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못그려요? 합격!" 진짜 소셜 게임, 캐치마인드

기획기사 | 정필권 기자 | 댓글: 36개 |

정말 오랜만에 주변 친구들에게 카카오톡 게임 초대 메시지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아. 게임에서 선물을 줘서도 아니고, 랭킹을 올리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그저, 게임을 같이 해보고 싶어서. 네가 그린 그림으로 웃고 싶어서. 단지 그 이유에서 초대 메시지를 보내게 됐습니다.

사실, 출시 직후에는 그저 그랬습니다. 하지만 점점 마음이 동합니다. 업무 도중 그림을 그리고 동네 여기저기 표식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종이비행기를 고이 접어 하늘로 날리고 사무실 건물 사람들의 그림을 하나하나 확인해 봅니다.

그리고 조용한 사무실에서 홀로 조용히 미소를 짓습니다.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음을 깨닫고 생각합니다. "와. 이거 재미있네?"하고요. 넷마블이 지난 8일 출시한 캐주얼 모바일 게임, '쿵야 캐치마인드' 이야기입니다.


조금 못 그리면 어떻습니까?
일단 재미있으니 충분합니다.

'재미'. 캐치마인드라는 캐주얼한 게임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게임, 일단 재미있습니다. 그저 남들이 그려놓은 그림을 보는 것도.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도. 그리고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그렇습니다. 플레이하는 것이 재미있어야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면, 적어도 캐치마인드는 모든 조건을 만족합니다.

애초에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 아니었으니 그렇습니다. 때로는 얼기설기 그린 그림에서 재미있는 해프닝이 만들어지는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해봅시다. 소위 '레전드'라고 말하는 그림들 모두가 잘 그렸다고는 할 수 없었거든요. 약간의 넌센스. 개드립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그게 핵심이었던 게임이기도 했고요.



▲ 베스트 추천은 잘그림 + 개드립의 향연들

네. 툭 터놓고 말해서 캐치마인드는 가볍습니다. 캐주얼이라는 말마따나, 누구나 접근하기 쉽고 플레이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재미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같은 단어를 다르게 표현합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떠한 부분을 다르게 보고 있는지. 때로는 낙서 같은 그림이 주는 재미는 다른 무엇보다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습니다.

개발사가 게임 내에서 재화 소모를 설정한 기준도 일단 보고 웃으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는 과정은 대부분 재화를 요구하지 않죠. 추천을 많이 받은 작품을 확인하고 풀어내는 것에는 어떠한 재화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마음 편히 출퇴근길에. 심심할 때. 그저 게임을 켜고 확인하면 됩니다.

출시 하루 정도가 지났지만 가장 큰 콘텐츠라 할 수 있는 그림들도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추천 갤러리만 쓱~ 하고 한 번 완주해도 종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금 느낍니다. 세상에 씽크빅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요.

소소한 웃음을 주는 그림부터 "잘 그렸다"를 연발하게 하는 그림까지. 많은 그림이 하루에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진입 장벽이 낮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장르 중에서 이 정도로 허들이 낮았던 게임은 없었을 겁니다. 시간 보내기도 쉽고 룰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 그냥 그리고. 맞추면 끝.


'우리 동네'라는 작은 단위에서
위치기반 + 퍼즐이라는 소통의 방향성

그렇다고 캐치마인드가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게임의 룰과 플레이 측면은 가벼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게임이 가지고 있는 의미 측면에서는 무게감이 있습니다. 특히, '소통'이라는 측면과 '소셜'이라는 측면에서 인상 깊게 바라볼 수 있고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는 PC에서 모바일로 판을 옮기며 발전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항상 우리가 소지하고 다니는 모바일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과거 PC가 온라인으로 모르는 타인과 소통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우리 동네가 중심이 됩니다. 괜히 부수적인 기능을 넣어둔 것도 아니고. 위치기반을 적극 활용하려 합니다.




'모르는 사람'이라는 부분은 과거와 같지만, 이를 플레이어인 내 주위로 한정합니다. 게임 시작부터 내 근처에 있는 모르는 사람이 올려둔 그림들이 하나둘 표시됩니다. 같은 사무실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동네 슈퍼 아줌마일 수도 있죠. 출근길에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을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 그린 그림을 통해서 마주합니다. 이야기를 한마디도 나누지 않아도. 결과물을 공유하면서 서로 알아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남의 그림을 평가할 때, '비추'가 없다는 점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은 추천할 것인지. 아니면 '음 별루~'하며 그저 지나갈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수치상으로 보여주는 것은 오직 '추천' 뿐입니다.

추천하는데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것도 아니니. 웃고. 좋아요를 눌러주면 됩니다. 그리고 누가 어떤 그림에 추천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둠으로써 다른 사람이 내 근처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합니다.



▲ 다른 사람과의 소소한 접점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캐치마인드는 우리 생활에서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을 강조합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도 이 부분이었죠.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누군가 결과물을 나눌 수 있다는 점. 우리가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일하는 과정에서도 나의 주위에는 나와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물론, 제 그림을 칭찬해준 수많은 사람과 나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쯤 되면 말을 몇 마디 섞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프로필 사진도 내 얼굴을 넣어뒀었으니, 어쩌면 지나가다 말이라도 걸어볼지 모르는 일입니다.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작은 시작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 이게 중요합니다.



▲ #월급루팡 #놀다가 #걸림

개인적으로는 '종이비행기'라는 개념이 참 좋았습니다. 어디인가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 그림 퀴즈를 무작위로 전달하는 기능입니다.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이걸 비행기로 고이 접어 하늘로 날려보내면, 우리 동네가 아닌 다른 장소에 떨어지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종이비행기를 받은 사람은 문제를 풀고 이를 다시 하늘로 날려보낼 수 있습니다. 그럼 종이비행기는 다시 또 하늘로. 다른 동네로. 모르는 사람에게로 전달됩니다. 어디서 사는지도 모르는,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에게로. 동네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소소한 창구를 마련해둔 셈입니다.



▲ 하루 제한만 좀 늘려줬으면...


놀이와 소통의 만남
동네, 지역, 인터넷의 새로운 놀이터로

캐치마인드는 '내 근처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행위를 중심에 둡니다. 일종의 횟수 제한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동네 밖의 다른 사람들. 내가 아는 사람들과의 소통은 무제한에 가깝습니다. 무작위 유저들과 만날 수 있는 '모두의 퀴즈방' 등은 그저 편한 마음으로 접속해서 그림을 맞추는 장소로 마련해뒀습니다.

그러니까. 놀이로서 캐치마인드를 바라봤을 때, 놀 수 있는 부분은 프리하게 풀어둔 셈입니다. 네. 그래서 캐치마인드는 오랜 시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내 근처에 있는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다가,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할 공간이 필요하다면 이용하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동네 퀴즈방과 프리미엄 퀴즈방은 방을 만드는데 인게임 / 유료 재화가 들어가지만, 입장을 하는 데에는 아무런 재화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빈손으로 들어가서 재미있게 놀다가 오면 됩니다. 간단하죠. 그림 퀴즈를 제시하고 조금 떠들다 보면 한 판이 끝납니다. 잠깐 동네 놀이터에 가던 것처럼, 부담이 없습니다.



▲ 입장 = 공짜

정리하자면, 쿵야 캐치마인드는 참 잘 만든 모바일 게임입니다. PC에서 즐겼던 그림퀴즈라는 형태는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된 시대에 새로운 소통 방법으로 자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누구나 한 손에 고성능 기기를 들고 다니는 시대고 위치 기반 서비스, 인터넷, 터치펜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기술적으로는 최첨단의 시대에서, 가장 원초적인 방법으로 생각을 나누는 과정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봅니다. 손끝에서 나오는 그림을 우리 동네 사람들과 공유하며, 공감하고 웃음을 나눌 수 있는 행위가 됩니다. 그렇기에 캐치마인드가 줄 수 있는 재미와 소셜의 의미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펜이 있어야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테지만, 뭐 조금 못 그리면 어떻습니까. 그림을 통해서 전해지는 시각과 소통 과정에서 충분한 재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게임, 놀이가 될 자격은 충분히 갖췄다고 봅니다.



▲ 그리고. 놀고. 계기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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