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20 상반기 게임업계, 'COVID-19'로 얼룩지다

기획기사 | 정재훈 기자 | 댓글: 2개 |
지난 2019년이 게임업계에 있어 '다사다난했던 해'였다면, 올해는 세계 사회 전반에 걸쳐 그 말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연초부터 슬금슬금 모습을 보인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COVID-19로 표기)는 사회 전반과 세계 곳곳이 그러하듯, 게임 산업에도 큰 영향을 남겼다.

넘쳐나는 유동인구로 늘 붐비던 판교 테크노벨리는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오늘날의 게임업계를 대변하듯, 전에 없이 휑하다. 출시가 예정되어 있던 신작들은 줄줄이 출시 연기를 발표하는가 하면,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던 게임 쇼는 모조리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한편, 지난 11일 '유니티'는 올 상반기 게임 이용 형태 조사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1월부터 5월에 이르기까지, PC및 콘솔 게임 이용자는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했으며, 모바일 게임도 DAU(일간 활성 유저)가 17%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려되고,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는 인원들이 게임에 모이면서 게이머 수는 유래없이 폭증했지만, 개발사마저도 COVID-19의 여파로 개발 프로세스에 부하가 걸린 상황. 여러모로 2020년 상반기는 게임업계에 많은 가르침을 준 기간이 아닐까 싶다.

COVID-19의 범세계적 유행 속에서 지난 6개월 간 게임 산업은 어떻게 흘러왔을까? 2020년 상반기의 주요 소식을 월별로 정리해 보았다.


1월


※ 주요 이슈

COVID-19의 시작




1월 말 경,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게임업계 또한 잠정적 셧다운을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COVID-19가 판데믹으로 번질 수 있을거란 예상을 하지 못했기에, 대대적인 움직임이 보이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중국과 가까웠던 대만에서는 매년 초 진행하던 대만 게임쇼를 무기한 연기했고, 이내 취소되었다.


LCK 2020도 무관중 개막 예고




COVID-19의 전파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흐름에 따라 LCK 2020 스프링이 무기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질 예정이라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는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선수와 관람객,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인 예방조치로 이와 같은 조치를 취했으며, 예정되어 있던 개막 미디어데이는 취소되었다.

※ 기타 이슈

- 스팀 어워드 2019 올해의 게임 '세키로' 수상

-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정식 출시

- e스포츠 공정위원회 출범



2월


※ 주요 이슈

국내 개발사 재택근무 돌입




2월 경, COVID-19의 확산이 전국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많은 게임업계 개발사가 재택 근무로 업무 형태를 전환했다. 기업에 따라 기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의 개발사가 이 움직임에 참여했고, 몇몇 개발사의 경우 비교적 최근까지 이와 같은 재택 근무 형태를 유지했다. 혹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개발사도 존재한다.

이 시점에 이르러 해외 개발사들의 프로세스에도 제동이 걸렸는데, 재택 근무가 시작되면서 기존에 예정했던 출시일을 연기하는 일이 잦아졌다.


카카오게임즈, XL게임즈 인수




카카오게임즈가 '아키에이지'의 개발사인 'XL게임즈'를 인수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인수 이전부터 '달빛조각사'의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등 XL게임즈와 협업을 지속해오고 있었으며,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대표는 이 인수합병의 의의를 '글로벌 유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함'이라 밝혔다.

※ 기타 이슈

- 문체부 주도 '게임산업 재도약을 위한 대토론회' 진행

- 넥슨, 게임업계 최초로 임금평균인상률 공개

- XBOX 시리즈X(차세대 콘솔) 상세 스펙 공개



3월


※ 주요 이슈

E3 비롯한 게임행사 취소 및 연기




COVID-19가 나날이 기승을 부리며 예정되어 있던 해외 게임쇼가 어떻게 치러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였다. 이미 이 시점에 대만게임쇼는 취소가 확정된 상황이었으며, 세계 최대 게임쇼인 E3도 3월에 이르러 금년 행사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매년 3월 진행되던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는 스트리밍 사이트인 '트위치'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으나, 오프라인만큼의 흥행은 보이지 못했다.


'콜오브듀티: 워존' 무료 공개




이즈음 공개된 '콜오브듀티: 워존'은 '코로나 특수'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3월 경은 서구권 대부분 국가에서 반강제적 자가격리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시점으로,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출시 후 24시간 만에 600만 유저를 기록한 '콜오브듀티: 워존'은 한 달 후, 5천만 유저가 즐기는 게임이 되었다.

※ 기타 이슈

- '씨맥' 김대호 감독 구약식 처분

- VSPN 코리아, 동대문 e스포츠 경기장 조성 발표

- '인왕2', '모여봐요 동물의 숲', '둠 이터널', '하프라이프: 알릭스' 등 1분기 기대작 대거 출시



4월


※ 주요 이슈

21대 총선, 게임업계의 대변인은?




COVID-19 여파에도 21대 국회의원 총선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되었으며, 이에 누가 게임업계의 대변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몰렸다. 게임업계 출신 국회의원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김병관 전 의원이 낙선해 연임에 실패하면서 게임업계는 최연소 국회의원이자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류호정 의원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21대 국회 문체위는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위원장), 김승원 의원, 박정 의원, 유정주 의원, 이병훈 의원, 이상직 의원, 이상헌 의원, 임오경 의원, 전용기 의원,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 김석기 의원, 배현진 의원, 이용 의원, 지성호 의원, 황보승희 의원,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위원직을 맡는다

이중 지금까지 게임산업에 직접 관심을 보인 문체위원은 이상헌 의원, 전용기 의원, 윤상현 의원이다.


크래프톤 신작 '에어', '엘리온'으로 이름 변경




크래프톤이 준비 중이던 PC MMORPG '에어'가 게임명을 '엘리온'으로 바꾸고, 게임의 근본적 시스템을 뒤엎는 대대적 재개발에 들어섰다고 발표했다. 당초 '에어'는 공중전이 메인 콘텐츠인 MMORPG로 기획되었으나, 몇 번의 테스트를 통해 공중전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결과를 얻었고, 게임을 완전히 갈아엎기로 결정한 것이다. 게이머들은 현 국내 게임업계가 PC MMORPG의 불모지가 되어버린 만큼, PC로 출시하는 그 자체를 응원하는 상황이다. 한편, 퍼블리싱을 담당한 카카오게임즈는 '엘리온'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 밝혔다.


LCK 프랜차이즈화 발표




라이엇 게임즈는 그간 독립적인 행보를 걸어온 LCK를 프랜차이즈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구난방으로 구성되어있던 리그를 완전히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와 같은 발표가 이뤄진 후, 게이머들은 LCK의 프랜차이즈화가 그간 e스포츠 산업에서 꾸준히 불거져 나온 묵은 병폐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LCK의 프랜차이즈화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뜨거운 편. 현재 총 21개 기업이 최종 지원을 한 상태이며, 라이엇 게임즈는 9월 중으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기타 이슈

-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 인수

- '귀살의 검', 애니메이션 표절 이슈

- '바이오하자드 Re:3', '파이널판타지7' 등 리메이크 대작 출시



5월


※ 주요 이슈

언리얼 엔진5 공개


5월 진행된 에픽 게임즈 서머 페스트에서 양대 게임엔진으로 꼽히는 '언리얼 엔진'의 차세대인 '언리얼 엔진5'가 공개되었다. 당시 발표에서는 언리얼 엔진5로 제작된 데모 영상이 공개되었으며, 비주얼 수준은 실사라 보아도 무방한 수준. 게임 산업에서 매번 비주얼 쇼크가 일어날 때마다 '실사같은'이란 수식어를 사용하곤 하지만, 이번 데모는 말 그대로 실사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라이엇 게임즈 LCK 표준계약서 제정




라이엇 게임즈는 전달 발표한 LCK 프랜차이즈화에 이어 LCK 선수들에 대한 표준계약서를 제정, 발표했다. 해당 계약서는 LCK 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외부 법무법인의 검토를 통해 선수의 권익이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으며, 계약서 내용을 변경하거나 항목을 추가할 경우 리그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과정을 신설했다.

또한, 지난 해 겨울을 달궜던 '카나비' 사건과 유사한 사례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성년 선수 보호를 위한 조항도 포함되었다. 앞으로는 선수가 미성년자인 경우, 계약 내용 변경 시 법정대리인의 서면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이 발표가 나가고 5일 후, 이동섭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e스포츠표준계약서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차이나조이' 강행 발표




5월 11일, 차이나조이를 주최하는 하웰 인터내셔널은 차이나조이 2020을 7월 31일에 정상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중국내 전염병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으며, 현장에서도 체온 측정 및 시간대 분산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포부와 별개로 대중의 반응은 영 싸늘한 상황이다. 중국 내에서 전염병이 통제되고 있다는 것 자체부터 신뢰도가 무척 낮으며, 수만 명이 한 자리에 모이는만큼 대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차이나조이 주최측은 아랑곳 않고 6월 중 한 번 더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 기타 이슈

- 레전드 오브 룬테라 출시

- 발로란트 CBT 시작, 라이엇 해킹 방지 툴 '뱅가드'에 대한 비판적 여론 발생

-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섀도우 아레나 정식 출시


6월


※ 주요 이슈

'지스타 2020' 온라인/오프라인 병행 개최 발표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지난 16일, '지스타 2020'을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전환이 가능한 주요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최고 수준의 방역 기준 하에 제한적인 오프라인 운영을 펼치겠다는게 조직위원회의 방침이다. 이에 대한 게이머층의 의견은 다소 부정적이다. 아직 COVID-19가 통제되었다고 할 수 없는 와중 섣부른 결정이라는 의견이다.


스팀 게임 지역제한 이슈

6월 초, 스팀을 통해 유통되는 게임 중 국내 심의를 받지 않은 몇몇 게임들이 지역제한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글이 SNS를 통해 번졌다. 게임위가 스팀 게임의 지역 제한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고 못박으며 사태를 마무리지었지만, 이와 별개로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다 해도 글로벌 스탠다드와 너무 동떨어진 심의 제도, 그리고 관련법의 미비점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은 많은 게이머층을 설득했다.


PS5 외관 및 런칭 타이틀 공개




본래대로라면 E3가 진행되는 달인 만큼, E3를 대체하기 위한 온라인 게임 쇼가 다수 진행된 달이었다. 소니 또한 온라인을 통해 새 소식을 알렸는데,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PS5의 외형과 런칭 타이틀을 다수 공개하며 게이머층의 관심을 모았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논란




2020년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던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가 출시되었고, 공감과 몰입이 어려운 시나리오 흐름에 많은 게이머가 불만을 표했다. 또한, 평론가 평점과 유저 평점의 갭이 두드러지면서 평론가들에 대한 게이머층의 불신어린 시선이 불거졌다.

※ 기타 이슈

- '발로란트' 정식 출시

- 넥슨아레나, 7월 31일부로 운영 종료

- 카카오게임즈,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

-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내 사전예약자 5,400만 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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