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보기보다 좀 더 어려워요,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

게임소개 | 김규만 기자 | 댓글: 3개 |


⊙개발사: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장르: 액션
⊙플랫폼: PC, PS4, XBOX ONE ⊙발매일: 2019년 11월 15일

스타워즈 게임, 그중에서도 메인스토리를 중점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싱글플레이 스타워즈 게임이 새로 등장하기까지는 정말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 와서 기억에 남는 싱글플레이 스타워즈 게임을 떠올려 본다면 구공화국의 기사단이나 제다이 아카데미, 포스 언리쉬드 시리즈 정도겠네요.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만든 스타워즈 게임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타이탄폴 시리즈로 인정받고, 에이팩스 레전드로 이름을 떨친 개발사, 리스폰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이하 제다이: 폴른 오더)'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영화의 에피소드3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 제다이: 폴른 오더는 오더66에서 살아남은 파다완(제다이 수련생) 칼 캐스터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일련의 여정을 그릴 계획이죠.

EA는 E3 20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 LA 할리우드 인근에서 EA PLAY를 개최하고 제다이: 폴른 오더의 플레이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15분 분량의 플레이를 편집 없이 보여줬죠. 하지만, 스트리밍을 통해 이를 지켜보던 유저들은 채팅을 통해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을 더 많이 보였습니다. 벽을 타는 모습은 제다이라기보다는 타이탄폴에 나오는 파일럿 같았고, 전체적으로 모션도 어딘지 어색해보였기 때문입니다.



▲ 처음 봤을 때는 이게 파일럿인가 싶었죠

플레이영상을 공개하며, EA의 관계자는 "숙련자가 직접 플레이한 영상"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보는 입장에서 제다이: 폴른 오더는 어딘가 약간 단조로워보이는 게임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EA PLAY 현장에서는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직접 게임을 해볼 시연 기회를 주지 않았으니, 실제 게임플레이가 어떤 느낌인지 알 방법도 없었고요.

그러나 본격적으로 E3가 개최되고 나자, EA는 자사의 작은 부스에서 제한적인 미디어 인원에게만 직접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시연은 이미 영상을 통해 공개된 구간을 직접 해보는 것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게임에 대한 첫인상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시연은 공개된 플레이영상과 마찬가지로 카쉬크 행성에서 쏘우 게레라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직원으로부터 기본적인 조작을 배운 뒤, 바로 해당 구간을 진행할 수 있었죠. 15분 분량의 게임플레이 영상이 진짜로 숙련자가 플레이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셈입니다.

먼저 게임을 직접 진행하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영상을 볼 때와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제다이: 폴른 오더'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주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특정 장소를 허브로 사용하며 주변 NPC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구간 또한 존재합니다. 대화 중간중간 선택지를 통해 다른 답변을 주고받을수도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관의 내용을 보다 풍부하게 알아볼 수 있었죠. 물론, 자신이 원한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스토리를 진행해도 상관은 없었습니다.

또한 게임은 플레이어가 탐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성을 제공합니다. 시연 버전에서는 카쉬크 행성 뿐이었지만, 우주선 속 내비게이션에 나열된 행성의 개수로 어림잡았을 때 최종 버전에서는 4개 이상의 행성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행성들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탐험할 수 있지만,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스타일이 메트로배니아에 기반한 만큼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며 특정 기술을 획득할수록 개방되는 지역이 많아질 전망입니다.

주인공인 칼 캐스터스와 동행하는 드로이드 DB-1은 각자 성장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 캐스터스의 경우 레벨업을 통해 스킬 포인트를 획득하는 식으로 성장하게 되며, DB-1은 여러 곳에서 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처음에는 갈 수 없었던 곳을 탐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모든 것들은 공개된 플레이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것들이고, 실질적인 전투의 느낌을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처음 봤을 때 어딘지 밋밋해 보였던 첫인상과는 달리 상당히 긴장감 넘치는 느낌이었습니다.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의 내러티브 리드인 아론 콘트레라스가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듯, 제다이: 폴른 오더는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들을 상당히 많이 참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다크 소울' 시리즈보다는 최신작인 '세키로'를 플레이할 때와 그 느낌이 아주 흡사했습니다.

이러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상대를 락온하는 방식이나 회피, 구르기를 할 수 있는 점, 그리고 가드와 패링을 통해 전투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기본적인 점들이 프롬소프트 게임들과 아주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다크 소울 시리즈를 한번이라도 플레이한 적이 있다면, '제다이: 폴른 오더'의 전투는 아주 손에 익은 듯이 다가올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최신작인 '세키로'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이유는, 적들에게 체력 게이지와 함께 '가드 게이지(라고 추정되는)'바가 하나 더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드 게이지가 존재하는 동안 적들은 일반적인 공격은 방어를 하며, 가드게이지를 모두 소진시켰을 때 공격할 경우 더욱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가드 게이지의 존재는 제다이(후보생)인 칼 캐스터스가 사용하는 포스를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포스 당기기나 밀기를 사용하면 적의 자세를 흐뜨러뜨릴 수 있는데, 기본적인 적들의 경우 포스 한번에 가드 게이지가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손쉽게 처리가 가능했습니다. 물론, 이후 만나게 되는 강력한 적들에게는 포스가 잘 통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광선검과 포스를 함께 이용하는 전투를 구현한 것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 포스와 패링을 사용해 적의 가드 게이지를 소모시키는 것이 핵심

하지만, '제다이: 폴른 오더'의 시연이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진 것은 전투 시스템이 '세키로'와 흡사하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멀리서 총을 쏘는 스톰트루퍼들이 문제였죠.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스톰트루퍼들은 영화에 나오는 이들과는 전혀 다릅니다.

처음 공개된 15분짜리 플레이영상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레이저 총을 받아치거나, 광선검을 사용해 흘려보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숙련자의 플레이였다는 증거였습니다. 실제 게임에서는 총을 받아쳐서 적을 죽이기 위해 정확한 시간에 패링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가드 버튼만 누르고 있을 경우에는 총알을 흘려보내 피해를 입지 않지만, 살아있는 스톰트루퍼는 멀리서 계속 총을 쏘고 있게 됩니다.

원거리 적 혼자는 별로 위협적이지 않지만, 근접 무기를 든 스톰트루퍼와 함께 등장하면 전투는 상당히 까다로워집니다. 근접 무기를 패링하기 위해 가드 버튼에서 손을 떼고 있게 되면, 스톰트루퍼는 그 틈을 봐주지 않고 정확한 사격 솜씨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다른 적들은 주인공이 아파하는 틈을 타 몽둥이찜질을 하러 달려오죠. 물론 원거리 적들은 패링 한 번에 죽는 물몸이지만, 다수의 적이 등장할 경우에는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이번만큼은 당신이 옳았습니다

싱글 플레이 게임에서 메인스토리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를 이끌어나가는 전투 시스템이 빈약하다면 엔딩을 보기가 짐짓 꺼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다이: 폴른 오더가 보여준 이번 전투 시스템은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프롬 소프트웨어의 영향을 받은 기본적인 요소들도 이질적이지 않았고, 적들의 구성이나 다수의 적이 나오는 구간도 긴장감 있게 잘 짜여져 있었죠. 무엇보다, 스타워즈 시리즈만의 광선검과 포스를 사용하는 맛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어떠한 스토리를 보여줄까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공개되 초반 부분으로는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 것인지 감도 잡기 힘든 것이 사실이니까요. 앞으로 출시까지 남은 4개월, 오랜만에 등장하는 스타워즈 게임인 만큼 팬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현지시각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미국 LA에서 E3 2019 행사가 진행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E3 2019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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