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러티브, 전투, 디테일 모두 CDPR 클래스! '사이버펑크 2077'

리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11개 |




⊙개발사: CDPR ⊙장르: 액션 ⊙플랫폼: PC, PS4, XBOX ONE ⊙발매일: 2020년 4월 16일

드디어 2020년 4월 16일, 지난해 E3와 게임스컴에서 극찬을 받았던 CDPR의 ‘사이버펑크 2077’가 출시된다. 올해 E3 2019가 스튜디오 역사상 가장 중요한 E3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모은 것에 걸맞게 CDPR은 ‘사이버펑크 2077’의 출시일 공개와 함께 행사장에서 유저 대상으로도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궁금했던 게임 중 하나였다. 그래서 시연 프레젠테이션이 시작하기 전에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작년에 공개된 48분 분량의 게임플레이 영상과 비슷하냐고. 그렇다고 하길래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 앉았다. 시연이 시작되자 든 생각은 하나였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는 것. 영상을 보면서 노트를 하려고 쥐고 있던 핸드폰도 몇 분 끼적이다 그냥 꺼버렸다. 노트하기 위해 놓치는 부분이 너무 아까웠다.

* 개발사의 요청에 따라, 게임플레이 영상 및 사진 촬영이 불가능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유저가 만드는 V, 그리고 전투 방식
같은 구간을 두번씩 보여줬는데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




이번 게임 시연은 남성 캐릭터로 진행됐으며, 게임 플레이 초반이 아니라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시작됐다. 사회에서의 평가와 명성, 스킬, 그리고 목적이 생성된 V로, 바이오칩에 대해 알아내고자 해커그룹인 ‘부두 보이즈(Voodoo Boys)’를 찾아가게 된다.

이번 시연에서 공개된 장소, ‘파시피카(Pacifica)’는 ‘나이트 시티’의 한 구역으로, 한때 번성했던 바닷가 도시다. 이제는 경제가 무너지고 정부에서 방치하고 있는 버려진 도시다. 개발자 설명으로는 ‘망해버린 라스베이거스’같은 도시라고. 그만큼 도시 곳곳은 버려진 건물과 무너져가는 빌딩들로 이루어져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당연히 찾지 않는 도시고, 웬만한 사람들도 이유가 없으면 가지 않는 구역이다.

이 파시피카에서 V는 부두 보이즈의 수장인 브리지트를 만나고자 중간역할인 플라시드(Placide)가 주는 임무를 진행하게 된다. 육체적 힘을 높여주는 ‘쥬스’에 의존하는 적대적인 무리 ‘애니멀(Animals)’의 본거지에 진입해서 그들이 지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라는 임무다.

플라시드와 같은 주변 캐릭터들과 이야기하거나 행동을 취할 때, 캐릭터가 어떤 백그라운드를 가졌는지,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서 선택지가 달라진다. Nomad, Street Kid, 그리고 Corporate 세 가지로 나누어져 있는데, 길거리 아이일 경우 거친 행동을 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나쁜 의도를 간파하는 등 조금씩 진행방향을 다르게 할 수 있다.


한편, 얼마 전 트레일러에서 공개됐던 존 윅의 모습을 한 키아누 리브스도 데모에서 등장했다. 조니 실버핸드로 등장하는 그는 사이버 유령처럼 나타나 주인공과 함께하며, 말을 걸기도 하는 등 스토리상 중요한 부분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거울을 보며 커스터마이징을 하자 누가 신경이나 쓰겠냐고 시니컬한 농담도 건넨다.

전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진다. 해킹을 주로 활용하는 넷러너(Netrunner)와 무력을 사용하는 스트롱 솔로(Strong solo)다. 여기서 레벨업을 하면 세부적으로 스킬트리를 선택할 수 있는데, 총기류 외에도 도검, 해킹, 암살, 근접전 등 12개로 나누어져 있다. 시연에서는 두 플레이스타일이 어떻게 다르게 이루어지는지 구간마다 두 번씩 보여주면서 진행됐다. 소소하게 인상 깊었던 점은 두번씩 보여줬는데도 지루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먼저 해킹을 이용한 플레이에서는 감시 카메라를 끄거나 적진에 대한 추가적인 권한을 획득할 수 있다. 애니멀의 권투 연습을 돕는 로봇을 해킹해 애니멀을 죽이게 하거나, 자판기와 같은 주변 기기를 해킹해 주위를 분산시키는 등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팔을(대부분 기계로 대체되어있으므로) 해킹해 스스로를 쏘도록 만들 수도 있다.




그외에도 채찍과 같이 사용할수 있는 나노 와이어를 던져 원거리에서 적을 해킹하거나, 두 동강 내버리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이번 시연에서는 해킹을 할때 진행되는 미니 게임도 엿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코드를 맞추는 방식인데, 추가적인 코드를 맞출 때마다 부가적인 기능을 함께 획득할 수 있다.

반면 무력을 사용하는 플레이에서는 넷러너가 열 수 없었던 문을 완력으로 열어 지름길로 진입할 수 있다. 또한, 전면전에서의 전투에서 막강한 힘을 보여주는데, 주변에 있던 사물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적을 방패로 삼고 이동할 수도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이 놀라웠던 이유
어떤 이야기를 다루게 될까

또 한가지 인상깊었던 점은 전체적인 세계관의 디테일함이었다. ‘사이버펑크 2077’는 기술이 삶에 미치는 영향, 특히 아주 작고 중요하지 않을 수 있는 개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투나 게임 진행방식이 여태까지는 없었던 방식이기 때문에 놀랍다기보다는 세계관의 디테일, 그리고 플레이어의 선택까지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기본적으로 화면의 구성 요소들이 모두 기계와 융합된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다른 나라 언어를 들으면 저절로 번역되는데, 글자가 조금씩 변하는 자막 이펙트와 같은 세세한 부분에서 디테일함을 찾아볼 수 있다. 부가적인 기능도 추가로 구매해서 입력해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몰입감을 강조한 게임인 만큼 시스템 부분에서도 많은 고민이 들어갔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동시에 기술의 이면도 다룬다. 플라시드는 주인공의 바이오칩에 접속하는데, 팔에 있는 와이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개발자는 “이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뇌’에 연결할 수 있는 열쇠를 주는 행위로,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교접하고 나면 플라시드는 V와 실시간으로 연동되어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요소는 전투에서는 해킹으로 연결되어 세계관 자체를 풍부하게 만든다.




다양한 분기점이 있는 게임인만큼,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시연 막바지에서 V는 애니멀을 고용한 인물이자 임무의 타겟, 넷워치(NetWatch)와 만나게 된다. 경찰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넷워치는 부두 보이즈를 무너뜨리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려던 참이었고, 여기서 주인공은 부두 보이즈의 임무에 따를지, 넷워치의 말을 믿을지 선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부두 보이즈에 대해서 경고한 넷워치의 말이 맞았지만, 선택하더라도 게임 진행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분명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주인공은 살아남고, 브리지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까지가 이번 시연의 내용이다.

본작에서는 V가 살아남은 이유와 그에게 심어져 있는 망가진 칩, 그리고 세계의 비밀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중심에는 세계를 구한다는 대단한 서사보다는 기술과 세상에 존재하는 지극히 작은 개인인 V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출시일은 2020년 4월 16일
어떻게 기다리지...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왜 다들 ‘사이버펑크 2077’이 놀랍다고 했는지. 앞서 언급한 게임플레이 메커니즘을 제외하고서도 부드러운 슬라이딩 동작부터 로딩창 없이 진행되는 게임플레이(데모에서는 두어 번 로딩창이 나오기는 했으나, 본작에서는 전부 없어질 예정이라고 한다)까지 세세한 곳에서 신경 쓴 부분이 눈에 띄었다.

또한, 수직적으로 세밀하게 구현된 밀도 높은 레벨 디자인도 놀라웠다. 장소의 스토리와 콘셉트에 맞춰 디테일한 디자인으로 구성되어있는데, 개발자의 설명으로는, 굳이 맵을 보지 않더라도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길을 자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현실에서도) 인상깊었던 부분이었다.

작년에 놀라움을 선사했다면 올해는 좀 더 빌드업된 모습을 보여준 ‘사이버펑크 2077’. 시연이 끝나고 설문지에 단점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잠시 펜이 멈췄다. 옆에 고개를 돌리니 똑같이 잠시 멈춘 다른 나라 기자가 보였다. 출시일이 공개되고 괜히 마음만 더 조급해졌다. 아직은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어떻게 다듬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여기서 CDPR이 더 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2020년 4월 16일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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