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부담없이 빠져드는 로그라이크, '크로노 아크'

리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10개 |

인디 개발팀 팀 알피네(Al fine)가 지난 12월 20일 스팀을 통해 얼리액세스 출시한 로그라이크 RPG, 크로노 아크(ChronoArk)가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현재 크로노 아크는 스팀 상점 페이지 기준 255여 개의 평가가 달린 가운데 '매우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식 출시가 기다려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로그라이크 RPG라는 장르명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듯, 크로노 아크는 플레이할 때마다 달라지는 맵의 구조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난이도, 그리고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문맥을 잘 따라가는 게임입니다. 주인공 루시가 죽음을 반복하며 방주와 시계탑에 관련한 비밀을 풀어간다는 스토리는 이러한 게임의 특징에도 잘 녹아들어있는 편이죠.

텀블벅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약 1년 만에 얼리액세스 단계로 출시된 게임은 최대 3개 지역과 12명의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게임의 볼륨이 아주 작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에서 파생되는 플레이 방식은 무궁무진합니다. 레벨업마다 주어지는 스킬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부터 어떤 캐릭터들로 파티를 꾸릴 것인지, 심지어 몇 명으로 파티를 구성할 것인지도 고려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 처음 제공되는 캐릭터는 5명, 나머지는 특정 조건을 만족해 해금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크로노 아크의 게임플레이는 자신이 선택한 파티원들과 함께 뒤틀린 세계를 차근차근 탐험해 나가는 것입니다. 게임 시작을 누르자마자 짧은 스토리 화면과 함께 주인공인 루시의 모습이 보이게 되며, 이후 곧바로 뒤틀린 세계를 탐험해 나가게 되죠.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달라지는 필드는 육각형 모양의 타일로 구성된 미니맵으로 우측 상단에 표시됩니다. 미니맵을 통해서는 자신의 경로에 위치한 타일에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는지 미리 알아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보물 상자가 표시된 곳에서는 아이템을 찾을 수 있거나, 검 모양이 표시된 곳에서는 몬스터와 마주할 수 있는 식으로 상당히 직관적입니다.

크로노 아크의 모험은 여느 로그라이크 RPG와 같이 이러한 필드를 진행하며 살아남고, 여러 번 죽을 고비(또는 죽음) 끝에 마지막에 이르게 됩니다. 전체적인 시스템은 직관적이고, 초반에 조작법에 대한 튜토리얼이 제공되어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역시나 로그라이크 답게 도전적인 부분 또한 존재하죠.



▲ 직관적인 미니맵은 앞에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는지 잘 알려줍니다

첫 번째 난관은 1-2 맵에서 만날 수 있는 보스 '마녀'에서 시작합니다. 매 턴마다 동료들에게 해제가 불가능한 저주를 걸고, 또 다양한 졸개들을 소환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 처음 마녀에게 죽었을 때부터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꼭 죽어야 하는 구간이었나 보다 하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크로노 아크의 전투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주인공 루시와 파티를 구성한 캐릭터들의 스킬로 구성된 '덱'을 활용해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주인공인 루시는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각종 드로우 스킬을 통해 팀원들의 스킬을 뽑는 역할로서 표현되며, 루시의 최대 마나에 따라 한 턴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규칙을 바탕으로, 다양한 세부적인 요소가 추가되어 전략적엔 게임플레이를 만들어 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턴에도 적의 반격이 이어지는 카운트라든지, 같은 캐릭터의 스킬을 연속을 사용하면 필요 코스트가 늘어나는 등의 시스템으로, 때문에 매 턴마다 사용할 스킬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다양한 스킬 조합, 동료 캐릭터 조합 등 생각할 거리는 꽤나 많은 편

뒤틀린 세계,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방주, 그 방주에 잠들어 있는 시계탑에 대한 이야기를 게임을 진행하면서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주인공의 반복되는 죽음 또한 스토리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부담 없이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했죠.

그러나,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게임을 반복하는 것은 로그라이크 장르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익숙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자칫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크로노 아크에서는 이러한 이를 완화할 수 있도록 유저를 배려한 부분도 잊지 않았는데, 다음 회차까지 계속 남아있는 화폐의 존재와 저장 시스템을 들 수 있습니다.

죽었다가 다시 시작해도 남아있는 화폐는 그 존재만으로도 순간의 실수나 불행에 따른 죽음에 대한 상실감을 상당 부분 낮춰주는 역할을 해 줍니다. 또, 보스전에서 승리한 이후 방문할 수 있는 캠프에서는 일회성으로 게임을 저장하고 종료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게임을 종료한 뒤 원하는 시간에 다음 지역부터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 어딘지 마음이 한 결 편안해지는 느낌(?)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로노 아크'는 얼리액세스 출시임을 감안하더라도 핵심 게임플레이에 대한 재미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게임을 접한 뒤 핵심 시스템을 이해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고, 반복적인 죽음과 재시작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인 모습도 유저가 게임을 꾸준히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통 난이도보다 수월한 '캐주얼' 난이도의 추가는 크로노 아크의 전투 시스템이나 로그라이크 장르 전반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도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물론, 캐주얼 난이도로 게임을 진행하면 캐릭터 해금과 같은 특정 콘텐츠는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보통 난이도에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말이죠. 반대로 보통 난이도에 익숙해진 유저들을 위해 더욱 어려운 숙련 난이도 또한 준비되어 있어 반복 플레이는 확실히 보장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취향만 맞는다면, 2만 원이 되지 않는 가격으로 꽤 오래 즐길 수 있는 '크로노 아크'는 머지않은 시일 내에 1.1 정식 업데이트를 준비해 버그 수정 및 밸런스 패치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참에 로그라이크 장르에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즐겨보기 희망하는 게이머라면, '크로노 아크'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 번 두 번 죽음을 반복해서 겪다 보면 어느새 다시 한번 마녀에게 도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 죽으면 돌아오는 루시의 방, 정말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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