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린이도 할 수 있다! 참 쉬운 '탱크' 조립

리뷰 | 정재훈 기자 | 댓글: 14개 |

요 몇년, '리얼 시뮬레이션'을 표방하는 게임들이 종종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100%의 '리얼'은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게임을 함에 앞서 피곤함이 몰려올 테니까요.

지금 등장하고 있는 작품들은 어디까지나 게임적 허용 안에서 리얼리즘을 강조하는 게임들입니다. "이정도까지 했어?"라는 감탄을 주면서도 너무 어렵지는 않은 게임. 현대 리얼리즘 시뮬레이션의 덕목입니다.

종류도 매우 많습니다. 슈퍼히어로가 난장질을 치고 간 건물을 청소하는 '비세라 클린업'부터 수술이 소재인 '서전 시뮬레이터', 주택 및 정원 보수가 주제인 '하우스, 가든 플리퍼', 그리고 리얼 도둑질(?)을 표방하는 '시프 시뮬레이터'도 있지요.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연달아 발표되고 있는 '메카닉 시뮬레이터' 시리즈가 있습니다. 2017년에는 '트레인 메카닉 시뮬레이터', 2019년엔 '플레인 메카닉 시뮬레이터'가 출시되었죠. 원전인 '카 메카닉 시뮬레이터의 경우 거의 매년 시리즈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무려 '탱크'입니다. 게이머들이라면 친숙할, 2차 대전 당시 전장을 누비던 그 탱크 맞습니다. 오늘 리뷰할 게임. 수십년 간 땅 속에 묻혀 녹슬어가던 탱크를 꺼내 가동 가능 수준으로 수리해내는 게임. 바로 '탱크 메카닉 시뮬레이터'입니다.

'탱크 메카닉 시뮬레이터'는 지난 2월 21일, 스팀을 통해 출시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다양한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서비스한 플레이웨이가 유통을 맡았죠. 게이머는 탱크 전문 공업사의 사장으로서, 의뢰와 발굴을 통해 다양한 탱크를 직접 수리해야 합니다.

리뷰에 앞서 말씀드리자면, 이런 시뮬레이션 게임의 리뷰는 생각보다 쓸 내용이 많지 않으면서 동시에 게임을 잘 알려드리기도 어렵습니다. '리얼하다', '현실같다', '이런 것도 한다'만 반복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오늘의 리뷰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철에서 하나의 탱크가 완성되는 과정을 통해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Part 1. 발굴



▲ 게임을 시작하면 '워크샵'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수리와 정비가 모두 이뤄집니다.




▲ 컴퓨터에선 이메일로 온 수리 의뢰를 확인할 수 있죠. 오늘은 A to Z를 해야 하니 직접 탱크 발굴을 해 봅시다.




▲ 제보 메일을 받고 온 발굴터




▲ 원형 영역 안 어딘가에 탱크가 숨어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포탑이 드러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오늘은 아닌가 봅니다. 금속 탐지기를 꺼냅시다.




▲ 엌 ㅋㅋ 살짝 드러난 해치 발견




▲ 삽으로 적당히 주변을 파내 모습을 확인한 후




▲ 굴삭기를 불러 탱크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 이대로 가면 워크샵이 난장판이 될테니 고압 분무기로 적당히 흙을 털어줍니다.




▲ 발굴 완료!


Part 2. 정비, 수리




▲ 막 꺼낸 탱크가 워크샵에 도착했습니다. 일반적인 수리나 정비 의뢰는 이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 혹시나 해서 확인해보니 역시 개판입니다. 오늘의 탱크는 독일제 중형 전차인 3호 전차입니다. 게임 내에선 독일, 소련, 미국의 전차를 볼 수 있는데, 독일제 전차의 특징은 복잡하고 부품 수도 많다는 겁니다. 그나마 3호 전차는 간단한 편입니다. 그래도 부품 수가 100여개는 훌쩍 넘어갈 겁니다.




▲ 원활한 수리를 위해 엔진과 선체, 포탑을 분리해줍니다. 수리 순서도 엔진, 선체, 포탑 순입니다.




▲ 엔진은 녹 제거와 샌딩(고압 모래 분사)의 간단한 순서로 수리할 수 있습니다. 그라인더의 연삭 모드로 녹을 제거해줍니다.




▲ 이어 모래 분사기로 샌딩까지 쭉쭉




▲ E키를 눌러 진단 모드를 켜면 녹 제거나 샌딩이 덜 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엔진 수리는 무척 쉽습니다.




▲ 엔진 상태는 100%군요. 이제 메인 디쉬인 선체 정비를 시작합니다.




▲ 일단 녹 제거부터 시작해서




▲ 진단 모드로 확인해가며 샌딩까지 해줍니다.




▲ 탱크 내부도 확인해줘야 합니다. 연료 계통과 기어박스도 정비해줘야 하니 일단 엔진 커버를 치워줍니다.




▲ 예상대로 개판입니다.




▲ 엔진 계통도 진단 모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엔진과 기어 계통 중 많은 부분은 샌딩까지만 마치면 수리가 끝납니다.




▲ 잘 보기 힘든 부분은 투시 모드를 켜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만능은 아닙니다.




▲ 그럴 땐 탱크 내부로 들어가면 됩니다.




▲ 운전석에 앉아서야 녹슨 기어 레버 발견




▲ 샌딩까지 끝난 부품은 66% 수리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예 존재하지 않는 부품도 있습니다. 또한, 완전히 부식되어 수리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죠. 이 부분은 위탁 수리를 맡기거나 파괴 후 새로 사줘야 합니다.




▲ 누락된 부품을 새로 사준 후




▲ 샌딩이 끝난 선체에 프라이머를 도포해줍니다. 요철부위를 메우고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어 페인트가 잘 발리도록 해주는 도료입니다.




▲ 붉은색 프라이머가 다 발리면 이제 페인트를 발라줄 차례입니다. 프라이머와 페인트는 같은 페인트건을 사용해 뿌릴 수 있습니다.




▲ 일단 발굴 시점으로 붙어 있던 부품의 수리는 끝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부분만 그렇죠.




▲ 붙어 있던 사이드암과 휠 등을 떼다 보면, 미처 덜 발린 부분들이 나옵니다. 꼼꼼히 다 처리해줍니다.




▲ 이 휠의 경우 8개의 나사 중 셋이 빠져 있습니다. 진행도와 상관은 없지만, 완벽을 위해 해체하겠습니다.


Part 3. 조립, 완전 복원

이제 발굴 당시 상황에서 붙어 있던 부분은 포탑을 제외하고 모두 수리가 끝난 상태입니다. 포탑 복원에 앞서, 선체를 완벽하게 만들고 가는게 좋습니다.



▲ 조립 모드를 켜면 조립할 부분이 이렇게 반투명하게 보입니다.




▲ 엔진 룸 본다고 해체했던 엔진 커버도 다시 덮어주고




▲ 탱크 안으로 들어가야만 보이는 냉각수 호스와 레버도 조립해줍니다.




▲ 발굴 당시엔 이미 떨어져나가고 없던 사이드 스커트와 스프로킷 휠 커버까지 씌워주면




▲ 짜잔~ 선체 복원은 끝났습니다. 참 쉽죠? 이제 하나 남았습니다.




▲ 얘요.




▲ 프로세스는 똑같습니다. 녹 제거 - 샌딩 - 프라이머 - 페인트. 하지만 포탑은 자잘한 부품이 많으니 꼼꼼히 확인해줍니다.




▲ 다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꼭 이렇게 말썽인 부분이 있죠.




▲ 마지막 부품까지 수리 끝..! 하지만 여기서 끝난게 아닙니다.


Part 4. 수리 끝난거 아니에요?

넵. 수리는 끝났습니다만, 우리의 일은 끝난게 아닙니다. 이렇게 발굴을 통해 얻은 탱크는 두 가지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냥 팔아버리던가, 혹은 개인 박물관에 전시할 수 있죠. 그 전에, 탱크를 좀 더 이쁘게 꾸며봅시다.



▲ 페인트룸에서는 탱크의 위장 무늬를 정할 수 있습니다. 색상은 원하는대로~




▲ 도색 완료! 하지만 아직도 이 전차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 밥을 못 먹었으니까요. 연료, 엔진오일, 냉각수를 낭낭하게 채워줍니다.




▲ 수리만 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재미가 없죠. 완성된 김에 직접 몰아봅니다.




▲ (뿌듯)




▲ 배기구쪽 시동핀을 돌려 시동을 걸어줍니다. 전차마다 엔진음이 다릅니다.




▲ 운전석에 앉으면 이렇게 보입니다. 전차운전병들은 대단한 분들입니다. 저는 이렇게는 못하겠어서 그냥 카메라를 바꿔버렸습니다.




▲ 포탑 기관총도 우클릭으로 쏠 수 있습니다.




▲ 대망의 주포 사격. 철갑탄과 고폭탄 모두 쏴볼 수 있습니다.




▲ 오우야...




▲ 잘 굴러가는군요. 팔기는 아까우니 박물관으로 보내봅시다. 어차피 나중에 박물관에서 팔아버릴수도 있으니까요.




▲ 현재 제 업그레이드 상황은 이렇습니다. 박물관에 총 8대의 탱크를 보관할 수 있죠.




▲ 개인 박물관. 뒤쪽에 소련의 주력 전차였던 T-34/76이 보입니다.




▲ 이렇게 말이죠.




▲ 전차 부품을 사서 아예 새 전차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돈이야 좀 들겠지만 뭐 어떻습니까.


'탱크 메카닉 시뮬레이터'는 이런 게임입니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 보다, 이렇게 게임의 한 사이클을 보여드리는게 여러분께 더 좋은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어 직접 플레이하며 기록을 담아 보았습니다.

'재미'에 초점을 두고 말씀드리면, '취향 타는 재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게임에는 적이 없고, 부술 것도 없으며, 액션도 없습니다. 오로지 프라모델 조립하듯 탱크를 조립하고, 도색하는 재미만 있을 뿐이죠. 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 완성된 탱크를 볼 때의 만족감은 생각 이상으로 높은 편입니다. 다만, 이런 부분에 전혀 흥미가 없는 분들이라면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죠.

'탱크 메카닉 시뮬레이터'는 2차 세계대전시 전차 매니아를 위한 좋은 게임입니다. '월드오브탱크'를 즐겨 하시는 분들이라면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지요. 어째서 스프로킷 사격을 당하면 전차가 발이 묶이는지, 셔먼은 왜 뻑하면 전면 화재가 나는지,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알아갈 수 있습니다.

가격도 적당한 편입니다. 원가격 20,500원. 현재는 10% 세일을 진행중이지요. 다만, 아직 그리 많지 않은 전차의 수는 약간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셔먼과 T-34, 티거와 판터는 모두 있습니다. 앞으로 업데이트도 꾸준히 예정되어 있으니, 기대를 걸어볼만 하죠.

본인이 전차를 매우 좋아한다면, 취향을 막론하고 해볼 만한 작품입니다. 저 또한 시뮬레이션에 큰 감흥이 없는 게이머입니다만, 이것만큼은 꾸준히 플레이하게 되더군요. 뭔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취향을 공략당한 그런 기분입니다.

그리고, 두 시간이면 처음 하는 이들도 충분히 게임을 익히고 한 번은 전차를 수리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시도해보셔도 좋습니다. 나와 잘 맞는 게임일지, 그리고 쭉 할수 있는 게임일지 판단하기에 두 시간은 퍽 충분한 시간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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