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엑스클라우드 & 지포스 나우, 스태디아가 못 이룬 게임 체인저 꿈 이룰까?

기획기사 | 윤홍만 기자 | 댓글: 11개 |

지난해 GDC에서 구글이 들고 온 스태디아는 전 세계 게임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최초였기 때문은 아니었다. 스태디아가 등장하기 전부터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존재했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나우를 서비스하고 있었고 소니는 PS NOW를 서비스하며, 이 미래 먹거리의 가능성을 한창 점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전 세계 게임 업계의 시선이 스태디아에 쏠린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까지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클라우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미래의 기술이라고 어필하던 것과 달리 구글의 스태디아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기술이라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단숨에 실용화를 눈앞에 둔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당장 모든 게 변하진 않았다. 2019년 11월 19일, 스태디아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제 9개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거의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PC와 콘솔로 게임을 즐긴다. 첫 등장 시 일으킨 파급력을 생각하면 사실상 어떠한 영향력도 주지 못한 수준이다.

물론, 스태디아의 이 같은 부진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네트워크의 성능이 아직은 완벽하게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받쳐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게임의 퍼포먼스가 달라지기에 코어 게이머라면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부진의 원인 두 번째는 스태디아의 태생에 기인한다. 스태디아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인 동시에 독립된 플랫폼(ESD)이다. 기존에 스팀이나 유플레이 등 타 ESD를 사용하던 게이머라면 또 게임을 사야 하기에 베이직 버전이 무료라고 해도 메리트가 적다.

이런 스태디아의 부진을 의식한 걸까.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던 MS의 엑스클라우드(xCloud)와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서비스를 확장, 본격화하며 그 영향력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포문을 연 건 MS였다. MS는 지난 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2020 행사를 통해 엑스클라우드를 소개하는 동시에 그간 시범 서비스하던 엑스클라우드를 9월 15일부터 엑스박스 게임패스 얼티밋(이하 게임패스 얼티밋)에 포함해 서비스하겠다고 선언했다. 엑스클라우드 성격상 콘솔을 구매하지 않은 상당수 게이머가 잠재 고객층인 만큼, 구독형 모델인 게임패스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경우 가격 측면에서도 큰 메리트가 있다. 월 16,700원이면 무제한으로 언제 어디서든 매달 100여 개의 게임을 즐길 수 있기에 스태디아가 가진 가격에 대한 부담도 덜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게임패스가 2017년 정식 서비스 이후 지금까지 약 천만 명이 넘는 게이머를 유치한 만큼, 잠재 고객층이 탄탄하단 점 역시 주목할만하다. 이들이 모두 엑스클라우드를 이용하진 않겠지만, 이들을 포함해 새로 유입될 게이머까지 고려하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라는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기엔 충분한 숫자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향후 Xbox Series X(이하 XSX) 퍼스트 게임 또한 게임패스 얼티밋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전망 역시 밝다. 콘솔이 없는 게이머도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로, 사실상 차세대 콘솔 경쟁을 책임지는 MS의 투 트랙 전략의 한 축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엑스클라우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 역시 국내 서비스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대중화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지포스 나우는 국내에서 LG 유플러스를 통해 독점 서비스됐다. 5G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걸 세일즈 포인트로 삼은 거였지만, 독점 서비스였기에 타 통신사 게이머는 이용할 수 없단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랬던 지포스 나우가 20일부터 타 통신사 게이머에게도 개방된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무료인 베이직 버전과 월 12,900원의 프리미엄 버전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원하는 버전을 고르면 된다. 베이직 버전은 1시간마다 게임을 다시 실행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무료로 즐길 수 있고 프리미엄 버전은 한번 접속 시 최대 6시간 연속 플레이가 가능하다.

엑스클라우드와의 가장 큰 차이로는 지원하는 게임을 들 수 있다. 엑스클라우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패스 얼티밋에 포함된 모든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이는 엑스클라우드만의 장점이지만, 동시에 단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게임패스 얼티밋에 포함되지 않은 게임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개선될 여지가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정작 즐기고 싶은 게임이 없다는 건 치명적이랄 수 있다.




반면 지포스 나우는 게이머의 스팀 계정과 연동되기에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한층 자유롭다. 하고 싶은 게임이 있으면 스팀 계정으로 구매하면 된다. 모든 스팀 게임을 지원하는 건 아니지만, 지원하는 게임은 별도의 다운로드도 할 필요가 없다. 플레이 버튼만 누르면 그 즉시 실행된다. 게임을 따로 사야 한다는 점에서 엑스클라우드보다 다소 비싸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원하는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건 큰 강점이다.

아직은 300여 개 게임이라는, 다소는 적은 게임만 지원하는 듯 보이지만 조금씩 그 수를 늘리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더해 스팀 게임 외의 온라인 게임도 하나둘 추가하고 있다는 점 역시 다른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와 비교해서 강점이랄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포트나이트', '패스 오브 엑자일'에 이어 최근에는 '검은사막'을 추가하는 등의 행보를 통해 향후 더 많은 온라인 게임을 지포스 나우를 통해 즐길 수 있다고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 향후 더 많은 온라인 게임을 지포스 나우로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IT 공룡인 구글의 스태디아가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영향력을 넓히려고 하는 엑스클라우드와 지포스 나우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통신사를 통해 서비스하던 것에서 벗어났기에 더 많은 게이머들을 유치할 수 있게 됐으며,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로서의 결과물도 나쁘지 않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아직은 미래의 기술이라고 취급받던 것과 비교하면 이제는 거의 실사용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될 정도다. 대중화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얼리어답터만이 아닌, 대중도 관심을 가질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숨 고르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출발을 예고한 엑스클라우드와 지포스 나우는 과연 스태디아가 못 이룬 게임 체인저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확답할 순 없다. 그러나 그저 재미있는 시도로 그치리라 생각지도 않는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는 다가올 미래가 아닌, 이미 다가온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건 대중의 평가뿐. 어쩌면 조만간 게임을 클라우드로 하는 게 당연한 시대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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