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해골바가지 'SKUL'의 성장기, 사우스포게임즈의 마지막 고민

게임뉴스 | 박범, 김수진 기자 | 댓글: 4개 |


[▲박상우/사우스포게임즈/대표 ]

  • 주제: SKUL 개발기 : SKUL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 강연자 : 박상우 - 사우스포게임즈 / CEO
  • 발표분야 : 개발기
  • 강연시간 : 2019.11.14(목) 18:10 ~ 18:40


  • [강연 주제] 사우스포게임즈는 아직 개발 중인 'SKUL'이라는 게임과 함께 주목받은 게임 개발사입니다. 출시를 앞두고 공개했던 데모 버전이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죠. 이들은 색다른 재미를 위해 기존 클리셰를 비틀기도 하고 전투에 '올인'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개발에 한창인 SKUL의 성장기를 박상우 대표가 직접 들려줬습니다.

    사우스포게임즈의 박상우 대표의 목소리를 통해 들었던 'SKUL'의 스켈레톤 몬스터는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는 주인공 그 자체였다. 기존 클리셰를 과감하게 틀어버림으로써 탄생한 캐릭터였고 마치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보내는 것 같은 시기도 거쳤다.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게임과 캐릭터는 한층 탄탄해졌고 이제 마지막 고민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사우스포게임즈가 모바일이 아닌 PC와 콘솔로 플랫폼을 선정했던 이유부터 주인공을 스켈레톤 몬스터로 선정한 과정, 개발 과정에서 경험했던 각종 시련과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노력들에 대해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박상우 대표가 직접 느꼈던 게임 개발에 대한 소감 및 견해까지. 강연을 토대로 박상우 대표가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 키워드는 '재미'였다.



    ■ '해골바가지'의 탄생 - 왜 해골이며 왜 PC/콘솔인가

    사우스포게임즈의 'SKUL'은 아직 개발 단계의 게임이다. 하지만 이미 유저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는 게임이기도 하다. 픽셀아트 그래픽 콘셉트의 게임이며 해골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액션 로그라이크 플랫포머 게임. 기존 같은 장르 게임이 무기를 바꿔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식이라면, SKUL은 캐릭터를 머리를 갈아 끼우면 캐릭터가 바뀌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했다. 플랫폼도 최근 유행하는 모바일이 아닌, PC와 콘솔 쪽으로 확정했다.

    이처럼 SKUL은 유저들의 초기 예상과는 다른 행보를 연이어 보여줬다. 그 이유로 박상우 대표는 '재미있어보이고 좋아해서'를 꼽았다. 사우스포게임즈도 최근 모바일 게임의 비중이 크게 늘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유행에서 차츰 밀리고 있고 개발도 어려운 PC와 콘솔 쪽 출시를 선택한 건 본인을 포함해 팀원 전체가 PC 혹은 콘솔 게임만 즐기는 유저였기 때문이었다.




    개발 초기엔 모바일 게임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모바일 게임 개발을 해보니 쉽지도 않았고 출시 후 맞딱드린 여러가지 현실적 어려움도 뒤따랐다고 밝혔다. 그 후에 PC 게임으로 출시했던 박스캣이라는 게임은 출시 후에 유저들이 저절로 찾아서 플레이를 해주고 리뷰와 피드백을 보내는 등 큰 성과를 안겨줬다. 이처럼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해본 결과, 팀원들 모두가 좋아하고 관심도 더 많이 받았던 PC와 콘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플랫폼을 정했으니 이제 장르 등 콘셉트를 정해야 했다. 장르는 액션 로그 라이트 게임으로 확정했다. 여기에 기존 용사와 마왕의 대립이라는 클리셰를 녹이기로 했는데 그걸 뒤틀기로 했다. 그게 유행이기도 했고 실제로 팀원들 모두 재미를 느꼈는데 막상 게임에서는 클리셰 비틀기가 적용된 것이 거의 없었다. 해서 슬라임이나 스켈레톤 몬스터 등 최약체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삼고자 마음 먹었다.




    스켈레톤 몬스터와 스톤 골렘, 유령 등 총 3개의 캐릭터들 중에 내부 논의를 거쳐 현재 SKUL의 주인공인 스켈레톤 몬스터만 남았다. 어차피 유저들은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여러 가지여도 결국 각자의 성향에 따라 한 가지 캐릭터만 플레이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중에서 굳이 해골 병사인 이유는 인간과 신체 구조가 같아 역동적인 액션 동작을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 해골바가지의 시련과 극복 - 폐기, 변경, 그속에서 찾아간 해답

    많은 팬층을 보유한 액션 로그 라이크 플랫포머라는 장르. 기존 클리셰를 틀어버리며 만든 반전 매력. 그렇게 8개월 간 각고의 노력을 들였던 프로토 타입은 전면 폐기를 결정해야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재미가 없었다. 타격감 등 많은 면에서 원했던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는 게 박상우 대표의 설명이었다. 사우스포게임즈는 그 원인을 탑 뷰라는 시점에서 찾았다. 그리고 Y축을 활용하는 근접 액션 게임으로 대대적 수정에 들어갔다. 그러자 슬슬 원했던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캐릭터의 성장을 담당하는 무기도 캐릭터가 직접 바뀌는 걸로 시스템을 바꿨다. SKUL에서 주인공인 스켈레톤 몬스터는 무기만 바꿔 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머리 자체를 바꾼다. 그러면 해당 머리에 맞는 공격 속도와 스킬 등 다른 캐릭터로 변신한다. 그러면서 캐릭터 변신에 화려한 이펙트를 주어 그 속에서도 액션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러자 액션성과 타격감이 매우 좋다는 내부 평가가 나왔다. 쉴 틈 없이 전투만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길을 직접 찾아 다니거나 갈림길을 넣어봤는데 개발 과정에서 삭제했다. 액션을 하루종일 할 수 있게 만드는 게임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그리고 단순한 갈림길로는 선택적 의미를 주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도 했다. 그래서 SKUL에는 오직 선형적 진행만 있다.

    액션에 치중하다 보니 게임 플레이에서 단조로움을 느낄 수 있겠다는 내부 의견도 나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기존 게임과 클리셰에서는 플레이어블 캐릭터였던 전사와 궁수, 마법사, 사제, 방패병 등은 모험가라는 직군으로 모아두고 그 캐릭터들의 비중을 확대했다. 주인공인 스켈레톤 몬스터와 견줄 만한 포커스를 이 모험가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다고 박상우 대표는 설명했다.

    문제점을 하나씩 극복한 사우스포게임즈는 SKUL의 데모 버전을 유저들에게 공개했다. 박상우 대표는 데모 버전 공개라는 것이 인디 게임에게 홍보 등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고 양질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우스포게임즈는 해골바가지 주인공과 함께 해외 인디 게임 플랫폼인 itch.io에서 종합 인기 순위 4위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한, 한국 유저들의 인디 게임 사랑 문화에 힘입어 크리에이터들의 자발적 리뷰까지 얻었다. 국내외 유저들은 자발적으로 데모 버전을 플레이하고 소감이나 피드백을 메일로 끊임없이 보내줬다.




    이에 박상우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잘될 지 의문도 들었지만, 이내 목표액의 1,100%을 넘기는 기쁨도 누렸다. 그와 동시에 박상우 대표와 사우스포게임즈의 어깨도 무거워졌지만, 지금은 많은 것을 누리고 즐기고 있다고 표현했다. 매일 받고 있는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목표의식도 뚜렷해졌다고 덧붙였다.



    ■ 마지막 고민 남겨둔 SKUL- 해골바가지의 운명은?

    개발 후반기에 접어든 SKUL은 마지막 고비를 남겨둔 상태다. 박상우 대표에 따르면, 현재 내부 테스트를 3, 4개월 진행해봤는데 전투의 요소가 너무 단조롭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했다. 게임의 특징상 전투와 액션이 장점인데 로그 라이크 게임은 장르의 특성상 반복 플레이가 요구되므로 치명적이었다.

    사우스포게임즈는 머리를 바꾸며 공격 방식 등을 바꾸는 각 스컬의 개성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플레이 측면에서 공격 속도나 범위 스킬 메커니즘만 바뀔 뿐이었다고 했다. 이미 타 게임에서도 무기를 바꾸면 위의 요소는 다 변하곤 한다. 좀 더 스컬별로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차별점을 두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대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별 패시브 스킬을 예로 들었다. 결국, SKUL은 현재 기존 목표를 바꿔 출시 일자를 미루고 단점 개선 및 보완에 한창이다.

    강연을 정리하면서 박상우 대표는 게임 개발의 이상과 현실을 설명했다. 프로젝트는 기존에 없었던 걸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뭔가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렇기에 예측이 어렵고 예측값을 실제값에 가깝게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인들이 기존 출시일을 미룬 것처럼 욕심과 한계 사이에서 끝없는 저울질을 요한다고도 했다. 그런 만큼 배수의 진을 치는 건 추천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안정감과 미래 지향적 생각을 갖춰야 오히려 더 과감한 시도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게임 개발에 재미를 느끼고 그걸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미'는 인간에게 있어 최고의 원동력이라며 힘들고 괴로운 일을 겪어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그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재미있는 게임 개발을 함께 하고 있는 팀원들과도 그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단순한 의식과 비전 공유 뿐만 아니라 동기부여를 위한 보상도 수반되어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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