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넷플릭스 드라큘라, 어땠어요?

리뷰 | 김수진,강승진 기자 | 댓글: 50개 |

'드라큘라 백작' 정말 익숙한 이름이죠. 아니 익숙하다 못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름입니다. 브램 스토커의 원작을 시작으로 정말 수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온 어마어마한 이름이기도 합니다. 영화, 드라마, 소설, 게임, 뮤지컬, 연극 등 정말 다룰 수 있는 거의 모든 콘텐츠로 제작된 흥미로운 소재라는 얘기죠.

이번에 그 드라큘라를 재해석한 작품이 하나 더 등장했습니다. 바로 넷플릭스의 '드라큘라'입니다. 드라마 셜록의 제작진인 스티븐 모팻과 마크 개티스의 제작, 그리고 정말 수도 없이 나오던 광고로 인해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인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TV 광고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와 뭐야 진짜 재밌어 보이는데? 나 셜록 팬인데 꼭 봐야겠다 그래서 언제 나온다고?" 라고 생각했죠. 저만 그런 건 아닐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다가온 주말, 퇴근 후 경건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3화를 모두 봤습니다. 짧은 후기를 남기자면, 1화를 보고 와 진짜 대박이다 이게 바로 재해석인가, 이렇게 세련된 드라큘라라니, 라는 생각을 했어요. 기대에 가득 차 넘어간 2화를 본 뒤에는 '아니 엔딩이, 아니 세상에!'라고 외쳤죠. 대망의 마지막, 3화.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실망이 너무 커서 티비를 그대로 꺼버리고도 한참을 잠들지 못했죠.

다만, 엔딩에 대한 실망은 아닙니다. 오히려 마지막 장면, 백작과 박사가 마주하고 있던 그 장면부터는 정말 좋았거든요. 아 이 이야기를 위해 이런 마지막을 위해 여기까지 달려온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밤을 꼬박 새우고 회사에 출근하니, 바로 옆자리의 넷플릭스 중독인 동료 기자가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더군요. "어땠어? 대박이지?" 그래서 한 번 리뷰 겸 후기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넷플릭스의 올해 첫 드라마, '드라큘라'. 어떤 작품이었나에 대해서 말이죠. 이왕 쓰는 거, 옆자리 동료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 시리즈 전체를 본 이후 작성된 리뷰로,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이야기다. 드라큘라, 재미있었나.

강승진 "나는 재밌었다."

김수진 "아 난 좀 미묘한데, 1화는 진짜 대박이었다. 정신 차리니까 2화 이미 시작하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근데 이게 2화는 좀 뭐랄까 1화랑 느낌이 다르더라. 3화는 솔직히 좀 실망스럽기도 했고. "

"흐름의 문제인 것 같다. 3편까지 보다 보면 이게 연결이 되나 싶은데, 엔딩까지 보고 생각해보면 결국 하나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론 옴니버스 같았다."

"맞다. 옴니버스 느낌인데, 보면 시즌 1 전체가 결국 이어진다."

"글쎄, 내용적으로나 분위기 적으로나 1화, 2화는 이어지는 느낌이 그래도 있긴 했는데, 3화는 거의 다른 드라마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도 잘 모르겠고. 일단 다 떠나서 재미가 없더라."




"이 작품에서 드라큘라는 고전적인 이미지를 탈피했다고 생각한다. 드라큘라의 기본적인 이미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이미지 말이다. 그동안의 드라큘라 중 많이 알려진 인물들, 크리스토퍼 리나 게리 올드만의 경우 '신사적'인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이번 드라큘라는 약간 '찐 악당' 같다."

"악당?"

"처음에는 누가 봐도 악당이지 않나. 조나단 하커한테 한 행동도 그렇고 수녀원 앞에서 늑대를 찢고 나올 때도 그렇고, 뭔가 매력적인 느낌은 아니다. 근데 그렇게 악당 같은 이미지가 2화 중반쯤부터는 뭔가 섹시하게 느껴진다. '아 분명히 나쁜 존재인데 점점 빠져드네' 이런 느낌말이다."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다. 조금 다르긴 한데, 나도 비슷하게 느꼈다. 내 경우에는 처음 젊어진 모습으로 등장했을 때 상상 속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실망했었다. 아무래도 전형적으로 떠올리는 드라큘라 백작의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에 비해 너무 튼튼한 백작님이 나온 거다. 근데 신기하게도 2화부터 백작이 엄청나게 매력적으로 보이더라. 특히 그 미소. 분명히 초반에는 섬뜩하게 여겨지던 그 미소가 점점 섹시하게 느껴졌다."

"확실히 초반에는 악당 같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점점 젠틀하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변한다. 그런데 이대로 끝낸다면 이런 악마적인 인물에게 끌리는 것처럼 되지 않나. 그래서 일부러 3화를 그런 식으로 진행했다고 생각한다."

"드라큘라 백작의 이미지를 끌어내리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다?"

"그렇다. 결국 백작의 마지막을 보면 죽을 자신감도 없는 모습, 자신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피해 의식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으로 표현된다. 그에 비해 반 헬싱은 어떤가. 암으로 인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훨씬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매력적이게 보여지던 인물을 확 끌어내리고 그 반대의 위치에 있는 인물을 통해 그 추락이 더 극적으로 느껴지게 한 거다.

3화의 경우 이런 결말을 위해서 직전까지 일부러 밋밋하게 이야기를 전개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길게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루시가 화장되면서 부터 긴장감이 확 올라가지 않나. 끝까지 긴장감을 가져가기 힘드니까 중요 지점까지 일부러 가라앉힌 느낌이다."


"난 그냥 실패한 게 아닌가 싶다. 뭔가 세련되고 정말 끝내주게 재해석을 하려던 것 같은데, 그게 완벽하게 성공한 건 1화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2화도 나쁘지 않았다. 드라큘라 백작의 캐릭터에 살을 붙여주는 느낌이었달까.

아무래도 1화의 경우 백작의 능력, 특히 흡혈을 당한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많았고 백작보다는 반 헬싱 수녀의 임팩트가 매우 큰 편이었다. 그렇기에 2화를 통해 백작의 '매력'을 보여준 건 좋은 선택이었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2화가 다루고 있는 부분이 원작에서는 잠깐 등장하는 기사의 내용인데, 그걸 자연스럽게 3화로 이어지도록 영리하게 이용했다.

하지만 3화가 너무 지루했다. 뭔가 엔딩을 살리고 싶었던 건 이해하는데 그걸 위해서 이야기를 너무 지지부진하게 진행시켰다. "

"그럼 드라마 전체가 재미없었나?"

"1화부터 3화까지 한 편의 이야기라고 두고 본다면 애매하다. 물론 1화는 정말 집중해서 흥미롭게 봤고, 이어지는 2화도 재미있게 감상했다. 하지만 드라큘라 이야기, 드라큘라 소재라서 재미있었나? 그건 아니다. 2화는 드라큘라가 아닌 그 누구를 데려다 놔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나. 배는 망망대해에 있고, 그 배에 살인자가 타고 있었고, 탑승객이 한 명 한 명 사라지고 이런 과정이 재밌는 거지 그 범인이 드라큘라 백작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그리고 3화, 이야기의 마지막임에도 불구하고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이 지루하다 보니 그동안 좋았던 기억, 1화와 2화를 보며 쌓아온 기대치가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3화가 호불호의 척도인 것 같다. 지금 후기나 평론을 보면 중간이 없다. 여튼 나는 재미있게 잘 봤다. 드라큘라와 반 헬싱 캐릭터가 서로 대치하기도, 끌려가기도, 그러다가 다시 상황을 역전시키는 것을 지켜보는 게 흥미로웠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본다면?

"드라마 전체에서는 2화 엔딩 장면. 진짜 그야말로 상상도 못했던 내용이라 제일 기억에 남는다. 바다 밑을 걸어서 육지로 올라온 드라큘라 백작을 맞이하는 '현대인들'. 진짜 충격적이었다."

"123년 후였나. 확실히 그 부분은 생각도 못 한 반전이었다. 난 반 헬싱이 뱀파이어가 된 줄 알았다."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1화에서 애거서 수녀의 피를 먹은 드라큘라 백작이 '헬싱, 반 헬싱' 이라고 한 장면. 이 장면 보면서 진짜 소름이 돋았다. 아니 원작에서도 성에서 빠져나온 하커를 돌본 사람이 애거서 수녀였기 때문에 '그 사람'이 '그 사람'일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알고 나서 생각해보면 확실히 원작 에이브러햄 반 헬싱 교수의 특징적인 면이 애거서 수녀에게 꽤 보이는 편이다. 드라큘라 백작에게 맞서는 방법을 설화 같은 것에서 찾아낸 것도 그렇고, 타 작품들의 '뱀파이어 헌터' 측면이 강조되는 반 헬싱에 비해 학자같은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도 그렇다."

"나도 같은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 장면이 주는 긴장감 때문이다. 그전까지 1화에서 보여준 드라큘라의 성격상 사실 수녀원에 들어갈 수 있는데 일부러 못들어가는 척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계속 저 선을 넘어가지 않을까, 넘어간다면 도대체 언제 넘어갈 것인가에 대한 긴장감이 정말 컸던 것 같다."

"장면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 하나 떠올랐다. 사실 1화는 조금 고어하다고도 볼 수 있지 않았나. 드라큘라가 늑대에서 변신하는 부분이나, 하커의 얼굴을 잡아 뜯는 부분, 상자에서 나온 언데드 등 고어한 장면이 꽤 있었다. 그런데 2화나 3화에 가서는 확 줄어들었다. 아니 거의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이게 좀 아쉽더라.

예를 들어 단순히 짜잔 하고 늑대에서 변신하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늑대의 내부에서 모든 걸 잡아 뜯으면서 피 칠갑을 한 드라큘라의 모습이 비주얼적으로 정말 강렬했는데, 이런 모습이 2화나 3화에서는 크게 보여지지 않았다."

"나는 그게 절제된 고어라고 생각했다. 1화에서 나오는 장면들도 가만히 보면 흠칫하는 정도로 지나간다. 디테일하고 길게 잡는 것이 아니라 확확 보여준달까. 고어한 느낌을 줘야 해서 잡긴 잡았는데 엄청 강조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 굳이 2화에서부터 그걸 이어갈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일부러 정제시킨 느낌이랄까."

"그런데 3화에는 또 그런 장면이 등장한다. 불에 탄 루시의 모습이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그 부분은 극 전체를 통틀어서 이질적인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좀 별개라고 생각한다. 불탄 모습을 엄청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의사가 그걸 극복하는 장면도 그렇고."





3화에서 등장한 루시의 역할

"루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루시라는 캐릭터의 쓰임이 개인적으로는 좀 이해가 안 된다. 아쉽기도 아쉽고, 루시를 통해서 뭘 말하고자 하는지도 잘 와 닿지 않고. 루시의 비중이 정말 높은 편인데, 임팩트가 없었다.

물론 드라큘라 백작이 루시에게 빠진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겠다. 본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인 죽음, 똑바로 바라보기조차 힘들어하는 그 죽음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루시의 모습에 강하게 끌렸던 것이니까. 그런데 내가 굳이 왜 싶은 장면은 루시의 마지막이다. 루시는 왜 불타야 했으며 잭 수어드의 존재 등등,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왜 들어가야 하는 장면인지."

"드라큘라의 약점을 부각하려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 역시 잘 모르겠는 게, 드라큘라의 약점은 루시를 통해 드러났다기보단 결과적으로 반 헬싱을 통해 드러나지 않나. 물론 반 헬싱이 알아차리는 과정에 루시가 있었을 순 있으나, 그 자리는 루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채웠어도 똑같았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루시가 엔딩을 위한 소모성 캐릭터의 느낌이랄까."

"3화를 채우기 위해 필요했던 등장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루시가 어떤 캐릭터인지는 알 것 같다. 그런데 이 작품과 연결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3화는 뭔가 쓸모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도 들었다. 조이가 뭔가 뱀파이어로 실험을 하는 모습도 보였고, 수어드가 거기에 참가한 장면도 나왔고. 그런데 결국 그게 다 뭘 하기 위했던 건지 모르겠다."




"이쯤에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자면, 아마 시즌2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다 죽었는데?"

"관련해서 제작자인 마크 개티스가 작품이 나오기 전 "시즌 2가 나올까요"라는 질문에 대해 "드라큘라는 참 죽이기 힘들죠."라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확실히 마지막에 죽어가는 모습이 나왔을 뿐 죽진 않았다. 뭔가 시즌 2에 미나의 증손녀가 나오거나 그러지 않을까.

뭔가 자의적인 해석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작품인 것 같다. 정말 대중적인 소재를 가지고 정말 대중적이지 않은 내용을 만들어 낸 걸 보면."


"1, 2화는 충분히 대중적이었다. 3화도 중간까진 그랬는데 결말이 정말 너무 삽시간에 '자 우리가 숨겨온 결말이다!' 이러면서 몰아친 느낌이다."


드라큘라를 맡은 배우의 연기는 어땠나




"드라큘라라는 역할, 그 이미지를 정말 그야말로 찰떡같이 소화한 것 같다. 이 이상으로 이 작품 속 드라큘라를 잘 표현할 수 있나 싶을 수준? 아까도 잠깐 말했던 것 같은데, 초반에는 정말 별로라고 느껴졌던 백작이 2화 중반부터는 '섹시하다', '치명적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에는 섬뜩하게만 보이던 잇몸 미소가 나중에는 매력적으로 보였을 정도니까. 근데 결국 이게 전부 배우의 연기 때문이지 않나."

"이 사람이 덴마크 배우인데, 외국 팬들은 클레스 방이라는 이름까지 섹시하다고 하더라. 2017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더 스퀘어라는 작품의 주인공으로 유명해졌다.

근데 진짜 연기를 너무 잘한다. 드라큘라에서도 욕망을 가진 젠틀함이랄까, 욕망이 많지만 그걸 절제할 수 있다는 듯한 여유로움을 막 보여준다. 표정 자체가 막 극적으로 바뀌는 타입은 아닌데 미세한 차이로 감정 전달을 잘한다."


"완전 동의한다. 1화에서 보면 하커가 손을 베이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정말 원작 표현 그대로, 눈빛에 순간적으로 광기가 훅하고 스치는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더라. 사실 드라큘라라는 캐릭터를 정말 수많은 사람이 연기했고, 대표적인 인물도 있고 이미지도 있기에 더 힘들 수 있다. 그런데 정말 매력적이고 독특한 본인만의 드라큘라를 잘 보여준 것 같다."

"게임 얘기를 잠깐 하겠다. 악마성 시리즈 월하의 야상곡 영문 버전을 해보면 젠틀한데 악당 같은 특유의 말투가 있다. 드라큘라 백작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말투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은 게리 올드만이 연기했던 신사적인 드라큘라 백작이 기본으로 여겨져왔다. 그런데 클레스 방은 훨씬 광기에 차있다고 생각된다."

"야수성이 느껴진달까."

"맞다. 야수성!"


그렇다면 또 다른 주인공인 반 헬싱은?




"반 헬싱하면 아무래도 뱀파이어 헌터의 이미지가 강하다. 개인적으로는 '반 헬싱' 영화가 한몫 한 것 같다."

"보통 게임에서도 그렇고 대부분 헌터의 느낌이다. 블레이드!"

"그래서 새로웠다. 수녀와 반 헬싱의 조합이라니."

"난 아주 좋았다. 최근에 이 정도로까지 몰아붙이면서 연기하는 캐릭터가 없었다. 근데 몰아붙이는 게 억지스럽지 않고 정말 확 휘어잡는다고 할까, 매력적으로 쏘아붙이는 그런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배우도 이걸 연기로 정말 잘 풀어냈고."

"확실히 애거서라는 역할이 자칫 잘못 연기하면 너무 히스테릭하거나 거만하기만 한 캐릭터처럼 보였을 텐데, 돌리 웰스가 이걸 정말 섬세하게 잘 표현한 것 같다. 당당한데 뻔뻔하진 않고, 분명히 굽힐 줄 모르는 인물인데 그렇다고 깐깐하다 느껴지지도 않았다. 자신의 피로 드라큘라를 도발하는 장면이나, 신의 존재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장면이 특히 매력적이더라."

"멋있는 캐릭터다. 캐릭터 자체가 멋있는데 그걸 심지어 연기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킨 느낌이다. 뭐랄까 위압감이 느껴진달까. 그게 드라큘라 백작 앞에서도 확 느껴지니까 애거서가 나올 때 더 집중하게 되더라."

"반 헬싱과 드라큘라 사이의 감정이 변해가는 걸 보는 것도 한편으론 재밌더라. 서로 정말 말 그대로 죽일 듯이 싫어하다가 어느 순간 그 관계가 뭔가 묘하게 바뀌었다. 적대적인 우정같은 느낌이었다."

"반 헬싱은 드라큘라를 이해해준 유일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감정적인 부분이라기보다 드라큘라가 처한 상황, 자신의 수치심으로 비롯된 편견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상황을 반 헬싱만이 이해한 거다. 그렇다고 그녀가 공감했다는 건 아니다."

"이 말을 들으니 갑자기 든 생각인데, 그 이해라는 게 결국 '피'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 같다. 반 헬싱이 드라큘라의 피를 먹었고, 그 결과 드라큘라의 수치심을 이해한 게 아닐까."





그래서, 재미있었나?

"개인적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기대치를 너무 높여놓고 그걸 흐지부지해버린 느낌이랄까."

"난 '드라큘라의 매력이 찌질함으로 완성되는 드라마'라고 하고 싶다."

"찌질하다는 생각은 아예 못 했는데."

"찌질함이 아닌가? 수치심? 여튼 재미있었다. 시간이 되면 다시 볼 생각이다. 특히 3편을 보고 싶은데, 내가 제대로 이해 못 한 부분이 있나 이런 걸 생각해보면서 볼 것 같다. 한 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 무려 1/3이라는 그 긴 시간을 아무런 의미 없이 만들진 않았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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