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느리지만 한 걸음씩

칼럼 | 양영석 기자 | 댓글: 26개 |



숙제(宿題). 게임은 저마다, 장르와 서비스 기간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이러한 '숙제'를 안고 있다. 영원한 과제라고 할 수 있는 밸런스 조절과 함께, 지속적인 신규 유저의 유입과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과 순환 등등. 온라인으로 서비스되는 게임은 서비스 종료까지 계속해서 풀어야 할 '숙제' 가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런 숙제들을 잘 해결하면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과 팬층을 확보할 수 있지만, 반대로 제대로 해답을 내놓지 못하면 거기서 게임의 수명이 좌우될 수 있다. 게임의 흥망성쇠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아주 복잡하면서도 어려운 문제다.




펄어비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섀도우 아레나는 현재 얼리 액세스를 통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 이전에 마지막으로 게임을 점검하고 예비로 정식 서비스를 준비하는 단계에 가깝다. 최근 섀도우 아레나의 행보를 보면, 펄어비스는 섀도우 아레나가 안고 있는 '마지막 숙제'들을 끝내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검은 사막의 모드에서 시작되어 스탠드 얼론으로 독립하기까지의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본 게임과 분리를 해야 독자적으로 밸런스를 조절할 수 있고, 캐릭터들의 스킬 사양도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게임의 흐름 자체를 '검은 사막'과 완전히 갈라놓을 수 있다. 옳은 결정임에는 틀림없고, '밸런스'라는 최대의 과제를 풀기 위한 환경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얼리 액세스 이후의 행보는 '다양성'과 '게임의 재미'를 보강하는데 주력했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추가되었고, 기존 캐릭터들의 변화도 있었다. 붉은 용과 함께 다양한 버프 및 탑승물들이 추가되면서 게임의 판도를 뒤흔들 '변수'도 만들어졌다. 과거에 비해 더 다양한 전략과 게임 흐름의 양상이 생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한발 더 나아가 '게임 모드'에서 다양성을 주었다.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 모드는 이미 새로운 오브젝트와 캐릭터들의 추가 및 변화로 다양한 양상이 펼쳐지게 만들어졌으므로 충분한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 명이 하나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전멸하지 않는 이상 다음 기회를 어떻게든 볼 수 있는 '트리오 모드'를 선보인다.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게임인 만큼, 초보 유저들이 게임에 정착할 수 있는 장치와 시스템도 다시 정비했다. 고수 플레이어들이 직접 초보 유저들에게 조언을 주었으며, 게임 내에서도 기본적인 콤보를 알려주고 AI전과 자유 결투장 등 연습할 공간이 더 많아졌다. 외부 채널을 통해서 각종 팁과 멘토링까지 이어지고, 매칭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양학'을 줄이고자 힘쓰는 가운데 초보자를 위한 배틀 패스도 생겼다. 유저-게임사가 한마음으로 신규 유저 유치에 나선 건 분명 뜻깊은 일이다.

e스포츠를 지향할 만큼 다양한 대회도 열렸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예선을 진행하면서 최강자를 가리는 '섀도우 아레나 리저널컵'이나 스트리머 참여 대회가 열리면서 볼거리도 제공했다.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향후 개발 계획에 대해 공개하면서 새로운 맵과 신규 캐릭터, 새로운 모드에 대한 내용도 유저들에게 공유됐다.

여러 내용이 공유됐던 개발진 Q&A

섀도우 아레나는 많은 것들이 변화했고, 바뀌었으며 '정식 서비스 게임'에 가까워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만 나열하니 '꽃길'만 걸어온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얼리 액세스인 만큼, 유저들의 기대와 다르게 엇나간 발걸음도 없는 건 아니었다.

얼리 액세스 초기 기존 CBT에서 사용할 수 있던 영웅들이 '로테이션'으로 제공되면서 BM 모델이 도입됐다. 설상가상으로 인 게임 재화 수급량 등의 운영 미스가 'Free to Play' 게임을 'Pay to Win' 게임으로 보여지면서 평가가 매우 좋지 않았다. 해외 서버에서는 싱크에 대한 문제가 많이 제기됐고 여전히 밸런스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다뤄진 편이다.

물론 얼리 액세스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된 문제가 있기는 하다. 그래도 검은 사막 기반 특유의 스킬 이펙트의 직관성과 UI 등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물론 이러한 종합적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얼리 액세스를 선택한 것이고, 게임 업데이트와 운영 방향 등을 살펴보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겠지만 해결되고 개선됐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다. 스팀 유저 평가를 체크해봐도 상당히 변화했다는 점이 느껴진다.



▲ 최근 스팀 평가의 비율을 보면, 긍정적인 평가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확실히 개선되고 있고, 이를 유저들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재의 섀도우 아레나가 마주한 단계는 바로 '정식 서비스'의 직전이다. 꾸준히 캐릭터와 모드 밸런스를 조정하는 가운데 신규 캐릭터들을 추가하고, 배틀 패스 및 초보자 가이드 등 신규 유저를 유치하기 위한 환경을 구성했다. 배틀 패스와 모더레이터 등을 통해 유저와 개발사가 한마음 한뜻으로 새로운 유저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이러한 준비를 마친 이 시점이, 바로 섀도우 아레나가 마지막으로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확실한 프로모션을 통해 신규 유저들을 유치하고, 이들을 얼마나 잘 게임에 정착시키는지가 관건이다. 현재도 매칭 한계상 특정 구간부터 아주 강한 유저들을 만나게 되는 시점이 오지만, 이는 유저풀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구축되어 해결된다. 결국 많은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이들을 게임에 정착시키게 해야 한다.

단순히 '리저널컵'과 같은 실력자를 뽑는 대회 말고도, 누구나 편안하게 참여하면서 소득을 얻어 갈 수 있을만한 이벤트전을 통해 신규 유저들이 재미를 느낄 요소들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초보 참여대회는 늘 위장 참가라는 변수가 있긴 하겠지만,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스트리머와 멘토가 한 팀을 이룬 '헝거게임'처럼 여러 가지 대회를 통해 더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



▲ 멘토-멘티의 대회는 리스크와 부담도 크지만, 반대로 참가자의 만족도와 실력도 크게 상승한다.

얼리 액세스 시작 직전 인터뷰에서 김광삼 PD는 섀도우 아레나는 PvP 게임 장르의 '종합격투기'와 같은 게임으로 다듬고 성장시키겠다고 했다. 얼리 액세스 이후 행보를 볼 때, 그동안은 종합격투기 '도장'을 구축하고 플레이어들이 사용할 콘텐츠에 대해 다듬는 데 집중했다. 이제는 그러한 종합 격투기와 같은 '환경'이 어느 정도 구축된 셈이다.

이제는 도장에 찾아올 문하생들을 돌봐야 할 차례가 아닐까. 새로운 유저들이 참여해 게임에 재미를 느끼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책도 준비한 만큼 본격적인 홍보와 케어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들이 잘 정착하는 시점에서 이르러서야, 섀도우 아레나가 안고 있던 '마지막 숙제'가 완수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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