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악마랑 협상하는 게임이 있다? ‘진 여신전생 3 NOCTURNE HD REMASTER’

리뷰 | 전세윤 기자 | 댓글: 8개 |
여러분들은 ‘파우스트’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독일의 작가, 괴테가 집필한 희곡이자 악마와 인간이 계약을 맺는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죠. ‘파우스트’는 물론 작중 내 등장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이름 정도는 다들 들어본 바가 있을 겁니다. 실제로 저 또한 파우스트를 읽진 않았지만, 대략적인 개요와 등장인물들을 알고 있을 정도니깐요.

굳이 알 필요가 없는 이런 이야기를 어째서 알고 있는지 궁금하신가요? 그럼 ‘오파츠’ 이야기도 빼둘 수 없겠죠! 저는 고대 유물이나 신비의 유적과 같은 오래 전에 만든 비밀스러운 물건들을 참 좋아합니다. 2010년에 ‘괴베클리 테페’라는 터키의 유적이 발굴되었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유적 중 제일 오래된 유적이라죠?

갑자기 파우스트와 오파츠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금 말씀드리려고 하는 작품이 이러한 ‘미스터리’ 요소에 매우 적합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게이머들에게 있어서도 의미 깊은 시리즈물 일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진•여신전생 3 NOCTURNE HD REMASTER (이하, 진여신 3)’입니다. 진여신 3은 진•여신전생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물론, PS2 JRPG의 명작이라고 일컫는 작품이죠.

그런 시리즈 굴지의 명작을 이번에 세가를 통해 체험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틀라스의 여신전생 시리즈 작품은 파생작품인 ‘페르소나 시리즈’ 정도만 조금 플레이해보고, 진•여신전생은 아예 건드려본 적도 없었기에 내심 ‘페르소나보다 난이도가 높다’는 소식에 조금 두려워했습니다. 저는 페르소나 시리즈도 충분히 난이도가 높단 생각을 했거든요.

※ 유료 DLC ‘매니악스 팩’이 적용되지 않은 버전으로 체험하였습니다.




▲ 이번 체험에서는 DLC 매니악스 팩이 적용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 이름은 역시 이렇게 지어야죠



▲ 너도 한방, 나도 한방의 턴제 RPG 게임~



▲ 진•여신전생 3 NOCTURNE HD REMASTER, 시작합니다


도쿄가 죽고, 내가 태어났다.
東京が死んで、僕が生まれた。

제가 이 게임을 약 2시간 체험했는데… 체험이 끝나자 마자 오만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 등장인물들은 자기들만 알고 있는 대화를 하고 있는데 저는 아무 것도 아는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여신 3은 이미 ‘스토리가 완결’된 작품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즉, 초반에는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지만, 진실에 다가가면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는 의미죠. 그리고 이런 경우엔 스토리를 추리해볼 수도 있고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모든 것이 해소되기도 하죠.

어찌되었든, 제가 체험한 부분은 초반의 프롤로그 부분입니다. 평범한 소년과 다를 바가 없었던 주인공은 반 친구들과 함께 담임 선생님의 ‘병문안’을 가려고 하죠. 도중, 요요기 공원에도 잠깐 들르게 되는데 거기선 ‘히지리’라는 오컬트 잡지 기자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 떠도는 이상한 소문에 의아해하며 병원으로 항하지만, 막상 병원의 분위기도 썩 좋진 않았습니다.

주인공과 친구들은 병실에서 없어진 선생님을 찾으려 하지만, 분위기가 우중충해 무서운 나머지 주인공에게 지하 카드키를 건내 주며 지하에 가서 선생님을 찾아봐 달라고 부탁합니다. 주인공은 그런 친구들에게 등을 떠밀려 지하로 입장하게 되고, 거기서 수상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수상한 남자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자신을 죽이려고 하지만, 그 남자를 막아선 사람은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주인공을 옥상으로 데려가 지금부터 일어날 광경을 보여줍니다. 놀랍게도 선생님이 보여준 광경은 ‘도쿄의 멸망’. 그리고 주인공은 인간이 살기 힘들 법한 그 환경에서 점점 힘을 잃어가고 맙니다. 그런 그의 눈 앞에 등장한 것은 어느 ‘노파와 금발의 아이’. 그들은 주인공에게 ‘이상한 벌레’같은 것을 심고, 주인공은 ‘악마’가 되고 맙니다.



▲ 신주쿠로 찾아온 우리의 주인공



▲ 이상한 분위기에 당황한 친구들



▲ 병원 내의 정적 때문에 겁이 난 친구



▲ 그럼 알려달라고, 좀!!

페르소나를 해봤다면 익숙할 배틀
대충 알았다…… 너희들의 ‘레벨’

본작부터 추가된 새로운 전투 시스템, ‘프레스 턴’은 당시 ‘노가다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시스템’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을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페르소나 시리즈를 한 라이트 유저분들이 진여신 3을 플레이해도 문제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을 수준이죠. 실제 페르소나 3에도 약점을 공격하면 한 번 더 공격 찬스를 주는 ‘원 모어 배틀’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도입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턴이 오면 캐릭터 수만큼 행동이 주어집니다. 각 캐릭터마다 스킬을 쓰거나, 아이템을 쓰거나 할 수 있고, 심지어 도망도 칠 수 있죠. 자신의 행동이 끝나면 반대로 적의 턴이 옵니다. 적도 캐릭터의 수만큼 행동이 주어져 스킬을 쓰거나 일반 공격을 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적의 공격도 속성에 따라 ‘약점 공격’이 들어오기 때문에 잘못하면 쉽게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마가타마’라는 악마의 힘이 결정화된 것을 주인공에게 장착시켜 능력을 얻게 만들어주는 시스템도 있었는데, 새로운 마가타마를 얻기 전에 게임의 체험이 끝나서 껍데기만 살짝 먹은 수준의 맛만 볼 수 있었습니다.

▲ 진·여신전생 3 NOCTURNE HD REMASTER 전투 영상



▲ 레벨업을 하다 보면 이렇게 적의 정보를 체크할 수 있는 ‘애널라이즈’가 추가됩니다.



▲ 장착해보진 못했지만, 마가타마를 얻어 새로운 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해볼까?

불친절한데 재미있는 시스템
HARD를 골랐으면 큰일날 뻔했겠지?

게임 시스템은 ‘지금 즐기기’에는 조금 불친절합니다. 낡은 게임 시스템을 사랑하거나 고전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이라면 비교적 재미있게 즐기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페르소나 3’을 해보신 유저분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우선 첫 번째로 맵을 일일이 들어가봐야 합니다. 미니맵이 있긴 하지만, 일정 확률로 적이 출현하는 랜덤 인카운트의 상태나 어느 방향으로 보고 있는지 정도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버튼을 눌러서 맵을 켜고, 그걸로 어떻게 지나왔는지 보지 않으면 길을 잃어버리기도 쉬운 게임입니다.

그 외, 원작에 없었던 ‘중간 저장’이 이번 작품에서 추가되었지만, 웬만하면 ‘세이브 포인트’에 가서 저장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옛날 게임의 특징 중 하나인데, 자동 세이브 기능이 없죠. 그래서 난이도가 최근 게임에 비해 더욱 높고, 세이브 포인트까지 진행하지 않으면 게임을 종료하기도 힘듭니다. 그나마 중간 저장 기능으로 포인트 도달 전에 끌 수 있다는 점은 좋네요.

실제로 노말 모드 자체는 어렵지 않은 난이도라고 하지만, 방심하면 쉽게 죽고, 죽으면 세이브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오랜 시간 공들인 데이터를 날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HARD 모드에서는 극초반에 등장하는 적에게 맞아 죽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여진다고도 하니… 노말 모드를 고르길 잘했네요.

발매 후 가장 쉬운 난이도 「MERCIFUL」를 무료 DLC로 추가할 수 있으며, 초보자들은 이 난이도로 플레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어째 길찾기가 많이 힘든 게임입니다



▲ 싸가지가 없는 사념체와



▲ 친절한 악마를 보면 누가 악마인지 모르겠습니다



▲ 여기서도 전투가 벌여질 줄은 상상도 못했죠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핵심 시스템, 그것은 바로 '악마'
악마랑 협상하고 악마를 합체시키고

물론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제일 큰 특징은 ‘악마’죠. 페르소나 시리즈에서도 이 시스템이 영향을주고 있고, 악마를 ‘합체’하거나 구슬려서 동료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이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진•여신전생의 악마들은 그냥 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여러 신화나 전래동화 등으로 내려온 유래있는 이름을 사용한 악마들도 많습니다. 북유럽신화를 안다면 바로 이해갈만한 '토르', '오딘', '발키리'도 있고, 일본 신화의 '타케미카즈치'나 '아마테라스', 지옥의 왕인 '루시퍼'나 악마의 두목 '벨제부브', 심지어 인도 신화의 신, '하누만'도 있습니다.

특정한 공간에서 악마를 합체할 수 있는 '악마합체'는 여러 악마를 조합해 새로운 악마를 만들어냅니다. 악마의 종류는 다양하며, 충분한 악마를 모으고 특정 조건까지 만족하면 더욱 강력한 악마를 합체시켜 소환해낼 수 있습니다. 이번 체험에선 저는 마스코트나 다름없는 '잭 프로스트'를 연성했습니다.

'악마설득'은 싸우는 도중, '교섭'을 통해 대화하여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거나 협상하는 것으로 악마를 동료로 만들 수도 있게 됩니다. 금품을 요구하는 악마를 볼 수도 있고 아예 대화가 일절 통하지 않는 악마들도 있어 소소한 재미를 부여합니다. 참고로 저는 금품을 주다가 악마가 더 요구하길래 협상을 결렬했습니다.



▲ 말로 구슬리면 이렇게 악마를 동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 이 방에 들어가면 악마합체를 할 수 있습니다



▲ 지금은 합체하지 못하는 악마



▲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제 의지로…

팬들에게 다가온 오랜만의 진•여신전생
이제 PS2판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국에서는 진•여신전생 4의 한국어판 이후로 잠깐동안 시리즈가 발매된 적이 없어, 진•여신전생 팬들에게 있어서 단비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해본 분들은 스토리를 되돌아볼 수도 있고, 진•여신전생 시리즈에 도전하고 싶은 유저들은 이미 검증 받은 명작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번에는 체험하지 못했지만, 추가 요소가 충실한 ‘매니악스 팩’ DLC도 발매될 예정입니다. 매니악스 버전에서는 새로운 던전이 추가되어 더욱 몰입감있는 모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막상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진•여신전생의 무서움이 새삼 느껴집니다.

게다가 매니악스 팩에는 캡콤의 유명 IP인 데빌 메이 크라이에 등장하는 주인공, ‘단테’가 주인공을 노리는 ‘데빌 헌터’로 스토리에 등장합니다. 진•여신전생 그리고, 앞서 언급한 무료 DLC, ‘MERCIFUL 난이도’를 구매하면 굉장히 쉬운 난이도로 진행할 수도 있게 됩니다. 전투를 보다 편하게 진행하고 싶은 분들, 스토리만 즐기고 싶으신 분들뿐만 아니라 안심하고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싶은 초보자들을 위한 난이도겠네요.

마지막으로 이번 HD REMASTER는 기존 버전에는 없던 ‘음성’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대화 하나하나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었네요. 이렇게 새로운 신규 요소와 완전판으로 만들어 주는 ‘매니악스 팩’을 지원하는 진•여신전생 3 NOCTURNE HD REMASTER는 10월 29일에 발매될 예정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악마로 변한 주인공의 이후 이야기는 직접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 재미있었습니다. 페르소나 3을 하신 분들이라면 금방 익숙해지지 않을까 하네요



▲ 누군지 모를 이 남자와



▲ 또 누군지 모를 이 남자…



▲ 갑작스런 도쿄 괴멸에 화들짝



▲ 어쨌든 주인공을 악마로 만들어준 이들 덕분에



▲ 오늘도 선량한 시민이 악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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