내려놓을 때 쓰입니다. 이때, 카드를 구매하거나 내려놓으려면 먼저 그 계절과 맞는 색의 주사위를 가져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봄이나 여름 카드를 구매하고 싶다면, 해당 계절을 나타내는 빨간색 또는 파란색 주사위가 필요하죠. 하지만 눈이 3으로 고정된 검은색 주사위를 가져온다면 어떤 계절 카드도 사용할 수 있어 전략적인 가치가 높습니다.

카드 한 장을 내려놓았다면, 다음 카드는 숫자가 높고 계절이 같은 카드 또는 다음 계절 카드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어떤 카드를 구매해야 하는지부터 신중히 생각하지 않으면, 이도 저도 못하고 라운드가 흘러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를 대비해 준비된 특수 능력도 있지만, 이 능력은 한 게임에 최대 5번만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횟수에 따라 게임 종료 후 벌점이 주어지니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3인 기준 목표 점수는 40점으로 상당히 오래 걸릴 것 같지만, 플레이어가 사용하지 않은 주사위 눈에 비례해 매 라운드 목표 점수가 빠르게 줄어듭니다. 빠르게 줄어드는 목표 점수를 보면서 왠지 예측할 수 없는 요즘 날씨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위험한 항해
항구와 해역을 오가며 진행하는 일꾼 놓기

- 플레이 타임 : 60분~
- 적정 인원 : 2~4인


다뤄야 할 컴포넌트가 많아 입문하기 무섭지만, 룰을 이해하고 직접 해보면 의외로 쉬운 일꾼 놓기 게임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더치 하버에서 6명의 선원을 거느리고 게임을 시작하는데요. 더치 하버, 세인트폴, 세인트로렌스, 이름 없는 섬 사이에 있는 해역을 항해하며 7라운드 동안 가장 많은 승점을 얻는 것이 목적입니다.

해산물을 잡으려면 항해를 하면서 투망을 던지고, 다음 라운드에 같은 해역에서 '투망 회수' 액션을 해야 합니다. 이때, 매 라운드 변하는 '황금 어장'이나 '불법 어선'의 위치가 큰 변수로 작용합니다.

해역은 세 종류로, 해역 색깔에 따라 소모되는 항해 포인트가 다릅니다. 다른 해역으로 이동할 때는 배의 내구도가 감소하고, 항해 포인트가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수습 일꾼이 도망가기 때문에 항해만으로는 다른 항구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이때는 현재 있는 해역의 색과 같은 타일 색을 지닌 항구로 즉시 이동하는 '긴급회항' 액션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일꾼 놓기 게임은 행동을 먼저 했을 때 이득을 보는데요. 이 게임은 특이하게 늦게 놓은 일꾼이 이득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드게임을 제작한 분의 말에 의하면, 일꾼을 먼저 배치한 유저에게 '더 큰 이득을 주지 않아야 한다'라는 심리적 압박을 이후 플레이어들에게 주기 위한 요소라고 합니다.











4. 네 마음을 보여줘
서로의 진솔한 모습을 엿볼 기회

- 플레이 타임 : 20분~40분
- 적정 인원 : 3~5인


여러분은 친구를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플레이어 간의 소통을 테마로 한 '네 마음을 보여줘'는 제시된 질문에 대한 키워드를 듣고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인지 맞히는 게임입니다. 그림에 대한 키워드를 맞추는 '딕싯'과 진실게임이 혼합된 형태에 가깝죠.

질문의 카테고리는 IF, WHY, WHAT, HOW 4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사위를 던져 나온 색깔의 질문 5장을 공개합니다. 주사위를 굴린 플레이어는 원하는 질문에 대한 키워드를 말하는 동시에 그 질문의 번호와 동일한 별 토큰을 뒤집어 놓습니다.

이후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키워드와 매칭되는 질문 위에 사각 큐브를 올리는데요. 큐브 배치가 끝나면 답변자는 별 토큰을 뒤집으며 질문 번호를 공개합니다. 이때, 정답을 아무도 맞추지 못하거나 모든 플레이어가 맞췄을 경우, 답변자는 점수를 얻지 못하고 보라색 카드에 적힌 벌칙을 수행해야 합니다. 벌칙을 피하고 싶다면 여러 질문에 걸친 애매한 키워드를 던져야 하겠네요.

한 플레이어가 10점을 달성하는 순간, 게임은 종료됩니다. 이 과정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친구의 새로운 면을 보여줄지도 모르겠습니다.








5. 카운트 업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파티 게임

- 플레이 타임 : 10분~20분
- 적정 인원 : 3~6인


'카운트 업'은 가볍게 쉬어가는 느낌으로 즐기기 좋은 보드게임입니다. 게임은 4라운드 동안 진행되며, 합계 점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점수 용지에 매 라운드 1부터 49 사이의 숫자 중 5가지를 작성합니다. 단, 매 라운드 중앙에 숫자 제한 카드가 공개되는데요. 숫자를 작성할 때는 제한 카드에 적힌 숫자를 1의 자리에 넣을 수 없으니 주의해 주세요.

모든 플레이어가 숫자를 작성했다면, 1부터 49까지 순서대로 숫자를 셉니다. 자신이 입력한 숫자가 나온다면 손을 들고, 다른 사람이 입력한 숫자가 나오기 전까지 점수를 올리는데요. 만약 같은 숫자를 2명 이상 작성했다면 해당 숫자에 X 표시를 하고 점수는 오르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내 카운트는 길게 가져가면서, 상대 카운트를 빠르게 끊을 만한 숫자를 입력하는 눈치싸움이 벌어지게 되죠.

이렇게 숫자 50에 도달하거나, 한 플레이어가 점수 20점에 도달하면 그 라운드는 종료됩니다. 라운드 종료 후 점수는 자신이 획득한 카운트 숫자와 라운드마다 X 표시당 획득 점수를 더한 값이 되는데요. 3, 4라운드에서는 X 점수가 2, 3점으로 증가하니 점수가 겹쳐도 손해가 덜합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플레이타임입니다. 선턴을 정할 필요가 없으며, 인원이 늘어나도 결국 카운트로 라운드가 종료되니 플레이타임이 길어질 일이 없거든요. 이 정도면 보드게임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분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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