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캣 김동건 프로듀서, "당신의 이야기를 코딩하라"

게임뉴스 | 박광석 기자 | 댓글: 25개 |


▲ 데브캣 스튜디오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

"여러분이 부럽습니다. 저도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요"

NYPC 2019 토크콘서트에서 '대장고양이, 마비노기의 전설을 코딩하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데브캣 김동건 프로듀서는 난데없는 희망 고백으로 자신의 발표를 시작했다. 단순히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이 아닌, '어렸을 적으로 돌아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많이 캐오고 싶다'라는 그 나름의 표현이었다. 그는 청소년 시절에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빠져있는 것, 노는 방법, 고민 등등, 현재의 삶을 이루는 모든 것이 모두 미래의 '게임 재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부재로 쓸쓸했던 집에 친구들을 불러오기 위해 친구와 함께하는 게임에서 아슬아슬하게 져주거나, 친구가 주인공이 되도록 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러한 모든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저가 계속 게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게임 디자이너의 길을 차근차근 걷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대표작인 마비노기에도 이러한 청소년기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소개했다. 켈트의 음유시인 이야기를 뜻하는 게임의 타이틀도 과거에 감명 깊게 즐겼던 게임 '바즈테일'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고, 마비노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캠프파이어에는 그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했었던 '비일상의 추억'이 담겼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어린 시절과, 또 다른 나로 태어나고 싶다는 그의 간절한 희망을 게임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마비노기'라고 할 수 있다.

▲ (영상 2분 45초부터) 김동건 프로듀서가 '마비노기'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담겼다

"에린에 오면 내가 굉장히 활달한 사람이 된 것 같아. 여기 오기 전엔 수줍음도 많이 타고, 자신감도 없고 그랬어. 늘 공부만 해서 친구도 없고, 운동도 노래도 뭐하나 잘하는 것도 없구 말야.

에린에서도 전투같은 것은 못할 줄 알았거든? 그런데 해보니까 재밌었어. 잘하게 되니 자신감도 생기고.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던전에도 가보고, 아레나에서도 이겨보고, 그러다보니 그냥 내가 너무 겁먹고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이제 에린 밖에서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김동건 프로듀서는 이어 게임이 개발자의 지나간 체험을 재현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이야기했다. 게임을 통해 체험을 재현하고, 반복하고,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의 체험을 담아 만든 게임을 유저가 플레이하며 마치 자신의 체험처럼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게임에 상호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호작용과 스토리텔링이고, 여기서 개개인의 삶과 체험이 스토리텔링이라면,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이 상호작용이라고 강조했다. 이때 이 상호작용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코딩'이다.



▲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곧 '나의 이야기를 코딩하는 것'

김동건 프로듀서는 행사에 참여한 젊은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 코딩을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현재의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게임을 만드는 데 중요한 재료가 될 것이며, 이것을 소중히 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게임으로 만들어보라는 것이다. 그는 미래의 뛰어난 게임 개발자가 바로 이 자리에서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모든 발표를 마친 김동건 프로듀서는 끝으로 현재 데브캣에서 개발 중인 '마비노기 모바일'을 소개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이 원작과 가장 다른 점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마비노기를 개발했던 이들과 마비노기를 플레이하며 자란 젊은 개발자들이 함께 모여 이번 작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과연 새로운 마비노기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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