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대 게임사' 퍼펙트월드, 직접 가봤습니다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3개 |
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 게임산업을 짚어보면, 필연적으로 '중국 거대 게임사'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2000년대 정도엔 유저가 많은 시장으로 여겨지던 중국은 개발과 서비스 실력도 무서운 속도로 키워나갔습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 방준혁 의장도 매년 중국 게임사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습니다. 초기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방준혁 의장은 중국 게임사가 3~5년 내에 우리나라 게임사의 실력을 따라잡을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최근 NTP에서는 이제 우리나라가 중국 게임사를 따라잡아야 할 때라고 분석했죠.

이제는 골리앗과도 같은 중국 거대 게임사,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퍼펙트월드 베이징 본사에 직접 가봤습니다. 첫인상은 중국 게임사도 우리나라 3N의 건물처럼 크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안내해준 퍼펙트월드 직원이 "이같은 건물이 중국 내에 몇 개 더 있습니다"라는 말에 놀랐죠. 직원에 따르면 베이징 본사에만 3천여 직원이 일한다고 합니다. 모든 회사의 총인원 수는 다시 세봐야 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텐센트나 넷이즈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라는 기자의 물음에 퍼펙트월드게임즈 관계자는 "중국 문화를 게임으로 가장 잘 표현하는 게임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점은 중국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시진핑 주석이 외교 활동에 퍼펙트월드의 게임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이 선물의 의미는 다른 나라에 중국 문화의 이해를 돕고자 주는 선물이라고 하니, 중국 내에서 퍼펙트월드의 위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 중국 베이징에 있는 퍼펙트월드 본사



▲ 위로 보는 건물 모습은 언뜻 넷마블과 비슷했는데... 전국에 지사가 더 있다고 하네요



▲ 로비에 있는 이 거대한 벽화에는



▲ 나스닥 상장, 스팀 차이나 개시 등 10년의 역사가 그려져 있습니다



▲ 우수 직원은 IP를 활용해 개성을 표현했고요



▲ 퍼펙트월드의 대표 IP 중 하나인 '주선'



▲ 김용 작가 '소오강호'를 원작으로 한 세계관



▲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회사 설명을 듣자, 그동안 알고 있던 퍼펙트월드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크고 많은 것을 하고 있었죠. 1996년 교육 사업으로 창업한 회사 'Hongen Education'은 꾸준히 디지털 기술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PC MMORPG가 태동한다는 것을 보고서 2004년 게임회사 퍼펙트월드를 내세우기 시작했죠. 2005년부터 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내 첫 3D MMORPG인 '완미세계'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007년 퍼펙트월드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습니다. 현재는 나스닥 상장을 폐지하고 2015년부터 중국 선전 시장에 상장되어 있습니다. 2008년 영화 산업 진출로 퍼펙트월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가장 최근 소식은 역시 2018년 스팀 차이나를 선보인 것이죠.

즉, 퍼펙트월드는 게임과 영상을 중심으로 하고 만화, 애니메이션, 문학, 미디어, 영화관, 교육까지 영위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입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경우 최근 중국중앙텔리비전 채널 CCTV1의 황금 시간대에 방영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만 있다면 중국 어디에서든 CCTV1을 볼 수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처럼, 회사의 애니메이션 사업이 얼마나 큰지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 어린이들이 CCTV1 애니메이션을 보며 크는 점을 고려하면 IP 사업의 주요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퍼펙트월드가 IP 강화, 확대를 위해 공들이는 노력이었습니다. 퍼펙트월드는 게임을 영화나 문학으로 풀어내거나, 그 반대의 방법으로 인기를 더 모읍니다. 영화관 사업은 중국 내 20개 성, 60개 도시에 200여 개를 갖고 있고요. 2015년부터 시작한 문학 사업은 웹 사이트와 자체 앱을 통해 서비스 중입니다. 하루 유저만 1,400만 명에 달하고 독점작 30만 개라고 합니다. 모든 엔터테인먼트 사업 누적 가입자가 2억 명 이상이니, IP 사업의 시너지는 잘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 퍼펙트월드의 다양한 사업과



▲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 라인업

게임 개발을 위해서도 퍼펙트월드는 최대한 개발자를 지원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베이징 내의 집은 비쌉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숙소를 지원하고 있었는데요. 아예 아파트 단지를 만들어 숙소로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회사 내 문화로는 다양한 강의가 마련된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양한 주제의 컨퍼런스가 사내에서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직원들은 원하기만 하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내 개발팀 이동도 상급자와의 상담을 통해 비교적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개발자의 책상은 우리나라에서 보던 것과 비슷했습니다. 이를테면 다양한 피규어와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개발 화면을 많은 사람이 모여 살펴보는 모습들이죠. 복장도 자유로운 편이어서 후드티를 뒤집어쓴 개발자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교복을 입고 다니는 디자이너도 보였습니다. 금발의 외국인 개발자도요.



▲ 사내 강의는 미리 게시되어 일정을 알립니다



▲ (대충 2차원 게임과 MMO의 비교, 유니티 GPU를 강의한다는 내용)



▲ 중국에서 만난 '완미세계 모바일' 모델 김종국의 등신대, 은근 반가웠습니다



▲ 개발자의 책상을 장식한 아기 사진은



▲ 게임 개발의 원동력이 되곤 합니다

퍼펙트월드를 둘러본 결과, 어느 부분에서도 우리나라에 뒤처졌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중국의 게임사와는 모습과는 예상이 많이 달랐었죠. 그들도 우리와 같은 환경에서 게임을 만들고, 종종 앞서나가고 있다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활발한 사내 강의 같은 경우는 오히려 우리나라 게임사도 이런 준비를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앞으로 퍼펙트월드는 본사가 직접 우리나라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중국 거대 자본이 우리나라를 침투하기 시작했다는 것보다는, 다른 관점에서도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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