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FM 2021이 보여준 발전의 정석, "전작 단점 고치고 그래픽 보완했다"

인터뷰 | 박태학 기자 | 댓글: 12개 |
중독성 강한 게임의 대명사인 풋볼 매니저 시리즈(이하 FM 2021)의 신작이 지난 24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마성의 시리즈. 저 역시 축구 좋아하고 축구 게임도 좋아합니다만 '저런 그래픽인데 정말 재밌을까'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뭐, '저 정도면 그래픽 좋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이미 그런 걸 신경 쓸 단계가 지나버린 듯 합니다.

외형보다는 FM 특유의 시스템과 매치엔진으로 강세를 보이는 작품이기는 하나, 이번 FM 2021은 3D 그래픽에서도 '그래도 발전한 게 보인다'라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다르다'는 뜻일까요. 마일즈 제이콥슨 스포츠 인터랙티브 총괄 디렉터의 서면 인터뷰 답장에서 강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마일즈 제이콥슨 스포츠 인터랙티브 총괄 디렉터





이번 FM 2021에서 '이 부분만큼은 꼭 즐겨야 한다'라고 강조할 부분은 어디인가요?

이번 FM 2021은 팬 여러분의 FM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FM은 미리 준비된 각본이 아닌 팬 여러분의 매 순간 결정에 따라 게임이 달라질 수 있죠. 즉, 팬 여러분께서 직접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경기 자체에서 흥미를 느끼시는 분들은 경기 애니메이션과 AI 그리고 개편된 경기 화면 부분에서 많은 개선점을 확인하실 수 있고, 이적 시장 활동을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이적 시장 미팅이나 에이전트 대화 등 새로 생긴 인터렉션 기능에 대해 발전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또, 저희 게임에서 RPG 요소를 좋아하시는 분께서는 대화를 개편한 점에 있어서 색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디테일한 부분들도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점은 이 모든 개선된 점들이 한데 잘 어우러져 FM 2021에 녹아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더해 최적화 작업으로 인해 기존보다 빠르고 원활한 게임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FM 하면 '중독성'을 빼놓을 수 없고, 이 부분은 개발팀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FM 특유의 중독성이 게임의 어느 부분에서 나오는지, 그리고 이번 FM 2021에선 이부분을 어떻게 강화했는지 궁금한데요.

저희 입맛대로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닌, 팬 여러분께서 하고 싶은 대로 최대한 자유롭게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그래서 저희 게임의 모든 기능을 디자인할 때는 ‘불신의 보류(The suspension of disbelief)’ 이론에서 출발해요. 즉, 현실과 가상의 경계 없이 넘나들 수 있는 몰입도 높은 환경을 조성해 마치 실제처럼 느껴져 스토리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죠. 팬 여러분의 모든 세이브는 각각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책이나 영화, 드라마에 빠지게 되는 것처럼요.

요즘 유니버스라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마블, 스타워즈, 왕좌의 게임 등 픽션이지만 현실 속에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풀어내는 점이 FM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FM도 각자가 감독이 되어 자신만의 유니버스를 만들어 낼 수 있게 지원하는 게 게임의 몰입도를 이끌어내는 핵심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FM이 더욱 특별한 점은 유니버스의 소스가 현실 축구 세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죠.



▲ "실제 축구 감독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FM의 가장 큰 매력이죠"


게임 팬뿐만 아니라 현직 축구인들도 다수 FM을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약 2,500여 명의 축구 선수와 스태프들이 매 시리즈의 알파 버전 테스터로서 게임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축구와 관련된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인 만큼 FM을 더욱더 현실적으로 만드는데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분들과는 상업적인 계약을 하지는 않아서 저희가 직접 그들이 누군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공개할 수는 없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그중 다수는 팬심으로 FM에 관한 이야기를 평소에도 자주 언급하곤 했어요. 이러한 부분들이 FM 게임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긍정적인 부분인 것 같습니다.


풋볼 매니저는 한국에서도 꽤 많은 유저가 즐기고 있고, 관련 커뮤니티 규모도 작지 않은 편입니다. 한국 유저들에게 피드백도 많이 받았을텐데, 주로 어떤 피드백이 오는지, 그리고 타 국가 유저들과 구분되는 한국 유저들만의 특징이 있다면?

한국은 저희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지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풋볼 매니저 온라인을 제작했을 때 진출 시장으로 한국을 택했기도 했습니다. 비록 풋볼 매니저 온라인이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진 못했지만요. 저는 몇 년간 6주에 한 번씩은 꾸준히 한국을 방문해 1주일간 머물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에 열정적인 FM 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한국 팬분들이 보내주시는 FM의 강점과 보완점 등 피드백을 많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한국 팬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유의미한 피드백을 잘 전달받고 더 나은 소통을 하고자 새로운 한국 지역 담당자인 Jake를 SI로 영입했습니다. Jake는 한국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한국 팬 여러분이 전해주시는 다양한 피드백을 빠르고 정확하게 SI 내부에 공유하고, 또 저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잘 전달해줄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저희는 이전보다 효율적이고 개선된 방법으로 한국 팬들과 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쁩니다.


15년 넘게 한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축구, 그리고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축구가 단순 스포츠를 넘어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축구는 세계 공통어이고 범지구적인 사랑을 받고 있죠. 하지만 그만큼 축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견해가 존재합니다. FM을 통해 저희는 집에서 간단하게 게임을 통해서 축구 감독이 되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구단을 경영하는 그 꿈을 이뤄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의 일상과는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 특히 막연한 꿈으로만 생각했던 축구 감독이 되는 삶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 이것이 FM이 가진 매력인 것 같습니다.





FM은 매 시리즈마다 뚜렷한 골 루트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18, 19 버전의 경우 투톱 전술이 대세였고, 20 버전은 중거리슛이 잘 들어가고 그에 반해 1:1 상황에서의 득점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웠어요. 이런 획일적인 면은 실제 축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이부분은 어떻게 고쳐나갈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FM 2020에서는 1대1 상황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1대1 상황이 너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 핵심 문제점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이를 해결하고자 매치 엔진에서 마킹, 압박, 풀백 등 수비 AI 시스템에 대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1대1 상황이 벌어지는 빈도를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1대1 상황이 벌어질 때, 공격수가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에 대해 더 많은 옵션을 가질 수 있게 AI 시스템을 개선했습니다. 즉, FM 2021에서는 1대1의 빈도수가 줄고, 더 많은 옵션으로 1대1의 결과가 결정될 것입니다.


FM 시리즈는 분데스리가 선수들의 능력치가 실제 경기력과 비교해 다소 낮게 책정된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의 경우, 최근 리그와 챔스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만큼, 이번 21 버전의 능력치 배분에 많은 유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베타와 비교했을 때 정식 버전에서는 말씀하신 독일 쪽 데이터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선수의 스탯 변화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게 베타의 순기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커뮤니티로부터 보내주시는 베타에 대한 많은 피드백을 취합하고 분석하여 개선점을 정식 버전에 반영할 수 있으니까요.


스포츠 인터랙티브가 수집한 선수 자료를 토대로, 아직은 축구판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래가 유망한 선수로 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직접 말씀드리는 것보다는 팬 여러분께서 FM 2021을 즐기시면서 직접 발굴해 보실 수 있는 경험을 위해 말을 아끼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희 게임이 가진 또 하나의 즐거운 요소이기 때문이죠. 저희가 미리 말해서 그런 요소를 좋아하는 팬분들의 경험을 해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실제 프로팀들이 스카우트나 영입 과정에서 FM을 참고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게임 결과가 실제 축구와 비슷한데요. 이런 선수의 성장 가능성이나 스카우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저희는 현재 전 세계에 한 구단을 관찰하는 리서치 요원들이 천 명 이상 분포되어 있습니다. 요원들은 각자 맡은 구단의 경기를 가능한 한 많이 직접 경기장에 가서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확인합니다. 1군 선수들뿐만 아니라 2군, 유스 경기까지도 확인하죠. 코로나로 인해 제약이 생기기 전까지는 상황에 맞게 리서치를 해나갈 것입니다.

즉, 저희 리서치 요원들은 맡은 구단의 어린 유망주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고, 그들이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하는지를 계속해서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이는 데이터를 게임에 반영하게 되는 것이죠. 현실 세계에서 프로 축구팀이 어떠한 선수를 영입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겨 몇 개월 동안 관찰해 최종 영입에 대해 결정을 하는 것과는 다르게, 저희 리서치 요원들은 한 팀에서 5년 이상 관찰하면서 선수들을 따라다니고 디테일하게 분석하면서 얻는 선수의 평가가 게임에 반영할 때 고려된다는 점이 저희가 가진 큰 강점인 것 같습니다.


매년 시리즈가 제작되는 스포츠, 혹은 스포츠 관련 매니지먼트 게임들은 어떤 새로운 점을 추가하는지가 중요합니다. FM의 경우 최신 3D 그래픽을 선보이는 스포츠 게임과 비교하면 외형이 정적이기에 시리즈 개선 방향성도 조금은 다를 것 같은데요.

저희는 다른 스포츠 게임과 비교했을 때 약간 다른 우선순위로 방향성을 두고 있습니다. 저희는 게임 플레이와 AI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합니다. 그래픽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이지만, FM에서 게임플레이나 AI에서의 완성도에 포커스하기 보다 좋은 그래픽에만 리소스를 투자를 하게 된다면 FM만이 가진 매력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FM 2021에서 저희는 애니메이션 시스템 부분에서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PES나 FIFA와 같은 그래픽을 기대하신 분들께서는 실망하실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금 더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수십만 개의 선수 데이터를 다루고 있고, 그들의 모든 외형을 정확히 구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카메라 시점을 많이 확대해 선수들의 액션에 포커스를 맞추게 되면 저희 게임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전술에 따른 움직임을 확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 게임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조금 멀리 떨어진 카메라 시점에서 최대한 현실적인 축구 경기처럼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픽 개발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FM 2021에서의 애니메이션 변화는 수년간 작업을 통해 이뤄진 결과물인데, 사실 FM 2021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던 스펙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내부적으로 해당 스펙의 퀄리티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고, FM 2021에 포함을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 실제 FM 2021의 인게임 3D 화면은 전작 대비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일부 유저들에게 FM 2020의 3D 경기 인게임 그래픽이 과거 버전의 3D 경기 그래픽보다 못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비주얼을 화려하게 만드는 것이 저희 게임에 있어 최우선 순위는 아니었습니다. 비주얼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저희 게임이 시장에서 가장 화려한 게임은 아니지만, FM 시리즈의 플레이 타임을 통해 저희의 핵심 가치를 이해해주시고 열정적으로 플레이해주시는 많은 팬 여러분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저희 게임을 구매하고 수백 시간 플레이해 주시는 분들에게 FM만이 가진 경험을 계속해서 제공해드리고 싶습니다.


FM 2021은 13년만에 XBOX 콘솔로도 함께 출시됩니다. 패드로 즐기는 FM에 유저들이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나타내고 있는데, PC 버전과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희 팀은 XBOX 컨트롤러를 사용하여 최대한 간결하고 빠르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최적화를 진행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 있게 XBOX 유저분들도 저희 FM 2021을 재미있게 플레이하실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FM 2021 XBOX 에디션은 풋볼 매니저 터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PC 버전과 비교해 이적시장, 전술 등 구단 매니지먼트의 필수 요소에 집중되어 있고, 미디어 대응이나 선수와 이사진 간 상호작용 부분은 간소화하였습니다.


PC와 XBOX 버전 간 크로스 플랫폼도 지원되나요?

PC의 XBOX 스토어에서 FM 2021 XBOX 에디션을 플레이 한다면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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