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②] 2021년을 빛낼 VR 게임 기대작들

기획기사 | 박광석 기자 | 댓글: 4개 |



'VR은 너무 비싸고, 할 게 없다'는 말은 VR의 대중화를 이야기할 때 항상 나오는 의견이었습니다. VR을 활용할 방법은 게임을 제외하더라도 다양하겠지만, 게이머들에게 있어선 '또 하나의 게임 콘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거든요. 기기 자체의 가격도 신형 콘솔 게임기보다 다소 비쌌고, 콘텐츠 비교군도 눈이 돌아갈 정도로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최신 콘솔 게임이었으니, 게이머들에게 있어 VR의 입지는 갈수록 작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VR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인 '하프라이프: 알릭스'와 저렴한 가격, 준수한 성능으로 무장한 페이스북의 신형 HMD '오큘러스 퀘스트2'가 출시되면서 상황은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일반 유저들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가격으로 VR HMD를 구비할 수 있게 되었고, '하프라이프: 알릭스'라는 킬러 타이틀이 있으니 기존의 명작 VR 게임들도 함께 재조명되기 시작했죠. 여러모로 침체된 것처럼 보였던 VR 시장에 활기가 돌아온 한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2021년에 출시될 예정인 신작 VR 게임들을 소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바로 이러한 기본 배경들이 갖춰졌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같은 장르가 겹치지 않도록 신작들을 선별, 엄선해보았는데요. 나만의 VR 기기를 장만하고 '하프라이프:알릭스'나 '비트 세이버'처럼 명작으로 불리는 VR 게임들을 모두 섭렵했다면, 이번 기사에서 2021년 한해를 기대하게 할 '취향저격' 신작 VR 게임을 하나쯤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히트맨3 (Hitman 3)
출시일 : 2021년 1월 20일 / 플랫폼 : PSVR


IO_Interactive에서 개발 중인 3인칭 전략 암살 게임 '히트맨3'가 이번 작품에서는 VR 모드를 지원하게 됩니다. 서로 다른 네 가지 모드는 물론, 주요 캠페인 전반에 걸쳐 VR과 호환될 예정입니다.

본편이 암살의 세계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기에, 전작들을 가지고 있다면 전작들에 등장한 맵들도 모두 VR에서 재생할 수 있게 됩니다. 파리의 패션쇼 런웨이를 변장한 채로 걷거나, 사피엔차의 바다 경치를 즐기고, 또는 뉴욕 은행을 털 때 피도 눈물도 없는 프로 암살자 코드네임 47의 시점으로 생생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죠.

'히트맨3 VR'은 이번 기사를 통해 소개해 드릴 게임 중 유일하게 출시일이 확정된 게임입니다. 게임 본편은 신형 콘솔을 포함한 대부분의 콘솔과 PC 플랫폼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지만, VR 모드는 현재로선 PS VR만 지원할 것으로 예고된 상황입니다.

다만, 히트맨3의 VR 모드는 단순한 체험용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모든 게임 플레이와 호환될 정도로 큰 볼륨을 가지고 있으므로,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추후 PC VR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PS VR이 출시된 지 4년이 훌쩍 지난 구형 VR 기기에 속하기에, 이 작품 하나만 바라보고 PS VR을 구매하는 것은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만약 PS VR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바이오하자드7'이나 '에이스컴뱃7' 등 PS VR을 지원하는 명작 게임들이 다수 존재하니, 기존에 출시된 PS VR 타이틀 중 추가로 관심 있는 작품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레이스: 디 오블리비언 (Wraith: The Oblivion)
출시일 : 2021년 / 플랫폼 : PSVR, Oculus, Steam VR


2020년 화제작인 4인 협동 어드벤처 호러 게임 '파스모포비아'를 즐겁게 플레이한 유저라면, 이 게임을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레이스: 디 오블리비언(이하 레이스)'은 공포 경험에 초점을 맞춘 정통 호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으스스한 저택에서 눈을 뜬 유저는 저택 내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내야 합니다. 유저는 멀리 있는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벽을 통과하는 등의 초자연적인 힘을 사용할 수 있지만, 저택 내에는 언제든 당신을 압도할 수 있는 사악한 악령 스펙터가 배회하고 있습니다. 매 순간 적절한 단서를 찾고, 퍼즐을 풀고, 스펙터로부터 도망쳐 자신의 몸을 숨겨야 합니다.

공포 게임은 VR로 플레이했을 때 더욱 빛나는 장르 중 하나입니다. 2021년에 출시 예정인 레이스는 오큘러스와 바이브, 스팀 VR은 물론, PS VR까지 대부분의 VR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스나이퍼 엘리트 VR (Sniper Elite VR)
출시일 : 2021년 예정 / 플랫폼 : PSVR, Oculus, Steam VR


적군의 주요 장기를 파괴하는 '엑스레이 킬캠' 연출로 유명한 스나이퍼 엘리트 시리즈가 2021년, VR 게임으로 출시됩니다.

스나이퍼 엘리트 VR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VR 잠입 액션 슈팅 게임입니다. 유저는 나치의 U보트를 시칠리아에서 몰아내는 특별 임무를 받은 이탈리아 레지스탕스의 일원이 됩니다. 일반적인 VR 슈팅 게임과 달리, 유저는 저격을 위한 최적의 장소를 찾고, 저격 미션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저격 장소로 이동할 때는 저격총 이외에도 권총과 수류탄, 근접 무기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게임의 백미는 저격총을 활용하여 적의 숨통을 끊을 때 나타나는 엑스레이 킬캠 연출이 되겠죠. 개발사인 리벨리온은 오직 VR을 위해 새롭게 리빌딩된 'VISCERAL X-RAY KILL-CAM' 시스템이 반영되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먼저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는 정확한 영상을 확인할 수 없으니, 더욱 기대감이 커지는 부분입니다.

스나이퍼 엘리트 VR의 정확한 출시일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PSVR을 포함한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출시될 예정입니다.


더 클라임2 (The Climb 2)
출시일 : 2021년 / 플랫폼 : Oculus Quest


자체 개발 그래픽 엔진을 보유한 게임 개발사 크라이텍의 신작, '더 클라임2(이하 클라임2)'도 2021년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때 월등한 그래픽 퀄리티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게임사답게, 이번 신작도 아름답게 구현된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클라임2에서 유저는 숨막히는 경치를 자랑하는 새로운 구역들을 탐험하며 천 길 낭떠러지인 암벽을 맨손으로 등반하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을 예정입니다. 유명 등산가들이 남긴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오른다'라는 명언처럼, 암벽 오르기에 특별한 이유나 스토리라인은 없습니다. 웅장한 산봉우리부터 광활한 동굴, 고층 빌딩 등 정복해야 할 다양한 장애물들이 등장하고, 유저는 오직 이러한 장애물들을 정복해나갈 뿐이죠.

단순히 하나의 루트를 따라 기계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 더 효율적이고 신속한 '지름길'을 개척해서 등산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습니다. 비동기식 멀티플레이 모드를 제공할 예정이기에, 함께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과 경쟁하고, 리더보드에 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것 역시 가능할 예정입니다.





론 에코2 (Lone Echo 2)
출시일 : 2021년 / 플랫폼 : Oculus Rift/Rift S & Oculus Quest


오큘러스 리프트 전용 콘텐츠로 개발되어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우주 공돌이 게임 '론 에코'의 차기작, 론 에코2도 2021년 VR 기대작 중 하나입니다. 원래 2019년도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작업 환경이 원격으로 전환된 후, 개발 진척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비운의 작품이기도 하죠.

'론 에코2'에서는 난파된 우주선의 유일한 생존자인 올리비아 선장과 그를 돕는 인공지능 잭의 이야기가 전작에 이어 계속됩니다. 뛰어난 최적화와 수려한 그래픽으로 호평받았던 전작처럼, 이번 신작 역시 신비로운 우주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 홀로 고립된 상황에서 전해지는 감정들을 생생하게 체험해볼 수 있을 예정입니다. 데드스페이스 시리즈처럼 미지의 우주 크리쳐와 맞서 싸우는 호쾌한 액션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중력이 없는 우주선 내부를 유영하고 복잡한 우주선 부품을 수리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론 에코2'는 공개 당시 오큘러스 리프트 전용 콘텐츠로 소개되었지만,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페이스북의 주력 HMD가 퀘스트 라인업으로 바뀐 만큼, 오큘러스 링크 기능을 활용한 오큘러스 퀘스트, 퀘스트2를 지원하는 방식의 타이틀이 될 것으로 추측됩니다.


블런트 포스 (Blunt Force)
출시일 : 2021년 예정 / 플랫폼 : Oculus Rift, HTC Vive, windows MR, Valve Index


'블런트 포스'는 머리에 부상을 입은 주인공이 과거와 현재를 오갈 수 있게 된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VR 슈팅 게임으로, 영화 인셉션의 비주얼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함께 담긴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블런트 포스에서 유저는 단서를 찾아 스토리를 따라가는 아케이드 모드와 여러 무기 매커니즘이 적용된 슈팅 모드를 선택해서 즐길 수 있을 예정입니다. 짧은 분량의 데모 플레이 외에 공개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참신한 소재와 깔끔한 비주얼로 많은 VR 게임 팬들을 설레게 한 게임입니다.

스팀 플랫폼에서 발표한 출시 예정일인 202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정확한 출시일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지만, 2021년에는 정식 출시된 블런트 포스의 모습을 꼭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로우-파이 (Low-Fi)
출시일 : 2021년 / 플랫폼 : PSVR, Oculus Rift, HTC Vive, Valve Index, Windows MR


사이버펑크 2077 발매 전, 저는 가능하다면 VR로도 사펑을 플레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CDPR이 직접 밝힌 '3인칭 대신 1인칭을 택한 이유'처럼 유저 스스로가 V가 되기를, 그리고 나이트시티에 더욱 몰입하길 바란다면 VR이야말로 최적의 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정식 출시된 사펑은 VR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전세계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던 '흠 잡을 데 없는 명작'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인 것은 분명하나, 커질대로 커진 유저들의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죠.

2021년 출시 예정인 VR 게임 '로우-파이 (Low-Fi)'는 사펑을 통해 SF 펑크 서브컬쳐 세계관에 더욱 몰입할 수 있기를 기대했던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신작입니다. 이 작품에서 유저는 컴퓨터 기술에 의해 억압받는 미래 사회의 경찰이 되어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탐험할 수 있을 더욱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을 예정입니다. 정의를 지키는 모범 경찰이 될 것인지, 권력을 남용하는 부패 경찰이 될 것인지는 오롯이 본인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앞서 공개된 트레일러에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탈것을 직접 운전하는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빽빽이 들어찬 고층 빌딩 사이를 누비며 현란한 네온사인이 가득한 밤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감성 충만한 VR 게임 '로우-파이'가 사펑으로 다 채울 수 없었던 유저들의 갈증을 채워주는 작품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유키 (YUKI)
출시일 : 2021년 / 플랫폼 : Oculus Quest, Rift, PSVR


애니메이션과 서브 컬쳐 장르를 선호하는 유저들을 위한 따끈따끈한 2021년 출시 예정작도 하나 찾아왔습니다. VR 스튜디오 ARVORE에서 개발 중인 탄막 슈팅 VR 게임 '유키'입니다.

유키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하는 로그라이트 방식의 탄막 슈팅 액션 게임입니다. 적과 장애물, 총알이 빗발치는 여러 스테이지를 통해 유저들은 공간 인식 능력과 순발력을 시험받게 됩니다. 로그라이트 방식을 차용한 만큼 게임을 지속하면 할수록 여러 개의 파워업 아이템과 신규 스킬을 얻게 되고, 도전은 계속해서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이죠.

서브컬쳐계에서 유명한 '동방프로젝트' 시리즈의 탄막 슈팅 게임들처럼, 화면을 가득 메우는 탄환들이 VR 화면에서 펼쳐지는 경험은 좀처럼 맛보지 못한 신선한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이전에도 '블래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와 같은 탄막 슈팅 VR 게임들이 존재했지만, 팬심 자극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몇 번을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로그라이트 요소까지 갖춘 작품은 흔하지 않거든요.


쿠킹 시뮬레이터 VR (Cooking Simulator VR)
출시일 : 2021년 1분기 / 플랫폼 : Oculus Rift, HTC Vive, windows MR, Valve Index


현실에서는 백종원 선생님도 뒷목 잡고 쓰러지게 할 '요린이'라 할지라도, 누구나 최고의 셰프를 꿈꿔볼 수 있게 도와주는 그 게임, '쿠킹 시뮬레이터'가 2021년 상반기에 VR로 출시됩니다.

쿠킹 시뮬레이터에는 전문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는 넓고 깔끔한 주방과 그릴용 철판, 가스레인지, 오븐, 냄비, 프라이팬, 접시, 나이프, 주걱, 믹서기 등등 요리를 할 때 필요한 대부분의 도구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140가지 이상의 식재료와 도구를 활용하여 현실과 똑같은 방식으로 조리하고, 총 80종류의 레시피를 해금할 수 있죠. 게임 내의 모든 액션은 현실 세계와 같은 물리 법칙이 적용된 것이 이 게임의 특징입니다.

물론 정해진 룰과 레시피만 따라서 단조롭게 요리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샌드박스 모드에서는 요리에 소금 대신 설탕을 넣는다고 한들 고든 램지 같은 깐깐한 선임 셰프가 눈치를 주지도 않거든요. 병맛 시뮬레이터 장르의 게임을 찾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아마 이쪽에 더 관심이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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