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메이플 대리 충전 문제, 적극 제재나섰다

게임뉴스 | 박광석 기자 | 댓글: 44개 |
메이플스토리에서 만연해 왔던 대리 충전 행위와 관련된 이슈가 수면 위로 올랐다. 대리 충전 업체를 통해 대리 결제를 진행한 수십 명의 유저들이 일괄적으로 계정 정지 처분을 받게 되었는데, 해당 업체가 메이플스토리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인기 BJ와 스트리머들의 홍보로 이름을 알린 곳이었기 때문이다. 피해 액수는 대략 6천만 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넥슨은 지난 17일,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의 잠재 능력 등급 업 확률을 올려주는 미라클 타임 이벤트를 진행했다. 자주 열리는 이벤트가 아니기에,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유저들로 인해 캐시 수요가 많아졌고, 자연스레 평균 100만 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는 넥슨 캐시 충전 한도 이상을 충전하려는 유저들이 늘어났다. 이때 유저들의 눈에 들어온 것이 대리 충전이었던 것이다.

대리 충전이란, 게임사가 제공하는 게임 내 재화 충전 방식 대신, 시세보다 값싼 비율로 게임 내 재화를 제공하는 대리인, 혹은 사이트를 찾아가 구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유저는 게임 내 재화를 기존보다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지만, 대리인이 충전을 대신하는 과정에서 타인 명의 핸드폰, 카드 사용 등 각종 불법적인 방식을 동원할 경우 문제가 된다.



▲ 대리 충전 시 비교적 저렴한 비율로 캐시를 획득할 수 있다

대리 결제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A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상품권 물량이 갑자기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이를 감당하기 위해 협력 업체로부터 약 6천만 원 상당의 넥슨 캐시를 구매했다. 이때 협력 업체가 정상적인 상품권 충전 방식 대신, 타인 명의의 카드로 충전한 넥슨 캐시를 판매했고,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A기업은 충전된 넥슨캐시를 '메이플포인트'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유저들에게 지급했다.

여기서 '메이플포인트'는 넥슨 캐시로 특정 아이템을 구매했을 때 함께 지급되는 포인트로, 캐시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아이템인 '파워 엘릭서' 아이템을 구입하면 메이플포인트 교환권이 함께 제공되는데, 이 교환권은 자신이 사용하는 대신 타인에게 1회 한정으로 '선물하기'를 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대리 충전 업체가 상품권으로 직접 캐시를 충전해주는 대신, 이 메이플포인트 선물하기로 결제 대금을 지급해주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넥슨은 비정상적인 경로로 충전된 재화에 대해 이용약관에 따라 제재를 가했고, 정상적인 충전 방식이 아닌 형태로 발생한 메이플포인트를 선물로 받은 유저들 역시 전부 임시 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 거래에 활용된 메이플포인트. 10만 메이플포인트는 곧 현금 10만 원의 가치를 지닌다.



▲ 정지를 당한 대부분의 계정은 메이플포인트 선물받기 방식의 대리 충전을 이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메이플스토리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인한 결제 도용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넥슨은 이미 지난 2020년 11월부터 결제도용 행위에 대한 단속 강화를 공지했고, 12월 3일부로 결제도용 현금거래 정책을 신설한 뒤 월 2회 이상 운영정책을 위반한 유저들을 꾸준히 단속해왔다.

이번 이슈가 갑자기 주목받게 된 이유는 영향력 있는 BJ와 스트리머들이 특정 대리 충전 업체를 믿을 수 있는 업체라는 듯 광고해왔고, 이 광고를 믿고 대리 충전을 이용한 유저들이 피해 사실을 호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의 광고를 게재한 개인 방송인 중 아프리카 BJ로 활동 중인 '팡이요' 차윤호는 지난 26일, 생방송을 통해 이번 문제가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A기업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을 근거로 들며 설명했다. A기업의 협력 업체 중 한 곳이 '카드깡'으로 구매한 캐시를 판매한 뒤 추후 결제 취소를 한 것이 확인됐으며, 결국 해당 캐시로 구매한 메이플포인트를 선물 받은 약 30명의 유저가 계정 정지를 조치를 받았다는 것이다.

A기업은 현재 미납된 것으로 보고되는 약 2천만 원 상당의 금액을 넥슨 측에 전부 지불할테니 일단 유저들의 정지를 풀어달라고 문의를 넣어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BJ 팡이요 역시 자신의 방송에 걸린 배너를 보고 대리 충전을 이용하고, 피해를 입은 유저가 있다면 본인이 직접 피해 구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송 배너로 대리 충전 사이트를 홍보했던 BJ '세글자' 전승환 역시 같은 날 사과문을 작성했다. 그는 해당 업체로부터 도용 머니로 인해 발생한 피해 금액의 환불과 계정 정지 기간에 대한 보상을 약속받았다며, 절대로 이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넥슨은 이번 이용자 이용 제재 건을 포함하여 운영정책에 위반되는 일련의 행위들을 모두 단속하고 있으며, 계정 정지 기간 등 단속의 수위는 운영정책 위반 사유에 기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메이플스토리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및 현행법을 준수하고 있으므로, 이에 위배되는 모든 활동은 관련 법령 혹은 운영정책에 의해 처벌하고 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특정 업체를 지목하여 제재하기보다, 게임 내 환경 조성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지난 2020년 12월 3일에 신설된 넥슨의 결제 도용 관련 정책 중 일부.
임시 제한된 계정들은 재화 회수가 가능하더라도 최소 한 달의 이용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넥슨은 매월 강화된 단속을 통해 제재받은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대리 충전 이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용자 제재에 나선 바 있다. 여러 게임사들이 하나같이 쉬쉬해왔던 오래된 문제를 앞장서 들고 일어선 것이다. 넥슨 역시 라이엇게임즈의 적극적인 행보 이후 대대적인 운영정책 변경 절차를 거쳐 지난 12월 3일부터 결제 도용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 중이다.

지금도 여러 곳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대리 충전이라지만, 이는 엄연히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10장 제72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문제기도 하다.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을 위해 대리 충전으로 게임 내의 재화를 현물로 거래하는 행위를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자신이 사용하려는 대리 충전이 과연 적법하게 운영되는 것인지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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