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엑자일콘에 등장한 카드 게임? 직원과 팬 모두가 즐긴 POE 오프라인 배틀

게임뉴스 | 배은상 기자 | 댓글: 19개 |




이번 엑자일콘 2019에서는 무엇이 가장 인기 있었을까.

패스 오브 엑자일(이하 POE) 2 시연장? POE 모바일 플레이 장소? 아니면 굿즈 판매 부스? 아쉽지만 모두 정답이 아니다. 시연장은 제한된 시간 동안 지정된 기기로 정해진 시나리오만을 플레이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참석자들이 반복해서 계속 체험할 필요가 없었고, 굿즈 부스는 첫날을 제외하고 한산한 편이었다. 대신 엑자일콘 참석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POE 카드 게임'이 대세였다.

카드 게임이라고 하니 'POE 모바일에 이어 이젠 카드 배틀도 나오는 건가?'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번 엑자일콘이 열리는 이틀 동안만 Actoea Centre 행사장에서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카드 게임이다.

독특한 것은 참석자들끼리 카드 배틀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입장할 때 자신이 받은 카드로 행사장 내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사냥하고 아이템을 파밍해 더 강력한 보스 몬스터(키타바, 엘더, 쉐이퍼 등)를 잡는 형식이라는 점이다.



▲ 엑자일콘 대세는 POE 카드 게임!



▲ 키타바와 같은 강력한 몬스터도 있다


몬스터라니? 행사장에 있는 POE 몬스터를 잡는 카드 게임이라는 얘기가 무슨 소린지 이해가 잘 가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 그랬다. 그런데, 놀랍게도 Actoea Centre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이해가 됐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개발사 GGG(Grinding Gear Games) 직원들이 곳곳에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객 지원, 3D 아트, 기획, 홍보 등의 직원뿐만 아니라 개발자와 크리스 윌슨 대표까지 한마디로 모든 직원이 몬스터 이름과 공격력/방어력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행사를 진행하며 참석자들의 카드 대전에 응해줬다. 직원들은 네크로멘서, 로아 청소부, 고통받은 영혼 등 전부 게임상에 존재하는 몬스터였고, 크리스 대표는 엔드 게임 난이도의 보스 중 하나인 '쉐이퍼'였다.



▲ 행사장 곳곳에서 몬스터 티셔츠를 입은 직원과 카드 게임을 할 수 있다



▲ 엄청난 공격력과 방어력을 가진 쉐이퍼, 크리스 대표


쉐이퍼를 잡으려면 좋은 무기와 방어구, 장신구를 획득해야 한다. 더 강한 몬스터가 당연히 더 좋은 아이템 카드를 준다. 처음에 주어진 장비로 약한 몬스터부터 시작하면 된다. 나도 일단 약한 몬스터부터 공략해 나갔다.

퀘스트도 있었다. 카드팩 뒤에 적힌 특정 몬스터 처치, 아이템 제작 등의 퀘스트를 완료하면 좋은 장비를 보상으로 주기도 한다. 퀘스트 몬스터는 위치도 제각각이고 젠 포인트도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열심히 행사장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찾는 수밖에 없었다. 잡고 나면 나름대로 성취감도 있고 보상도 좋았다.



▲ 엑자일콘 입장 시 주어진 기본 장비들



▲ 먼저 이렇게 약한 몬스터를 처치해야 한다



▲ 퀘스트 완료로 획득하는 카드 보상도 쏠쏠하다


참석자들끼리 서로 원하는 카드를 교환하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POE는 골드와 같은 화폐가 아닌 물물교환 형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는데 게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흥미로웠다. 행사장 내부에서는 '카오스 오브 카드 1개로 장신구 베이스 아이템 카드 구해요!'와 같은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 서로 카드를 교환하는 모습, 실제 POE 거래 시스템과 매우 닮았다



▲ 괜찮은 반지 찾아요, 이 카드랑 바꾸실래요?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만들 수 있는 제작대(크래프팅 벤치)는 카드 게임을 즐기는 팬들로 가장 많이 붐볐다. 아이템 및 퀠리티 상승, 새로운 아이템 제작 등의 중요한 작업을 여기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줄이 너무 길어서 업그레이드 재화(오브류)와 장비를 최대한 모아 한번에 제작대에서 해결해야 했다.



▲ 가장 붐비는 장소 중 하나였던 제작대(크래프팅 벤치)


처음엔 장식물인 줄만 알았던 아틀라스 지도 장치도 카드 게임 콘텐츠의 일부였다. 지도 장치에 있는 직원에게 지도 카드를 보여주면 특별한 몬스터 배틀이 시작되고, 희귀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POE를 플레이해 봤다면 액트 완료 후 맵핑을 하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도로 얻을 수 있는 보상에는 고유(유니크) 아이템도 있다. '스타포지, 페룰의 모피, 타뷸라 라사' 등 유명한 고유 아이템도 카드로 존재했다. '헤드헌터'는 직원들도 아직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 쉐이퍼이자 대표인 크리스가 갖고 있다는 루머도 있었다. 지도 장치에서 16티어 맵 카드를 사용해 가디언이라 불리는 강력한 몬스터를 처치하면 쉐이퍼에게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 장식인 줄로만 알았던 지도 장치에서는 맵핑을 할 수 있었다



▲ 지도 장치에서 아이템 파밍 중인 팬들의 모습



▲ 냥갑이라 불리는 페룰의 모피 등 여러 고유 아이템이 있다



▲ 아쉽게도 헤드헌터의 존재는 직원들도 잘 모른다고 한다


엑자일콘 첫날부터 팬들은 말도 안 되는 공격력과 방어력을 가진 쉐이퍼를 잡아보겠다고 열심히 직원들을 처치해 나갔다. 일부는 '딱 기다려 쉐이퍼!'라고 크리스를 도발하기도 했고 그는 '도망 안 갈 테니 언제든 잡으러 와라!'고 맞받아쳤다. 크리스 대표가 세션에서 발표를 마치고 내려오면 참석자들이 우르르 몰려가기도 했다. 쉐이퍼 주변에는 항상 인산인해였고, 긴 줄이 생겼다.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행사 진행을 돕다가도 카드를 들이밀면 불편한 내색하나 하지 않고 몬스터 역할을 수행해 기꺼이 우리에게 죽어줬다. 몬스터 코스프레에 목소리까지 흉내 내는 콘셉트가 확실한 직원도 있어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 쉐이퍼(크리스 대표)가 떴다고? 잡으러 가야지!



▲ 카드 게임과 사인까지 1+1 행사 중



▲ 쉐이퍼 한번 잡아보겠다고 줄까지 설 정도다



▲ 몬스터 코스프레에 성대모사까지 그야말로 완벽


엑자일콘이 막을 내린 지금, 공격력이 0에 체력이 3밖에 되지 않는 약한 몬스터라 모든 참석자들이 쉽게 죽일(?) 수 있었던 직원에게 행사 진행에 몬스터 역할까지 하느라 힘들진 않냐고 물어봤다. 그의 대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너무 재밌어요, 벌써 300번도 넘게 죽은 것 같은데 사실 재밌어서 피곤한 줄도 모르겠어요.'

진정으로 즐기는 모습에 피로감도 느껴지지 않는다던 그 직원의 열정이 엑자일콘에 참석한 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나를 포함한 우리는 그렇게 카드 게임에 열중할 수밖에 없었나 보다.


11월 16일부터 11월 17일까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위치한 AOTEA CENTRE에서 엑자일콘2019가 진행됩니다. 관련 정보는 아래 링크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엑자일콘 2019 뉴스센터: http://bit.ly/2qajE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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