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타잔-소드-래더-변영섭 코치', 김대호 감독 폭언, 폭행에 대해 증언해

인터뷰 | 김병호, 석준규, 장다솔, 권기혁 기자 | 댓글: 1328개 |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의 폭언 및 폭행에 대해 그리핀 선수 세 명 및 코치가 증언했다.

20일,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그리핀 사건과 관련하여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라이엇은 김대호 감독이 일부 선수에게 폭력과 폭언을 행사했다고 밝히며 11월 21일부로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발표 후 김대호 감독은 개인 방송을 통해 선수들을 향한 폭력과 폭언 행사 여부에 "나는 라이엇에게 이런 징계를 받을만큼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지 않았다. 폭력적인 코칭은 위험하고, 내가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리핀의 선수, ‘소드’ 최성원, ‘타잔’ 이승용, ‘래더’ 신형섭, 변영섭 코치는 20일 저녁 인벤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대호 감독의 폭언 및 폭행이 있었다고 전하며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말했다.

아래는 그리핀 선수 및 코치진과 김대호 감독의 폭언 및 폭행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이다.





Q. 그리핀 선수단 내에서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의 폭언 및 폭행이 있었나? 있었다면 어떤 식으로 있었는지 이야기해달라.

변영섭: 작년 서머 스플릿 2라운드부터 로스터에 합류했고, 폭력과 폭언은 내가 들어온 처음부터 있었다. 김대호 감독이 피드백 과정에서 수첩을 던지며 피드백 하는 걸 많이 봤다. 특정 선수에게는 과격한 행동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한 선수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XX 뒈진 플레이”라고 이야기 등을 했다. 이 밖에도 선수가 앉은 의자를 세게 친다던가, 목 주변을 잡고 흔들기도 했다.

소드: 김대호 감독이 나에게 “팔 하나 밖에 없는 사람에게 박수를 치게 할 수는 없다. 다른 선수들은 팔이 두 개이지만, 너는 (팔) 하나가 없는 사람이다. 장애인을 다른 애들과 똑같이 대우할 수는 없다”고 한 적이 있다.

2월 9일에는 피드백 과정에서 목덜미를 잡고 의자와 같이 엄청 흔들었다. 김대호 감독은 나를 따로 방으로 불러 “나는 너에게 하나도 미안하지 않다. 이건 네가 다 만든 일이다. 네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냐?” 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에게 역겹다, 감당할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너 하나 때문에 게임을 지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복수하겠다.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했다. 나에게 따로 전화 통화를 통해 욕설을 한 부분도 있는데 이것은 녹음되어 있다.

타잔: 나는 직접 폭력, 폭언을 당하지는 않았고 다른 선수들에게 폭력, 폭언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 지난 서머 결승전을 준비하는 피드백 과정에서 김대호 감독이 한 선수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씨X X같이 못하네”라고 말했는데 그게 머리속에 강렬하게 남았다.

나는 김대호 감독에게 “욕을 안하면 안될까요?”라고 따로 말을 했다. 김대호 감독은 피드백을 중단한 상태에서 나에게 “선수 피드백 과정에서 끼어들면 안된다. 그 때에는 꼭 그 욕을 했어야만 한다. 그 욕을 안하면 그 선수에게 피드백하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래더: 2년 전 쯤, 한 팀과의 스크림에서 서포터 김진 선수가 플레이 중 인게임 감정 표현을 하다가 상대에게 죽었다. 김대호 감독은 피드백 과정에서 그 플레이에 대해 “내가 팀원이었으면 XX 뒈진 새끼라고 했을거다” 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충격적이었는데, 이후부터는 하나의 밈처럼 사용됐다.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특정 선수에게 “뒈졌냐? 뒈졌냐?” 라고 피드백을 했다. 뒈졌냐라는 이야기만 듣더라도 무엇이 뒈졌는지 알지 않나? 이런 표현이 일상화되어 있었고, 선수들은 적응해갔다.

한 선수에게 피드백하는 하는 과정에서는 피멍이 들 정도로 꼬집었다고 하더라. 그 선수가 실제로 멍이 들어서는 나에게 와서 당시 울었다며 이야기를 전했다.


Q. 이런 김대호 감독의 피드백을 받으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

변영섭: 처음 봤을 때는 많이 충격적이었다. 그리핀에서 처음으로 코치 생활을 시작했기에 다른 팀들은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 하는지 몰랐다. 선수들도 불만을 표현하지 않았기에, 내가 감독님에게 이런 피드백을 멈춰달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냥 넘어갔던 것 같다.

소드: 처음에는 내가 잘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못한 것도 있기 때문에 압박을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대가 잘해서 내가 죽었을 경우에는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내가 실수를 해서 죽었을 경우에는 어떤 피드백을 받을까? 눈치를 보게 되더라.

피드백이 강압적이라는 말을 하기 쉽지 않았다. 부모님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프로게이머를 하지 말라고 할 것 같았다. 김대호 감독에게 직접 이런 피드백을 멈춰달라고 말하자니, 김대호 감독을 말로 그만두게 할 자신이 없었다.

타잔: 나는 직접 이런 피드백을 받진 않았지만, 내가 이런 피드백을 받는 입장이라면 많이 힘들 것 같다. 정신적으로 흔들려서 게임에 집중을 못했을 것이다.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조금 더 빨리 그러지 말라고 말했어야 했다.

처음에는 이런 피드백 때문에 성적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못된 생각이었다. 김대호 감독이 선을 넘은게 있다고 생각한다.

래더: 내 입장에서도 김대호 감독은 처음으로 함께 생활한 감독이여서, 이런 피드백들에 대해 ‘원래 이런건가’라고 생각하며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




Q. 김대호 감독은 그리핀 선수들이 김대호 감독의 피드백 스타일에 대해 암묵적인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 말에 다들 동의하는가?

타잔: 그냥 넘어갔기 때문에 다들 동의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다들 침묵했기에 김대호 감독이 암묵적인 동의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욕을 들어서 기분 좋은 사람은 없지 않나? 김대호 감독이 옆에서 다른 선수에게 욕하는 걸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소드: 내가 김대호 감독의 피드백 스타일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다른 선수들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만 잘하면 된다고 계속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김대호 감독의 피드백 스타일에 대해 동의했다고 말하는건 너무한 표현인 것 같다. 감독님이기에 맞춰드려야 했다.

변영섭: 김대호 감독은 가해자 입장이지 않나? 가해자 입장에서 암묵적인 동의를 받았다고 하는건 말이 되지 않는다. 학원 폭력 가해자가 약한 친구를 괴롭히며, 아무 저항이 없어서 암묵적인 동의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가해자 입장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래더: 나 역시 김대호 감독이 나에게 선수 커리어의 첫 감독님이었다. 그래서 피드백이란게 원래 이런가 싶었다. 김대호 감독의 피드백이 과하다 싶을 때도 있었지만, 모든 것이 우리를 잘되게 하기 위한 연출이라고 말한 것을 믿었다. 그래서 김대호 감독의 피드백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자고 생각하며 견뎠다. 그게 암묵적인 동의라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다.


Q.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하지 않은 그리핀 선수들도 있다. 이 선수들은 왜 함께 나오지 않았나?

소드: 폭력은 당사자가 느끼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 개입되길 바라지 않는 선수들의 부모님도 있을 것이다.

래더: 사실 이 사건에 대해 직접 말을 하는건 우리도 다칠 수 있는 일이다. 이를 알면서도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은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는게 무섭다.

김대호 감독은 우리가 나서는 것에 대해 선수단의 편을 가른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워낙 많이 다쳤고, 마음 고생도 많이 했다. 이 일에 대해 누가 더 다치는 걸 막고 싶었을 뿐이다. 2년 간 내가 김대호 감독에게 겪은 것을 그대로 진술할 뿐이고, 잘못된 걸 바로잡고 싶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선수들도 있다. 우리처럼 이렇게 나서서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Q. 인터뷰를 보는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래더: 소드 선수에 대해 와전된 내용들이 많다. 억측이나 비방은 멈춰줬으면 좋겠다. 언젠가 나도 개인방송이나 인터뷰를 통해 해명하고 싶다. 그리고 선수들이 서로 반대편에 서있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실력적인 부분에서 비판 받는건 프로이기에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관계없는 인신 모독이나 비방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를 많이 받는다. 악플을 달더라도, 그 말의 무게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타잔:이 자리에 오는 것이 두렵기도 했고, 내가 다치진 않을까 이기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니 다칠게 없다. 나는 있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 내 발로 이 자리에 왔다.

소드: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욕을 하고,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내 탓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를 끝까지 믿어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롤드컵에서 나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못했다. 그리고 이를 반성하고 있다. 나를 믿어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변영섭: 나도 타잔과 같이 왜곡된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진실만 밝히기 위해 나왔다. 김대호 감독은 방송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않았나? 우리는 롤드컵을 준비하는 동안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들의 이야기도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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