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웅전 리뷰

전세계의 JRPG 팬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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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 앤 베어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505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정통 JRPG 신작 '백영웅전'이 오는 4월 23일에 정식 출시된다. 래빗 앤 베어 스튜디오는 '환상수호전' 시리즈의 개발진이 뭉쳐서 설립한 개발사다. 그들이 환상수호전의 정신적 후속작을 만든다는 소식에 전세계의 JRPG 팬들은 일찍이 기대감을 모았고, 지난 2020년에 진행된 개발비 모금 펀딩 역시 성황리에 진행된 바 있다.

백영웅전은 6인 파티로 진행되는 턴제 전투 시스템, 세밀한 2D 스프라이트와 3D 배경을 조합한 비주얼, 그리고 도합 100명이 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동료로 맞이할 수 있는 정통 JRPG다.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래빗 앤 베어 스튜디오의 무라야마 요시타카 디렉터는 백영웅전의 정식 발매를 지켜보지 못하고 지난 2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으나, 원작 시리즈부터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어온 장인들은 '사랑받는 작품을 만들겠다'라는 강한 의지 하나로 백영웅전을 완성해냈다.

리뷰를 위해 백영웅전을 먼저 접한 뒤, 어떻게 게임을 소개할까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JRPG 팬들을 위한 러브레터'라는 아주 진부하면서도 뻔하디뻔한 수식어였다. 일견 불편하고 투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요소들 속에 고전 RPG 팬들의 추억과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꽉꽉 채워둔 이 게임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장르에 대한 진심, 애정이 진하게 담긴 러브레터 그 자체였다.



게임명: 백영웅전
장르명: JRPG
출시일: 2024.04.23
리뷰판: 리뷰용 베타 빌드
개발사: Rabbit & Bear Studios
서비스: 505 Games
플랫폼: PC, PS, XBOX, NS
플레이: PC


'100명의 영웅들'이 만드는 고전 JRPG의 특유의 감성과 재미




백영웅전은 정통 JRPG의 왕도를 보여준다. 시골 소수 민족 출신의 쾌활한 주인공이 여러 사람과 만나며 점점 성장하고, 때론 앞을 가로막는 큰 시련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결국 모두 이겨내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다. 게임은 물론 영화나 연극, 드라마, 소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수백 번도 반복됐을 뻔한 이야기지만, 백영웅전은 이러한 클리셰를 정석 그대로 부족함 없이 담아내어 다시 한번 JRPG 팬들에게 감동을 전달한다.

백영웅전의 뻔하다면 뻔할 수 있는 스토리가 게이머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이유는, 총 100명 이상의 개성적인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의 기초를 단단히 쌓아 올린 덕분이다. 주인공 소년 노아의 시선만 따라가다 보면 어딘가 개연성이 부족하거나 1차원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부분도 생길 수 있으나, 백영웅전은 그 타이틀 그대로 100명에 달하는 영웅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이야기를 폭넓게 조명하고 있기에 이야기 전개 면에서도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모습을 보여준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자칫 이야기가 복잡해질 수 있었지만, 이 부분 역시 왕도물을 구성하는 다양한 클리셰가 보충해주고 있기에 어렵지 않고, 누구나 쉽게 몰입할 수 있다.



▲ 주인공 '노아' 외에도 다양한 이들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이야기가 복잡하지는 않다

이야기를 풍성하게 꾸며주는 100명 이상의 영웅들은 이 게임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요소다. 메인 스토리만 기계적으로 민다면 작중에 등장하는 영웅을 전부 영입하지 않아도 진행에 큰 무리는 없으나, 얼마나 많은 영웅들을 동료로 영입했느냐에 따라 게임의 깊이와 매력은 하늘과 땅 수준으로 크게 달라진다.

일단 게임의 쾌적함 정도가 달라진다. 게임을 맨 처음 시작하면 '이것도 안 된다고?'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될 정도로 여러가지 불편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캐릭터의 기본 이동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소지품을 들고 다닐 수 있는 가방 용량이 너무 작고, 파티 편성을 위해 항상 여관까지 이동해야 하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의 요소의 부재는 해당 특기를 지닌 동료를 영입하는 것으로 대부분 해결된다. 단순히 동료의 수를 늘린다고 편의 기능이 차례로 해금되는 것이 아니고, 각각의 캐릭터가 어떤 성격과 장기를 갖춘 캐릭터인지, 영입 시의 대화와 퀘스트를 통해 충분히 소개되기 때문에 충분한 개연성도 챙겼다. 꼭 전투가 아니더라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기가 전부 다르고, 이러한 작은 힘들이 하나씩 모여 큰 힘을 만들어낸다는 작품의 핵심 메시지와도 이어지는 부분이다.



▲ 텔레포트 전문가인 '캘리'처럼, 영입 이전과 이후가 극명하게 갈리는 동료들이 많다

100명 이상의 영웅들을 영입하는 과정 그 자체 역시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가 되어주고 있다. 작중에서 주인공 노아는 강대한 제국에 맞서기 위해 저항군을 모집하고 있는데, 아무리 대의를 지킨다는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바로 제안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많지 않다. 각자가 개인의 삶을 영위하고 있으며, 바라보고 있는 목표 역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주면 따르겠다고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믿고 있는 이의 동의를 얻고 난 뒤에 오라고 하는 이도 있고, 어떤 희귀한 물건이나 거금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자신을 쓰러트릴 정도로 강하지 않으면 함께하지 않겠다는 이들도 있다. 각자의 이유가 전부 다르고 분명하기에 번거롭다는 생각은 일절 들지 않았고, 오히려 해당 목표를 달성한 뒤 동료를 영입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각별한 즐거움이 됐다. 다음엔 어디서 어떤 동료를 만나고, 어떤 과정을 통해 영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하게 되는 재미가 있었다.

백영웅전의 동료 영입은 번호표를 뽑은 이들을 차례로 한 명씩 들이는 형식이 아니고, 항상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각자의 영웅들이 요구하는 조건, 또는 물건을 획득할 수 있는 장소가 저마다 다른데, 이런 것들이 퀘스트 항목에 따로 기록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동료 영입 과정에서 게임 내에는 아무런 가이드가 제공되지 않으므로, 자칫 버튼 연타로 대화창을 넘겨버린 뒤라면 어떤 것이 목표인지도 모르고 마냥 헤매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분명 불편한 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나, 어쩌면 한 사람 한 사람과의 대화를 소중히 기억하고 진심으로 대하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게임이 너무 낡았고 불편한 것 같다며 투덜거리던 것이 정말 얼마 전의 일이었는데, 이렇게 직접 변호에 나서게 될 줄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처럼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수록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백영웅전' 속 100명의 영웅들이 가진 진짜 힘이 아닐까 싶다.



▲ 판타지 세상을 탐험하며 다양한 부족의 여러 동료들을 하나씩 만나는 과정이 정말 즐겁다


6인 파티 턴제 전투, 여기에 부대 단위 대규모 전쟁과 일대일 전투까지




'턴제 전투'는 백영웅전이라는 작품의 절반 이상을 구성하고 있는 또 하나의 핵심 요소다. 플레이어는 최대 6인으로 구성된 파티로 턴제 전투를 치르게 되는데, 이때 어떤 형태로 파티원을 구성할지 고민하는 것이 백영웅전 턴제 전투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다.

각 영웅은 저마다 베기, 찌르기, 타격, 격투, 대공 등 다섯가지 물리 속성과 여섯 가지 마법 속성을 사용할 수 있고, 무기 종류에 따라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로 각기 다른 사거리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다른 속성 조합을 가진 동료들을 전열과 후열에 세 명씩 배치하면 행동속도에 맞는 턴을 배정받아 전투를 치르게 되는 식이다.

파티에 편성해서 함께 싸울 수 있는 동료도 일반적인 RPG의 배 이상이기에 어떤 전투원을 파티에 넣을 것인지, 그들을 어떤 전열에 세울 것인지 고민하며 최적의 파티 구성을 찾는 과정이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된다. 스토리에서 접점을 가지고 있는 영웅들을 파티에 함께 편성하면 SP 포인트를 사용하여 발동할 수 있는 특별한 '영웅 콤보'가 활성화되는데, 이처럼 각각의 영웅들이 가진 스토리의 접점을 찾고 영웅 콤보를 발동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이야기의 주역 셋이 함께 펼치는 연계기 '마스터 콤보'



▲ 영웅 콤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스킬 연출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사실 턴제 전투 자체는 상당히 단순하고, 다른 턴제 전투 게임들과 놓고 봐도 큰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기본 성능이 좋은 캐릭터를 성장시켜 레벨과 깡스탯으로 밀어붙이면 꽤 상세하게 구분된 속성 개념도 큰 영향력을 갖지 못하게 되고, 결국 후반부까지 동일한 구성원으로 같은 양상의 전투를 반복하게 된다.

보스전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테이지 기믹 역시 캐릭터 성장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초반에만 인상적이었지, 후반부로 갈수록 존재감이 옅어지는 모양새였다. 초반에 보여진 것 이상의 더 다양한 보스전 기믹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특정 타이밍에 장치를 건드려 보스의 기믹 끊기' 정도의 동일한 형태가 반복된 것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그마저도 없던 보스가 더 많았고 말이다.

결국 후반부로 갈수록 어려운 보스전투 외에 대부분의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하게 된다. 개발진 역시 전투가 형식적인 반복 작업이 되리라는 것을 직감했는지, 자동으로 게임을 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꽤 상세한 자동 전투 옵션을 마련해두었다.

필자의 경우 자동으로 회복되지 않는 자원인 MP를 절약하여 필요한 상황에 활용할 수 있도록 'MP 사용 금지', '적 4명 이상일 때 범위기 발동' 등의 옵션을 걸어두고 자동 전투를 진행했는데, 이때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모바일 게임 숙제를 진행하는 등 다른 일을 병행하며 편하게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자칫 지루한 작업이 될 수 있는 전투에 '자동'이라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 파티가 충분히 강해졌다면, 후반엔 자동으로도 대부분의 전투가 해결된다



▲ 파티원 하나하나 다른 자동 명령어를 지정해둘 수 있기에 편리하다

백영웅전에는 6인 턴제 전투 외에도 '전쟁'과 '일대일 전투'라는 또 다른 전투 콘텐츠가 등장한다. 먼저 전쟁은 '제국과의 사활을 건 전투'라는 작중의 상황에 긴장감과 규모감을 더하기 위해 제공되는 부대 단위의 전략 콘텐츠인데, 전장을 넓게 조망하는 전략 요소가 있을 뿐, 사실 같은 장르의 대표작인 '삼국지'나 '토탈워'처럼 깊이가 있는 수준은 아니다.

스토리상 필수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난이도도 어렵지 않게 구성됐고, 사용할 수 있는 명령이나 전략도 제한적이기에 잘 쳐줘도 미니게임 수준에 그친다. 물론, 부대 단위의 전략을 세우고 실시간으로 전황이 바뀌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본편의 턴제 전투와는 사뭇 다른 재미를 제공하기에, 이 부분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쟁 콘텐츠를 조금 더 파고들고 싶은 이들을 위해 성 내의 훈련장에서 여러 스테이지로 구성된 '모의전'을 플레이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전투 콘텐츠인 '일대일 전투'는 맞부딪히는 두 인물의 서사에 더 몰입할 수 있게끔 심어놓은 장치라고 볼 수 있겠다. 전체 게임 플레이를 통틀어 3~4회밖에 등장하지 않으면서 조작 요소도 공격 또는 카운터를 선택하는 것뿐이기에 단순한 곁들임 콘텐츠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하지만 계속 반복되는 모험과 턴제 전투, 스토리 컷신 사이에 '전쟁'과 '일대일 전투'라는 독특한 요소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플레이어로 하여금 좋은 환기 포인트가 되어주고 있다.



▲ 시나리오 콘텐츠이기에 어렵지 않게 구성됐으나, 나름의 재미가 있는 '전쟁'



▲ 간단한 선택지로 화려한 스킬 연출을 감상할 수 있는 '일대일 전투'


더 많은 이들을 JRPG로 불러들일 한 발자국이 아쉽다




백영웅전은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더 재미있는 게임이다. 정통 JRPG를 표방하는 게임들이 응당 그렇듯, 스토리 역시 갈수록 더 흥미진진해지고, 캐릭터에 충분히 몰입한 후반부 이후에 느끼게 되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앞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100명에 가까운 동료들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게임도 점점 더 쾌적해지는데, 이러한 변화를 느끼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즐거운 경험이 된다.

문제는 게임을 후반부까지 끌고 가기에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게임의 비주얼이 아쉽다. 100명의 영웅을 표현한 2D 스프라이트 비주얼은 어느 하나 겹치는 것 없이 깔끔한 편이고, 이들의 일러스트 역시 개성이 넘치며 유려하다. 하지만 최근 고전 RPG를 리메이크하는 과정에서 주목 받은 여타 HD-2D 스타일의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살짝 부족하게 느껴지는 그래픽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래픽에서 어느 정도 타협하더라도, 다음엔 너무 빈번한 로딩이 발목을 잡는다. 백영웅전에서는 전투 진입과 후, 스토리 컷신 돌입 전후를 포함한 모든 화면이 바뀌는 상황에 로딩이 발생한다. 마을에 있는 빈집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올 때도, 심지어 진입 방향과 이동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헷갈리는 바람에 의미 없이 같은 맵을 들락날락할 때도 두 번의 로딩이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다.



▲ 사실 월드맵은 낚시 포인트 몇 개를 제외하면 대부분 텅 비어있다



▲ 로딩 스크린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생각보다 더 자주, 많이 보게 된다

이렇게 빈번한 로딩은 랜덤 인카운터 전투와 만나 더욱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동료 영입의 단서를 찾고 싶어서 월드 맵을 헤맬 때도 빈번하게 전투가 발생하는데, 싸우든 도망치든 로딩을 피할 수 없다보니 나중엔 '자동 전투로 경험치를 파밍할 좋은 기회'라며 애써 마음을 다잡아야만 했다. 나중에 서포터 동료를 영입하여 적과 조우하게 되는 확률을 낮출 수 있게 되지만, 사실 이때까지 아무런 불만 없이 남아있는 유저라면 JRPG 장르의 모든 요소를 사랑하는 골수 팬일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게임을 저장하고 종료하려면 무조건 특정 위치에 있는 저장 포인트 또는 여관을 방문해야 한다는 점, 메뉴 UI에서 장비를 장착하거나 전술을 바꿀 때 매번 반응이 느리고 버벅거리는 점, 지도와 월드맵에서 별도의 마커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 점 등 아쉬운 부분이 여럿 남아있다.

이중 어떤 것들은 고전 JRPG 감성을 자극하는 일종의 '추억 요소'로 이해할 수 있겠으나, 대부분은 2024년에 출시되는 신작 게임이라면 응당 지원해야 하는 것들을 갖춰두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 개발진은 이런 부분까지 모두 포함하여 기획의도라 계획했을지 모르겠으나, 이는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았던 지난 90년대 당시에는 물론 지금도 역시 '불편한 요소'이자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지난 90년대의 향수를 살리는 경험에 있어서 '불편함'은 최대한 배제하고 현대적인 편의성을 탑재한 리메이크의 성향들과는 다소 동 떨어진 느낌이다. 이러한 점들이 모여 있다보니 백영웅전은 그때 그시절의 JRPG를 기억하는, 진심으로 JRPG를 사랑하는 팬들만을 위한 작품이 됐다.



▲ 조금 복잡한 던전을 헤매며 단서를 찾을 땐 랜덤 인카운터 전투가 야속하기만 하다



▲ 분명 '모든 영웅 무기 강화' 업적이 있는데, 이걸 모두 재련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본문에서 다 언급하지 않았지만, 백영웅전에는 본편 이외에도 즐길 거리가 가득 넘쳐난다. 낚시부터 요리, 팽이, 카드게임, 샤크쉽 레이스, 모의전쟁 등 추가로 시간을 들여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아직 많이 남아있고, 스토리를 미는 동안 미처 다 얻지 못했던 세계 곳곳의 영웅 동료들을 전부 영입하는 것 역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1회차 스토리만 쭉 밀어도 40시간에서 50시간은 필요하고, 이러한 추가 요소들까지 전부 플레이하면 100시간 이상도 거뜬한 넉넉한 콘텐츠 볼륨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 게임 잡지를 보며 공략의 실마리를 얻었던 것처럼, 백영웅전을 즐긴 다른 이들과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며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요소를 찾아내고, 서로가 알고 있는 공략 팁을 교환하는 것 역시 즐거운 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만큼 백영웅전은 파고들 요소도, 숨겨진 요소도 가득한 알짜배기 게임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몇 가지 진입 장벽만 넘을 수 있다면, 백영웅전은 클리어한 후에도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는 게임이 되리라고 본다. 물론 고전 JRPG 장르 특유의 '쿰쿰한 맛'을 먼저 찾아 즐기는 이들에게는 작은 허들조차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이젠 고인이 되어버린 무라야마 요시타카 디렉터가 게이머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모든 JRPG 팬들에게 감사를"이라는 메시지가 여전히 고전 JRPG를 사랑하는 팬들은 물론, JRPG를 기억하는 모든 게이머들에게 더 널리 닿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각기 다른 재미가 있는 미니게임도 즐길 수 있다



▲ 엔딩 후, 획득하지 못한 영웅들의 에필로그는 ???로 표시되어 볼 수 없다. 2회차에서는 꼭...!




  • 고전 게이머 팬심 자극하는 왕도 JRPG
  • 직접 영입할 수 있는 100명의 동료들
  • 100시간도 즐길 수 있는 장대한 볼륨
  • 여관 및 저장 포인트 강제하는 낡은 시스템
  • 랜덤 인카운터, 배속 없는 전투는 호불호
  • 버벅이는 메뉴와 너무 잦은 로딩

리뷰 플랫폼: PC (리뷰용 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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