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 규제 해소 논의 필요하다"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5개 |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블록체인 게임 자체 연구 용역에서 "규제 샌드박스 또는 규제특구 한 분야로서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는 제언을 받았다.

1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2019년 연구 용역을 통해 블록체인 관련 보고서를 받았다. 해당 보고서에는 2019년 당시 블록체인 활용 사례와 게임에 적용될 때 고려할 점이 담겨있다.

과거 블록체인 게임 제재 사례로는 플레로게임즈가 개발한 '유나의 옷장 for kakao'가 있다. 유나의 옷장은 게임 내 디자이너 시스템을 통해 유저가 직접 디자인한 아이템을 가상화폐 '픽시코인'으로 팔 수 있고, 외부 거래 사이트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했다. 게임위는 유저 활동으로 제작된 아이템을 가상화폐로 매매하고, 가상화폐를 현금화하는 게 게임산업법상 위반되기 때문에 유나의 옷장을 금지했다. 결국 유나의 옷장은 서비스 8개월 만에 종료됐다.

연구진은 현역 블록체인 게임 개발자 인터뷰를 통해 게임업계와 기관 간 인식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기관은 블록체인 게임 내 암호화폐 환금성과 사행성을 우려한다. 게임업계는 규제로 산업 자체가 금지될 거라 걱정했다. 게임업계는 기관이 서둘러 규제 가이드라인을 내놓길 바랐다.

다만, '블록체인' 규제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블록체인 게임' 규제를 정립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참가자는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 블록체인 생태계상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가치 상승을 견인한다는 견해도 존재하지만, 정부는 블록체인은 허용하되 암호화폐는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며 포괄적인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블록체인 게임 내 암호화폐 환금성이다. 보고서에서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블록체인에 암호화폐가 없으면 블록체인이라 할 수 있느냐"라거나 "우리나라에선 환금성이나 사행성에 대한 민감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나뉘었다.

연구진은 대법원 판례를 들며 "개인 간 자율적인 거래를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게임 내 행위의 필수적인 요소라기보다는 게임의 부가적 행위로서 예외적 허용에 관한 검토 사항에 가깝다"고 봤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블록체인 게임의 암호화폐를 바라볼 경우, 암호화폐의 환전성은 '암호자산으로 인한 환금성 또는 사행행위의 조장' 제한이라는 관점에서 보수적으로 판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사행성 규제 측면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라 "블록체인 게임이 가져올 수 있는 이용자 권리 향상 및 게임 생태계 변화 측면이 반드시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확률형 아이템, 게임 내 사기, 비정상적 행위 방지, 이용자 권리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연구진은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사와 이용자 신뢰에 기반을 둔 상호협력 생태계라는 게임 문화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암호화폐 거래소가 없는 블록체인 게임 모델

기관과 게임산업 안을 반영한 모델로 '암호화폐 거래소가 없는 블록체인 게임'이 제시됐다. 이 모델은 일반 게임처럼 아이템 거래를 하되, 현금화 과정에서 개발사 역할은 제한한다. 게임 자체에 대한 암호화폐 환금성과 사행성 논란을 막을 수 있다. 연구진은 "게임 내 암호화폐 거래소가 없으면,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이유로 다른 게임과 차별적으로 등급 분류할 필요성은 사라지게 된다"며 일반 게임과 동일한 기준으로 심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부 거래에 관해 연구진은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암호화폐 거래와 거래소 등에 대한 법제가 정비된다면 그에 맞추어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 가능성과 범위를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게임위에 △블록체인에 관한 정책검토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게임 규제 원칙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과 거버넌스가 필요 △규제가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거나 모호한 경우에 올해 초에 마련된 규제샌드박스와 같은 제도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 게임을 규제 뿐 아닌 산업적 차원에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 연구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 관련 실태조사로 블록체인 기술의 정의 및 개념 정립, 국내·외 사례를 조사하는 목적으로 수행됐다"며 "우리 위원회는 해당 연구 결과를 참고자료로 활용하여 블록체인과 관련한 정책수립을 위해 관계 기관과의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위의 후속 블록체인 게임 연구는 불분명하다. 게임위 관계자는 "현재 위원회는 블록체인과 관련한 후속연구에 대해서는 계획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으나, 필요한 경우 지속적인 조사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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