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무검열 예고 '스텔라 블레이드', 업데이트로 가린 노출

기획기사 | 강승진 기자 | 댓글: 47개 |
글로벌 시장의 관심과 높은 판매 수치로 순풍을 맞았던 '스텔라 블레이드'가 온라인 청원의 대상이 됐다. 출시 직후 이루어지는 데이원 패치를 통한 일부 변화 때문이다.





전 세계 무검열 스텔라 블레이드, 데이 원 패치에 복장 달라져
'스텔라 블레이드'의 출시 직후 데이원 패치가 진행됐다. 데이 원 패치는 흔히 출시 버전의 마스터 디스크 제작을 의미하는 골드행 이후 개선 및 수정 내용을 출시 당일 배포하는 패치다. 출시 이후 곧장 배포되는 패치인 만큼 플레이어들은 실제로 가장 먼저 해당 내용으로 게임을 즐기게 된다. 특히 콘솔 역시 온라인 접속이 일반화된 만큼 따로 설정하지 않는다면 패치 버전으로 게임이 업데이트된다.

하지만 일부 플레이어는 데이원 패치 없는 디스크 버전의 1.000을 플레이하고 복장이 달라진 것을 발견했다. 게임 내 외형이 바뀌는 복장은 옷감을 덧대 신체 노출을 일부 제한하는 모습으로 변경됐다. 이에 스텔라 블레이드가 검열되었다는 주장이 일었다.



(마크 컨의 X 미디어)

앞서 스텔라 블레이드 공식 SNS에는 출시 전 스텔라 블레이드가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무검열(uncensored) 버전이 제공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러한 발표가 무색하게 검열이 이루어진 만큼 게임의 변화를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처음 문제를 공론화한 마크 컨은 온라인 청원 사이트인 change를 통해 검열 변경 사항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데이원 패치가 최종 프로덕트, 회사도 논의 중
출시 당일 김형태 대표는 유저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다. 비슷한 시각 해당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에 관한 질문도 김형태 대표에게 전해졌다.

김형태 대표는 해당 문제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자신들이 최종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은 데이원 패치 버전인 1.002이며 이게 최종 프로덕트라고 확인했다. 물론 유저들을 만족시킬 답변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논의 중이고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도 답했다.

김형태 대표의 설명대로라면 여러 변화는 의도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데이원 패치는 리뷰어들이 리뷰를 최종 공개하는 엠바고 시점 이전에 리뷰어들에게 배포됐다. 플레이어들이 처음 플레이하는 버전을 해당 데이원 패치로 잡았다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번 패치에서는 뉴게임 플러스인 핵심 콘텐츠 부분의 추가, 그리고 인종차별적 표현이 될 수 있는 게임 속 그래피티를 제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그래피티가 의미할 수 있는 바를 의도했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종차별적 표현마저 남겨야 진짜 검열 없는 게임이라고 주장했지만,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고 일부러 그 뜻을 담으려 하지 않은 만큼 의도한 대로 패치를 진행했다 할 수 있다.

다만, 의상 부분은 당초 변화 내용이 부각되지도 않았다. 데이원 패치 이전의 디스크 버전에서는 옷감이 덧대지지 않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에 개발진의 의도가 아닌 외압, 혹은 급작스런 변화가 있었기에 검열된 것 아니겠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열, 무검열이 크게 떠오른 데에는 단연 앞서 언급한 공식 SNS의 무검열 언급 게시물이 올라온 바 있기 때문이다. 무검열의 대상이 잔혹한 콘텐츠에 한정된 것인지, 아니면 선정성 부분까지 포함한 것인지는 당시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단, 모든 부분에서 무검열을 의미하는 바였다면, 실제 의도가 아니라 검열에 의한 결정일 경우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 전 세계 무검열 버전 출시를 알렸던 스텔라 블레이드


마크 컨이 뭐가 중요한데, 청원 참여로 불만 드러낸 팬들
한편 일각에서는 마크 컨의 의견을 이용자들이 경청하고 옹호할 정도로 이번 복장 변화에 불만을 느낀 이들이 많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크 컨은 블리자드에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쟁쟁한 게임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블리자드를 나와 2005년 레드5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과거 명성을 등에 업으며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출시한 파이어폴은 큰 실패를 거뒀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회사 자본을 사사로운 프로젝트에 쓰거나 충동적이며 파괴적으로 직원들을 대한다는 고발이 온라인상에 유출됐다. 또한, 직원들은 컨이 장기 결근에 프로젝트를 제대로 이끌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이사회 결정으로 CEO에서 해임된 컨은 이후 몇 차례 게임 개발을 위해 펀딩을 진행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활동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겼다. 그는 논란이 될만한 여러 이슈에 발을 담그며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컨의 블리자드 시절 명성은 사라진 지 오래다.

마크 컨은 이번 이슈를 쟁점화하고 온라인 청원까지 진행했다. 그는 청원을 통해 '스텔라 블레이드'는 단순한 게임 이상이라며 게임을 믿고, 스텔라 블레이드를 믿기에 자신이 믿는 게임을 플레이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청원 서명 내용은 시프트업,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북미 사무실로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마크 컨이 불을 지피려고 했지만, 그에 대한 비판만 커진 여러 사건과 달리 현재 진행 중인 스텔라 블레이드 청원은 참여자가 9,000명을 넘어섰다. 청원에 참여한 플레이어 역시 평소 컨의 행실이나 평판보다는 작금의 불만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 진행 중인 온라인 청원


어느 때보다 신중한 답변이 필요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에 선전성 있는 부분이 제거되거나 검열되는 사례는 여럿 있었다. 이에 일부 콘텐츠, 아이템, 일러스트 등이 삭제된 바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 닌텐도는 콘텐츠의 규제와 검열을 일본 비디오 게임 심의 기구인 CERO에 맡기겠다고 했다. 실제로 플레이스테이션과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된 몇몇 게임의 경우 스위치 버전에서는 별도의 검열 없이 의도한 바 그대로 콘텐츠가 표현되기도 했다.

인티 크리에이티브의 아이즈 타쿠야 대표는 지난 2019년 인터뷰를 통해 소니의 정책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걸 건 시리즈의 미래를 이야기하던 타쿠야 대표는 근래 소니의 성적인 콘텐츠 관련 기준이 엄격해져 새로운 제한 조치 내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봐야 한다고 답했다.



▲ 플레이스테이션 기준에 어려움을 토로한 타쿠야 대표는 신작은 PS4를 빼고 출시했다

섬란 카구라 시리즈로 유명한 타카키 켄이치로 역시 2018년 성적 묘사 규제 강화를 언급하며 오해받지 않는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리고 약 4개월 뒤 그는 13년 동안 근무한 마벨러스를 떠났다.

근래 이러한 문제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데 반해 PS5 독점으로 출시되는 '스텔라 블레이드'는 미형의 캐릭터, 외형이 드러나는 복장 등을 선보였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이런 외형적 특징은 여러 게임 플레이 요소와 어우려져 출시 전 큰 관심을 받았고 이는 구매로 이어졌다. 플레이스테이션 검열 움직임도 창작자의 자유를 존중하는 분위기로 바뀐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도 이어졌다.

복장 변경이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주진 않는다. 다만, 위의 이유에 이번 복장 변화를 단순히 선전성 부분의 제한이 아니라 당초 언급한 무검열 관점으로 접근하는 이들도 많다.

시프트업과 소니가 유저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신중한 의견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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